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GM: Maybe(선예) 틀고 봐 주세요 ♡
많이 보고 싶었어요 늦게 와서 미안해요
*
데이트는 사람으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하늘 위로 붕 뜨는 듯한 감정도, 떨림으로 터질 것 같은 마음도, 또, 혹시 잘못할까 봐 내내 긴장한 마음도, 또......
아이고, 차가운 여름 비로 인한 감기를.
![[세븐틴/최한솔] 특명: 최한솔의 철벽을 뚫어라! 6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10/02/6/95c1a3a53cddda2099cb754df929bd04.gif)
특명: 최한솔의 철벽을 뚫어라!
written by. 하형
아침. 상쾌한 아침, 즐거운 아침? 어? 잠깐 머리가 멍하고 몸이 뜨거운 것 같다. 열병을 앓는 듯했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이불 속에 파묻힌 몸이 오슬오슬 떨렸다. 이거, 설마...... 감기인가. 문득 떠오른 것은 어제 공원을 거닐다 마주한 비였다. 이렇게 빨리 감기가 드나? 감기가 맞긴 한 건가? 고민은 길지 않았다. 어쨌든, 난 지금 몸이 떨리고 춥다. 차마 문 밖으로 나가기도 뭐해서 손으로 옆을 툭툭 건드렸다. 아, 찾았다. 휴대폰을 꺼내고는 어머니께 꾹꾹 눌러 메시지를 보냈다. 시간도 심지어 오후다.
[어머니,,, 소녀 몸이 좋지 않사옵니다 ㅠㅠ]
문이 벌컥 열렸다. 어머니는 내 배를 찰싹 치시며 말했다. 어제 늦게 기어들어 오더니, 아주 병치레까지 끌고 왔네! 난 어색하게 웃기만 했다. 투박한 말과는 다르게 걱정되는 얼굴이 보였다. 엄마, 나 아파...... 표정을 찡그렸다. 어머니는 혀를 두어 번 차시더니 죽을 끓여 주겠다 말하시며 방을 나가셨다. 혼자 남겨진 방 안이 오늘따라 넓고 추웠다. 이불을 몸에 꼭꼭 붙여 말았다. 흡사 이불 말이였다. 여름의 햇살이 이곳만 빼고 내리쬐는 듯하다. 눈을 몇 번 꾹 눌러 감았다 다시 떴다. 커텐으로 옅게 비치는 하늘이 밝았다. 곧 어머니께서 죽을 끓여 주실 것이다. 먹고, 잠깐 쉬고...... 아.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기억이 안 나.
머리를 끙끙 싸매고 있다. 감기에 걸렸는데 뭐가 그리 궁금한 거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도 답은 쉬이 나오지 않는다. 마른 입술을 몇 번 감쳐물었다. 에이, 모르겠다. 엄마가 죽 끓여 오실 때까지는 자야지. 눈 앞이 엷어졌다. 생각이 점차......
"얘, ○○○! 나와서 죽 먹어!"
돌아왔다. 어느덧 잠에 들었었나 보다. 평소에는 몇 바퀴를 구르고 또 뜬눈으로 잠잠한 대기를 버티다 잠들었는데, 역시 감기구나 싶다. 예, 지금 나가요! 평소보다 쌀쌀한 이불 밖으로 나섰다. 문득 춥다.
*
다시 이불 속에 파묻히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노곤노곤함이 몸을 덮어 왔다. 아, 한솔이는 괜찮을까. 어......
이것이었다, 자꾸만 거슬리던 게. 함께 비를 맞은 한솔이는 괜찮을까? 옆에 놓인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친구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것 말고는 없다. 메시지를 꾹꾹 눌러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한솔아 몸은 괜찮아???]
[전 당연히요 선배 어디 아파요?]
내가 실수했다. 생각 없이 보낸 문자는 나는 괜찮지 않다는 뜻을 포함했다. 메시지를 보내기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만 싶었다. 입술을 꾹 깨물고는 다시 글자를 적어내리기 시작했다.
[아니 난 괜찮지~ 그냥 날씨 춥길래 ㅠㅠ]
[집에 누구 계세요?]
[어머니 계시는데 왜???]
