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개화기 |
02
"어우 씨발. 씨발!!!!!!" "얘 왜이래?" "그냥 무시해."
학교가 파하고 교문에서 박찬열을 기다리던 변백현은 박찬열이 와서 머리를 후릴 때까지 내 옆에서 씨발만 연속으로 외쳐댔다. 그런 변백현을 보며 하교하는 1,2학년들이 괜히 쫄아 멀리 돌아가는 것을 발견한 난 괜히 미안해져왔다. 미안하다, 이런 망나니를 교문앞에 둬서. 나라도 돌아갔을 거야.
"뭔데 그래?" "야, 도경수반에, 아니 우리반에 존나 이상한 새끼 왔어." "이상한 새끼? 너보다 더?" "아 존나 까맣고 못생긴 놈이! 내 자리 앉는다고 지랄지랄!" "니 자리 아니었잖아." "닥쳐 경수야."
닥치라면 닥친다. 변백현이 박찬열에게 김종인에 대해서 뭐라 말하든간에 핸드폰의 뮤직플레이어를 뒤적거렸다. 좋아하는 팝송을 몰아넣은 재생목록과 발라드를 넣은 재생목록을 두고 고민하다 내 얘기 안듣는거냐며 빽 소리치는 변백현때문에 다시 집어넣어야 했다. 생긴건 변백현이 더 개새낀데 내가 말잘듣는 개새끼가 된 기분이다. 계속 아까의 일로 삐죽거리는 변백현을 보면 아마 변백현이 아주 오랫만에 제대로 된 상대를 만난 듯 싶다.
"이모네 분식 가자." "더운데 빙수먹어." "가던 길이나 가자." "망고빙수우!" "정이 가득한 이모네 떡볶이나 먹어."
우리 셋은 셋이 의견을 부딫혔을 때 절대 자기 고집을 안 버리는 못된 버릇이 있다. 그리고 정확히 세갈래로 갈라지는 하교길에서 우린 종종 이렇게 실랑이를 부리곤 한다. 떡볶이를 먹자는 변백현과, 집이나 가자는 박찬열, 그리고 망고빙수가 먹고 싶은 나. 그리고 항상 결론은 분식집에 들려 라면을 먹고 카페에 가서 망고빙수를 산다음 박찬열네 집으로 향하는 우리이다. 돈은 항상 박찬열님이.
박찬열네 집은 앞에 서있는 내가 기죽을만큼 크고, 멋있고, 예쁘다. 담도 꽤 높아서 1층 박찬열방 커다란 창문도 안 보일 정도. 박찬열은 지갑열 때마다 느꼈었지만 씹부자다. 그래서 학교도 막 나오고, 공부도 안하고, 그러는 거겠지. 이젠 익숙해진 잘 가꿔진 마당을 지나 현관이 아닌 발코니 문으로 들어가 문하나만 더 지나오면 바로 박찬열 방으로 들어오게 된다. 현관으로 들어올 땐 나도 모르게 눈치가 보이게 되서 싫기도 했고, 처음부터 이렇게 들어왔기 때문에, 정상적인 입구보단 이 코스가 훨 편했다.
"..이게 뭐냐?"
박찬열 방은 시원하고 넓은 덕에 평소 우리의 아지트였다. 게다가 박찬열 답지 않게 매번 깨끗한 방이었는데, 왠일인지 오늘은 어제 둘이서 뭘 한건지 이불엔 맥주 캔들이 엎어져있고, 바닥엔 오징어다리가 뒹굴고, 종이들이 구겨져있다. 당황한 표정으로 박찬열을 바라보니 뜨끔한 표정이다.
"..아줌마가 아직 내 방 안치우셨나보네. 부탁했는데." "어제도 뭔일있었어?" "아니, 순전히 변백현과의 술파티 탓."
상관않는듯 맥주 범벅이 된 침대 위에 앉아 망고빙수를 꺼내는 박찬열에 창문에 걸터 앉았던 변백현도 다가가 앉는다. 그 옆 책상에 걸터 앉아있던 나도 다가가 얼음처럼 얼어버린 큰 망고조각 하나를 입에 넣었다.
"매너없는 놈" "애가 워?" "섞기도 전에 먹는 놈이 제일 재수없더라" "이들끼이 노더니 이에 나 모이 하느거야?!" "병신아. 천천히 녹여먹고 말해" "웅."
매너없다는 변백현의 말에 째려보며 말하니 옆에서 박찬열도 재수없다고 거든다. 어제 술 먹고 둘이 편먹은게 틀림없다. 흥하고 나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종이들을 주워 정리했다. 아마 어제 술 취해서 삘왔다고 작곡한다 지랄한게 틀림없다.
"노래 하나 만들었어." "헐마 이얼 아보라고 마으거 아이게찌?" "저건 뭐 병신도 아니고.."
국이 짜서 맘에 안든 시어머니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망나니 박찬열은 의외로 잘할 줄 아는게 있다. 작곡, 그리고 기타. 노래를 뛰어나게 잘하는 건 아니었지만 박찬열이 가끔 기타치며 노래를 불러줄 땐, 아 이래서 여자들이 음악하는 남자들을 좋아하는 구나 싶기도 하고. 내가 여자였으면 진짜 다른 여학생들처럼 쟤들 빠순이 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순전히 쟤들 얼굴과 축제 무대 위 모습만 봤을 때 얘기다. 그렇게 얼어버린 망고가 드디어 입 안에서 녹을 때 쯤 변백현 옆에 털썩 주저 앉았다.
"둘 다 병신같은데 그냥 친구로 지내지 그래?" "너 빙수에 파묻히고 싶냐?" "묻을거면 망고에 묻어줄래?" "얼굴 치워."
둘이선 뭔 얘길 하고 있나했더니 여전히 김종인 얘기다. 변백현이 왠만해선 남 얘길 잘 안하는데. 혹시 너 김종인한테 반했어? 라고 물으니 니가 진짜 빙수에 파묻혀야 겠다, 하고 빙수속에서 얼음덩어리를 꺼내는 변백현이다. 어디서 웃음이 터진 건진 모르겠지만 빵터진 박찬열은 끌끌 웃으며 나를 친다. 우리 경수가 짱이야. 라고 말해주는 박찬열이지만 난 결국 얼음덩어리에 얼굴이 비벼지고 말았다.
그렇게 한바탕 소동 후 한동안 묵묵히 먹기만 하던 변백현이 먼저 숟가락을 놓았다. 원래 망고빙수 집착하는 놈인데. 내심 맘에 걸려 망고하나 입김 호오 불어 갖다주니 아무말없이 보기만 한다. 왜? 싫어? 그냥 고개를 돌리려고하면 어휴 이뻐~ 우리경수~ 하며 깔아뭉개는 변백현이다. 맥주가 몸에 묻어 비벼지는 건 상관도 않는 듯 뒹구는 변백현을 보면 역시 미운 놈한텐 떡하나 주긴 개뿔 팥이나 줘야한다. 녹아서 말랑말랑해진 망고는 결국 다 박찬열 입에 들어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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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닷닷 |
저 혼자 즐기며 쓰는 글이 될 것 같네요ㅎ..코믹은 무슨 그냥 풋풋하게 가자ㅇㅇ. 전 애들끼리 트닥투닥 거리는 게 좋더라구요. 괜히 귀엽고. 진짜 청춘같고. 뭐래. 사실 어제바로올리려고했는데..할머니집에 인터넷이 안터질줄은 몰랐어욯.ㅎ..핳.. 짧아서 더 죄송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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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벅 3040만 다닌대 1020은 스벅안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