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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네 집 갑자기 급격하게 어려워졌는데 그거 남친인 민혁이한테 말 안 해서 사귄 이후 처음으로 제대로 핏대 올려서 화내는 이민혁 보고 싶음...
본가는 광주에 있는데 갑자기 광주에 계시는 엄마한테 전화가 온 거임. 집이 이래서 어려워졌다, 우리 딸한테 많이 미안하다. 울면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엄마한테 왜 우냐고 딸 못 믿냐고, 나 취직할 거다. 겨우겨우 엄마 달래고 그날 바로 자취방 내놓는 여주. 그 자취방 내놓고 받은 돈 바로 엄마 통장으로 보냈다. 하지만 현실은 여주 아직 대학생이라 취직도 못했지, 하는 거라고는 알바뿐인데, 돈 없고 집도 없으니까 그때부터 급하게 여러 알바 찾아보고 밤낮없이 일하기 시작하겠지. 그리고 끝나도 돌아갈 집이 없으니까 찜질방 가서 자고 그랬음.
이거 아무한테도 말 안 했다. 친구는 물론이고, 남자친구인 민혁에게도. 알량한 자존심도 당연히 있었지만 그냥 민혁이 신경 쓰이게 하기 싫었음. 그래서 그냥 민혁이 만나서 데이트를 해도 아무 내색하지 않았음.
"여보 잠 못 잤어?"
"응?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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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왜 이렇게 다크서클이 심해... 속상하게.."
속상하다는 듯 입 삐쭉이는 민혁에게 여주 그냥 웃기만 한다. 아니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잘 잔다고. 말도 안 되는 거짓말하면서.
그러다가 민혁이 사실을 알게 된 건 여주의 고향 친구이자 소꿉친구면서, 민현과도 안면을 튼 형원이 때문이었음. 형원이랑 여주는 어머니끼리도 친한데 어느 날 형원이 어머니가 여주네 집안 사정 다 말해서 알게 됨.
"으그... 짠한 그.... 요즘 갸 여주, 밤낮없이 일한디야... 어린놈이 뭔 고생이여 고거시..."
태어났을 때부터 봐와서 형원이 어머니한테 딸이나 마찬가지라 안쓰러워하신다. 형원이 또한 그거 듣고 마음 착잡해짐. 진짜 태어났을 때부터 같이 자라다시피 해서 거의 여동생, 누나 같은 진짜 가족이거든. 그래서 자기한테 아무 말 안 한 여주에 좀 서운한 감정도 든다. 근데 뭐... 김여주 답다. 라는 생각도 했음.
그거 또 얼마나 혼자 맘고생 할 거야... 형원도 자기 수중에 있는 돈 주면서 보탬이라도 되려고 하는데 여주 단호하게 거절함. 이런 거 진짜 싫다고. 그냥 네가 알고만 있는 것도 위로 된다고. 결국 한숨 쉬면서 힘들 때 연락이나 하라고, 술 사주겠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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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진짜 이민혁한테는 말 안 하려고? 고거시 나중에 알면 난리 날 턴디...."
"너만 입 다물면 돼, 너만."
결국 여주 한 달 지났어도 말 안 한다. 그러다가... 결국 일이 터져. 안 터지는 게 이상하지. 다른 건 몰라도 연락은 꼬박꼬박 잘 되는 애가, 한 달 될 동안 연락도 잘 안돼, 제대로 만나지도 못 해, 애는 점점 말라가...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냐고 화도 내보고, 타이르기도 해봤는데 여주 정말 아무 일도 없다고만 하잖아. 아무 일도 없는 게 지금 아무 일도 없는 게 아닌데.
결국 민혁이 3일 정도 더 참아보다가 안 되겠는지 여주 소꿉친구라고 이유 없이 존나 싫어했던 형원이 찾아간다. 진짜 싫었는데. 진짜 싫은데.. 짜증 나는 게, 왠지 얘는 뭔 일인지 알 거 같았거든.
"넌 알지."
"넌 알지."
".... 야. 김여주."
".... 민혁이? 너 여기 어떻게..."
여주가 한창 오후 알바를 하고 있는 bar 안이었다. 표정 보니까.... 채형원 그 자식이네. 안 봐도 뻔했다. 그 생각에 여주의 표정이 조금은 허탈해졌다. 말해도 내가 말하게 뒀어야지 채형원.... 웅웅거리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슬쩍 꺼내서 보니까,
[진짜 미안. 아직까지 모르는 줄 모르고 말실수했어.. 민혁이 그리로 갔지]
하며 온 형원의 문자. 결국 이렇게 다 알게 될 일이었는데 뭘 그리 필사적으로 숨겼는지... 잔뜩 화나서 씩씩거리고 있는 민혁을 보며 말했다.
".... 곧 끝나. 앉아서 기다려."
"너는...! 하... 그래. 기다리라는데, 기다려야지."
오늘도 역시 먼저 꼬리를 내리는 건 민혁이었음. 민혁의 그런 모습에 가슴이 미어지는 여주였지만 우선은 일이 먼저였기에 어쩔 수 없었다.
일이 끝나고 옷을 갈아입고 나온 여주는 고개를 돌려 민혁을 찾았지만 먼저 나갔는지 보이지 않았음. bar를 나오자 차에 기대서서는 차 키를 돌리고 있는 민혁의 모습. 그에 쭈뼛쭈뼛 다가갔음. 저가 뭘 잘못한지 누구보다 잘 알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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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 나 곧 편의점 야간 알바 가야 돼서 길게 말 못 해."
