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징은 오늘 아침부터 굉장히 기분이 좋음.
원래도 가장 먼저 일어났지만, 평소보다 더 일찍 눈이 떠지는 바람에 아침상이 진수성찬임.
동생들을 깨울 때도 너무 나긋나긋해서 둘째는 소름끼쳐 바로 일어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는 꽤 빡빡해진 일정때문에 달리는 차안에서 멤버들 모두 골아떨어졌지만,
너징만큼은 창밖을 바라보며 콧노래를 흥얼거림.
너징의 기분이 왜 이리 좋은고 하니,
어제 드디어 데뷔 전에는 자주했던 버스킹의 허락이 떨어졌기 때문임.
"그렇게 좋아?"
"당연하지!"
"그래도 역시 좀 위험하지 않을까요,,?"
"응? 뭐가?? ㅇㅅㅇ"
막내가 걱정하며 말했지만, 너징 아무생각 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거리 공연 생각에 마냥 좋기만 한가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너징을 보며 셋째도 역시 걱정하는 듯이 말함.
"팬분들하고 가까이서 만나는 건 좋지만.. 혹시 안티라도 찾아오면..."
"언니가 다칠까봐 무서워요..ㅠㅠ"
오구오구... 이 이쁜 것들을 어떡하면 좋아...ㅠㅠㅠㅠㅠㅠㅠ
둘째도 내색은 안하려고 하지만 표정이 약간 안좋은게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나봄.
너징이 감동받아서 멤버들을 꽉 끌어안고, 토닥토닥.
멤버들은 불편한 자세에도 얌전히 안겨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걱정하지마! 사람 많은데서 무슨 일이 일어나겠어~"
너징은 활짝 웃으면서 멤버들을 안심시켰고,
드디어 저녁 6시 반.
버스킹은 8시부터 시작하기로 했지만, 조금 일찍 나가 주위를 살펴볼까 함.
좀 더 있다 가면 안되겠냐는 매니저오빠를 굳이 끌고 나온 너징은 기타를 등에 메고 총총총 걸어감.
뒤에 따라가던 매니저오빠, 너무 눈에 튀는 너징의 모습에 한숨 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이 왜 이렇게 없지...?"
"오늘 무슨 요일인 줄 알아?"
"... 월요일..."
"그러니까 없지."
힝... 다들 일이 너무 바빠서, 너무 피곤해서 밖에 나오질 않는걸까..
하필이면 사장님은 월요일에 허락해줘서 관객들이 많이 없을 것 같음.ㅠㅠ
그래도 나는 노래를 부를 것이다! 왜냐하면 난 노래를 부르고 싶기 때문이다.
7시 반쯤, 매니저오빠가 손수 차에서 버스킹 장비를 꺼내 연결해주었고
너징은 기타를 꺼내 조율을 하면서 간단하게 목을 풀었음. 아아~~ 흐으음~~~
공원 안에서 기타소리와 너징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함께 울려퍼졌고, 다행히도 그나마 지나가던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음.
한 명.. 두 명... 세 명... 8시가 됐을 땐 고작 5명의 관객을 데리고서 너징은 공연을 시작함.
일단 첫번째 노래는, 이번 레드슈즈의 타이틀 노래를 편곡한 어쿠스틱 버전의 'sunlight'
사실 이 노래는 원래 너징이 편곡한 어쿠스틱 버전으로 앨범에 실리기로 했었음.
하지만 원곡이 타이틀로 적합하다고 결정된 순간 어쿠스틱 버전은 빛을 보지 못한 채 꽁꽁 숨겨져 있었음.
그래서 항상 버스킹할 때 이 노래를 꼭 세상 밖으로 꺼내주고 싶다고 생각했음.
눈을 꼭 감은 채로 한 소절 한 소절 정성을 다해 부르며 열창을 함.
다시 눈을 떴을 땐 너징은 깜짝 놀람. 다섯명뿐이었던 너징 앞에 어느새 두배, 세배로 인원이 늘어나 있었음.
잠깐 멍해져서 눈을 꿈뻑거리던 너징은 박수소리에 정신을 차리며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꾸벅 인사를 함.
"어.. 안녕하세요. 레드슈즈의 징어입니다."
"꺄~~ 진짜 맞아!! 언니 저 팬이에요!!"
"야, 언니는 무슨. 너 징어보다 나이 많잖아!"
"닥쳐. 예쁘면 다 언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징과 가장 가까이 서있던 두 명의 여자분이 대화를 하는데 웃음이 터질 뻔.
