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 - 당신이 따뜻해서 봄이 왔습니다
안녕.. 여러분... ㅎㅎ
너무 늦게 왔지...? 사는게 뭔지... 인생이 뭔지... 방학도 술렁술렁 지나고 개강한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이제서야 와서 미안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우리 잘 지내고 있어! 안 싸우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그 동안에 중요한 일이 있긴 했는데...ㅎㅎㅎㅎ 잔말말고 얘기 하라고? 알았어!
민석쌤 부모님도 뵙고, 민성 언니도 자주 만났고, 민석쌤 친구들도 많이 보고.
나는 민석쌤의 주위 사람들도 알게 되었고, 그 사람들을 통해 내가 알지 못했던 민석쌤의 어린 시절까지도 많이 알게 되었어.
" 민성이가 자꾸 너랑 또 술 마시고 싶다고 해서 죽을 맛이야. "
" 왜요~? 난 좋은데! "
" 너도 바쁘고 나도 바빠서 자주 못 만나는데 민성이를 왜 만나. "
" 에이, 그래도 요즘은 좀 자주 보잖아요. 오빠 학교 시험기간이라서. "
" 서여주, 진짜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지. "
" 나 미워요? "
" 으휴. "
민석쌤이 한숨을 푹 쉬면서 내 손을 꼭 잡았어.
" 말이 그렇다는 거지, 내가 어떻게 널 미워해. "
그러면서 꼭 저렇게 사랑스러운 말을 해준다니까 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
그 말에 실실 웃으니까 민석쌤이 더 활짝 웃었어.
" 오빠는 나 미워하면 큰일날 걸요? 내가 준면 오빠랑 백현 오빠랑 세훈 오빠한테 들은게 많은데 나 미워하면 다 불어버릴거야. "
" ...걔네한테 대체 무슨 소릴 들은거야? "
민석쌤 동공 지진 ㅋㅋㅋㅋㅋㅋㅋㅋ 민석쌤은 그 날 술 마시고 난 이후로 기억이 없어서 그 분들이 내게 어떤 얘기를 했는지 매우 궁금해하면서도 불안해했어.
^^ 전혀 불안해할 필요가 없는데 말이지 ㅋㅋㅋ 음... 아마 들으면 민석쌤이 많이 부끄러워할지도? ㅋㅋㅋㅋㅋㅋㅋㅋ
" 오빠의... 치부... 뭐 그런거? "
내가 웃으면서 얘기하니까 민석쌤 귀가 빨개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걔네는 진짜 무슨 소리를 했길래 네가 이렇게 까지 놀리는거냐며 ㅋㅋㅋㅋㅋㅋㅋㅋ
알면 부끄러워할텐데~~~
" 다시는 못 만나게 할거야. "
민석쌤의 결연한 표정 ㅋㅋㅋㅋㅋㅋ 가끔 보면 민석쌤 엄청 귀엽단 말이지 ㅋㅋㅋㅋㅋㅋ
" 맘대로 안 될걸요? 앞으로 엄~청 자주 볼건데? 오빠 친구들. "
" 너도 나한테 네 친구들 보여준 적 없잖아. 그러니까 안 돼. "
" ...어... "
민석쌤이 장난조로 웃으면서 말했는데.. 순간 엄청 당황한거 있지.
생각을 해보니까 그런거야. 난 민석쌤한테 내 주변사람들을 소개해준 적이.. 없잖아. 물론 영지나 두준이 종대도 내 주위사람이긴 하지만, 민석쌤도 공통적으로 알고 있고.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 지냈던 친구들, 가족들, 대학 친구들. 민석쌤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잖아.
심지어 난 민석쌤 부모님까지도 뵀는데 말이야.
" ...왜 그래? "
그런데 민석쌤은 정말 아무런 뜻 없이 말을 한 거였나봐.
당황한 내 표정을 보더니 손을 더 꼭 잡고는 조금 굳은 표정으로 왜 그러냐고 묻는거야.
"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
멋쩍다는 듯 웃으면서 아니라고 하니까 민석쌤이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어.
그런데 그 순간에도 별별 생각이 다 드는 거 있지. 혹시 민석쌤이 섭섭하진 않을까, 라는 그런 생각.
민석쌤도 내 주위사람들, 내가 어떻게 자라왔는지 궁금할텐데.