문자는 끊겼다. 답이 오지 않는 핸드폰을 괜히 무음에서 진동 모드로 바꾼 뒤 더 깊숙히 누웠다. 이불 속에 파묻은 몸이 문득 떨려 왔다. 왜 이러지? 아까는 순식간에 빠져들던 잠도 나를 비켜가는 듯하다. 따뜻한 이불로 몸을 돌돌 말고는 한솔이 생각에 잠겼다. 어제의 모습이 둥둥 떠오른다. 우리가 한 것은 분명 데이트였다. 그 사실을 깨달을 때면 더 붉어지는 볼을 감출 길이 없었다. 어제 우리는, 영화도 봤고, 밥도 먹었고, 그리고...... 한솔이가 데려다줬고. 아, 진짜 어떡해. 발을 동동 구르려니 이불에사 쿵쿵 소리가 났다. 그리고, 인조적인 음이 울렸다. 문자다. 그것도 한솔이의.
[잠깐 나올 수 있어요?]
[아프면 말고요]
[지금?? 잠깐만 금방 내려갈게]
이불에서 느릿느릿 몸을 끌어내었다. 마음은 튀어나갔지만 몸이 따라 주지를 않는다. 거울로 본 난 맨투맨에 트레이닝 반바지를 입고 있다. 꾸밀 수도 없는 상황이라 후드집업 하나를 더 걸친 뒤 조용히 문을 열었다. 모자를 꾹 눌러 쓴다. 안방에 계신 어머니는 드라마에 심취해 계실 것이다. 한솔이가 아래에 있다. 조금만 내려가면. 감기가 걸렸다는 사실을 잠깐 망각한 듯한 상태다. 이쯤이면 만병통치약이라 봐도 될 것 같다. 지금 내 모습은 말 그대로 폐인이다. 보지 않는 게 이미지에 나을 것임을 알면서도 보고 싶은 마음은 숨길 수 없었다. 온갖 생각으로 가득한 걸음을 옮겼다. 아, 저기 보인다......
"선배."
"아, 으흠, 큼, 응. 어쩐 일이야?"
한솔이는 검은 맨투맨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평범한 옷차림에도 빛나는 게 순간 넋을 놓고 볼 뻔했다는 건 절대 안 비밀이다. 목소리가 순간 갈라져 나오는 탓에 몇 번이고 헛기침을 했다. 살짝 올려본 시야에 한솔이가 있었다. 잠깐 꿈인 듯싶다. 역광이 밉다. 어두움에 가려진 한솔이의 표정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한솔이는 나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미안해요.
"감기 걸린 사람 불러내는 건 아닌데, 챙겨 주고 싶었어요. 어제 저랑 만나서 그런 거잖아요."
"아니, 그런 거 아냐. 그냥 관리 잘못한 탓이지......"
어두운 속에서 시선이 얽혔다.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한솔이의 입술이 달싹거렸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것 같다. 맞부딪힌 시선은 흔들리지 않는다. 조용히 입이 열린다. 춥죠, 들어가요. 멍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고마워, 한솔아. 기껏 챙겨 와 줬는데 아파서 얼마 말도 못 해 주고. 미안해. 이번에는 한솔이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괜찮아요. 응, 그럼 들어갈게. 천천히 발을 뒤로 옮긴다. 지금 팔에 걸린 검은 봉지가 자꾸 마음을 두드렸다. 한솔이가 준 것이다. 한솔이가. 문득 고마움에 몸을 돌렸을 때였다.
선배. 입 모양이 어렴풋이 보인다. 나는 응, 작게 대답했다.
"비슷한 일 있으면 저 불러요. 다른 데 투정부리지 말고."
고개를 끄덕였다. 입이 열리지 않는다. 그냥 한 번 더 고개를 끄덕이고는 걸었다.
아무래도 열병이 깊어질 것 같았다.
*
다들 좋은 일주일 보내셨나요 이번 화는 포인트를 받지 않겠습니다 짧은 분량에 느린 연재 거기에다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만 적어내린 글이라 많이 퀄리티가 떨어질 테니까요 바쁘다는 게 참 슬퍼요 아무래도 다음 편도 느리게 올라올 것 갑습니다 기다려 주셔서 감사해요 언제나 그리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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