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레이첸] 그가 만들어준 오르골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9/0/d/90d62149ee6c45ffc796b72a65988db5.jpg)
그렇게 좋아? 사탕을 물어 볼록해진 종대의 뺨을 톡톡치며 이씽이 말했다.
응, 난 막대사탕이 제일 좋아! 과자보다 초콜렛보다 더- 좋아!
단호하다 못해 비장한듯 두 손을 불끈 쥔 종대가 말했다. 그 귀여운 모습에 이씽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알았어. 안뺏어 먹을게. 대신, 양치질 잘해야 돼
이씽의 조금은 엄한 목소리에 종대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았어.
그가 만든 오르골
Lay, Chen
끼이익-
오랜만에 집에 들어온 종대가 눈을 감고 조심스레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흐읍- 집안 가득이 떠다니던 그의 냄새가 폐의 안쪽 깊숙한 곳까지 들어차는것 같았다. 들이신 그대로 잠시 숨을 멈춘 종대는 순간이나마 그의 온기를 느꼈다. 항상 자신을 향해 웃어주던 상냥한 눈. 항상 자신을 꼬옥 안아주던 두 팔... 하아- 입밖으로 조심스레 그 공기를 뱉어내자 그의 온기와 함께 온 몸에 힘도 같이 빠진 기분이 들었다. 크게 심호흡한 효과가 없는 것 같았다.
조용히 자신을 내리누르는 침묵이 낯설었다. 거실에 걸어둔 시계의 시침 돌아가는 소리가 여기서도 들리는 것 같았다. 똑.딱. 똑.딱. 내리깐 시야에 나란히 놓여있는 자신의 보라색 운동화와 그보다 좀더 큰 사이즈의 회색 운동화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종대가 앙다문 입술을 깨물더니 이윽고 고개를 돌렸다. 으아, 정신차리자 김종대. 이러려고 들어온 집이 아니잖아! 가볍게 양손으로 자신의 뺨을 두드린 종대가 괜히 부산스레 두 팔을 앞뒤로 휘저었다.
으아, 오랬동안 집에 들어오질 못했더니 먼지가 장난아니구나! 청소라도 해야겠네!!!!!
혼잣말을 크게 한 종대가 괜스리 부산스럽게 움직이면서 집안에 창문을 열기 시작했다.
한 동안 열심히 집을 치우던 종대는 안방의 침대를 정리하던 중 무언가 발끝에 채이는 것을 느꼈다. 뭐지? 허리를 굽혀 침대 밑을 살펴본 종대의 눈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덩그러니 놓여있는 나무상자가 보였다. 그 자리에 머물러 있던 시간이 오래되었는지 먼지가 두텁게 앉은 상자를 보며 종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런게 왜 여기있지? 읏-차.손을 뻗어 나무상자를 끄집어낸 종대가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먼지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상자에 바람을 후-불렀다. 상자에 붙어있던 먼지들이 종대의 입김에 공기중으로 날라가고 그 본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콜록콜록, 에에-취! 요란스럽게 기침을 한 종대가 코를 한번 훌쩍이고 다시 상자를 살펴보기 위해 눈을 깜박였다. 나무로 된 상자는 크기가 종대의 주먹만했고, 표면에 가운데 꽃과 바깥쪽으로 나뭇잎과 그 줄기가 조각되어있었다. 밖에서 사온 건 아닌것 같은데...
직접한듯 서투르고 그 깊이도 제멋대로인 꽃의 홈을 손가락으로 조심스레 매만진 종대가 생각했다.
열어..볼까? 문득 생각이 든 종대가 다시한번 상자를 찬찬히 살펴봤다. 그저 먼지뭍은 상자일 뿐인데 괜스레 그 안이 궁금해진 종대는 마른 침을 한번 꿀꺽 삼켰다. 아까 삼킨 먼지가 목에 넘어갔는지 목이 바싹 말라오는 것 같았다. 혼자 있는데도 왠지 눈치가 보인 종대가 빠르게 주변을 둘러봤다. 열어도 되겠지? 집에 있던 건데 뭐.
달칵-
손끝의 힘을 가볍게 주자 상자가 열렸다.
재생
아... 순간 목이 메인 종대의 입에서 작은 탄성이 나왔다. 오르골.. 문득 묻혀진 기억속 그가 다시 떠올랐다.
혀엉, 나 오르골 사줘.
종대가 팔에 얼굴을 묻으며 말했다. 오르골? 갑자기 그건 왜? 책상에 앉아 오선지에 음표를 그려나가던 이씽이 종대의 말에 등을 돌려 침대에 엎드려 있는 종대를 바라보았다. 밤 11시를 30분이나 지난 시간, 꿈자리에 들 시간을 이미 넘긴 종대가 졸음 가득한 눈으로 잠을 깨려는 그 모습이 안쓰러웠다. 그러니까 일찍 자라니까. 으응, 싫어. 고개를 좌우로 휙휙 저은 종대가 이씽의 말에 대답했다.
