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징ㅇ... 어. 말해.
잠깐의 신호음이 끊기고 귀에 댄 전화기에서는 딱딱한 목소리가 들려옴.
전화를 건 너징은 혹시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인가 싶어서,
지금 통화 가능 하냐고 물으니까 말하라고 했잖아, 라고 또 딱딱하게 대답이 돌아옴.
우씨, 오늘따라 도경수씨가 왜 이렇게 딱딱하실까?
"지금 바빠?"
-아니. 왜?
"좀 만나."
-... 지금?
도경수가 이렇게 나오니, 너징도 단도직입적으로 말함.
근데 도경수의 목소리가 많이 당황한 듯 함. 나.. 만나기 싫은가...?
상처를 입고서 싫으면 말구... 라고 소심하게 중얼거리니 도경수가 급하게 말을 바꿈.
-징ㅇ.. 너, 지금 어디.
"난 숙소야."
뭐야.. 홍길동이야?
징어를 왜 징어라고 부르지 모태....☆★
거기다 어디야↗? 도 아니고 어디↘. 래. 쿠크가 바스락바스락.
며칠 잘해줬다고, 갑자기 이렇게 딱딱해지니까 마음이 갱장히 안좋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디서 봐.
"음.. X카페 아직 그대로 있나?"
-응. 몇 시.
"5시."
-응.
점점 짧아지는 도경수의 말에 기분이 상한 너징은 똑같이 짧게짧게 말함.
순식간에 대화가 끝나고 전화를 끊은 너징은 평소와는 다른 것 같은 도경수의 태도에 뭐야? 하고 폰을 한참동안 들여다 봄.
지금이 3시 10분이니까... 슬슬 준비해야겠다.ㅎㅎㅎ
간단하게 차려입고 4시 반쯤 숙소를 나선 너징은 나름 추억의 장소였던 카페를 찾아감.
도경수는 아직인가? 하고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면,
도경수보다도 눈에 튀는 인물이 너징의 눈을 동그랗게 만듬.
"징어씨! 오랜만이네요? 으하핳 'w' / "
"아.. 네... 안녕하세요.."
"떼놓고 오려고 했는데, 이미 너랑 통화한걸 알고 있더라고."
"나도 내 귀가 이렇게까지 좋은지 오늘 처음 알았어요~ 하핳"
"... 들키지 않으려고 일부러 남자랑 통화하는 것처럼 해봤는데, 이미 목소리를 들었던 모양이야."
"아."
그래서 그렇게 말이 짧았니...?
하지만 김종대는 그렇게 말하는 도경수를 잔뜩 비웃어줌.
'뭐래, 너가 남자랑 그렇게 통화한다고~~? 구라치지마라~!! 징어씨, 이거 완전 거짓말이에요!!' 라고.
남자한텐 아예 대답도 안해준다나 뭐라나. 침묵이 곧 대답이라고 말이다.ㅋㅋㅋㅋㅋ
도경수는 너징에게 고자질을 하듯이 얘기하는 김종대를 무시하고, 너징을 보고 물음.
"할 얘기가 뭐야?"
"아... 저... 그게..."
"응? 뭐야~ 혹시 내가 있어서 말 못하는 거예요~?"
"알면 좀 가, 종대야."
"아~ 왜!!! 나도 궁금한데~~~!!!"
"푸흐."
김종대의 찡찡거림이 이런거였구나.
처음 느껴보는 너징으로서는, 게다가 비타민까지 챙겨주던 이미지가 너무 강했기 때문에 더욱 재밌게 느껴짐.
웃음소리에 도경수와 김종대가 고개를 돌렸다가 너징을 멍하니 쳐다봄.
"왜요?"
"아니.. 확실히 웃을 때가 훨씬 이쁜 것 같아서요. ;] "
"... 흠흠, 지금부터 제가 하는 얘기는 들으셔도 되긴 하는데.. 뒷담화 좋아해요?"
"뒷담화요..?"
뒷담화라니까 김종대는 조금 망설이는 듯 함.
그러다가도 빠지기는 싫었는지 입술을 앙 다물었다가 풀고 대답함.
"괜찮아요. 저도 낄래요."
"같은 소속사 후배라도 정말 괜찮겠어요?"
"네? 같은 소속사 후배라니.."
"구미호 얘기겠지."
"아."
아.....??? 뭐예요..? ㅇxㅇ..........
김종대가 갑자기 멈칫하더니 테이블을 짚고 일어서더니 너징에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밈.
어.. 뭔가 잔뜩 흥분해 보이시는데... 혹시 후배를 뒷담화하겠다 해서 화나셨나?
그런데 김종대는,
"그럼 더욱 듣고 싶은데요!"
라고 함. 그것도 눈을 반짝반짝 빛을 내면서.
생각과 전혀 다른 반응에 놀라서 눈을 꿈뻑거리고 있으니까 도경수가 김종대의 옷 뒷자락을 끌어당겨 다시 자리에 똑바로 앉힘.
