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x켄] 영혼을 감싸안아W. 늦잠 저 간호사는 김원식이 여태 본 간호사 중에서, 아니 그것보단 여태 본 사람 중에서 가장 신기한 간호사다.늘 모든 환자에게 헤실헤실 웃으며 환자를 돕는다. 알기론 그 덕에 경과가 좋아져 빨리 퇴원한 환자가 여럿이라고 한다. "원식 씨, 뭐 해요?" 글쎄, 솔직히 난 아직도 내가 왜 여기 있는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 간호사의 정체도 아직 알지 못 하겠다.간호사의 유니폼에 꽂혀있는 명찰이 형광등 불빛에 반사되어 반짝인다. 간호사 이재환. * 의사는 내 병명을 해리성 정체감 장애라고 정의 내렸다. 내 인격이 대략 6개 즈음 된다고 들었는데 솔직히, 전혀 모르겠다.그냥 날 두려운 눈빛으로 보는 몇 명의 간호사들과 가족의 눈에서 아, 그게 사실이구나, 하고 알게 될 뿐이다.그에 반해 이재환은 정말 웃긴 놈이다. 다른 간호사가 슬슬 피할 때 이재환은 치대기에 바쁘다.내가 병실 밖으로 나갈 때마다 원식 씨, 하며 졸졸 따라다니기에 바쁜 간호사다. 이런 간호사가 뭐가 좋다는 건지, 다른 환자들은 이재환을 찾기에 바쁘다.지금도 이재환은 참 이상한 놈이다,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눈 앞의 그 이상한 이재환은 실실 웃으며 내 눈을 보고 있다. "원식 씨, 왜 저만 보고 있어요? 제가 좋아서? 제가 잘 생겨서?" 이상한 걸 넘어서 미친 것 같다. 그렇게 묻는 이재환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밀어내고 개뿔이요, 간단하게 대꾸했다.늘 이런 말을 들으면서 이재환은 치대기를 그만두지 않는다. 지금은 울상을 짓고 있지만 금방 다시 실실 웃으며 옆구리를 콕콕 찔러올 것이 분명하다.삼, 이, 일. 정확하게 30초 지났다. 동시에 이재환의 손가락이 내 옆구리를 찌른다. "아이, 원식 씨는 왜 맨날 나한테 이렇게 차가워요? 모야, 모야? 왜 이렇게 쟈가워? 응?" 또 나왔다. 저 도끼로 혀를 반토막으로 잘라먹은 발음. 아오, 저기요, 저기로 좀 가시라구요. 이재환을 가볍게 밀어내고 눈을 책으로 옮겼다.책이라곤 만화책만 알던 내가 어쩌다 이런 소설책을 읽게 된 거냐, 한숨을 쉬며 머리를 헝클였다. 동시에 눈 앞이 캄캄해졌다. * "저기요, 원식 씨. 원식아." 원식이 아예 눈을 감아버렸다. 그런 원식을 보던 재환은 원식을 다시 쿡쿡 찌르며 이젠 아예 반말을 쓰기 시작했다.원식아, 하고 부르니 곧바로 눈을 뜬 원식을 보던 재환이 움찔하고선, 때릴 거에요? 몸을 한껏 움츠리고 물었다.그 와중에도 재환은 원식과 눈을 맞추는 건 잊지 않았다. 원식의 눈빛이 달라졌다. 아마 원식의 인격 중 입이 거친 인격이 밖으로 나온 모양이라고 재환은 생각했다. "씨발, 넌 또 왜 개새끼마냥 내 옆에 붙어 있는 건데?" 원식은 인상을 쓰며 재환에게 물었다. 다른 간호사들은 이런 원식의 모습에 곁에 다가오기 싫어했다. 그럼에도 재환은 웃음을 잃지 않고 오히려 원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거기다 왔어요? 하며 여유를 부리며 원식에게 묻기까지 했다. 자신을 쓰다듬는 손길에 슬슬 열이 오른 원식은 재환의 손을 세게 쳐냈다. "가라고, 썅, 너 싫다고!" 