아기새가 아프다.
Written by. 푸딩
(악의 교향곡 찬열이와 백현이입니다.
사랑하는 그대들을 위한, 작은 선물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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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응..찬열....찬열..." "..........."
자신을 안고있는 찬열의 팔을 흔들며 깨웠지만, 찬열이는 곤히 자는 듯 미동도 없었다. 온 몸이 바늘로 쑤셔지는 생소한 기분에 백현이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서 끙끙거렸다. 손끝에서부터 힘이 죽죽 빠지는게 정신까지 아찔해지는것 같았다. 속도 울렁거리기 시작하고, 발끝에서는 온기가 모두 빠져나가려는건지 차가운게 느껴졌다. 깜깜한 방안이 시야에 모두 들어오지 않자, 더욱 불안함을 느낀 백현이 결국 엉엉 울어버렸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침대를 벗어나는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백현이 침대 아래로 떨어졌다. 누가 때리기라도 한듯 물먹은 솜마냥 축 늘어진 몸을 가누지도 못한 채, 잔뜩 웅크리고서는 울음을 토해냈다. 조금씩 가빠지는 숨에 뇌로 통하는 산소가 부족해진건지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파르르 손끝이 떨린다. 찬열...찬열아.... 눈물을 닦지도 못해서 불을 타고 주륵주륵 흘렀다.
"..우음.....백현아...." "하아......흐윽...찬열..." "....!..백현아! 현아!"
옆에서 느껴지지 않는 백현의 체온에 찬열이 그제서야 눈을 떴다. 흐트러진 이불새로 몸을 끄집어 내, 침대아래로 떨어진 백현을 보았다. 씨발, 난 안깨고 뭘 했던거야. 찬열이 일어나 방에 스위치를 눌렀다. 밝게 켜지는 형광등 아래로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쓰러진 백현이가 눈에 들어왔다. 급하게 안아들어 침대에 올리는데 벌써 땀으로 온몸이 젖어있었다. 축축한 앞머리를 쓸어올리며 백현이를 품에 안았다.
"미안...미안 백현아, 미안 괜찮아 응?" ".....으응.....백현이...괜찮아...괜찮아"
허옇게 질린 입술로 창백하다 못해 붕 뜬 얼굴로 괜찮다고 말하는데 내가 괜찮게 볼수 있겠니. 이마에 손을 올리자 열이 장난아니었다. 게다가 온몸에 열이 오르기 시작한건지, 제대로 정신도 못차리며 끙끙 앓는 백현이었다. 꼭 말아쥔 손을 잡아주자, 금세 울먹이며 안겨왔다. 누가..누가 나 막 때리는것 같아..흐윽..찬열아, 백현이..백현이..아파...팔 아파..머리도 아파...무서워..흐윽.. 늘어지는 몸을 감싼 채, 우선 백현이를 안아들었다. 백현아, 괜찮아 괜찮아. 응 괜찮아 쉬이- 금방 병원가서 주사맞으면 괜찮아 질꺼야. 불안한건지, 몸이 너무 아파서인지 온몸이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떨었다. 내 어깨를 쥔 손을 마주 잡아 깍지를 쥐어주었더니 그 떨리는 손으로도 겨우내 맞잡는게 느껴졌다. 폰으로 부른 콜택시가 생각보다 빨리 왔다. 백현이를 먼저 태우고 옆에 앉아 문을 닫았다. 공벌레처럼 몸을 자꾸 마는 게 추워서 그런것 같았다. 이리와 현아. 이제는 안하던 기침까지 쉴새없이 뱉어냈다. 한손은 내 손을 꼭 쥐고, 한 손은 내 목을 끌어안았다. 등을 토닥이며 달래자, 녹음기처럼 내이름만 계속 불렀다.
"찬열..찬여얼...." "응, 여기있어- 찬열이 여기있어"
도착 한 한국 병원에서 바로 응급실로 들어갔다. 다행히도 근무였던건지 정선생님이 계셨다.
"선생님!" "어? 찬열아 이 시간에 왠일이야" "백현이가 많이 아파요 빨리 좀 봐주세요"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된 얼굴을 곱게 쓸어주며 찬열이 허공에서 허우적 대는 백현이의 손을 잡았다. 괜찮아. 백현아 괜찮아 질거야. 어디가 아프냐는 정선생님의 말에 백현이 울음에 찬 목소리로 때리는것 같아요 아파요라며 겨우 말을 이어갔다. 보는 내가 더 아팠다. 병신같이 난 왜 계속 잔거야 씨발. 애가 아픈걸 보니 정상적인 회로가 자꾸만 끊겼다. 너무 아파하는 백현이의 모습에 정선생님이 결국 진정제를 놓아 잠들게 했다. 그 찡그리며 인상을 가득 넣어두었던 얼굴이 그제야 좀 펴졌다.
"이제 좀 괜찮은거에요?" "어, 몸살이야- 백현이 스트레스 받으면 자주 이러는데 최근에 무슨 일 있었어?" "아...." "말도 잘 안해서 속으로 곪는 애야 옆에서 잘 봐줘- 우선 링겔 좀 맞고 푹 쉬게 해둬" "네.." "백현이 아플때 악몽 자주 꾸니까 옆에 있다가 악몽 꾸는것 같으면 깨웠다가 다시 좀 재워 알았지?"
찬열은 간이의자에 몸을 앉혔다. 마른 팔에 꽂혀진 링겔을 보니 너무 안쓰러웠다. 부스스한 머리를 정리해주고 이불을 좀더 끌어올려주었다. 힘없이 펴진 손을 마주잡고 이마에 살짝 입을 맞췄다. 아기새가 아프면 엄마새는 그 옆을 지킨다. 우리 아기새 아프지마. 아니...아파도, 아프려면 내 옆에서 아파야돼. 내가 우리 백현이 엄마새 할꺼니까.
백현의 손이 찬열의 손을 조금 더 꼭 쥐는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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