궁금한 표정으로 너징이 도경수를 바라보자 도경수는 작게 한숨을 쉬며 대답해줌.
"종대도 미호를 좋아하진 않아."
"정말요? 왜요?"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은 그다지 가까이 하고 싶지 않거든요."
설명은 김종대가 직접 해줌.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말하는 걸 보니 예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음.
그건 나중에 듣기로 하고, 오늘같은 황금같은 유일에 너징이 도경수를 불러낸 이유는
데이트나 하려고? 아니지. 아주 야심찬 프로젝트에 대해 발표하기 위해서.
"구미호," "탈수 프로젝트...?"
"응. 아주 탈탈 털어버리겠어."
주먹을 불끈 쥐고 이마에 핏줄을 드러내며 얘길했더니,
김종대는 으핳핳ㅎㅎ 하고, 테이블을 치며 웃어대고, 도경수는 바로 진지해져서 잔뜩 굳은 표정으로 중얼거림.
"구미호 탈수 프로젝트... 이름이 꼭 이래야 해?"
"뭐 어때~ 재밌고 좋은데~~"
"그럼 첸선배님도 이제 한 배를 탄 거예요. 경수오빠랑 저 좀 도와주세요."
"이상하다..."
"뭐가요?"
너징의 말에 김종대가 고개를 갸웃거림.
뭐가 이상하다는 건지... 아직 제대로 말 한 것도 없는데 벌써 태클을 걸어오네...
그냥 도경수랑 둘이서 할까봐...
김종대는 도경수를 가리키며 '오빠...', 그리고 이번엔 자신을 가리키며 '선배님...' 하고 중얼거리다가 너징을 보며 물어봄.
"이상하죠?"
"..."
"응? 이상한데~?"
"... 네, 오빠도 저 좀 도와주세요..."
"그래! 으하하항"
그래요, 사실 나도 선배님소리 불편해 죽는 줄 알았거든요.
잔뜩 올라간 입꼬리에 너징도 따라 웃게 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징의 계획을 설명하던 중에, 갑자기 도경수가 물어봄.
왜 갑자기 모든 사실을 밝힐 생각을 하게 됐냐고.
떠올리기도 싫지만 완벽한 서포트를 받기 위해서 두사람의 독기를 잔뜩 올려놔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
영화관에서의 일을 자세하게 풀어놓음.
구미호가 화장실에서 우리 막내에게 한 짓까지 아주 자세하게. (궁금하지? 헤헷)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움.
"정신이 나간건가."
"헐.. 오세훈, 이 자식이 장난하나?!"
"그.. 막내는 괜찮고?"
"우리 막내야 착해가지고 괜찮다고 하지."
도경수와 김종대 둘 다 경악한 표정으로 얘기를 듣다가
김종대는 오세훈의 행동에 분노하고, 도경수는 막내의 안부부터 물음.
도경수와 김종대는 구미호가 다리를 다쳤던 걸 진작 알고 있었음.
근데 그들 앞에서 구미호는 자신이 우리 막내에게 맞았다고 주장했던 모양임. ㅂㄷㅂㄷ
둘 다 구미호의 주장을 처음부터 믿지는 않았지만,
징어에게서 자세한 내막을 들은 두사람은 소름끼칠 정도로 무서운 아이였음을 깨달음.
그러니까 어떻게 된거냐면,
구미호가 막내의 뒤를 이어 자리를 떠고 화장실에 막 들어갔을 때 막내는 이미 볼 일을 다 보고 손을 씻고 있었다고 함.
그런데 구미호가 칸막이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바로 막내 옆에 섰다고 함.
손만 씻으러 왔나보다, 생각한 막내는 비누를 말끔히 씻어내어 손을 탈탈 털고 돌아서려는데 막내의 뒷통수에 대고 구미호가 그랬나 봄.
"그 쪽 멤버들은 원래 다 그렇게 뻔뻔해요?"
존나 뜬금없이 영문 모를 소리를 지껄인 구미호때문에 막내가 멈춰 네?? 라고 되물었는데,
구미호가 막내를 보고 한껏 비웃더니 이렇게 비아냥거렸다고 함.
"그렇게 얌전한 척 하면 세훈오빠가 봐줄 것 같았어?"
갑작스런 반말에 1차 황당, 뚱딴지같은 소리에 2차 황당.
막내가 못알아들으니까 구미호는 그것마저 재수없다며 욕까지 지껄인 모양임.
감히 우리 소듕한 막내에게... ㅂㄷㅂㄷ
그것도 모자랐는지 구미호는 막내 앞에서 너징을 헐뜯기 시작했는데,
어리둥절하던 막내는 너징의 얘기에 화가 나서 그만하라고 잠깐 언성을 높인게 다였다고 함.