" 혹시 내가 방금 한 말 때문에 그래? "
" ... "
민석쌤이 입을 꾹 다물다가 생각 났다는 듯 조심스럽게 물었어.
혹시 내가 방금 한 말 때문에 그래? 라고.
하긴 그 말을 듣자마자 엄청 당황했으니... ㅋㅋㅋㅋㅋㅋㅋ
민석쌤이 잡고 있던 내 손을 쓰다듬으면서 묻는데 ㅋㅋㅋㅋㅋㅋ 난 그게 또 너무 미안한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랜만에 만나서 꽁냥꽁냥 거리고 있었는데 나혼자 갑자기 급 진지해져선 ㅠㅠ
" ...아니... 그냥... "
그래도 민석쌤한테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하면 민석쌤도 신경이 쓰일 것 같아서 조심스레 운을 뗐지.
" ...나는 오빠 친구분들도 보고 부모님도 뵙고... 민성 언니도 봤는데... "
" 응, 그런데? "
" 오빠는... 아직 한 번도 못 봤잖아요. "
" ... "
" ...미안해서. 갑자기. "
내 말이 끝나고 민석쌤을 흘긋 보니까 민석쌤을 여전히 내 손을 매만지면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더라고.
나도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면서 민석쌤을 훔쳐만 보고 있는데 민석쌤이 갑자기 씨익 웃더니.
" 그게 그렇게 미안했어? "
" 네...? 아니... 어... 그냥... 그냥 방금 전에 생각해보니까. "
" 나 괜찮은데. "
" ... "
" 왜 그런걸로 미안해해. 아직 때가 아니어서 그런거지, 뭐. 내 주위사람들은 만날 기회가 많았잖아. "
" ... "
" 민성이도 내가 엄청 취했을 때 만날 수 밖에 없었고. 부모님도 어쩌다보니 우연히 만난거고. "
민석쌤이 여전히 내 손을 쥔 채로 웃으면서 말하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섭섭해 하기는 커녕 아직 때가 아니라서 그렇다는 말에 더 미안해진 거 있지 ㅠㅠㅠㅠㅠ
" 다 우연히 만난거였잖아. "
" ...그래도... "
" 앞으로 만날 날도 많은데, 차차 알아가면 되는거 아니야? "
" ... "
" 어차피 나는 지금 네 모습이 제일 중요한데. "
" ... "
" 그런게 무슨 상관이야. 나처럼 우연히 기회가 돼서 만나는 것보다 정식으로 소개할 때가 되면, 그 때 보여줘도 안 늦어. 여주야. "
" 오빠...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뭔데 김민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면서 또 웃고는 집에 데려다 줄테니까 가자고, 너도 과제 있지 않냐면서 손을 꼭 잡고선 일어나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심 장난 아니고 숨 멎을 뻔 했어...
그러고보면 나는 민성언니를 얼떨떨한 상태에서 처음으로 만났고, 당황한 상태에서 민석쌤 부모님을 뵀었잖아.
그런데 민석쌤은 내 가족들, 내 친구들에게만큼은 그런 기회가 아니라 정식으로 인사를 하고 싶었나봐.
" 안 갈거야? 또 과제한다고 밤새면 어떡해. "
" ..아, 가, 가요. 가. "
" 하여튼 못 말려. 이런 걸로 미안해하지마. "
" ... "
" 나 너랑 엄청 오래오래 볼거니까. "
엄청 오래오래. 그 단어에 내 입가에도 다시 미소가 피어났어.
평생, 오래오래 볼 사람. 김민석.
" 많이 피곤했나보다. "
" 아... 미안해요. 추했죠, 많이. "
후... 사실 과제랑 시험 공부때문에 며칠을 꼬박 새고 민석쌤을 만난 뒤였던 터라... ㅋ...
민석쌤이 집까지 데려다주는 내내 잠을 잤어...
눈을 뜨니까 민석쌤 얼굴이 제일 먼저 보여서 부끄럽더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나... 얼마나 추했을까...
" 추하긴. "
" ...안 추했어요? "
" 조금.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변했어... 김민석... 맨날 나보고 변했다고 하지만... 김민석도 많이 변했어... ㅂ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말에 발끈해서 귀엽다고 해주지, 좀. 이라니까 민석쌤이 할 수 없다는 듯 귀엽지, 우리 여주. 하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줬어.
