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강선생님이라도 존중해줄 수 있는 마인드가 없다고요!!!!!!!!!!!!!
결국엔 참고 있던 평정심을 잃고야 말았다.
소리를 빽ㅡ, 하고 질렀다. 소리를 미친 듯이 지른 이유는 단순했을 터였다. 이 거지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발버둥이나 다름이 없었다. 속에서 우러나오는 무언가가 제 턱 끝을 아려오기 시작했다. 강선생의 말을 끊고 소리를 떡하니 질러서라도 억울함이 사리지지는 커녕 제자리를 떡하니 지키고 있었다. 그 맞닿은 시선 속에 담긴 음흉함이 너무나도 무서워서. 그 낯빛이 저를 떨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만 같아서. 강선생이 눈을 두어 번 깜박였다. 떡하니 열어놨던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이 날카로웠다. 괜히 살갗을 파고드는 느낌이었다. 시선이 또다시 맞닿았다. 여름이라고 하기엔 많이 지난, 그렇다고 가을이라고 치기에 이른. 딱 그런 시기에 부는 선선한 바람치고 날카로운 바람이었다. 금방이라도 티비를 틀어 날씨를 알려주는 리포터가 얼마 지나지 않아 태풍이 올 예정이라고 읊조릴 것만 같았다. 내 직감을 틀리지 않는다. 아무 말 없이 강선생은 눈만 깜빡이기를 반복했더랬다.
마주친 시선 사이로 보이는 강선생의 얼굴은 그리 못난 편은 아니었다. 그나마 조목조목 뜯어보면 볼만했다 이거다. 눈도 어느 정도 큰 데다가 코도 오똑하니 합쳐져 보이는 이목구비는 꽤나 뚜렷했으나 그 하나하나가 서로 조화롭지 못 해서 살짝 안타까움이 자아지는 건 맞았다. 몸매도 어느 정도 나쁘지 않…… 그렇다고 해서 결코 강선생의 계략 아닌 계략에 넘어간 건 절대 아니다. 네버. naver. 단지, 못난 부분도 없는데 왜 나한테 이러는 건지에 대한 확답을 찾기 위한 읊조림이라고나 해야 할까. 그러니까 내 말은 예쁘면 예뻤지 못생기진 않은 얼굴이었다 이거다.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저딴 주제에 대한 자잘한 변명거리를 억지로 만들고 있는 내가 존나 웃겼다. 며칠 동안 입안에 썩혀둔 콜라를 트림과 함께 뿜는 그런 느낌. 그냥 거지 같다고. 금방이라도 헛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미간을 좁힐 정도로 불쾌했다.
" ……뭘 존중해? "
" 강선생님!!! 빼지 말아요!!! "
" ……아니, "
" 그래요. 다 안다구요. 아무리 강선생님이라도 전 평범한 여자일 뿐이고…… 또, 보잘것없지만. "
절 좋아하시는 건 무리에요. 제가 아무리 예뻐도 그렇지.
이 본모습 그대로 낳아준 엄마가 원망스럽긴 처음이었다. 태생부터 이렇게 예쁘게 나아주니 남자든 여자든(?) 꼬이는 건 확답이 될 수 있었다. 는 무슨 시발, 개 못생김.
그래, 엄마가 존나 원망스럽다. 왜 이렇게 낳아줬는지. 왜 내 삶을 망쳐놨는지. 앞날 창창한 20대의 앞날을 왜 외모로 막게 만드는지. 왜 난 그 클럽 하나도. 그 중년들이 많이 간다는 나이트조차 갈수 없는 건지. 난 왜 평범한 사랑을 할 수가 없는 건지. 왜 이런 사랑을 해야 하는 건지. 솔직히 이 부분에 대해선 고충을 덜어놔야 하는 시점이 충분하고도 남았다. 오늘따라 섬세하게 발랐던 섀도우들이 하나하나 번져가는 느낌이었다. 아, 눈가가 뜨겁다.