평소의 원식은 재환을 귀찮은 사람으로 정의 내렸고, 지금의 원식은 재환을 처음 봤을 때부터 개새끼라고 정의 내렸다.다른 간호사들에게도 좋은 말은 하지 못 했지만 유독 재환에게는 입이 더 험해졌다.원식도 이유를 몰랐다. 그저 재환만 보면 싫었고, 또 짜증이 나기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그럼에도 재환은 다른 간호사들처럼 뒤로 물러나지 않았고 오히려 한 발짝, 한 발짝 더 다가왔다.그런 재환을 지금 원식의 인격은 거의 혐오하다시피 싫어했다. 조금 전처럼 머리를 쓰다듬을 때면 손을 쳐냈고, 욕을 퍼부었다.항상 그랬던 것처럼 이만하면 더 손을 대지는 않겠지, 하고 책을 덮고 침대 위 선반에 둔 원식은 앞에 있는 재환을 무시하고 잘 생각으로 누워 눈을 감았다.금방 가겠지, 하고 생각했던 재환은 웃기게도 한 번 더 원식의 머리를 쓸어내렸다.두어 번 쓸어내렸을 무렵 원식은 눈을 뜨고 재환의 손을 쳐냈다. 자신이 싫어하는 행동을 한 번 더 반복한 재환에게 크게 화가 난 원식은 몸을 일으키며 선반 위에 두었던 책을 집어 들었고, 그 책은 동시에 병실 문으로 던져졌다. "미친 새끼야, 그만 하라고 했어, 안 했어."거의 재환을 죽일 듯이 노려보는 원식을, 재환은 피하지 않았다.자신의 분에 못 이겨 책을 던지고, 씩씩거리며 큰 소리로 욕을 하는 원식에게 다시 천천히 다가갔다.씨발년, 넌 존나 말을 못 알아먹어? 하고 거친 말을 내뱉던 원식의 입술이 멈췄다.천천히 원식에게 다가가던 재환이 씩씩거리는 원식을 품에 안았다.물론 재환의 눈은 질끈 감겨있다. 이번엔 정말 병실 문이 아닌 제가 맞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으니까.예상대로 원식의 손이 천천히 올라갔다. 원식의 손이 높이 올라갔을 때, 재환의 입이 열렸다. "내가, 내가 널 안아줄게." 원식의 손이 다시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긴 글은 처음 써봐요. 으으, 이게 뭐야.글도 이상하고, 내용도 이상하고. 원식이랑 재환이한테도 미안하고, 독자분들 눈 버려서 죄송하고.B편이 나올까요 나오지 않을까요. 전 아마 나오기 힘들 것으로 봅니다.. 그저 독자 분들이 남은 주말을 행복하게 보내셨음 하는 바람이에요 :^D!다음 글[VIXX/랍콩] 남고 단짝이 푸는 첫사랑 썰 1st, 랍콩12년 전이전 글[VIXX/레오x엔] 고양이와 주인의 경우12년 전 늦잠 l 작가의 전체글 신작 알림 설정알림 관리 후원하기 이 시리즈총 0화모든 시리즈아직 시리즈가 없어요최신 글최신글 [VIXX/켄엔] 또 다른 시작 111년 전위/아래글[VIXX/혁콩] 이미지 메이킹 上 811년 전[VIXX/랍콩] 짝사랑 일지 1 312년 전[VIXX/랍콩] 고교생 김원식, 이홍빈의 별 것 없는 일상 912년 전[EXO/찬백] Goodbye summer, and... -1st- 212년 전[VIXX/랍콩] 남고 단짝이 푸는 첫사랑 썰 1st, 랍콩 1112년 전현재글 [VIXX/라비x켄] 영혼을 감싸안아 A 312년 전[VIXX/레오x엔] 고양이와 주인의 경우 1812년 전[VIXX/레오x켄] 강아지와 주인의 경우 1312년 전공지사항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