" 개가 된 기분이에요. "
" 귀엽다고 쓰담쓰담해줘도 말이 많네, 서여주? "
" 김민석 애완견 된 기분이라니까? "
" 차라리 애완견이면 얼마나 좋아. 맨날 너네 집 앞에서 안 헤어지고 우리 집에 데리고 들어갈 수 있으면. "
" 내가 강아지 였으면 좋겠어요? "
" 강아지였어도 엄청 이뻤을텐데. "
" 나 오빠 강아지였으면 오빠랑 결혼 못 해요. "
" ...강아지 못 되면 얼른 졸업해서 나한테 시집 오든가. "
그러면서 내 이마에 살짝 입술을 댔다가 떼는 민석쌤 ㅋㅋㅋㅋㅋㅋ 내가 간지럽다고 하니까 민석쌤이
그럼 입술에다가 해줘? 입술은 간지럼 안 탈텐데. 하고 능글맞게 받아치더라.
어휴... 김민석 이렇게 능글 맞은지 알았던 사람~~~~~~~?
" 졸업 전에 데려가면 내가 완전 도둑놈이겠지? "
그러다가도 진지하게 졸업 어쩌고 저쩌고 결혼 어쩌고 저쩌고 혼자 쫑알대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데 이렇게 귀엽냐 ㅋㅋㅋㅋㅋ 으이구~~ 민석 어린이 나랑 그렇게 결혼하고 싶었어요~~~? *^^*
" 나랑 그~렇게 결혼하고 싶어요? "
" 넌 아니야? "
" 음... 뭐... 아직 새내기니까.. 좀 더 즐기다가... "
" 어쭈, 서여주. "
" 결혼 혼자 하는거 아니거든요~? 오빠가 하고 싶대도 내가 싫다고 하면 못 해요~ "
장난끼 가득한 목소리로 말하니까 민석쌤이 어이없다는 듯 웃고는 깔깔대던 내 볼을 잡고 덥썩 입을 맞췄어.
음.. 좀... 깊게 맞췄지.. 입을... 음.. 뽀뽀와... 키스.. 그 사이... 라고 해야하나... 부끄럽구만 홍홍
" 자꾸 이런 식으로 튕기면 이렇게 혼낸다. "
" ...능글 맞아, 진짜. "
사실 말은 틱틱 댔지만 엄청 부끄러웠어.
우리 집 아파트 앞 주차장에서, 그것도 저녁 무렵의 차 안에서 이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청.. 부끄러울 수 밖에...ㅎㅎ
" 안 보내주고 싶은데 과제 있다니까 여기까지만 해야겠다. "
" 칼 같네, 칼. "
" 나라고 뭐 보내주고 싶은 줄 아나보네? "
" ...ㅎㅎ... "
그 말에 내가 손 잡고 손등에 소리나게 뽀뽀하니까 민석쌤이 웃으면서 얼른 가라고, 가는거 보고 출발하겠다면서 인사해줬어.
알겠다면서 아쉬운 맘 달래고 내린다음에 손 흔들면서 조심히 가라고 하니까 민석쌤이 고개 끄덕이더라.
그러고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 ...여주야? "
...어디서 많이 듣던...
내가 지난 21년간 듣던...
목...
소...
리...?
" 너.. 지금 누구 차에서 내린거니? "
뒤를 돌자 보이는...
" 누나, 혹시 남친 차야!? "
...Aㅏ...
" 여주야, 너 오늘 도서관 갔다 온다면서. "
...지져스...
" 와, 서여주 능력 좋다! 이 차였던가? "
...그리고... 방금 전 내가 내린 차에서 달칵하고 차 문 소리를 내며 나오는...
" ...아... "
" ...누구...세요? "
" 안녕하세요. "
...김민석...☆
결국 민석쌤도 우리 집에 같이 들어왔어.
분명히 좀 전에 민석쌤이 우연한 기회가 아니라.. 정식으로 소개 할 때 뵙고 싶다고 했는데... ^^
역시 사람은 우연이 인연이 되고 인연이 운명이 되는거야, 그지?! 는 무슨!!!!!!!!!!!!!!!!!!!!!!
집안 분위기 개! 살! 벌! 해!!!!!!!!!!!!!!!!!!!!!!!!!!
" ...차 한 잔 들어요. "
장을 보고 온건지 엄마가 주방 식탁 옆에 비닐 봉지들을 내려놓고 왠지 모르게 침착해 보이는 민석쌤에게 차를 내왔어.
