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꽃미남
< B동 >
- A동에서 조금 위로 올라가다보면 B동이 나오는데 놀이터 바로 앞 조금 오래된 E 아파트에 '찬열가족' 거주중.
- 조용하고 신중하며 차분한 성격. 옆집 누나하고 있을 때는 밝은데 평소모습은 조금 스산함. 무뚝뚝한 정도가 아니라 자신과 자신의 주변사람 외 타인과 벽을 두르고있는 느낌. 어릴적 아버지가 하던 사업이 망해서 집이 압류된적이 있었는데 깡패들이 들어와 집안을 잔뜩 헤집고 간적이 있었음. 그 집에 있던 사람이 어머니였는데 무지막한 폭행에 갈비뼈가 부러져서 폐를 살짝 찌른적이 있었는데 평소에 몸이 약했던 터라 아직까지 후유증이 심해 지병을 앓고있음. 그후부터 어두워지기 시작한 듯. 찬열의 어머님이 줄곧 찬열의 자랑을 늘어놓곤 하는데 귀에익은 서울권대학인데다 학과도 좋은걸로 봐서 공부도 잘하는 것같음. 다만 어머님도 걱정하는게, 조금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 것같음. 무언가에 빠지면 놓질않는다고 함.
박찬열 (20)
대학생
대학생 x 옆집 누나
푸른빛이 감도는 이른새벽, 눈을 떴을 땐 집이었고 눈을 뜨자마자 속이 갉아들어갈 것만 같았다. 타는 목마름과 자꾸만 밀려들어오는 갈증은 물을 아무리 마셔도 씻겨내리지 않았다. 술을 아무리 마셔도 개운한 느낌은 커녕 속만 갑갑했었다. 무슨 오기였던건지.. 바싹 마른 입안에 고약하게 남은 숨에 꼭 다시 취할 것만 같았다. 지끈 거리는 머리에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면서도 칫솔을 들었다. 무심하게 거울을 바라보다 자꾸만 가슴이 저릿하게 아팠다. 숙취라기엔 조금 더 아팠다. 어어, 손에 힘이 쥐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 스스로 외면했던 어제가 또렷이 기억났다. 대충 입을 행구고 물이 출렁거리는 세면대로 얼굴을 박아버렸다. 숨이 막힌다. 무언가 미어지는 것 같다. 아무리 가슴을세차게 주먹으로 두드려봐도. 올린 입꼬리 사이로 울음과 같은 신음이 새나왔다. 응어리진 무언가가 더 미칠 것만 같았다.
“ ...미안해. ”
미안해 찬열아. 내가 많이.. 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윙윙, 그 사람의 목소리가 맴돌았다. 귀를 막아도 선명하게 들리는 목소리에 세면대에서 쳐들은 고개로 그 사람의 얼굴이 짙게 거울위에 어른거렸다. 짜증나. 한숨을 내쉬고 수건으로 대충 닦고서 밖으로 나와버렸다. 비가 올련지 창밖은 검은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있었다. 건너 그녀가 자고 있을 저를 가로지른 문앞에서 등에 맞대어 앉아버렸다. 찬 기운이 제 등을 훑는데도 무슨 이유인지 눈물날 만큼 따스해서. 비가 한바탕 거세게 쏟아붇고서야 자리를 일으켰다. 때 타 뿌연 횟빛 창의 창살틈새로 보이지도 않을 형체를 그리다 아래를 보는데 늘 벽 한켠에 걸려있던 우산이 보이지 않았다. 잃어버렸나.. 괜스레 걱정이 돼 제 우산을 걸어두었다. 아침에 만나면 그 고백 없던 걸로 할거에요. 그러니까.. 늘 그래왔듯 웃어줘요. 창밖엔 여전히 미약하게나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문 너머 맞댄 등은 나뿐이 아니었음을.