까고 말해서 보잘 거 하나 없는 제 외모를 굳이 뽑자면, 중학교 1학년 때가 제일 리즈였다고 읊조린다. 한참 화장에 눈 뜰 시기에 이것저것 미친 듯이 쳐바르기도 하고 눈동자가 커져 보이기 위해 한순간의 개 눈으로 만들어주는 아주 획기적인 아이템이라고 널리 알려진 형형색색 렌즈들이 그때의 나이에서는 뭐가 그리 좋은지 주구장창 밤낮 거를 수도 없이 끼고 다니고. 그에 맞게 아이라인은 무조건 개같이 내리고. 워낙 갸루상 마냥 하얗게 분칠을 하고 다녔어야지. 오합지졸 한 이것들을 한마디로 종합해 말해서 그냥 얼굴이 일본의 개상으로 만들어졌던 그때가 다섯 손가락 안에 뽑을 수 있는 나만의 리즈였다 이거다. 어쩐지, 개 같이 생겼네라는 말을 많이 들었었는데, 몇십 년이 지난 이제야 그 이유를 알아차려버렸다.
횡설수설하듯 내뱉는 말속엔 모순이 담겨있었다. 다 맞는 말만 읊조렸던 거 뿐인데, 뭐. 얼마나 다급했으면 더듬지도 않고 미친 듯이 뿜어 낼까. 내가 이리도 당황한 적은 처음이었다. 손이 부들부들 떨림을 느꼈을 때. 아, 내가 진정으로 흥분했구나. 하고 생각했을 터였다. 흔들리는 눈동자를 바로잡았다.
" 김 선생 낮술 했어? "
" 낮술 하지도 않았고, 술도 안 할 거고. 강선생이랑 술도 안 마실 거고. 또……. "
" ……내가 왜 김 선생이랑 술을 마셔? "
" 그거야 강선생님이 저한테 작업 걸려는 하나의 수작, "
" 뭔 소리야 그게. 미쳤어? "
키워드는 이거였다. 아무도 없는 교무실. 둘만 존재하든 이 공간.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건 장담하건데, 당연했다. 강선생이 얼마나 무서웠으면 지르지도 않을 소리까지 질렀을련지. 어우러지기는 무슨, 뒤섞여 혼잡하게 정체도 알아볼 수 없이 뒤 섞여버린 속내를 다 뿜어낸 기분은 꽤나 상쾌했다. 존나 싫어하는 탄산수를 한 입에 탈탈 털어부어버린 느낌이라고나 할까. 탄산수는 그랬다. 맛대가리는 더럽게 없으며 입소문만 자자한. 향신소만 미친 듯이 넣으면 뭐하나 싶었다. 맛대가리가 거지 같은데. 탄산수 중에 톱탑이라는 사이다나 콜라 사이에 끼워주고 싶을 마음도 없었지만 탄산수는 입에 머금고 목구멍에 뒤로 넘기는 순간 입안에 맴도는 맛이 깔끔했더랬다. 바로 맛보고 뱉어버릴 욕구가 끓어올랐지만 끝까지 먹어보라는 동생 새끼에 의해 눈 감고 한번 삼켰는데, 상상만큼 충격적이었던 것치고 뒷맛은 진짜로 깔끔했다. 민트향을 먹어서 그런지 상쾌함은 더 배가 되는듯하게 입안을 감싸고도는 게 그냥 좋았다고.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선 뒷맛이 깔끔하게 떨어져 나가는 건 아니었다. 똥을 덜 닦은 것 같다. 뜬금없이 소리를 때 빨 질러버린 값을 치러야 하니 저절로 골이 울린다. 예? 하고 되물어 보는 건 한순간이었다. 무슨 저 키워드 들을 눈대중으로 훑어본 결과를 아무리 곱씹어 봐도. 합쳐지는 건 아무도_없는_교무실에서_단둘이_ avi. 이거였다. 그렇다고, 찍고 싶다는 소리는 아님.
" 난 그냥 수업 준비 좀 도와달라고 그런 건데. 왜 자꾸 이상한 말을 나부려. "
……예?
" 혹시 성격 파탄자야? "
" … …. "
" 병이 있으면 숨기지 말고 병원에 가. 김 선생 이러는 거, 진짜 적응 안 돼. "
정신병원 전화번호라도 줄까?