그나저나 너징은 신기했음. 이 몇 안되는 사람들 중에서도 자신들의 팬이 있다는 게.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께서 바쁘신 시간을 저에게 주신 만큼 더 좋은 노래 불러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이번에 준비한 곡은요.."
너 사용법. 징어는 이렇게 사용해주세요.^^ㅎㅎㅎ
너징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한 관객의 폰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sns에 퍼짐.
장소까지 알려준건지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이 점점 많아졌고, 어느새 사람들이 너징 주위를 빙 둘러 구경하고 있었음.
졸지에 버스킹이 아닌 미니 게릴라 콘서트가 되어버림..ㅋㅋㅋ
이번에도 노래가 끝나자 박수소리가 들려왔는데 아까 전이랑은 차원이 틀림.
사람이 몰리자 너징이 안보여 앞사람을 막 밀치는 사람도 보임.
안전을 위해서 단단히 주의를 준 너징은 다음엔 뭘 부를까 고민함.
사실 너징은 세곡을 준비해왔는데, 벌써 마지막 곡을 부르기엔 이제 막 온 사람들이 아쉬울 것 같아서 부를 노래를 늘리기로 함.
하지만 들려주고 싶은 노래가 너무 많아서 쉽게 고르질 못하겠음. 너징은 관객들에게 신청곡을 받기로 함.
"여러분, 혹시 듣고 싶은 노래 있어요?"
"와! 왁!! 저, $☆.. ★Å. . §@"
이런.. ;ㅅ; 여기저기서 외쳐대는 바람에 뭐라고 하는지 잘 안들림...
너징이 직접 한 사람을 뽑아 듣기로 하고, 관객들을 살짝 둘러본 너징은 약간 마른 남자분을 직접 데려옴.
그 분에게 원하는 노래가 있냐고 물었는데 잠깐 망설이는 듯 하더니, 너징과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함.
헉! 솔직히 같이 부르자고 할 줄은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깜짝 놀랐지만, 원하신다면 당연히 들어들어야지요!
노래도 남성분이 원하시는 대로, 'All for you'를 불러보기로 함. 아는 노래라 다행임..ㅋㅋㅋ
너징이 잠시 코드를 떠올린 뒤 기타를 튕기며 먼저 노래를 시작함.
"사실은 말야. 나 많이 고민했어."
와우! 남자분, 노래 실력이 킹왕짱☆★
한소절을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너징이나 관객들의 표정이 기가 막힘.
목소리도 좋고, 기술도 뛰어남.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담담하게 부르는데 듣기 너무 좋음.
몇 달 동안 맞춰본 것처럼 화음도 딱딱 맞아 떨어지고, 관객들의 입에 서서히 미소가 피어오름.
"영원히 너만 바라볼게~"
"와아아아~~~"
"짱이다!!!!"
"멋있어요~"
노래가 끝나자마자 관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임.
임기응변으로 만들어낸 무대가 이 공연의 메인이 되어버린 듯함...ㅎㅎ
여기저기서 카메라에 찍힌 동영상들이 무서운 기세로 sns에서 계속 퍼지면서, 너징의 버스킹 공연은 그 열기가 점점 뜨거워짐.
아쉽지만 너징은 벌써 준비해왔던 마지막 곡을 꺼내야했음. 마지막 곡이라는 말에 여기저기서 탄성이 흘러나옴.
노래를 들어주신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너징은 끝까지 정성을 다해 노래를 불렀고,
약속대로 마지막 곡이 끝나는 대로 자리를 정리하고 돌아가려고 했음.
하지만,
sns에서 퍼진 동영상들은 팬들 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도 너징에게로 인도하고 말았으니...
"꺅!"
기타와 앰프를 정리하고 기타가방을 등에 매고서 일어난 너징에게,
갑자기 날아든 것은 바로 날계란이었음.
"..."
너징의 가슴팍에 꽂히며 날계란이 깨져 끈적한 액체가 흘러내림.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아직 상황파악을 하던 너징에게 또다시 날계란이 날아들었는데,
근처에 있던 매니저오빠가 간신히 너징을 잡아당겨 두번째 날계란은 바닥에 떨어짐.
"누구야?!"
매니저오빠가 계란이 날아온 쪽을 향해 소리를 쳤고, 다른 사람들도 깜짝 놀라서 범인을 찾아내려고 두리번거림.
너징은 그 때까지 넋이 나가 가슴에서 흘러내리는 계란을 바라보고 있음.
