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거 - 가을방학
으아 늦었다 늦었어-. 내 나이 서른…인데도 아직 훤칠한 남자친구가 없다.여중 여고에 여대까지 나온 나는 당연히 암자 만날 기회도 그럴 능력도 없었다. 덕분에 30년째 모태솔로라는 말도 안되는 타이틀을 달고 사는 나는 당연히 결혼할 상대도 없고 그런 내가 답답했는지 엄마가 등떠밀어 주선한 선자리에 나오게 된 나. 뭔들 어떻겠어 30년 모태솔로라는 이 꼬리표를 떼어줄 기적적인 남자라면 선자리라도 가야지. 동생이 남자친구랑 만날때 꼭 입고 나갔던 아이보리색 원피스를 슬쩍 꺼내 급히 입고 나오는 길. 후다닥 버스를 카고 만나기로 한 호텔로 들어서는데 뒤에서 툭툭 내 어깨를 두드리는 남자.
"저기요."
뒤를 돌아보니 전혀 모르는 남자. 나보다 좀 어려보이는데…. 민망한듯 주먹으로 입을 가리고 헛기침을 흠흠 하며 얼굴을 붉히는게 설마…. 짜식 드디어 니가 내 진가를 봐주는구나. 드디어 내게도 걸리는구나 더군다나 연하남이! 티내면 안 돼…. 비싸게 굴자 비싸게…. 도도한 척 모르는 척 왜요? 하고 대답하자 얼버무리는 그 남자. 그래 괜찮아… 어서 말해봐 전화번호 달라고….
"스타킹…"
"…에?"
"스타킹 올나갔어요."
"…"
"…"
"스타킹…이요? 전화번호… 아니고?"
"네, 오른쪽 종아리요."
헐. 망신망신 개개개개개망신!
*****
"아…근처 편의점 어딘지 아세요?"
"저기 건너편이요…"
"어, 어디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상태로 그 남자에게 묻자 건너편에 있다며 말해주는데 대체 어딨다는건지…. 건너편에 편의점이라곤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데…. 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는 내 말에 답답했는지 한숨을 푹 쉬는 그 남자.…좀 모를수도 있지 그렇다고 민망하게 한숨을 쉬냐 매너는 영 꽝이네. 그런데 저 남자는 뭐하는건지 아까부터 난감한듯 오도카니 서 있는데…가르쳐 주기 싫으면 말로 하던가.
"…저 그냥 제가 찾아볼게요."
"아니…아니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에?"
"…가요 그럼."
무슨 약속이라도 있는듯 초조한 표정으로 휴대폰으로 시간을 슬쩍 확인하더니 내 팔목을 붙잡고 호텔 문을 박차고 나가는 그. 그리곤 이리저리 두리번 두리번 주변을 살피다 생각이 났다는듯 횡단보도를 건너 편의점 안까지 데려다 주는 그. 뭐야… 매너 꽝이라고 한거 취소. 이렇게 데려다 주다니. 근데 안가고 뭐하는거지?
"…감사합니다."
"빨리 사요."
"…네?"
"빨리 사시라구요."
내가 스타킹을 들어 계산할때까지 편의점 계산대 앞에서 기다리더니 내가 계산을 하고 지갑을 가방에 넣자마자 또 급히 내 팔목을 붙잡고 호텔가지 데려다 주는 그 남자. 어색한 분위기에서 단 둘이 엘레베이터를 타는데 우연인지 아닌지 같은 층을 누른 우리. 저 남자도 여기서 약속이 있나? 어쨌든, 급히 스타킹을 가라신고 선자리로 나오는데 맙소사. 남자는 영 꽝인데다 선자리엔 40분이나 지각을 해 분위기도 별로였다. 그리고 몇마디 나누지 못한 채 남자는 약속시간에 늦는 여자는 싫다며 먼저 자리를 박차고 가 버렸고 나는 혼자 남았다.
"에휴…"
내가 항상 이렇지 뭐…. 남자복이 없어도 이렇게….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푹 쉬는데 옆자리에서도 남자가 선자리에 늦었는지 잔뜩 화난 목소리의 여자가 앙칼지게 늦는 남자는 싫다며 쏘아붙이고는 자리를 일어나 가버린다. 거 참 기막힌 우연이네. 나랑 똑같은 이유로 선자리가 파토나다니. 피식 웃으며 남은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는데 옆자리 남자가 일어나 내 맞은편에 털썩 앉아 내 커피를 뺏어 홀짝홀짝 마신다. 뭔 개같은 상황이ㅇ…어? 그 남자다.
"…책임져요"
"…에?"
"댁 스타킹 때문에 나 선자리 파토났는데 책임, 안져요?"
"…아, 아니 어떻게…"
"그쪽 전화번호면 될거 같은데"
"네? 무슨…"
그 남자는 표정변화 없이 책임지라며 내게 자기 휴대폰을 건내준다. 갑자기 삼류소설같은 상황에 잠시 놀라있다가 문득 그래, 아까 선보려던 남자보다 훨씬 나은 사람인데…. 하며 급히 번호를 찍어주니 탁 가로채 내게 전화를 걸고는 자기 번호라며 연락하라는 그. 뻣뻣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전화번호는 좀 부족한데…. 하는 그.
"…그럼 밥 한끼 할래요…?"
"아니요."
"…그럼 뭐…?"
"술 마시러 갈래요, 우리?"
당황스레 묻자 술마시러 가자며 내 손을 잡아 끌어 근처 바로 향하는 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랜만? 이에요. 일주일도 채 쉬지 않은거 같은데 그냥 급히 글 써봤네요.
가면 갈수록 졸려서 횡설수설이지만 그냥 예쁘게 잘 봐주세요. 슬럼프도 있을 수 있고, 어쨌든 그냥 계속 써 보려구요.
유치하고 정말 쓰레기같은게 나와도 그냥 전 제 글 쓰려구요.
이기적이고 욕심일 수 있겠지만 그냥 어떤 글이든 예쁘게 잘 봐주세요. 떠나지 말고..흑
단지 바뀐게 있다면 선수를 한명씩만 쓸 생각이예요. 한 주제로 여러 에피소드를 생각해내느게 어려운데다 거기서 거기라 그냥 아예 하나로 합쳐 글을 쓰고,
대신 글 양을 늘릴 예정입니다. 괜찮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