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GM: Lovely Day(Apink) 틀고 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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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이가 다가와서는 내 손을 잡았다.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잠깐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었다. 고개를 들지도 못하는 내 머리 위로 목소리가 들렸다.
"누나, 고개 좀 들어 봐요."
부끄러움을 억지로 막으며 고개를 든 순간, 한솔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대로 녹을 것만 같았다. 시선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저어, 한솔아......
내 말이 멈추기도 전에 한솔이는 손에 힘을 주어 나를 끌어당겼다. 바짝 붙은 몸에서 시원한 향이 물씬 풍겼다. 한솔이한테 자주 나는 향이었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맡은 것은 처음이었지만, 그래도.
"누나가 제게 어떤 존재인지 알아요?"
달았다. 금방이라도 한솔이에게 고백을 받을 것만 같은 상황에 내 심장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나는 조용히 한솔이만 쳐다보고 있었다. 이윽고 입술이 움직였다. 누나는요......
"호모 심비우스가 어떤 존재라고, ○○아?"
맙소사. 세상에.
꿈이었다.
![[세븐틴/최한솔] 특명: 최한솔의 철벽을 뚫어라!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91920/d90d99d25b66bd6a3e06f571f9e72d4e.gif)
특명: 최한솔의 철벽을 뚫어라!
written by. 하형
그래, 내가 한솔이...... 최한솔을 좋아하게 된 건 막 봄 냄새가 풍기기 시작하는 3월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입학식을 구경 겸 박수치러 갔다가 첫눈에 반해 버리고야 만 것이다. 그 넓은 공간 속, 눈에 띠는 건 오직 한솔이 한 명뿐이었다. 멀리서도 뚜렷하게 보이는 그 잘생긴 얼굴에 누가 안 반할 수 있을까. 선생님이 우리를 입학식 박수 담당으로 보내 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했다. 내가 6반을 다니는 터라 가까운 자리에서 박수를 칠 수 있었다. 이것도 어찌 보면 행운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같이 보러 간 친구들도 눈을 떼지 못하면서 감탄사만 연발했다. 1학년 6반 17번 최한솔. 이 말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았다.
망설이고 망설이다 한솔이를 보러 가기로 결심한 그날, 나는 무서운 광경을 봐 버렸다. 웬 여자애가 반 밖으로 한솔이를 부르더니 빨개진 얼굴로 말을 꺼냈다.
"한솔아, 나 너 좋아해."
주변에서는 환호가 잇달아 들려 왔다. 나름 귀엽게 생긴 아이라 주변에서도 응원해 주나 보다. 난 다른 곳은 바라보지도 못하고 한솔이의 뒷모습만 내내 쳐다보고 있었다. 잠깐 말이 없던 한솔이의 입이 열렸다.
"뭘 바라는데."
뭐, 사귀어 달라는 것 같은데...... 내가 마음 없는 애랑 사귈 골 빈 애로 보이냐? 그러고는 들어가 버렸다. 졸지에 복도에 주인 없는 고백을 하게 된 여자애는 주저앉아 울어 버렸고 그 아이의 친구들은 몰려나와 한솔이를 욕하기에 바빴다. 그러면서도 남자아이들과는 잘 지낸다고 들었다.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상위권에, 아무리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캐릭터다. 나는 그 차가운 거절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솔이를 좋아했고 그 사실은 나만의 비밀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그날 전에는 말이다.
그날은 이동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1학년과 큰 교실 하나에서 특강을 들었다. 정말 운이 좋게도, 우리 반은 1학년 6반과 함께 수업을 듣게 되었다. 아, 한솔이 볼 수 있겠다...... 머릿속은 한솔이로 가득했다. 왼쪽 첫 분단 앞에서 두 번째 자리에 앉은 한솔이를 몰래 쳐다보고 있었다. 받은 학습지에는 한솔이 보고 싶다, 한솔이 생각 중, 이런 말들을 나도 모르게 적어내려갔다. 한솔이, 한솔이.
"저기, 두 번째 분단 네 번째 줄. 그래. 너 짝꿍이 학습지에 뭐라 적었는지 읽어 봐. 뭘 열심히 쓰던데?"