민석쌤 옆에는 내가 안절부절한 채로 앉아 있고 맞은 편에는 아빠가 앉아있고... 서태형은... 냉장고 옆에 삐딱히 서서 민석쌤을 흘긋 쳐다보고.
" 고맙습니다. "
엄마가 민석쌤에게 차를 내 주고는 아빠 옆에 앉았어.
원래 민석쌤이 앉는 자리가 늘 태형이가 앉던 자리였는데... 새삼 민석쌤이 앉으니까 기분이 이상하기도 하고 머리가 터질 것 같기도 하고...
" 여주가 남자친구 있다는 소리를 안 했었는데. "
엄마의 딱딱한 목소리가 주방에 울렸어.
민석쌤이 차를 마시다 말고 내려 놓곤 이해한다는 듯 나를 한 번 보곤 엄마한테 말하기 시작했어.
" 어머니께서 걱정하실까봐 여주가 말씀을 안 드린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일찍 찾아 뵙고 인사드렸어야 했는데. "
" ...언제부터 만난건가요? "
아빠가 궁금하다는 듯 물으니까 민석쌤이 시선을 돌려서 예의 바르게 답했어.
그런데 그 순간에도 난 심장이 터질 것 같은거야... 내가 민석쌤 부모님을 뵀을 때 만큼이나.
사실 미안하기도 한게 ㅠㅠㅠㅠ 내가 민석쌤을 1년이나 넘게 만났는데 난 우리 가족한테 남자친구가 있다는 말 한 번도 꺼낸 적이 없었거든.
묻지도 않아서 대답할 이유도 없었고, 나도 요즘은 계속 바빴으니까.
" 1년 조금 넘었습니다. "
" ...허. "
아빠가 기가 차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봤어. 뜨끔...
왜 말 안했냐는 듯이, 배신감에 가득찬 표정으로.
" ...아빠... 그게.. "
" 됐어... "
아빠의 씁쓸한 표정. 자식 다 키워봤자 소용 없다는 듯한... 저 눈망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빠 ㅠㅠㅠㅠㅠ
내가 말 안하고 싶어서 안 한게 아니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
" 보니까 나이도 꽤 있는것 같은데. "
상처받은 아빠를 뒤로 하고 엄마가 굳은 표정으로 말을 꺼냈어.
하지만 민석쌤은 당황하지 않고 조곤조곤, 원래 그랬던 것 처럼 답했지.
" 올해 스물 아홉입니다. 여주에 비하면 제가 나이가 많아서 여주가 쉽게 말씀 못 드린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
민석쌤은 다 자기 탓이라는 듯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어.
민석쌤이 미안할 건 하나도 없는데 말이야. 엄마 표정을 보니까 여전히 굳어있더라.
아무래도 나이가 스물 아홉이라고 하니까...
" 그럼 직장 다니고 있겠네요. "
" 네. 고등학교 선생님입니다. "
" ... "
" 작년까지 여주가 다니던 재수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다가 올해부터 학교로 옮겼습니다. "
" ...그러면.. 혹시... "
냉장고 옆에 서있던 태형이가 경악에 가득 찬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어.
너 설마, 작년부터 연애한거면... 학원에서 선생이랑...? 이라는 표정으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네, 여주랑 학원에서 만나서 그 때부터 사귀게 됐습니다. "
" ... "
" ... "
집안 분위기가 갑자기 싸해졌어...ㅠㅠ...
어디서 네가 저렇게 나이 많은 남자를 만났나 했는데... 라고 표정으로 말하는 엄마.
고개를 푹 숙이는데 민석쌤이 손을 잡아줬어.
그러고는 걱정하지마, 라고 손등에 손가락으로 크게 써주더라.
" 그래도 학원에서 여주랑 연애하거나 이러진 않았습니다. 제가 물리 담당이라 여주를 만날 일도 잘 없었고, 공부에 방해 안 되도록 노력을 많이 했었거든요. "
" ... "
" 여주도 그래서 가족분들께 쉽게 말 못 드린 것 같습니다. "
" ... "
" 죄송합니다. 이제야 인사 드려서. "
" ... "
" 여주 나이가 이제 스물둘이고, 제가 스물 아홉이라 많이 걱정하실 건 알지만 "
민석쌤이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한 글자 한 글자 내뱉었어.
