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사람들은 우리를 김형제네 라고 불렀다. 나는 엄연히 형제들 중에서 홍일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형제들이라 불렸다. 남매라고 좀 불러주지. 쨋든 우리 김형제들은 생김새도 취향도 어쩜그리 공장에서 찍어낸것 마냥 비슷한지 참 신기할 노릇이었다. 물론 그중에서 나와 김종인이 가장 비슷 아니 똑같았지만. "김종연 너 성적 나왔지?" "아니 오빠 아직 안나왔어." "김종인은 가져왔던데 넌 왜 없어 빨리내놔 이년아." 김민석. 엄마와 아빠의 첫번째 실수다. 물론 실수로 만든것 치고는 평균 이상이다. 키만 빼면. 우리 오형제 중에서는 가장 지적인 사람. 그의 지적 능력을 따라가는 성질머리또한 우리중에선 원탑이다. 성격이 지랄맞아서 우리 사이에서는 김지랄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맏이 노릇은 톡톡히 하는, 그나마 우리 형제중에 가장 오빠같은 큰오빠. 가끔씩 존경스러운 순간이 있기도 했지만 그때 뿐 다시 커다란 쓰레기로 변하곤했다. "쌍둥이 성적 나왔냐? 야 이번에 몇등했냐? 구경이라도 해보자" "그래도 변백현이랑 박찬열보다는 잘봤다." "나랑 장난치냐? 걔네보다 공부 못하면 넌 진짜 돌대가린거야." 시발. 그래 니 똥굵다. 엄마아빠가 민석오빠를 낳고 아들하나니까 딸하나 낳으면 참 좋겠다. 하고 낳은게 이 인간. 인정하긴 싫지만 우리집 고명딸인 나보다 예쁘다. 내가 김종인이랑 똑같이 까맣다면 김준면은 하얬고, 몸선이 기지배 마냥 고왔다. 아 생각해보니까 김종인탓이네 왜 씨꺼멓게 태어나가지고 나까지 까맣게 만들어. "형!!!김종인 전교 1등이래!!!" "쟤는 뭘 새삼스러운걸 가지고 저러냐" "야! 내가 오빠라고 하랬지이! 너 내말 안듣냐" 우리집 최고 찡찡이. 어렸을때는 그나마 봐줄만 했는데 날이 가면 갈 수록 징징거림은 찡찡거림으로 바뀌었고, 귀여운 맛도 떨어져갔다. 우리집 김지랄이 민석오빠라면 우리집 김찡찡은 김종대였다. 나보다 1살 많은 김종대는 올해로 고 3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공부 안해도돼! 왜냐면 난 노래 할꺼거든! 이딴 소리를 지껄이며 다닌단거다. 그렇다고 노래는 쥐뿔도 못하는게 말로만 나대는 것은 또 아니였다. 그 찡찡거리는 성대로 노래는 기똥차게 했다. 한번은 동네 부녀회 개최 아줌마 대 축제때 노래자랑 나갔다가 상품으로 다이아몬드 후라이팬을 받아와서 한동안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 한적도 있었고, 아빠 낚시 동호회 노래자랑에 나가서 100만원 짜리 낚시대를 가져온 적도 있다. 자기 말로는 가수말고 보컬 트레이너가 되고싶다고 얘기했지만, 우리 형제들은 그때마다 채찍질 해주었다. "김칫국 마시지마 넌 연예인 얼굴아냐" 물론 더 잘되라고 한 채찍질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란 의미로다가. "김존연 봤냐? 바로 이게 너와 나의 차이다" "지랄한다 깜둥이새끼가" "지는 하얀줄 아네" "아 그리고 나 존연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존연아 조년아" "니가 그러니까 경수가 싫어하는겨" "웃기시네 경수가 날 안 좋아하긴해도 너보다는 날 택할꺼다" "웃기지마" 내 인생에 오점. 얼룩. 돌뿌리. 장애물 그냥 세상에 존재하는 부정적인 단어는 다 가져다 수식어로 붙이고 싶은 내 쌍둥이. 오빠지만 오빠라고 부르기에는 내 자존심이 허락을 안하는 우리집 대표 망나니. 어떻게 저런거랑 한날 한시에 같이 나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저 자식이 더 싫은 이유는 과거에는 나한테 뭐든 안되던 찌질이가 지금 날 과거의 김종인이랑 같은 처지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는게 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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