처음에 귀가 진정으로 병신이 되어버렸나 싶었다. 금방이라도 툭하고 놓아 버릴 것 같던 정신줄을 애써 부여잡았을 때의 강선생은, 도통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낯빛을 하고 저를 마주하고 있었더랬다. 눈동자가 요동침을 느꼈다. 필사 무언가가 뒤틀리기 시작했다는 걸 이제서야 깨달아버렸다. 왜 몰랐을까, 강선생의 시선에 안쓰러움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동정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날 또라이 취급해도 마땅한 눈빛이었다는 사실을. 방금 전 씨불였던 대사와 분위기. 이 전체 하나하나가 쓰레기도 아닌 성격파탄자 따위에 비유한다는 자체로 이해가 되기에 충분한 요소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어느새 제 데스크엔 여러 상자들이, 그 옆에 위치한 강선생이 상자 하나하나를 덧붙이고 있다는 팩트를 알아 버렸을 터였다. 대충이나마 눈대중으로 이리저리 살펴볼 때면 그냥 게시판을 꾸미는 각종 재료들 정도로 파악할 수 있었다. 확실히 년차 선배라 그런지 하나하나 재료들을 구해오는 손길이 저절로 감탄사를 불러일으켰지만 그 수가 어마어마하다는 거에 입을 떡하니 벌릴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 상자의 주된 원인은 바로 강선생이었음을 확답할 수 있을 때 강선생은 또다시 눈웃음을 얼굴에 치대기 시작했다. 어우, 웃는 건 더럽게 안 어울린다.
왜 굳이 내 책상에 올려놓나 싶었다. 저렇게 눈웃음을 치대면서. 공부는 어느 정도 했다며 자부할 수 있는 내 머리로도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 내가 과제가 너무 많아서 말이지. 김 선생이 좀 도와줄 수 있을까 해서. "
" … …. "
" 그래. 우리 김 선생은 똑똑하니까 다 알아들을 거라 믿어. "
" ……강선생님? "
" 책상 위에 재료들이랑 올려놨으니까 다음 주까지 꼭 해오고. "
그리고 돌려지지도 않는 눈동자를 삐걱삐걱 거리며 포커스를 옮겼을 땐, 보란 듯이 제 책상엔 종이 나부랭이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강선생이 또다시 손을 올려 제 어깨를 토닥거렸다.
[ 우리 김 선생 내 몫까지 파이팅! 고마워! 사랑해♥ ]
… ….
정말로 저에게 사심이 있는 게 분명했다.
" 시발, 진짜. "
" ……시스터. 지금 오라버니한테 화낸 거야? "
" … …. "
" 하나뿐인 내 시스터가……. "
다음 주부터 교무실은 어떻게 들어가야 하고, 어떤 모션을 취해야 하고…… 모든 게 문제였다. 오올. 에브리띵. 혀가 제 입에서 무의식으로 굴려지는 걸 느꼈다. 제 손에 들린 가위를 벽으로 내리꽂아버리고 싶을 충동이 이끌었다. 오늘이 지나고 내일이 찾아오면 병신 머저리 같은 강선생은 별일 아니라는 듯 대수롭지 않게 넘기겠다지만, 내가 문제였다. 내가!!!!!!!!! 그래, 쿨하게 넘기는 것도 좋지. 참으로 좋다. 지가 이 시대의 원더우먼이라도 되는 듯이 앞에선 폼이란 폼은 존나게 잡아놓고 뒤에선 귀 싸대기처럼 미친 듯이 갈궈대는 이 행동이 강선생의 단점이 문제라 이거였다. 또다시 핫초코까지 상납금 바치듯 일정하게 바치지 않으면 제가 생각하는 모든 시나리오가 강선생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건 확신할 수 있는 아주 정확한 상황이었다. 아마, 뒤에서 까대기 실력은 뒷골목에서도 알아줄 거다. 강선생은 유치원 내에서도 입이 싸기로 명성이 자자했다. 오죽했으면 친하지도 않은 이 선생이 다가와 쉬쉬 거리며 강선생이랑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귀띔을 해줬을까. 이 유치원에 종사한지 1년 정도가 지났지만, 제가 오기 전 같이 생활했던 선생님들의 말 없는 고충들의 제 귓가에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주옥같은 내 인생. 솔직히 해도 해도 이런 수치 폴은 제 인생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만큼이나 위대할 수밖에 없었다. 요즘 한강물 따뜻합니까.
그래, 내 인생이 다 죶같지 뭐.