믿어달라는 눈빛, 나를 많이 사랑하고 있으니 믿어 달라는 눈빛으로.
" 저 절대 여주랑 가볍게 만나는거 아닙니다. "
" ... "
" 그랬으면 시작도 안 했을거고, "
" ... "
" 이 자리에서 가족 분들께 이런 말씀도 못 드릴 겁니다. "
" ... "
" 저, 여주 정말 많이 사랑합니다. "
나에게 하는 고백과는 조금 다른,
가족에게 하는 나에 대한 고백.
" 못마땅하실 거 알지만... "
" ... "
" 한 번만 믿어주세요. "
" ... "
" 이런 말 하는 저, 당연히 못 믿으시겠지만. "
" ... "
미안했어.
나는 민석쌤의 존재를, 내 남자친구의 존재를 한 번도 알린 적이 없어서 엄마랑 아빠, 그리고 태형이가 받아들이는 충격이 엄청나게 컸을텐데.
그리고 그 충격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사람은 민석쌤일텐데.
민석쌤의 부모님이 나를 쉽게 받아들였던 건, 민석쌤이 나에 대한 사랑을 보여줬기 때문인데, 나라는 존재를 알고 계셨기 때문인데... 나는.
나는 가족들에게 말한 적이 없었잖아.
" 여주랑, 오래오래 만나고 싶습니다. "
" ... "
" 이렇게 인사드리고 싶지 않았는데, 이렇게 인사드리게 돼서 너무 죄송하지만. "
" ... "
" 오히려 저희가 1년 넘게 만나면서 여주에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거, 누구보다 잘 아실테니까 "
" ... "
" 앞으로 여주에게 행복한 일만 만들어줄테니까 "
" ... "
" 믿어주세요. "
확신에 찬 어조.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는 듯 나의 불안을 깨버리는 김민석.
여전히 엄마 아빠는 굳은 표정을 풀지 못하고 한숨을 쉬고, 태형이는... 조금 감동 받은듯 존경의 눈빛으로 민석쌤을 보고 있었어.
" 엄마, 아빠. "
나도 모르게 민석쌤의 말에도 대답 없는 우리 부모님을 불렀어.
" 나.. "
" ... "
" 절대 이 사람이 부끄럽거나 헤어질 생각이 있어서 남자친구가 있단 말 안한거 아니야.
그냥... 걱정할까봐, 내가 작년에 얼마나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 받았는거 아는지 엄마 아빠가 아니까 그럴까봐 말 못한거야. "
" ... "
" 나 민석 오빠 진짜 많이 좋아해. "
" ... "
" 1년 넘게 만났어도 처음보다 더 많이 좋아해. "
이제는 내가 김민석에 대한 고백을 내 가족들에게 하는 시간.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소개하는 시간.
" 나한테 늘 잘해주고 늘 내편이 돼주는 사람이야. "
" ... "
" 엄마 아빠가 헤어지라고 해도 나 못 헤어져. "
" ... "
" 앞으로 지금보다 더 오래오래 볼 거야. "
" ... "
" 내가 부족하면 부족했지, 오빠는 하나도 부족한거 없어. "
내 말에 엄마가 여주야, 하고 작게 불렀어.
" ... "
" 헤어지라고 우리가 어떻게 말하겠니. "
" ... "
" 네 인생이고 네가 좋다는데. "
" ... "
" 그냥 엄마랑 아빠가 이렇게 한숨을 쉬는건... "
엄마가 흘긋 민석쌤을 보고는 고개를 떨궜어.
" 네 남자친구가 좋은 사람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
" ... "
" 그냥... 뭔가 허해서 그래. 허해서. "
" ... "
아빠가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어.
" 너 이렇게 많이 좋아해주는 분이고, 너도 좋아한다면 아빠는 그걸로 됐다. 그냥 갑자기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일이 일어나서 놀랜 것 뿐이야. "
" ...죄송해요... "
하긴, 엄마랑 아빠도 얼마나 충격에 잠겼을까.
내가 1년이나 만난 남자친구가 있단 사실에.
이럴 줄 알았으면 말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부모님에게도, 민석쌤에게도 너무 미안했어.
민석쌤을 흘긋 보니까 민석쌤이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주더라.