일 할때만큼 그 사람의 멋있는 모습은 없는 것같다는 생각이들었다. 대충 마른 입을 커피로 축이곤 멀리서 프론트 데스크에서 예약을 받으며 끄적이는 모습을 팔을 괴고 카페 창으로 바라보다 무심코 뻗은 엄지로 창 가까이 대어 그 사람의 웃는 얼굴을 훑어냈다. 욕심이었다. 저에게 비추는 웃는 얼굴이 어제의 그 설레임과 다르다는 걸 믿고싶지 않았다. 믿기 싫었다. 프론트 전화로 걸었을때 저를 꾸짖는 목소리가 옆에 있는 것처럼 가까이 들렸다. 웃었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카페에서 빠져나와 그 사람이 있는 호텔로 들어섰다.
“ ...속은 어때? ”
“ 좀 아파요. ”
“ ..그러게 내가 적당히 마시라고 했잖아. ”
그 사람 앞으로 한걸음,두걸음 다가섰다. 제가 가까이 온것도 모른 채 앉아 끄적이며 통화하던 그 사람 앞 데스크를 두드렸다. 놀란 듯 저를 올려다 보았다. 그 사람의 뒤로 제 우산이 걸려져있었다.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 같이 먹어줘요, 해장국. 배고파. ”
“ 찬열아 프론트에 전화하면 어떡해! 내가 아니었으면 어쩔뻔했어. ”
“ 내 전화 받지않았잖아. ”
“ ...못봤어. 나 자리 오래못비워둬. 바쁜거 알잖아. 미안해. ”
“ ..누나. ”
“ ..나, 가야겠다.”
“ ..나 봐. ”
같이 있는 내내 불편해보인다. 중도에 말이 끊길 새라 억지로 말을 이어가려는 것같기도하다. 왜 시선을 못마주치는거야. 툴툴 말을 내뱉으면서도 여전히 제 눈을 못마주치고있다. 하필 그 사람의 표정,말 따위 모두 제게 예민한 탓이었다. 그 말에 제게 억지로 대충 눈을 맞춰보이더니 금새 고개를 돌리고 지갑을 꺼내들며 일어섰다. 도망가려는 것처럼 보여서 화가 났다. 내 진심이 그 사람에겐 불편했던걸까. 그 사람의 앞을 가로막아섰다. 뭐냐며 조금 미간을 찌푸린 얼굴로 나를 바라보다 돌아서는 그녀의 양 어깨를 잡아채 안았다.
“ 나 기억나요 어제. 좋아해요. 이제 더이상 못견디겠어. ”
“ ....너... ”
“ 좋아해.
... 좋아해요. 많이. ”
-
“ 아직도..내가 어린애로 보여요? ”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결박된 품도, 당황스러워서도 아니었다. 정말 그 순간, 17살 애띈 모습으로 감춰진 제 앞의 얇은 막이 깨어버린 것만 같았다. 서둘러 밀쳐내야만 했다. 그래야만 했다. 제 앞으로 가까이 찬열의 얼굴이 다가왔다. 숨결이 가까이 느껴졌다. 제 어깨를 붙들고 가느다랗게 짙어지는 눈에 움직일 수가 없었다. 제 코끝까지 다가온 입술에 얼어붙을 것만 같았다. 더운 입술이,숨결이 제 이마와 코를 느릿하게 훑어지나갔다. 그리고,제 인중에서 입술로 향했을 때, 푹 찬열의 고개가 떨궈졌다. 놀랄 새도 없이 신호라도 되었듯 목까지 차오르던 말이 그제야 잇새로 한숨처럼 흘러나왔다.
“ ....미안해...찬열아.. 내가 많이..미안해. ”
어쩌면 그 고백에 지레 겁먹었었는지도 모른다. 벌써부터 결혼을 부추기는 부모님탓에 제 마음을 확신하기도 전에 제 감정보다 조건을 보며 부모님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찾고있었다. 나를 좋아해줄 수 있는 사람 말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 말고 부모님의 조건에 맞출수 있는 사람. 고백을 받아들이기엔 찬열이 너무 어렸고 나는 스물 후반을 접어들고 있었다. 우리둘 사이에서 교제로 쉽게 생각하기엔 장애물들이 너무 많았다.
