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오백] 여름을 닮은너에게,(열여덟, 그속의 평범함 경수의이야기)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8/8/e8883fc7f38b69d9778281f57ce25651.jpg)
열여덟 그속의 평범함을 읽고 오셔야 이해가 가능하세요 ㅎㅎ
- 여름을 닮은 너에게.
소리로밖에 들려오지않는 너의 인영에 손짓하나라도 해줄 수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기적이겠지. 경수야, 나는 내가 얼마남지 않았다는 걸 알아. 하루에 수십번 청진기가 내 속을 왔다갔다 하고, 몇번씩 갈아끼워야만 하는 링거주사. 그리고 너의 울음. 볼 순 없지만 느낄수는 있어. 병실문 넘어 너의 울음 소리, 그리고 무너지는 나의 가슴. 나는 무슨 죄를 지었을까. 무슨 죄를 지어서, 울음을 토해내는 너의 등을 토닥여줄수 없고 무슨 죄를 지어서 너의 눈물조차 닦아주지 못할까. 가만히 눈을 감고 하루종일 생각해. 너가 해주던 음식. 너와 찍었던 사진, 너와 걸었던 가로수길과 너의 이름. 경수야, 부탁 하나만 들어주라. 너는, 내 이름을 잊지말아줘.
너는 그렇게 세상을 등졌다. 눈을 감고 누 팔을 늘어뜨린채 누워있는 너를 수개월을 보아왔지만 눈앞의 너를 믿을 수가 없었다. 달달 떨리는 손가락을 너의 코끝에 대었다. 적막. 그제서야 나는 마음으로도 너의 죽음을 인정할 수 있었다. 너가, 죽었구나. 너와 함께 살던 집을 정리하다 소파에 몸을 뉘였다. 항상 너가 하던것처럼 눈을 감았다. 열여덟, 싱그러운 봄날 너를 처음만났고 사랑했다. 너의 병과 그날의 기억에 대한아픔을 함께 했다. 수없이 많은 너와의 추억이 파노라마가 스치듯 뇌리를 지나쳐갔다. 함께 했던 너의 열아홉의 생일과, 우리의 일주년, 네가 날 기다려줬던 2년의 군시절과 따스했던 우리의 봄날. 티비 옆 작게 놓여진 액자속 앳된 너의 얼굴이 보였다. 아픈기억일텐데도 띄엄띄엄 너의 병을 고백해오던 열여덟의 변백현을 지켜주고싶었다. 그 다짐을 안고 계단을 한칸한칸 올라나갔다. 수능날 너에게 싸줬던 도시락, 과제에 지친 내어깨를 풀어주며 해사하게 웃던 너의 말간 얼굴, 키스하나에도 수줍어하며 얼굴을 붉히던 스물의 너, 칼에 베여 눈에 한껏 그렁그렁함을 메달고 있으면서도 가까이 오지말라 소리치던 너, 야근에 지쳐 돌아온내게 사랑한다며 애교를 부려주던 너. 너, 변백현. 자잘한 모든 순간 까지도 나는 너와 함께였다. 두볼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까. 너와 함께 였던 그 소소하고 예뻤던 시간들이 습관이 되어버린 내가, 너가 없는 시간들을 어떻게 살아가야할까 백현아.
아픈시간들을 보내고 나는 글을 썼다. 너와 나의 시간을 글로 썼다. 예쁘고 마냥 찬란하기만 했던 우리의시간을. 나는 꽤 인기있는 작가가 되었다. 제3자가 되어 우리를 봤다. 여름을 닮았던 싱그러운 너를 글속에 담았다. 백현아, 이제사 깨달았어. 열여덟의 내가 가장싱그러울수 있었던 이유는, 너가 내옆에 있었기 때문임을.
Q. 여름, 그 싱그러움은 본인(도경수)의 이야기라는 낭설이 돌던데 사실인가
A. 사실이다. 오랫토록 사랑해왔던 연인과의 이야기를 쓴 수필이다.
Q. 그럼 그 연인은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도 되나.
A. 안타깝지만, 그연인은 이세상에 없다. 병으로 죽었다.
Q. 실례가 됐다면 미안하다, 자세히 들어볼수 있나.
A. 수필 속에 거짓은 없다. 재작년 그친구는 악화된 병세를 이기지 못하고 져버렸다.
Q. 그 연인은 어떤 사람이었나.
A. 여름을 닮아 싱그러운 친구였다. 순하게 쳐진 눈꼬리가 강아지를 연상케했다. 여린만큼 상처도 많이받았고.
Q. 지금 본인(도경수)에게 그 연인이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A. 내게는 또다른 여름이다. 또다른 싱그러움이며 평생 잊지말아야 할 이름이다.
Q. 그 연인에게 짧게 한마디 해달라. 하늘에서 보고 있을수도 있지않나.(웃음)
A. 사랑해, 여전히. 한순간도 너가 그립지 않은 적이없어. 너가 곧 내삶이고 빛이야 조금만 기다려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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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소설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죽고, 아프고...이런거에 페티쉬가 있나봅니다 ㅋㅋㅋ
곧 오백 아고물톡 들고오겠습니다! 암호닉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소설속 경수와 백현이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현실속 경수와 백현이는 물론이구요.
읽어주시는 모든분들께 사랑이 가득했으면 하는 작은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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