"우리 오빠들한테 꼬리치지마, 이 여우년아!!!"
"..."
"오빠들 앞에서 사라져!! 아예 죽어버려!!!"
ㅆㅂ, 잠깐만... 지금 너무 어이가 없어서 어떻게 반응해줘야 할 지 모르겠는데..
너징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소리난 쪽을 바라봄.
사람들이 모세의 기적을 불러일으키며 길을 비켜줘서 범인이 드러남.
15구 짜리 계란판을 들고서 너징을 째려보고 있는건 아주 어린 여자아이였음. 중학생정도..??
"너 뭐야?! 사람한테 왜 계란을 던져?"
"오빠, 잠깐만..."
매니저오빠가 잔뜩 화가 나서 여자아이에게 다가가 따지려고 하는 걸 너징이 말림.
저러다가 잘못해서 손이라도 잘못 나가면 큰일나니까...
주변 사람들은 쥐죽은 듯이 조용했음.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게 싸움 구경이라던데, 당사자는 정말 재미없네... ^^
너징은 여자아이에게 천천히 다가감.
"오빠들이라면.."
"뭐,뭐야! 왜 자꾸 가까이와! 머,멈춰!!!"
"그게, 제가 계란을 맞았는데. 이유도 모르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아서요.. ^^"
"우,웃어?! 내가 우스워?! 너,너가 자꾸 오빠들한테 꼬리를 치니까 내가 직접 벌을 준거야!"
"그러니까, 그 오빠들이 누군지 말해주지 않을래요?"
".. 에,엑소.."
하... 또, 또 그놈의 엑소타령이다.
진짜 엑소라면 진절머리가 나는 너징임. 도대체 얼마나 더 엮여야 떨어져 나가려는 건지..
이러다 평생 이렇게 엑소한테 휘둘려 살아야 하는건 아닌지 생각하니까 순간이지만 진짜 살기 싫어짐..
엑소에게 눈이 멀어 이렇게나 보는 눈이 많은 장소에서 겁도없이 이런 일을 벌인 이 어린 여자아이를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던 너징은,
"악! 자,잠깐만! 당신 누구세요?!"
갑자기 나타난 검은 티, 검은 모자에 검은 마스크까지 착용한 거무튀튀한 남정네에게 손목이 붙잡혀 무작정 끌려감.
손목을 꽉 쥔 채로 어찌나 걸음이 빠르던지 순식간에 인파에서 벗어남.
인적이 드문 곳에서야 걸음을 멈춘 남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너징의 손목만 여전히 꽉 쥐고 있었음.
너징이 먼저 남자의 등을 향해서 누구냐고, 이렇게 끌고 오면 어쩌냐고 소리를 치니까 남자는 그제야 뒤를 돌아 눈을 마주쳤음.
".. 도경수...?"
"미안.."
마스크를 벗으며 사과를 해오는 남자는 정말로 도경수가 맞았음.
너징은 너무 놀라서 말을 잇지 못함. 도경수가 왜 여기에...
그러다가도 곧 정색을 하며 강하게 도경수의 손을 뿌리치며 돌아섬.
이 양반아... 지금 제정신이세요....????
내가 누구들때문에 계란을 맞았는데, 그 원인인 당신이 거기서 그런 식으로 날 끌고오면 어쩌자는거야... ;ㅅ;
이제 엑소랑은 단 한마디도 섞고싶지 않았음. 이러다 또 다른 사람들 눈에 띄면 피곤해지는 건 또 너징이니까.
하지만 도경수가 다시 너징을 붙잡음.
"놔."
"얘기 좀 해."
"싫어."
"징어야."
"그만 좀 해! 제발 나 좀 그냥 내버려두란 말이야!! 진짜 사람 죽는 꼴 보고 싶어서 이래?!"
결국 악에 받쳐 크게 소리침. 그래도 도경수는 너징을 놔주지 않음.
다리를 다친게 그렇게 큰 잘못이었나.
모든게 다 그 때부터였다. 모든게 다! 그 때를 기점으로 엉망진창이 돼버리고 말았다.
그로 인한 아픔은 모두 너징의 몫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믿고 의지했던 친구들을 잃었다는, 그 마음의 상처가 너무나도 커서..
아예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했던 적도 있다.
그것을 깨버리고 다시 세상에 나왔다고 신께서 벌이라도 주는 게 아니라면,
지금의 이 상황은 나에게 너무나도 버거운 일이다.
너징의 눈에서 여태까지 꾹 참아왔던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리기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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