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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까, 이 좆구린 기분은.
눈을 뜨ㅈㅏ마자 보ㅇㅣ는 것은...하얀 병원 천장....☆★ 코를 훅 찌르는 알싸한 소독약 냄새....ㅁ7ㅁ8...씨발, 딱 그 꼴이잖아. 나는 드라마나 소설에 흔히 나오는 병신호구같은 여주가 아니기 때문에 여기가 어디지?ㅇㅅㅇ같은 생각은 단 1초도 하지 않았다. 바로 몇 시간 전 등신처럼 계단에서 구른 건 바로 나니까.
"....일어났어?"
그리고 침대 옆 보조의자에 정자세로 앉아 내 눈치만 힐끔힐끔 살피고 있는 이놈은 몇 시간 전 제게 매달리는 호구 1(=김민석) 한테 변백현을 좋아한다고 폭탄선언을 날린 내 부랄친구 박찬열. 요 며칠 온갖 가오란 가오는 다 잡고 다니더니, 역시 인간의 본성은 어찌할 수 없는지 예수에게 세례받은 양처럼 순하다. 나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상체를 일으켰다. 오른쪽 다리에 두껍게 감겨있는 석고붕대와 벽에 붙은 거울로 또렷히 보이는 이마에 붙은 거즈. 몸 여기저기에 달라붙어 제 위엄을 뽐내고 있는 생채기라니, 정말이지 이건......
"...병원비는."
돈 존나 들었겠구나, 싶었다.
"아, 그게...."
"그 카페 보험처리 안되든?"
"손님 과실이라고 안 되더라, 걱정마 얼마 안 나왔어."
"얼마 안 나오긴 개뿔이, 세상에 2인실이라니....니가 미쳤구나? 빨리 나가자."
미친듯이 몸을 일으키는 나를 저지하며 박찬열이 씩 웃는다. 이 상황에서 뭘 처웃고 난리, 라는 생각을 하며 쳐다보자 하는 말이란 게.
"이래야 변백현이지."
그럼 내가 전에는 변백현이 아니었니?
"너 그 상태로 절대 밖에 못나가, 간호사가 안 내보내줄걸. 이틀은 입원해야 된다던데."
"지들이 돈 내준다던? 병원비 못 낸다고 뻗대면 다 내보내줘,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하여튼 고집불통이야, 백현은."
어? 왠지 낯익은 목소리. 문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웬일인지 정장 차림의 크리스가 우리를 돌아보며 빙글 웃고있었다. 와, 진짜 미친 기럭지... 개쩐다 그냥. 크리스를 싫어하는 찬열이는 눈에 띄게 표정이 굳었지만 크리스가 와있는 걸 미리 알고 있었는지 별로 놀란 기색은 없었다.
"...여긴 어떻게 왔어요?"
"나 참, 우연도 그런 우연이 없지. 찬열이 너 업고 뛰는 걸 마침 지나가던 날치가 본 거야. 다리에는 금 가고, 얼굴은 스크래치 나고...멋지다, 백현."
"시끄러워요...."
"진료비랑 입원비 다 내준 사람한테 이러기야? 웬만하면 보험이라도 하나 들어놔, 백현. 나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
"...뭐라구요?!"
세상에, 박찬열도 아닌 크리스라니. 병원비 청구서가 향하는 곳이 저쪽이라면 당연히 더더욱 사양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당장 일어서는데 오른발에 힘이 들어가질 않아서 1초만에 휘청거리다 옆으로 푹 쓰러졌다. 어라, 근데 하나도 아프지가 않다. 고개를 들어보니 찬열이가 새빨개진 얼굴로 나를 받쳐들고 있었다. 수줍은 소녀마냥 찬열이한테 폭 안긴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본능적으로 침대에 안착했다.
평소같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넘겼을 그런 행동을 절대 하지 못하겠다. 다른 것도 아니고... 몇 시간 전 김민석한테 비장하게 내뱉던 그 말을 듣고 나니 더더욱.
"이거봐, 이거봐. 풋고딩들 나란히 삽질한다."
"...크리스, 그 병원비는....."
"닥쳐, 백현."
"...."
"이게 마지막이야. 이젠 찬열한테 인수인계 해주기로 했으니까."
"...네?"
뭔 소리를 하는 건지 몰라 찬열이를 흘끔 쳐다보니 찬열이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크리스에게 꾸벅 목례를 한다. 오늘따라 크리스가 유난히 성인같아 보였다. 잘들 해보라고, 말을 마친 크리스가 문을 열고 긴 다리로 빠르게 걸어나간다. 왠지 그 걸음이 평소보다 배는 빠른 것 같아서, 마음 한 구석이 켕겼다. 예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렵겠지.