선에 따라 곱게 접어 두었던 색종이를 장인인 마냥 한 땀 한 땀 조심스럽게 가위로 자르기를 반복했을때, 드리워지는 수치플에 의해서 뱉었던 혼잣말이 화근 아닌 화근이었다. 곧바로 제 앞에 펼쳐지는 개판이 머리가 돌 지경이었다. 늘어난 티와 빨간 트레이닝 복을 갖추고 전형적인 백수의 모습을 보여주는 일명, 김준면. 개새끼는 금세 눈가에 눈물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아주 대조적으로 보이는 풍경이 퍽이나 웃겼다. 브라운 박사 머리에 까치집을 매달고 지 닮은 토끼 인형을 끌어 안고 있는 모습이란 정말로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썅, 달래는 거 존나 힘든데. 김준면과 시선이 닿았다. 이게 다 저 쌍둥이 시발것들 때문이다. 추임새만 안 보탰으면 이 지경까지 이르진 않았는데. ㅂㄷㅂㄷ. 키득키득 거리는 쌍둥이들을 흘겨보기 시작했다.
글루건과 스티로폼 재질에 여러 모양들까지 그렇게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건만, 제 말은 똥으로 밖에 듣지 않았나 보다. 이미 스티로폼은 반쯤 나뉘어져 바닥과 형성화를 이르고 있었고 색종이들은 이리저리 널브러져 한 미술의 작품을 연상케하는 존나게 눈물겨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하, 시발. 유치원에서 몰래 빼온 글루건과 고체 본드는 이미 사라져 보인지 오래요, 원장 카드로 비싸게 긁은 가짜 화초와 화분들은 이미 개똥벌레가 좋다고 쫓아올 같은 모습을 연상케 했다.
김준면. 나이 31세. 키워드는 존나 찌질이. 개 찌질이. 이 시대의 위대한 찌질이.
계란 한판을 채우고도 남는 나이를 불구하고 아주 외모가 빼어났다. 좋은 유전자는 다 가로챈 주제에 이 집안에서 일명 김태희라고 자부할 수 있는 엄마의 유전자까지 쏙 빼닮은 김준면이 김씨네 집안에서 장남이었다. 엄마 아빠는 오빠한테 모든 걸 몰아줬다. 머리도 좋아, 공부는 존나 잘해. 직장도 좋아, 얼굴도 잘생겨. 피부도 더럽게 하얗다 이거다. 유전자 몰빵 시발. 돈도 어느 정도 버는 데다가 성격도 젠틀하니 김준면이 어디들 가던 여자가 따라다니기 마련이었다. 사람이 진짜로 착해. 사람이 이성이 있으면 본성이 있다고 했다. 솔직히 까고 말해서 김준면은 앞에서나 뒤에서나 모든 게 착했다. 여자한테는 어찌나 매너가 쩔던지, 근처를 지나가다 갑작스레 들린 김준면네 회사에서의 김준면은 건물 사이사이마다 여직원들의 담소 거리의 주제였다. 김준면의 이상형은 무엇이며, 김준면의 매력의 종점은 어디이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퍽이나 웃겼다. 집에선 까임의 대상인 김준면이 사회에선 우대받는 존재라니. 그렇게 자부하는 매력 덩어리가 가지고 있는 단점들을 금방이라도 여직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상 찌질이에다가 시스콤.
이름이 성격 값을 하기 시작했다. 김준면. 처음에는 엄마 아빠가 시골 촌구석에서 지은 줄 알았다. 흡사, 워낭소리에 나오는 손주 이름 같음을 연상케 했다 이거다. 지가 시골 소년인 마냥 자연과 어우러져 존나게 우는 모습이 처음엔 아빠도 엄마도 나도, 온 가족이 적응이라곤 개미 똥만큼 되지도 않았다. 얼마나 낯설었으면. 한 번은 그런 적이 있었다. 김준면이 초등학생 때 였을거다. 쌍둥이 새끼들이 서로 합작을 해 집안을 온통 쑥대밭으로 만들 때 김준면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남몰래 눈물을 흘렸다고 엄마가 그랬었다. 그 이유는 뭐랬더라, 지 새끼들이 아름답게 뛰어노는 모습이 마치 초원의 캥거루 같다 그랬나. 그 속에 담긴 김준면의 소울이든 뭐든 그딴 거 필요 없이 방관하던 죄로 쌍둥이와 함께 존나게 얻어터졌다는 게 함정 아닌 함정.