“ 좋아해.
... 좋아해요. 많이. ”
코앞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종대씨의 손에 놀라 움찔하니 멎쩍은 미소를 비춰보인다. 왜이렇게 멍해있어요. 내 말 들었어요?..
아.. 어색한 웃음이 새어나왔다. 신호가 걸린 듯 잠깐 멈춰있었다.
“ 아...미안해요. 요새 일이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네요... ”
“ ....00씨. ”
“ ..네? ”
그가 제 손을 맞잡았다. 놀라 저도모르게 손을 구부리니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가 제 손을 펴 손가락에 손에 들려있던 반지를 끼워주곤.
“ ....연애 해요. 우리. ”
그리고 말을 할 새도 없이 그가 웃어보이며 제 손을 잡았다. 분명 잡은손은 따뜻한데 무언가 한켠이 아리듯 허전했다. 문득 보게된 창 밖엔 비가 거세게 내리고 있었다.
봄비 치고는 굵게 차창을 두드렸다.
그리고.. 세찬 빗줄기 사이로 너가 있었다.
손에 쥐고 있던 우산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머리 위로, 고르게 여민 푸른 셔츠가 비에 젖어들어갔다. 이상하게도 가슴이 먹먹해져왔다. 차마 그 눈을 볼 수가 없어 고개를 숙였다. 제 쪽으로 한참 머물러있던 찬열이 다시 움직이는 차에 어룽거리는 너머로 시야에서 멀어졌을 때 제 눈은 우습게도 그 아이를 찾고 있었다.
“ 싫다니까! 나 너 남자로 안보여. 내 눈에 그냥 너는 아직도 17살 같아..
투정 다 받아줬다고 생각하는데?
나 부담스러워 너. ”
비..많이오는데. 흠뻑젖은 모양새가 마음에 쓰였다. 그뿐이었다. 그래서,
“ 마음, 너무 고맙고 기쁜데..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것같아요.. 종대씨. ”
“ ...기다릴게요. 제가 너무 성급했나봐. 고마워요. ”
너무 큰 욕심일까.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제 옆에 와 웃어주길 바라는 건. 싫다며 매몰차게 내친건 나인데 가슴이 답답했다. 아직도 비 많이 오는데.. 이 바보천치는 남 챙길줄만 알지 제 몸 사릴 줄 몰랐다. 늘 설레기만했고 그리어왔던 종대씨의 고백이 이상하리만큼 잔상에 남지 않았다. 찾아야할 것같았다. 그냥 찾아야 할 것만 같았다. 거짓말같이 내리던 빗줄기가 미약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 발걸음은 빠르게 달려가 아까전 그 길목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너무 당연스레 그자리에.
“ ...너 정말. ”
너가 있었다. 흙탕물에 젖어있던 우산은 깨끗이 씻겨있었다. 제게로 긴팔을 뻗어 머리위로 우산을 씌워보이며 너는 말간 눈으로 바라보며 웃어보였다. 눈가가 조금 빨개진 것도 같았다. 웃는 모습은 기뻐보이는데 바라볼때면 어딘가 제 가슴에 물기가 서려있는 것만 같았다.
해외로 나가 있던 가족에 졸업식날 혼자 멎쩍은 얼굴로 돌아설 때 제 머리위 학사모를 빼앗아 쓰곤 웃어보이던.
고등학교 졸업 후 제게 꼭 주고싶었다며 첫번째 단추를 건네주던.
취업준비하느라 바빠 저도 기억못했던 생일을 챙겨주던.
밥을 잘 챙겨먹지 못했던 때 냉장고에 가득 매워준 반찬으로 놀라게 만들던.
면접에 늦었을 때 지각할텐데도 제 자전거 뒷자석에 태우던.
남몰래 좋아하던 선배가 결혼을 한다는 말을 듣고 방에 처박혀 펑펑 울었을 때 아무말도 없이 가만히 품에 안아 달래주던.