"...다리, 괜찮아?"
"어어...."
아, 어색해. 뻘쭘함에 할 말도 기억이 안 나 가만히 있는데 찬열이가 탁자 위에 올려져있던 음료수를 건네준다. 고마워, 하고 받아마신 건 과육이 씹히는 복숭아맛 음료수.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또 귀신같이 기억해내고 사왔나보다. 멋진 새끼. 안 좋아할 수가 없다. 진 기분이긴 한데, 아까 들은 말이 혼란스럽기도 하고 또 괜히 신경쓰이는 거다.
"걔는...집에 갔어?"
"어? 누구?"
"아까 너랑 얘기하던 애. 김민석...."
"응...너 병원 오기 전에, 그냥 집에 돌려보냈어."
묻고 싶었던 걸 묻고나니 또 할 말이 없다. 제발 누가 내 짱구 좀 굴려줘, 어색해서 토할 것 같단 말이야. 종인아...제발 전화로 언제오냐고 빽빽거려봐.....
"백현아."
"어, 어...?"
"아까 들었던 말, 네가 잘못 들은 거 아니야."
"...헐."
미친, 돌직구다. 잔뜩 당황해선 나도모르게 헐, 하고 얼빠진 소리를 내버렸다. 존나 등신같겠지? 비웃을 거라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찬열인 아주 진지한 표정이다. 그 옛날, 수학여행 첫째날 밤에 처 자고 있는 애새끼들 얼굴에 낙서하던 그 얼굴 이후로 처음보는 열정에 불타는 눈빛. 잊고 있었는데 얘 한다면 하는 놈이다.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도 안 나."
"...."
"그냥 정신 차리고 보니까 널 좋아하고 있었어."
진심이다. 이새끼 지금 쪽팔려 게임에서 졌다거나 그런 게 아니다. 온몸으로 나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다. 남자인 나를, 불알친구인 나를, 그리고...너를 좋아하는 나를.
"말했잖아, 닳을까봐 아까워서 제대로 만지지도 못하는 게 있다고."
그랬었지, 알바하는데 개기다가 신명나게 처맞은 날 업고 가는 길에 찬열이가 그렇게 말했었지. 그땐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게 뭔지 엄청 궁금했었다. 나는 질투가 많은 놈이었다. 한창 엄마에 대한 소유욕이 강한 유딩시절 엄마가 예뻐하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던 박찬수를 발로 까버렸던 그런 놈.
"나는 너를 볼 때마다 보듬어주고 싶고, 챙겨주고 싶고, 너를 책임지고 싶어."
"...찬열아."
"너 많이 좋아해, 변백현."
우리는 서로를 좋아했다. 근데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는 걸 징그럽게도 몰랐다. 젠장맞을 인연,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그걸 모르다니. 이런 식으로 알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는데 말이지. 나는 솔직히 말해서, 네가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 감히 네가 날 좋아하는 만큼 널 좋아하겠다고도 말할 수 없어. 그만큼 내 눈에는 네 사랑이 대단해보이거든. 그래도 말해주고 싶다. 그만큼 노력하겠다고. 네 옆에 오래도록 남고 싶으니까.
"박찬열."
"응."
"지금 너한테 키스하면,"
"...."
"분위기 모른다고 욕할꺼야?"
...그럴 리가. 말 떨어지기 무섭게 찬열이가 내게 다가왔다. 서로의 마음을 알기까지 징하게도 소극적이었던 우리는 순수했지만 순진하지는 않았다. 그저 각자가 할 수 있는만큼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깁스를 한 내 팔을 대신해 찬열이가 나를 끌어안았다. 서로의 혀가 섞이며 오갔고, 나는 이게 말로만 듣던 설왕설래(舌往舌來)인가 싶어 선조들의 가르침을 뼛속깊이 새기기 위해 잇몸애무에 박차를 가했다. 누가 봤다면 병실에서 환자 데리고 지랄을 떤다-라고 말했을 거다. 나는 그 누군가에게 당당하게 엿을 날려줄 수 있다. 찬열이 까면 사살.
우리의 첫키스는 생각보다 뜨겁지 않았다. 둘 다 조금씩 어딘지모르게 서툴렀으니까. 그러나 나는 장담한다. 앞으로 서로에게 맞춰가며 훨씬 더 뜨겁고 정열적인 키스를 나눌 수 있을 거라고.
+
"일어나!! 해 뜬지가 언젠데 아직도 이불 속이야, 안 일어나?"
"아 쫌...나 환잔데 자꾸 지랄할래여 찬열씨? 이게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그래도 지각하면 안되니까...."