찌질이는 원래부터 알고 있었다만 시스콤은 제가 성인이 된 후에야 알게 됐다. 이제는 대학생이랍시고 자취할 거라는 내 말에 김준면의 그 표정은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었다. 김준면이 미쳐 날뛰고 있다고. 진정으로 미쳤다고. 진지할 날이 없는 쌍둥이들이 대뜸 찾아와 궁서체로 말했다. 제발 살려달라고. 처음엔 당연히 무슨 뜻인지 몰랐다. 주어는 얻다 팔아먹었냐, 시발. 미국에 살고 와서 그런지 중간중간에 영어를 섞는 꼴이 정말로 웃겼다. 미숙하기는 개뿔 코리아타운에 죽치고 짜져 있었던 주제에. 고급스러운 영어는 또 몰라도 조잡한 영어들만 골라 문장에 섞는 그 기분이 진짜로 거지 같았다. 완성되지 않는 문장 가지고 치고 나오는 게 꼴보기 싫어서, 저 쌍둥이 새끼들을 구제해주고 싶은 마음은 일제히도 없었다지만 이어 들려오는 말들 중 시스콤병이 오지기 시작했다는 팩트에 가히 충격을 들이 마신 거나 다름이 없을 정도로 벙찜을 낯빛에 그대로 들어내 보였다. 지금 술 쳐먹고 누나만 찾는다니까!!! 만 연신 난발하며 쌍둥이들은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김준면은 무슨 성격의 소유자인지 모르겠다.
아, 한가지 파악한 게 있다면. 김준면은 감정 기복이 더럽게 심하다.
김준면은 특이하게 나랑 단둘이 있을 때에는 시스콤을 동네방네 티 내진 않았다. 그냥 남몰래 뒤에서 지켜보는 짝사랑 같은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나랑 있을 때만 조용하면 뭐해, 시발. 그게 더 싫음. ㅂㄷㅂㄷ. 조선이 중국에게 바치는 조공인 마냥 자꾸만 이것저것 사서 퀵으로 보내주는 건 기본이오, 한번 들린 내 오피스텔에는 한 달 이상이나 죽치고 생활하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김준면의 어록에 이어 올 때마다 형형색색 보따리를 여러 개 짊어지고 들어온다는 게 함정이었다. 사람이 착하면 다 퍼준다더니. 자기가 해외로 출장을 갈 때 제 생각해서 샀던 각종 먹을거리며. 화장품이며. 옷이며. 나라마다 특산품들이며. 미친 듯이 지르고 온 그 결과물은 오로지 내 소유였다. 해외로 나갔다 한들, 가족들의 선물들을 사 오기 마련인데 김준면은 고개 하나 끄떡하지 않았다. 언제는 엄마가 올때 비싼 화장품이라도 사 와보라며 귀뜸을 해준 말에 김준면이 웬일인지 고개를 대충 끄덕였는데. 그럼 그렇지, 사온 화장품들은 나에게로 돌아왔다. 불효자 새끼. 오늘도 휴가라는 핑계 하나로 인형들만 잔뜩 사서 집에 찾아온 김준면이 미워졌다. 빨리 꺼져줬으면 좋겠다. 제발.
" 울음 좀 그쳐. 형이 자꾸 질질 짜니까 여자가 안 꼬이는 거야. "
" … …. "
" 어떤 미친년이 찌질이한테 자진해서 데이트 신청이라도 하겠어. 무슨,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야?"
" … …. "
" 속담도 있잖아. 똥이 무서워서 피해? 더러워서 피하지. "
" 누나도 그래. 형 닮아서 매일 질질 짜니까 남자가 없지. "
" … …. "
" 그러니까 밤마다 우리 좀 때리지 말라고. 우리 잘못이 아니라 형 누나 탓이야. 그렇게 태어난 걸 후회하라니까?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뭐 이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줄 아니? 10 새끼야?
묵언 속에 담긴 소리를 나는 들었다. 언제 족칠까. 김준면의 눈매가 매섭게 변해버렸다. 물론, 나도 포함. 가만히 있는 나는 왜 건드리나 싶었다. 들고 있던 가위를 바닥으로 세차게 내리꽂았다. 예예! 개판이다! 김준면이 들고 온 보따리 속 고개를 빼꼼 내민 개 인형이 월월 하고 짓는 것만 같았다. 드디어 정신병이 오지는 건가. 아침부터 거실에 죽치고 앉아서 해봐도 일은 줄어들 기미가 1 도 보이지 않는데, 혈육이라는 동생 새끼들은 허구한 날 시비나 틀고, 오빠라는 새끼는 토끼 인형 만 들고 질질 짜는 이 상황은 정말로…….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애써 가다듬으며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 ……그믄흐르. "
(그만해라.)