"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 제가 자주 찾아 뵙겠습니다. 오늘 갑자기 이렇게 인사드려서 제가 더 죄송해요. "
" 아니에요. 우리가 더 미안하죠... 환영해주지는 못할 망정 이런 표정으로 처음 만나게 되고. "
" 아닙니다. 어머니, 괜찮아요. 미안해하지 마세요. "
민석쌤이 싹싹하게 웃으면서 말하니까 엄마도 그제서야 픽 웃었어.
그러고는 복 받은 줄 알어, 이런 사람이 어딨데... 하곤 자리에서 일어섰어.
" 저녁은 먹었어요? "
" 아, 아직 안 먹었습니다. "
" 그럼 저녁이라도 먹고 가요. 장도 보고 해서... 해줄 건 없고 밥이라도 먹여야 내 맘이 편할 것 같아서. "
" ...그럼... "
" 그래요, 형! 드시고 가세요! 우리 누나 1년이나 만난다고 고생이나 했는데! "
" 서태형? "
태형이가 신이 나서 민석쌤 팔을 잡고 흔들길래 아랫 입술 꾹 깨물고 부르니까 민석쌤이 호탕하게 웃었어.
네, 그럼 해주시는 대로 먹고 갈게요. 감사합니다. 하고 예의바른 인사를 덧붙이곤.
태형이는 반짝거리는 눈으로 민석쌤 보고 있고 아빠도 이제야 좀 표정을 풀고는 민석쌤한테 이것 저것 물어보고.
나도 한숨 돌리곤 엄마 옆에 가서 일을 돕는데 엄마가 나지막하게 말하더라.
" 잠깐 봐도 좋은 사람 같더라. "
" ... "
" 너 사랑하는거 눈에 많이 보여. "
" ... "
" 나이 많아서 처음에 좀 걱정했는데, "
" ... "
" 너랑 나이 비슷하다고 해도 믿겠다. 관리 좀 해, 서여주. "
" 엄마! "
" 큭큭. "
엄마가 이제는 마음이 놓이는지 농담까지 던지는거 있지 ㅋㅋㅋㅋㅋ
국을 끓이다가 문득 뒤를 돌아봤는데 민석쌤이랑 태형이랑 아빠는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웃으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더라.
아마 저게, 한 5년 뒤 쯤엔 엄청 익숙해질 풍경이 아닐려나?
고마워요.
우리 가족한테 그런 확신을 보여줘서.
사랑해요.
앞으로는 더 많이 좋아하고, 사랑할게요.
더보기.. 더봐줘요... 사죄할게.. 미안해여.. 여러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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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 육오삼은 또 사약을 받아야겠군요...^____________________^.... 바빴다는 핑계를 하긴 싫었는데... 제가 요즘 정말.. 바빠요... 제 생활이 없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시간 나면.. 맨날 자요... 피곤해서...
조ㅣ송해여... 봐주세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러다가 정말 한달에 한편씩 쓰겠어!!!!!!!!!!!!!!!!!!!!!!!!!!!!!!!!!!!!!!!!!! 정신차려 유고삼!!!!!!!!!!!!!!!!!!!!!!!!!!!!!!!!!!!!!!!!!!!!
휴... 네... 앞으론 일찍 오도록 노력하겠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여 여러분... 그리고 큐엔에이 하기로 했는데 질문이 많이 없어서 여기다가 같이 할게요!!!!!1
줌면님이 첫 질문을 던져주셨습니다...! (줌면님이 질문 안했으면 큐엔에이 있었는지도 까먹을뻔 ㅎㅎㅎㅎㅎㅎㅎㅎ저란 여자 ><)
Q. 불마크는 정말 없는건가여? (진지) A. 와 답하기전에 제가 진짜 방금 오열할뻔 ;;; 제가 딱 큐엔에이를 적고 잇는데 다 날라간거에요! 괜찮겟지 하고 임시저장글을 눌렀는데... 51분전ㄲㅔ 저장이 되있더라구요? ^ㅠ^정말 무덤이 있다면 들어가고 시ㅍ은 심정이었는데 다행히 제가 복원키를 알아서 복원했어요! 음하!!!!!!!!!!!!!... 큼... 일단 답을 할게요.. 불마큼는 작가의 역량이 딸리는 관계로 첫불마크 암시글이 나왔떤 것 처럼 그렇게 나올거에요... ㅇㅕ러분 다 어떻게 하면 부ㄹ마크가 되는지 알자나여? ^^상상해요 우리. 저 둘은 성인이에요!! 19금짓을 모두 할 수 있다구!!!
