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으로 범벅했던 18년 인생이 언제부터 흐트러졌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전학이 제 인생에서의 가장 큰, 가장 중요한 일생일대의 사건이지 않나 라는 생각과 함께. 시골 촌놈이던 내가 서울 학교에 다니면서부터 절대 일어나지 않을것만 같았던 일들이 나와는 별개라고 생각했던 진짜 생각만했던 일들이 벌여졌다. 예를들면 학교축제 여장대회라던가 노예팅이라던가 쌍둥이 남매가 나를 사이에 두고 싸우는 그런 끔찍한 일들. 영어 공부하면서 많이 봤을법한 ~ing. 현재진행형이라는 말이다 시발. 만약 신이 있다면 묻고싶다. 김종인과 김종연은 언제쯤 망하는지. ㅡ 우리 쌍둥이사이에는 암묵적인 룰이 존재한다. 무엇이던 먼저 본 사람이 임자라고. 그게 음식이던 물건이던 사람이던 분명 경수는 김종연 망할년보다 내가. 나 김종인이 먼저 봤다. 근데 저 여시같은게 경수한테 꼬리를 살랑살랑치며 들이대는데 저년은 분명 나 엿먹이려고 하는게 분명해. ㅡ 김종인이 경수한테 관심이 있다는건 물론 알고있다. 우린 좋으나 싫으나 십팔년을 함께했으니까 시발. 근데 어쩌라고? 내가 경수한테 관심이 있다는데 그게 대수야? 아니 관심이 아니지 내가 경수를 좋아하는데 그 깜둥이가 대수인가. 온전히 경수에게 집중하고 올인해도 모자를판에. ㅡ 시간을 돌릴수만 있다면, 나에게 타임워프능력이 존재했다면! 아니! 불과 3개월전에 내가 이 상황을 알기라도 했다면! 난 아버지께 맞아 죽는 한이 있더라도 여길 안왔을꺼다. 개천에서 용나는걸 보여 드리겠노라 다짐하고 성실히 살았을꺼다. 장담할수 있어 지금이라도 늦지만 않았다면 난 당장 짐을싸서 고향으로 내려갈꺼다. 내일 당장이라도 "도경수 잠깐 교무실로 내려오고. 이상. 반장인사" "차렷, 경례" "감사합니다" 왠지모를 불안감을 안고 교무실로 내려갔다. "너희 아버지께서 기숙사 신청서를 팩스로 넣어주셨어. 이거 정상적으로 처리하려면 네 싸인이 필요해서. 경수야 거기에 싸인만 하면되." 여기에 쌰인하는 순간 난 다시는 건너갈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는거다. 싸인만 안하면 난 무슨 핑계를 대서든 돌아갈 수 있을것이다. "경수야 뭐해? 서명안해?" 아마도 난 돌아가는 버스를 놓친 것 같다. 놓쳤다기보다는 놓았다가 바른 표현이겠네. 바로 방금전에 놓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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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의외로 악필이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