" 사실인 걸 어떡해. "
" 부정은 무한의 긍정이랬어, 엄마가. "
" ……그믄흐르고 해따. "
(그만하라고 했다.)
아아, 어머니.
이 새끼들에게 아주 좋은 걸 가르치셨군요…… 아아, 잘못된 교육으로 인해 벌어진 이 상황을 보세요…….
미국이 프리덤을 외치는 나라라는 걸 나도 잘 알고 있다. 저 새끼들은 미국물을 먹이는 게 아니라 유치원에 처넣어야 했다. 아주 오래전에 떠들썩 하던 유치원 사건의 그 시점에서 유치원으로 보냈어야 했다. 나는 몽둥이로 개 패듯 미친 듯이 팼으면서 어릴 때부터 공부랍시고 미국으로 보낸 개새끼들을 오구오구 키운 엄마 잘못이었다. 그래요, 이제부터 교육은 제가 시키겠어요. 어머니.
제가 몸을 일으킴에 따라 달려오는 눈동자들을 떨쳐냈다. 저, 시발 새끼를 어떻게 죽쳐야 잘 죽쳤다고 소문이 날까. 허공을 가로지르며 손으로 위로 올렸다. 오늘따라 보이는 뒤통수가 참으로 동글동글해 보인다.
"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 애를 왜 때려? 이거 인권침해네. "
" 넌 닥쳐, 김태민. "
" 누나가 뭔데 김태민한테 그래? 차라리 나한테 뭐라고 해! 우리 태민이는 아무 잘못 없어! "
" ……종인아! "
" 너네 둘 다 잘한 거 없으니까 입 다물어. "
꼴에 쌍둥이라고 감싸주기는…….
존나 눈물겨운 가족 상봉 다큐멘터리를 제 눈앞에서 실현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사회는 국수사과 할때 사 인거 밖에 모르는 새끼들이. 무슨 인권침해. 김준면도 어지간히 웃기나 보다. 끈끈이 마냥 붙어있던 쌍둥이 새끼들을 때어내던 김준면이 웃는 얼굴에서 나긋하게 욕을 읊조렸다. 오, 성시경의 잘 자요 이후로 이렇게 감미로운 목소리는 처음이다.
김종인. 김태민. 나이 20세. 이란성 쌍둥이. 키워드는, 죽이고 싶다.
우리 집안에서 쌍둥이가 나온 건 참으로 놀라운 사실이었다. 외가나 친가에서도 쌍둥이라고는 일제히 찾아볼 수도 없는데 그 쌍둥이가 마침 우리 엄마 뱃속에 있다니……. 처음엔 미친 듯이 좋았다. 제 주위에서 보지도 못 했던 쌍둥이들이 곧바로 실현된다는 사실에 들뜨기도 했고 내 동생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밤잠을 설친 것도 그러했을 터였다. 얼마나 좋았으면 그 어린 나이에 김준면과 손을 잡고 방방 뛰었을까. 김준면과는 4살, 쌍둥이들과는 7살 터울인 것도 어마어마한 데다가 내 밑으론 동생이 생길 거라는 걸 상상치도 못했는데. 그랬는데!!!! 마침!!!!! 엄마 뱃속에!!!!!! 쌍둥이가!!!!!!!
솔직히 이 새끼들은 어릴 때부터 미국으로 유학을 가는 바람에 자세한 정보는 최근에서야 알았다. 다만 아는 사실을 몇 가지 읊조리자면. 엄마 아빠 돈, 김준면 돈, 내 돈으로 코리아타운에서 미친 듯이 잘 먹고 잘 살았다는 사실. 그래서 그런지 이 새끼들은 뇌에 주름이 없어 보였다. 프리덤만 주구장창 외치고 온 새끼들답게 한국 간의 사람과 사람의 상관관계에 틀을 알지도 못 했다. 뭐만 하면 요, 와썹맨. 거리며 주구장창 혀를 굴리는 것도 문제요, 나이가 훨씬 많으신 할아버지한테도 다가가 지랄 염병을 떠는 게 문제였다. 그냥 미국에 죽치고 살았으면 하는 내 바램은 이루어질 리가 없지. 하. 내 인생. 가족 상봉을 한지도 어연, 3년. 이 새끼들의 본성은 당연히 어마어마했다. 몇십 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엄마의 말에도 빨리 마중이나 쳐 나가라는 엄마의 닦달에도 굽신굽신 거리며 공항으로 마중 나갈 때 한 손에는 캐리어 카트 다른 손에는 치즈 볼 통을 양손 가득 짊어진 모습에 이어 슬리퍼를 질질 끌며 헬게이트를 빠져나오는 모습이 입을 다물 수 없을 만큼이나 충격적이었고 많이 낯설 거라며 잘 챙겨주라는 엄마의 말은 몇 분 뒤에 온통 거짓말이라는 걸 깨달았다.