그럼 너징이 화장실에 갔을 때 구미호는 왜 그러고 있었냐고 물었더니,
막내는 그 때 생각의 다시 소름이 돋았는지 창백해진 얼굴로 말해줌.
막내가 화장실에서 나가려는걸 지켜보던 구미호는 갑자기 발을 몇 번 구르더니,
화장실 구석에 세워져있던 대걸레의 밀대를 잡고 막내를 불러 멈춰 세운 뒤 자신의 다리를 힘껏 내리쳤다고 함. 진짜 미친년이잖아...ㄷㄷㄷ
그대로 주저앉은 구미호는 들고있던 밀대는 막내쪽으로 툭 던져놓고 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고 함.
너무 깜짝 놀라서 꼼짝도 못하고 얼어있던 막내는 바로 들어온 너징과 이어서 오세훈이 등장하자 구미호의 의도를 눈에 뻔히 보이는거지.
아예 상대도 하지 말라고, 또 찾아갔다가 언니 다쳐서 돌아오는 거 정말 싫다고 우는 막내를 두고 갈 수는 없는 노릇.
확실히 흥분한 채로 가봤자 해결되지 않을 일이다. 화장실에 cctv가 달린 것도 아니고.. 증명할 길이 없음.
그래서 너징은 잠시 비밀창고에 숨겨두었던 잔머리를 삐그덕삐그덕 가동함.
구미호를 사냥하려면 말이야. 그에 걸맞은 미끼라도 던져줘야 하지 않겠어?ㅋ
그 미끼를 덥썩 문 여우를 잡아먹는 거야 식은 죽 먹기보다 쉽지.
그나저나 얼마나 세게 쳤으면,
다리가 부러져 붕대를 감고 데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신인이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를까.
그러면서도 구미호, 걔. 앉아서 립싱크하더라. ㅉㅉ
너징이 짐작하건대,
예쁘게 짜준 춤 흐느적거리며 이상하게 만들어 욕 먹더니 욕 먹기 싫어서 일부러 다리 다쳐 붕대를 감고 다니는 모양인데, 이번 일로 더 욕 먹고 있음.
춤이라도 추면 그 핑계라도 대지, 앉아서 립싱크를 하는 가수라니. 애초에 구미호 데뷔가 말도 안되는 사건이었음.
"걔, 가만 두면 진짜 크게 사고칠 애야."
"그런 것 같다."
"그래서 그 전에 내가 도와주려고. 집으로 그만 돌아갈 수 있게."
너징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도경수가 팔짱을 낀 채 물었음.
"우리가 뭘 해야하는데?"
"별 거 없어. 경수오빠는 구미호랑 데이트 좀 해줘."
"... 싫.." "아주 잠깐이면 돼. 응?"
도경수가 단번에 거절을 할 줄 알고있던 너징은 말을 끊고 초롱초롱한 짱구눈빛을 시전함.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너징을 바라보다가 정말 고뇌가 섞인 한숨을 내쉬면서 결국 고개를 끄덕끄덕.
역시 도경수는 너징에게 약하다니까...ㅋㅋㅋ
김종대는 그런 도경수를 또 신기하게 쳐다보다가 '나는?? 나는나는???' 하고 묻는 눈으로 너징을 쳐다봄.
"오빠는 저랑 데이트."
"와~! 나 징어랑 데이트 하는거야???"
".. 왜 나는.."
"오빠가 하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구!"
"..."
또 투덜거리려는 도경수에게 얼굴을 바짝 가져가 검지를 얼굴 사이로 들며 강조함.
도경수의 마음이 이해됨. 그 성격에 얼마나 싫겠어... 그래도 연기를 해본 도경수를 구미호에게 붙이는 게 나을거라고 생각함.
그래서 단호한 표정으로 어르고 달래 잘 구슬렸더니 이번에도 도경수는 하는 수 없이 입을 꾹 다뭄.
너징은 주머니에 넣어둔 쪽지 한 장을 도경수에게 건넴.
"일단 경수오빠가 여기 룸카페로 구미호를 데리고 와줘."
"나더러 구미호랑 그런 좁은 공간에 갇혀있으라고.."
"아주 잠깐이면 된다니까. 내가 금세 구미호를 나오게 만들거거든."
"?"
"알아봤는데 여기 벽이 아주 얇아서 옆 방 소리가 다 들린다더라. 그 옆 방에는 우리가 들어갈거야. 그리고 어떤 대화를 나눌거거든. 그러니까 경수오빠는 구미호가 얘길 듣고날 쫓아나오게끔 여기에 데려와서 잠깐만 같이 있어주기만 하면 돼."
"무슨 대화를 한다는 거야?"
도경수의 질문에 너징은 아주 쌍큼하게 웃으면서 검지를 입에 가져다 붙이며 한쪽 눈을 찡끗.
"그건, 비밀이야."
-
본격적으로 구미호를 잡기 전에,
다음화는 특별편 한 번 갑시다.
그 주인공은 과연...? 두둠칫두둠칫.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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