어이구 저 등신, 호구, 이불을 조심조심 걷어내고 내 양쪽 겨드랑이 사이에 팔을 넣어 일으키는 찬열이가 참 찌질해보이지만 순순히 일어나줬다. 잘 잤어? 머리를 쓰다듬으며 씨익 빙구같이도 웃는데 지랄맞게 잘생겼다.
...젠장, 난 웃는 얼굴에 침뱉는 법 모른다.
"다칠 거면 월요일에 다칠걸, 주말내내 병원에 갇혀있었잖아. 그래놓고 학교는 또 정상등교...아 씨발 싫어!!! 학교가기 싫어....."
"업어줄게, 일어나자 우리 멍뭉이."
예전과 똑같은 주종관계지만 우리에겐 전에 없던 묘한 기류가 흐른다. 그건 바로 애정. 방금 일어나 퉁퉁붓고 푸석한 얼굴이 뭐가 그리 좋은지 껴안고 물고빨고 난리가 났다. 깁스를 한 오른쪽 다리에는 이미 찬열이가 매직으로 신명나게 난도질한 낙서가 가득. 사실 찬♡백 우리사랑 영원히^-^라든가 똥강아지 빨리 나아라♥같은 유치한 문구들이 반이다.
...징그럽지만 존나 좋다. 억울하면 너네도 연애해라. 퍽킹 솔로.
"세수하고 와, 오빠가 아침 차려줄게."
"됐그든? 우리집에 쌀 없어."
"햇반 사왔는데."
"헐 오빠 사랑해"
날 깨우느라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을 예상한건지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우리집에 찾아온 찬열이가 참 기특하다. 뽀득뽀득 세수를 하고 옆에 놓여있던 거울을 집어드는데, 와 내가 봐도 존잘이다. 무...물론 어느 누구에게나 잘생겼다는 말보다 예쁘다는 말을 훨씬 많이 들은 얼굴이지만 그래도 난 존나 잘생긴 놈이다. 진짜라고 잡것들아.
따뜻하게 데운 햇반에 집에서 훔쳐왔는지 새것같은 반찬들. 와, 이젠 원정 호구짓이다. 자긴 집에서 먹고왔다며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젓가락을 쥐어준다. 장난식으로 먹여달라고 입을 벌렸더니 진짜로 먹여준다. 밥에 반찬까지 얹어서. 이게 과연 정상적인 걸까, 그래도 먹고 살아야 했으므로 또 먹여달라며 애교를 쥐어짰다.
"아, 어떡해...."
"왜, 뭐가."
"변백현 졸라 귀여워...아 진짜 예뻐, 어떡하지?"
웩, 근데 나도 이것까진 쉴드 못 쳐주겠다 이거다.
"우와아, 대박!!!"
"뭐야 김종인."
"호구다!!!!!! 호구 켄타우로스가 나타났다!!!!!!!!!!"
진짜로 학교까지 나를 업.고.모셔온 찬열이를 본 김종인의 첫마디다. 그래, 물론 나도 같은 생식기 단 남자들이 업고 업히고 하는 거 별로 보기 좋지는 않다만 굳이 그렇게 동네방네 소문을 내야 했니 김종인아? 업힌 내가 쪽팔린데 업고온 찬열이는 정말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나를 자리에 내려놓는다. 김종인한테 안긴 오세훈이 우리를 경멸의 눈초리로 쳐다보는 것도 느껴졌지만 사실 그런건 나도 별로 신경쓰이지 않았다.
언제 가져왔는지 우유에다 제티를 두 개나 타서 내게 내미는데, 오늘은 딸기맛. 그러고보니 한동안 말도 안 섞을 무렵에도 우유는 항상 내 사물함에 들어있던 걸로 기억한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 우유의 출처도 궁금해하지 않고 그냥 마셨잖아, 새삼 배려에 감동스러워 눈물이 다 나온다. 는 구라.
"쟤네들이 놀리면 말해."
"알았어."
"아 그냥 병원에서 목발을 받아올걸, 존나 쟤들 팰 때 유용할텐데."
"멀쩡한 사람 장애인 만드세여? 걱정 끄고 너네반 가."
"너 우유 마시는 거 보고."
그래, 마셔주마. 나는 대담한 사나이다. 콜라캔을 한 모금에 다 넘겨버리는 그런 싸나이. 근데 이깟 200ml 제티우유 하나 못 마시겠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원샷을 때렸다. 그제서야 흡족한 표정을 지은 채 내 입가를 엄지로 닦아주더니 손가락에 묻은 우유를 지 입으로 가져간다. 미쳤어 박찬열...자제해 임마 여기 학교야!!!!!
"으 박찬열 병신."
"으 존나 팔불출."