오늘 경수네 집에 놀러갔는데, 경수 책상에 못보던 상자가 있는거야. 보니까 종인이가 경수한테 선물한 오르골이래. 열어보니까 고양이가 바이올린 키고 있었는데,
되게 귀여웠어. 중얼중얼 말을 마친 종대가 한번 숨을 가다듬는가 싶더니, 발을 통통 튀기며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혀엉, 나도 오르골. 오르골 갖고 싶어. 잠 오던것도 잊은건지 열심히 조르는 종대를 보며 이씽이 손에 쥐었던 연필을 노트 위에 살짝 내려놓았다. 오르골..? 오르골이라.. 혼잣말로 다시한번 중얼거린 이씽이 생각에 잠겼다.
그래. 알았어.
무슨 생각을 그렇게 오래 해? 부루퉁하게 입술을 내민 종대에게 생각을 끝낸 이씽이 가볍게 답하자 종대의 얼굴이 단번에 환해졌다. 정말?..헤에, 벌써부터 선물 받을 생각에 얼굴 한가득 웃음이 걸린 종대를 보던 이씽도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좋아, 종대야? 응응, 좋아. 사실, 경수가 종인이한테 선물 받은거, 조금 부러웠단 말이야. 조심스럽게 이씽의 눈치를 보며 진심을 내뱉은 종대가 잠깐 울쌍을 짓는가 싶더니 볼에 바람을 빵빵하게 불고는 고개를 돌려 이씽을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봤다.
큰걸로 사다줘야 돼, 알았지? 경수가 받은것보다 더 크구 이쁜걸로. 응?
더 크고 이쁜 거..? 음, 글쎄..
그래라고 흔쾌히 대답할 것 같았던 이씽이 예상외로 말끝을 흐리자 종대가 눕혀있던 몸을 벌떡 일으켜세웠다. 에에? 아니야? 평소에도 높던 종대의 목소리 톤이 더 높아져 귓가에 울리자 레이가 난감한듯 어설프게 웃었다. 하하..
잘 모르겠는데....
안돼, 안돼. 더 크고 이쁜걸로. 응? 알았지?
꼬옥.꼭이야!! 종대의 칭얼거림에 이리저리 시선을 돌리던 이씽이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노력해볼게.
시간이 지나고, 그때 했던 둘의 이야기는 종대의 머리속에서 자연히 지워졌다. 종대는 며칠 후 한번더 이씽을 졸랐을 뿐, 그 뒤로는 오르골을 까마득히 잊어버렸다.
종대야 저번에 그...너가 말한 오르골 있잖아..
응, 형. 뭐라구?
그... 오르골..
오르골?? 무슨 오르골??
...아니야
그 때 쉽게 대답 못하던 이유가 이것 때문이였구나. 아랫입술을 꾹 깨문 종대가 다시한번 조심스레 오르골을 매만졌다. 서툴게 장식된 오르골안에는 어설픈 강아지 한마리가 행복한 얼굴로 무언가를 껴안고 있었다. 아, 사탕이구나.... 코가 시큰해진 것을 느끼며 종대가 급히 고개를 숙였다. 목 끝 저 너머부터 올라오는 울음을 참으려 입술을 꽉 깨문 종대가 행여 오르골을 덜덜덜 떨리는 손으로 오르골을 품으로 당겼다. 울리는 오르골의 선율이 너무 슬펐다.
바보야. 힘들게 만들어놓고 왜 주지 않았어, 응?
내 웃는 얼굴 보려고 만든거잖아. 왜. 왜 그랬어. 종대의 머리속으로 몇달간 손에 상처를 달고 살던 이씽의 모습이 스쳐갔다. 손끝에 잡혀있던 물집. 새끼손가락에 생긴 상처. 연필을 잡던 손은 곱디 고았는데, 왜 그 손에 갑자기 굳은 살이 박히기 시작했을까 하고 의문한번 품어보지 못한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너가 실망할까봐. 너가 기대한 것보다 못나서, 그래서 그랬어 종대야. 미안해
어디선가 이씽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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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에요.. 하하. 처음 글써보니까 이거 되게 떨리네요 ㅠㅠ 처음이라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아 망글이야 ㅠㅠ 흡
살짝쿵 이해안가시는 부분을 설명해드리자면 이 글에서 레이는 죽었어요. 종대는 레이의 장례식을 지내고 오랜만에 집에 들어온거죠.
그리고 레이의 짐도 정리할겸 오랫동안 비운 집을 청소하게 하게 되요, 그러다가 침대 밑에서 오르골을 발견하고, 과거를 회상하는 겁니다 ㅠㅠ
어떻게 글이 머리속에 잘 들어가셨을런지 모르겠어요 ㅠㅠ
그래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다음에는 접기 스킬을 배워서 깔끔하게 작성해볼게요.. 도대체 접기는 어떻게 하는거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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