아주 비글 새끼들이 따로 없었다. 제 오피스텔에 도착하자마자 개새끼처럼 없는 꼬리를 미친 듯이 흔들며 집안을 뒤지기는 물론, 소파에 드러누워 영어로 밥이나 가져오라는 새끼들과의 첫 만남을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는 아주 신선한 충격의 현장이었다. 그냥 공항 근처에 있는 지하철에 떨구어 주고 왔어야 했다. 시발.
" 그래, 누나. 입에 모터 달았어? 입 좀 다물어. 형이 시끄럽데. "
" … …. "
" 너 닥치라고, 너. "
" … …. "
" 뒤질려고 환장을 했네, 태민이가. "
" … …. "
" 식탁에서 150개 * 빠따 맛보기 싫으면 저기 가서 무릎이나 꿇어. "
" ……빌어먹을 세상. "
* 빠따 몽둥이 (매)
여자로 성전환수술을 하던가 해야지. 김태민이 작게 읊조렸다.
" 누나. "
" … …. "
" 누나. "
김종인과 김태민을 보기만 하면 화가 미친 듯이 끓어올랐다. 이래서 사람이 화병이나 혈압으로 죽는다는 사실이 뇌리 속을 빠르게 스쳤다. 사람이 미우면 미운 정도 든다는데. 시발, 맞는 말은 하나도 없다. 정은 무슨, 초코파이 마냥 씹어 먹어라 시부랄. 널브러진 색종이들 위로 김준면에 의해 무릎을 꿇고 있는 김태민의 머리를 세게 갈겼다. 너네만 보면 울화통이 터져, 내가. 이 새끼들이랑 미운 정이 들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 개년아. "
" 뭐? "
" 전화받으라고, 썅. "
귀에도 순대 쳐넣으니까 저 모양이지. 허구한 날 돼지처럼 먹지나 말고 이비인후과나 가.
순대는 먹지도 못하는 게. 김종인의 입에서 나오는 욕에 등짝을 한 번 더 갈궈줄까 싶었지만 제 앞에 있는 김태민을 한 번 더 갈궈준 뒤에 소파 위에서 보란 듯이 소리를 뿜어내는 휴대폰으로 포커스를 급하게 옮길 수가 있었다. 흐엉, 나한테만 그래. 김태민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거실 내부에 울려 퍼졌다. 김태민 저 새끼는 치고 빠질 때는 언제고 마지막엔 존나 울더라. 급격히도 굳어지는 미간을 숨길 수도 없이 미친 듯이 낯빛에 표출해냈다. 찌질이 새끼. 소파로 옮기는 발걸음을 재빨리 재촉했다.
" 누군데. 엄마야? "
" 내가 어떻게 알아. "
" 어우, 말하는 꼬라지봐. 아주 일진이 다 되셨네. "
" 닥쳐. 신경 거슬리게 하지 말고. "
[ 뭐 하는 새끼인지 1도 모르겠는 무개념 ]
… ….
썅?
" 방금 누나한테 뭐라고 했어, 김종인. 뭐? 개년? "
" … …. "
" 여기 한국이라고 말 예쁘게 하라고 했을 텐데. "
" … …. "
" 형이 지금 백인 아저씨로 보여? "
" ……그, "
" 누나가 백인 뚱뚱이로 보여?! 부엌에 있는 햄버거가 맥도날드로 보여?!!!!!!!!!!!!!! 어?!!!!!!! "
" 형아……! "
" 안되겠다. 너 따라나와."
" … …. "
"너는 니 형이 혼나는데 가만히 있어도 못할망정, 눈깔을 왜 그렇게 떠. "
" ……아니, "
" 너도 따라 나와. "
a private talk. |
본의 아니게 많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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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아이유 변우석 이사진 ㄹㅈ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