“ .. 밀어내기엔 마음이 너무 커져버려서, 꼭 곪아버릴 것만같아서, 내가 정말 감당 못할 것만 같아서 그런거야... ”
“ 싫다니까! 나 너 남자로 안보여. 내 눈에 그냥 너는 아직도 17살 같아. ”
“ ..나 피하지마. 불편해하지마.
정말..죽을 것만 같아. ”
“.. 투정 다 받아줬다고 생각하는데? 나 부담스러워 너. ”
“ 노력할게요. 그러니까..
나..아직은 밀어내지마요. 아직은.. ”
-
확신이 없었다. 실은 죄책감도 들었다. 번번이 미뤄왔던 선인데 꼭 그아이를 닮은 것만 같아서 덜컥 잡아버렸고, 성격도, 좋아하는 음식도, 영화도, 모두 같은 그 사람에 꼭 그아이가 제 곁에 있는 것만같아서 두근거리다가도 수줍게 웃는 얼굴이 조금은 그 아이처럼 장난기가 서려있었으면. 담배를 물때면 제 담배를 빼앗아들곤 화를 냈으면.. 그리고..그 아이였으면. 하고 못된 욕심도 들었다. 뭐든 만남은 진부했고 지루했다. 당연했다. 나는 늘 그 사람한테 그 아이를 찾고 있었으니까. 선을 늘 차왔던 내가 오래 만남을 가지자 가족은 데려오라고 부추기기까지했고 사실 이렇다 저렇다 할 만남도 사랑도 그아이가 아니라 별 상관은 없었다. 어쩌면 담백하고 담담한 고백에 이어진건 예상밖의 그녀의 답이었다. 튕기는 건가 싶었지만 제가 바라본 그녀의 눈빛은 그것과 범주가 달랐다. 제 모든 것에 수줍어하던 그녀인데 언제부턴가 어쩐지 낯설게 느껴졌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 순간 꼭 그 아이에게 거부당하는 것만 같아서 기분이 묘해졌다.
“ ...김종대 미친놈. ”
제 손에 들려진 반지 한쌍을 주머니 깊숙히 찔러넣고선 눈을 감아버렸다. 사실 이 반지는 그 아이를 위한 것이었다. 그 사람의 것이 아닌 그 아이를 위한……것. 되돌리기엔 너무 그 아이가 많이 와버렸다. 유학간다고했을때 어떻게든 너를 잡을 걸. 너에게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고백할걸.. 나는 갈팡질팡 제 마음도 추스르지 못한 채 막혀버린 길로에 서있었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쥐곤 담배를 입에 물었다. 거세게 오는 빗줄기를 창으로 바라보다 제게 소개시켜주던 그 남자의 얼굴이 어른거려 저도 모르게 라이터를 던져버렸다. 꾹꾹, 힘주어 관자놀이를 눌러봐도. 응어리를 뱉어내듯 한숨을 쉬어봐도 제 목을 쥐어오듯, 머리를 부술듯 죄어왔다.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달고 왔던 것들이었다. 이유모를 호흡곤란이 잦아졌고 이따금 밀려드는 두통에 두통약을 입에 달고 꿈속에서 늘 어둡고 공허한 속에서 그저 사랑한다고 외치는.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주고싶은데 아직 내 고집이, 욕심이 널 옭아매고 있는 것만 같아. 한번도 펴보지 못한 감정에 아파하고 서투른 방법으로 너를 대했던 내가, 한번쯤이라도 솔직하지 못했던게 너무 한심스러워서. 잘지내냐고 안부라도 묻고싶은데 온 힘을 쥐어짜 건넨 말이 너에게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것만 같아서..
~ ♡Thanks 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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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통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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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고나님 ♥♡
♡♥ 라인님 ♥♡
♡♥ 뚜이짱♥님 ♥♡
응원 너무 고마워요!! ♡ ^^ !!
칭찬 너무너무 고마워요..♥ ^V^ !!!
에구..찬열편은 갈수록 재미가 없어지는 것같아요ㅠㅠ..
미안해요....(땀땀)..
(소근소근)
너목들의 짱변수하커플 느낌 내려고했는데 망쳤네요..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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