"아, 네."
여전히 나는 한솔이를 조금씩 쳐다보고 있었다. 짝꿍이 내 학습지를 쥐고 일어나서야 나는 깨달았다. 아, 망했구나.
"한솔이 보고 싶다, 한솔이, 최한솔, 한솔이 생각 중."
이럴 때 자살이라는 말을 쓰나 싶었다. 고개를 못 들고 있는 내 위로 아이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야, 최한솔, 저거 네 얘기 아니냐? 친구들, 그리고 1학년들까지 낄낄댔다. 그 와중에 선생님도 웃음 가득한 목소리로 물어보셨다. 여기, 최한솔이라고 있니? 저렇게 절실하게 부르는데.
다들 웃기 바쁜 사이에 목소리 하나가 유독 선명했다.
"제가 최한솔인데요."
아이고, 애가 참 잘생겼네. 누나가 반할 만도 해. 나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수업 시간 내내 푹 숙인 고개를 종이 치고 나서야 들었다. 학습지로 앞을 가리며 나가려는데 뒤에서 한솔이의 목소리를 들었다. 웬, 이랬다. 다른 아이였다면 접고도 남았을 마음이 커졌다. 이왕 이렇게 공개적으로 좋아하게 된 것 누구보다 열심히 따라다니기로 마음먹었다. 그래, 나는 최한솔 좋아하는 2학년으로 통칭되기 시작했다. 오죽하면 친구들까지 아침이면 인사를 건넬 정도였으니. "야, 한솔이 꿈은 좀 꿨냐?" 나는 조용히 노트를 던졌다.
그렇게 소득 하나 없이 한솔이 뒷모습만 본 1학기가 지나 버렸다. 그동안 있던 다른 사건을 말하자면 이런 것이 있다.
1. 나는 학교 음악 동아리에 들어 있었다. 면접 당일 면접관인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최한솔입니다."
랩을 잘하는 한솔이였다. 독보적인 실력으로 한솔이는 우리 동아리의 일원이 되었다. 나에게는 좋은 일이다, 그것도 무척.
2. 같은 동아리끼리는 번호를 교환하고는 했다. 있다, 한솔이 번호, 내 폰에! 물론 연락은 못 하지만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고 감격이었다.
3. 한솔이는 여자친구를 단 한 번도 만들지 않았다. 그 철벽을 나에게만 치는 게 아니라 다행이었다. 나한테만 쳤다면...... 울었을지도 모르니까.
4. 2학기에는 축제가 있다. 우리 동아리는 단체와 듀엣 두 팀을 낸다.
나와 한솔이는 듀엣으로 나가게 되었다.
세상에. 지저스. 결정된 날에는 동네 분수에 500원을 던졌다. 감사합니다...... 보컬끼리 잘 어울린다고 부장 오빠는 그랬다. 그 순간부터 부장 오빠의 듣는 귀를 믿기로 결심했고.
지금 나는 한솔이가 올 동아리실로 걸음을 옮기고 있다. 첫 듀엣 연습이 잡힌 날이다. 실은 평소 귀찮다는 이유로 미루던 화장도 해 봤지만 친구들이 한숨만 쉬길래 급히 지웠다. 그래, 선크림이랑 틴트면 충분하지...... 문득 방금 나눈 문자가 떠올랐다.
[한솔아 어디야?]
[저 종례 들어요]
[아 ㅎㅎ 오늘 우리 듀엣 연습 있어!!!]
[이따 갈게요]
[그래 연습실에서 봐~]
정말 정없다. 그래도 저 짧은 메시지에 심장은 뛰었으니 할 말도 없다. 방음 처리가 된 동아리실 앞에서 숨을 골랐다. 하나하고 둘 딱 외치면 들어가는 거야, 스스로에게 다짐을 해도 긴장은 도통 줄지를 않는다. 좋아하는 사람과 둘이 있다는 생각이 자꾸만 얼굴을 달아오르게 했다. 아, 연습 시간 안 갔으면 좋겠다. 그렇게 온갖 난리를 떨며 문고리를 딱 잡았을 때였다.
"선배, 안 들어가고 뭐 하세요."
맙소사, 최한솔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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