..네 그래서 업다구요... 없어... 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
두번째는 두구둑둑두굳굳굳구!
Q. 예전부터 궁금했던 건데 소재는 어디서 영감을 받으셨나요? 작가님 교대생이세요? A. 예전에~~~ 큐엔에이를 햇을때 소재 영감을 어디서 받았냐는 질문이 잇엇는데용! ㅇㅅㅇ!!! 모든 소재는 경험에서 보통 나오는게 아닐까요? .....EXPERIENCE★ 그리고... 교대 안다녀요~~~~~~~~~~~~~~~~~ 교대랑 연관이 있긴 합니다 껄껄
세번째는 존닌선배께서 질문하셧습니당
Q. 종인이는 언제 나오는거죠...? (눈물) A. ....존닌선배께서 질문하신 것 답게 종인이를 애타게 찾으시네요... 종인이는 곧 나와용 곧!!!!!!!!!!!!! 글고... 완결을 향해 달려가는 물리쌤...! 종인인ㄴ 곧 나온다면서 언제 나옭 것인가!!!!
Q. 민석쌤이랑 여주는 결혼하나요? A. 민석이는 저랑 결혼합니다 (진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죄송... 할까 ㅁ라말까~~~~~ 분위기상으론 할 것 가튼데 원래 식 들어가기전까지 아무도 모르는거에요! 종인아! 결혼 엎어버렷!
큐엔에이 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ㅣ송해요... 질문 한 것도 가물가물 하시죠...? 휴... 저란 여자.. 걍 때려주세요.. 길가다가 제가 누군지 아시는 분들 때리세요 *^^* 홍홍! 익명 인스티즈 사랑합니다~~~~
...ㅋㅋ... 조ㅣ송해요.. ㅇ까 날릴뻔 해서 지금도 가슴이 쿵쾅쿵코아 뛰어요... 54편은 빨리 돌아올 수 있또록 하고..
이번편은 사죄의 마음을 담아 전원 답글 달아드릴게요 사랑해요 여러분 워아이니 띠께로 내 사랑을 받아버렷!
암호닉
시우밍 / 문돌이 / 델리만쥬 / @고3 / 매력 / 뽀리 / 간장 / 핑쿠핑쿠 / 찝적이 / 시우슈 / 뜨뚜 / 유레베 / 체리 / 암행어사 / 도라에몽 / 뀨르릉 / 이과생 / 재간둥이 / 츄파츕스 / 종대찡찡이 / 슘슘 / 꾸꾸 / 소녀 / 뿜빠라삐 / 초코 / 시카고걸 / 슬리퍼 / 트윙귤 / 요거트 / 슈사자 / 열연/ 딸기요정 / 멜팅 / 모카 / 초무룩 / 약혼자 / 쥬즈 / 러블리 /힘찬이 / 익인1 / 버블 / SH / 너구리걸 / b아몬드d / 으하힝 / 됴랑 / 도동 / yjin / 시하 / 타앙슈욱 / 제이 / 뚜벅이 / 랴랴 / 스티치 / 밀면 / 낭군 / 셜록 / 요정 / 초코칩 / 부릉부릉 / 우울 / 레몬티 / 이연 / 우럭우럭 / 윰 / 시선 / 알람시계 / 이야핫 / 홍홍 / 이퓨리 / 샤넬 / 밍쏘쿠쿠 / 으니 / 촤핳 / 겨울 / 산딸기 / 방부제 / 황자도나롱 / 나랑드 / 봐봐 / 밍쏙 / 민석쌤 / 슈슈 / 됴롱 / 아쿠아♥ / 퓨어 / 흑심 / 칭칭 / 너는봄 / 0618 / 복숭 / 곶감 / 물리짱 / 슈얌 / 오덜트 / 줌면 / 와플집사장 / 루아 / 메리딸기 / 고답이 / 존닌선배 / 민트초코 / 똥백현 / 뚱이 / 봄봄 / 원이
P.S 여러분 정말 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심으로.. 이제 돌아온 저를 반갑게 맞이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죄송하고 사랑합니다... 독방에서 물리쌤 글이 없어졌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건 여러분이 검색을 잘못하신겁니다 (진지) 완결도 안 났는데 지우고 가면 그건 제가 지운게 아니라 해킹당한 걸거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물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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