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으......머리아파.........
습관적으로 머리맡의 휴대폰을 집어들어 시간을 확인한다. 현재상태로 영국시각 7시.
.....근데 내가 왜 여기있지?????????????????????
난 분명 쑨양 침대에 있었는데??????
잠시 공황상태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니 늘 그렇듯 햇빛이 비치는것도, 안비치는것도 아닌 흐릿한 영국의 하늘이 보인다. 어찌된 일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꼬르륵-
아..배고파.....역시 아무리 정신이 없어도 배는 고프다. 우선 식당에 가서 밥부터 먹어야겠다.
얼굴을 살피고자시고 할 겨를도 없이 곧장 식당가로 뛰어내려가니 달콤짭쪼름한 불고기냄새가 내 후각을 자극한다. 잽싸게 식판을 들고 배식줄에 선다.
어! 태환아!
용대형!
날 발견하자 반갑다는듯이 한껏 눈꼬리를 휘어내리며 웃어주는 용대형.
배가 무지무지 고파 밥을 산더미처럼 쌓은 후에 자리에 가서 앉자 형이 뒤따라 앉는다.
그때, 형의 입에서 작은 욕지기가 흘러나온다.
그 이유는..........
야 왜 건너뛰고 앉아. 내 옆으로 와.
재수 바가지로 털리는 기성용 때문. 둘은 항상 붙어다니면서 이상하게 자주 투닥거린다.
내 대각선 오른쪽에 앉은 성용이 날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야리꾸리한 목소리로 물어온다.
야, 너 어제 쑨양선수한테 공주님처럼 안겨오더라? 좋든?
푸풉- 켁.....쿨럭쿨럭...뭐?????
뜨끈한 김치찌개 국물이 코로 역류했다. 아 따가워.......
태환이 너 어제 잠들어있는거 쑨양선수가 데려왔어. 내가 받아 옮기려고 했는데, 기어이 자기가 데려다 주겠다고 하더라?
키킥...아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도아니고 183이나 되는 놈이 안겨오는데, 웃겨죽는줄 알았다. 근데 쑨양선수는 진짜 크더만? 198? 맞지?
맞긴한데....내가 안겨왔다고?
그렇다니까. 쯧쯧, 가볍지도 않은걸 안고 이까지 왔으니 쑨양은 아마 지금쯤 팔 경련이 왔을거다.
야!!!!나 안 무겁거든??????????
내가...내가 건장한 사나이가!!!!!!안겨오다니...믿을 수 없다. 근데 왜 안깨운거지? 선물준다고 데려갔던것 같은데, 그건 어쩌고?
태환이 너 이제 바다의 왕자가 아니고 공주야공주-
너 이제 마린보이가 아니라 마린프린세스다!!!
앞의 둘은 아주 그냥 둘이서 날 놀려데느라 신이 났다.
쳇 실컷 놀리라지.
따끈한 김칫국에 말아 푹푹 퍼먹으니 속이 확 풀린다.
어느새 싹 비워진 식판. 더이상 날 놀려대는 꼬라지가 보기싫어 평소보다 1.5배의 속도로 먹어치웠다.
먼저 일어날게-
오늘 오후에는 1500m 경기를 위한 가벼운 워밍업 훈련이 있다. 그 전에 코치님을 잠깐 만나봐야 할 것 같아 샤워부터 하러 들어갔다.
까치가 둥지를 튼 머리에 팅팅부은 눈두덩. 아주 가관이구만.
하룻동안 내 몸에 입혀져 구깃구깃해진 비싼 운동복은 벗어내린다.
바스락-
어?
주머니속에 뭔가 들어있다. 나 어제 아무것도 집어넣은 적 없는데?
손을 넣어 꺼내보니 봉투다. 뒷면을 동여보니 삐뚤빼뚤한 영어와 숫자가 한 줄 적혀있다.
This is my present. I hope you love it.(이게 내 선물이야. 좋아했으면 좋겠어.)
아, 이게 어제 말한 그 선물인가보다. 돈일리는 없고....뭐지?
날 그렇게 기대하게 만들더니, 허접한거면 물어뜯어버리겠쒀!!!
궁금한건 못참는 성격이라 단번에 뜯어보니 빳빳한 종이 한 장이 들어있다.
대한...항공? 비행기 티켓?
가지런히 들어있는 한장의 비행기표. 그것도 우리 국내 항공사다. 이걸 왜 주는거지?
출발지는 한국, 도착지는 중국 베이징.
밑에 숫자는 -가 몇개적혀있는걸 보니 아마 휴대폰 번호인 것 같다.
중국 놀러오라는 건가? 뭐야 이건?
어차피 오늘 한번은 만나게 될테니 그 때 물어봐야겠다.
우선은 젖지않도록 찬장 속에 넣어두고, 욕실의 방수시계를 보니 벌써 8시 30분이다.
앗! 늦었다!!!!!!!!!!!!!!!!!!!!!!!
.......급한 마음에 제일 뜨거운쪽으로 샤워콕을 확 돌렸다가 고성능 온수기덕에 뜨거운 물이 바로나와서 마린백숙이 될 뻔 한건 태환 본인만 아는 부끄러운 사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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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이 공개됐습니다ㅎㅎㅎㅎ맞추신분이 있으려나요?ㅎ
지난편의 쑨양시점이 달달했다면 이번엔 다시 어벙한 태환의 시점으로 돌아왔답니다ㅎ
주말에는 두세편 정도 연재할 생각이니 많이많이 읽어주세요^^ 그럼 다음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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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이 내 선물 쿠팡에서 샀다는 초록글 쓰니인데 나보고 선물이 목적이래 카톡 봐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