".... 하 진짜.."
여주의 말에 이제는 어이가 없는지 연신 헛웃음을 내뱉는 민혁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있는 여주.
"내가 뭘 어떻게 해야 되냐. 나 진짜 모르겠다."
"......"
"나 진짜 진심으로 네 대답이 궁금해서 그런데 여주야."
"......"
생각지도 못한 물음에 여주 얼어서 아무 말도 못 해. 숨 막히는 정적이 이어지다가 여주 아직도 아무 말도 못 하고 멍하니 민혁이만 바라보고 있으니까, 민혁이 그런 여주에 답답하단 표정을 하고는 말을 이었음.
"나한테 넌 뭐야? 나 너 남자친구 맞지?"
생각지도 못한 물음에 여주 얼어서 아무 말도 못 해. 숨 막히는 정적이 이어지다가 여주 아직도 아무 말도 못 하고 멍하니 민혁이만 바라보고 있으니까, 민혁이 그런 여주에 답답하단 표정을 하고는 말을 이었음.
"나한테 넌 뭐야? 나 너 남자친구 맞지?"
생각지도 못한 물음에 여주 얼어서 아무 말도 못 해. 숨 막히는 정적이 이어지다가 여주 아직도 아무 말도 못 하고 멍하니 민혁이만 바라보고 있으니까, 민혁이 그런 여주에 답답하단 표정을 하고는 말을 이었음.
"그게 왜 신경 쓰이게 하는 거야? 연인 사이에 서로 힘든 점 얘기하고, 다독여주고, 도울 수 있으면 돕고. 이거 당연한 거 아니야? 그리고 왜 상관이 없는데. 네 일인데 내가 왜 상관이 없어?"
서로 말을 와다다 뱉어 내다가 말이 통하지 않는지 여주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민혁 역시 이 상황 자체가 많이 답답한지 연신 마른 세수를 했고, 눈에는 피로가 가득했음.
"... 내 일이라고 무조건 네가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마. 좋은 일도 아닌데 이런 식으로 남한테 알려지는 거, 솔직히 자존심 상해."
'남' 이라는 단어부터 표정이 굳기 시작하더니 '자존심' 이라는 말에 어이가 없는지 연신 헛웃음을 짓는 민혁이의 모습에 여주 역시 표정이 굳어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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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존심? 너 자존심이라고 했어 지금?"
"어, 자존심."
쐐기를 박는 여주의 마지막 말에 허, 하며 바람 빠진 웃음소리를 내더니 허망한 눈빛으로 여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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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가 겨우 그 정도였다고... 서로 자존심 때문에 눈치 보여서 이런 말 하나 못 하고...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사이였구나, 우리."
"......"
"남이라는 단어도 참 낯설다. 난 한 번도 너랑 내 관계를 그런 개념으로 받아들인 적 없는데.... 넌 그런 식으로 나한테 벽을 쌓았구나."
"그런 말이 아니라 나는....!"
지금 이 상황에서는 어떤 말이든 분위기를 수습 시킬 수는 없었음. 그래서 여주 역시 자신도 모르게 말투가 세게 나갔다.
"네 말대로 우리 사이가 뭔데? 그냥 단순한 연인 사이잖아. 남보다 조금 더 가깝고, 조금 더 편하고. 그런 사이에서 굳이 들으면 서로 부담 되는 얘기, 하고 싶지 않았다고."
여주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민혁의 얼굴이 보기 싫게 잔뜩 구겨졌음. 말을 들을수록 가관이라는 표정을 짓더니 사귄 이후 처음으로 이마에 핏대까지 세우며 화를 내는 이민혁.
"단순한 연인 사이? 이제야 정신이 확 깨는 느낌이 온다. 너한테 나는 그냥 단순한 남자친구로 불리는 애였구나. 단순히 이름만 남자친구. 나는 너를, 하... 난 단 한 번도 널 그렇게 가벼운 사람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너한테 나는 그랬구나."
"그런 뜻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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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안 좋은 애한테 이렇게 화내고 싶지 않았는데... 우선 타. 알바 가야 된다며."
결국 차로 이동하는 내내 서로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내릴 때 역시 아무 말 하지 않았음. 그리고 차에서 내린 여주는 그제서야 눈물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음. 처음이었다. 민혁이 자신에게 이렇게까지 화를 낸 건. 내가... 내가 뭘 더 어떻게 해야 하는데..... 그냥 내 입장에서 좀 더 생각해 주고 이해해 주면 되는 거잖아...
거칠게 눈물을 닦아내고는 또 정신없이 알바를 하는 여주였음.
***
요즘 몬엑 컴백하고 곧 있으면 세븐틴도 컴백하고ㅠㅠ 너무 행복하네용 진짜!!!!!
그냥 민혁이가 여주한테 엄청 화내는 그런 글이 써보고 싶었습니당....
사실 이거 다음편 나올 예정은 없습니다.....!ㅠㅠ 전 항상 이런 거 끝맺음이 안 좋은 거 같아요....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싸우고 끝내 항상.........
화내는 이민혁 최고야.... 저렇게 잘생긴 얼굴로 화내니까 짜릿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