게다가 저 바퀴벌레들 앞에서 이런걸 하느니 차라리 단상에 올라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해보이겠다 이거야. 찬열이가 손을 흔들며 교실을 나서자마자 내 머리통으로 다 먹은 우유팩이 날아들었다. 범인은 안봐도 김종인.
"씨발, 토요일에 나 감금시켜놓고 저새끼랑 꽁냥거렸지?"
"...아 맞다...그러고보니까 너 그날 어떻게 나왔냐? 나 입원한다고 까먹었다."
"오세훈 불렀지, 여기 수만동에서 제일 후진 집인데 옷 하나 들고 텨오라고."
"그래서 찾든?"
"어, 존나 쉽게 찾던데?"
"딱 느낌이 오더라, 아 여기가 변백현 집이구나 하고."
옆에서 발랄하게 웃고있는 오세훈을 보니까 할 말이 없는거다. 그래 우리집 후졌다 잡놈들아, 니네가 언제 우리집에 타일 한 장이라도 깔아줘봤니?
"변백현 그 장애스러운 다리 이끌고 오늘도 담배팔러 감? 성냥팔이소녀같애."
"당연하지, 오늘은 월요일이니까."
"쟤 가만보면 무슨 노예근성 있는 거 같애, 오세훈 안그럼?"
"너 하는 일 보다는 땀흘려 번 돈이 낫지."
"시끄러, 부잣집 아들."
왜그래, 자기야. 어제 잠자리가 좀 시원찮았어? 능글능글 웃으며 김종인을 끌어안는 오세훈을 보고 토가 나올 것 같아 고개를 돌렸다. 쟤나 박찬열이나 요즘 세상을 다 가진 얼굴이다. 뭐, 나쁠 건 없지. 근데 제발 연애질은 아무도 없는 데 가서 해. 아 물론 나도 좀 양심없나?
"선배, 다리가 왜그래요?"
"너네의 일용할 양식을 구하려다가 그만...흡...."
"우...울지 마요, 선배!! 대신 오늘은 많이 사갈게요. 울지마요 마음 약해지잖아...."
"그럼 너네 셋 여기부터 여기까지 다 사가. 형아 요즘 적자야, 니네가 급식실 가서 불고기 쌓아놓고 먹을 때 형은 수돗가에서 물배 채우고 그래...."
물론 손바닥만한 급식실에서 나를 마주친 적 있는 놈들이 태반이지만 그냥 내가 불쌍해보였는지 한꺼번에 열 개씩 사간다. 와, 사랑해 얘들아. 이쁜 자식들, 다음부턴 형이라고 불러라!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자 지들도 빙신같이 웃으면서 신나게 뒤뜰로 사라진다. 아따 내가 후배 한 번 잘키웠어, 주머니에서 츄파츕스를 하나 꺼내 입에 물고 다음 손님을 기다리는데, 익숙한 실루엣이 내 앞에 나타난다.
...김민석? 뚱한 표정으로 내 앞에 담배 하나를 가리킨다.
"이거. 하나에 얼마야?"
"엥?"
"얼마냐고."
무슨 5,60대 아저씨도 아니고 고른 게 에쎄 프라임이다. 설마 아버지한테 담배 배운 건 아닐 거 아니야....담배갑을 열어주니 보란듯이 빼간다. 와, 찬녀라 찬녀라 쫓아다니고 내앞에서 호구인 척 하더니 뒤로는 완전히 호박씨 깐 거구만. 대여섯 개의 담배 중에 하나를 입에 물고 불을 붙히는 폼이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2100원. 100원은 깎아줄게."
"고마워."
지폐 두 장을 내 앞에 놓아두더니 몸을 일으킨다. 그냥 이대로 가는 건가? 왠지 좀 찝찝한데.
"...야."
"...."
"너 나한테 뭐 할말 없냐?"
뜬금없어보일 지 몰라도 난 김민석을 그냥 보내는 건 왠지 좀 그랬다. 병원에서 밤에 찬열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뭘 들은 탓도 있고, 나를 처음 만났던 그때 그 눈빛과 카페에서의 눈빛, 그리고 지금이 전혀 매치가 되지 않아 혼란스럽기도 했다. 김민석은 이뭐병이라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더니 몸을 돌렸다. 그러니까, 뭐 미안한 것도 있고...왜 굳이 그래야만 했는지.....
"존나 좋겠다, 씨발."
...어? 느닷없이 들려오는 말에 상황 파악을 하기도 전에 김민석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를 지나쳐 걸었다. 저 말...내가 너에게 했던 말이였다. 분리수거장에서 처음 말을 텄던 날,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빡침에 김민석한테 던지듯 툴툴거렸던 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제는 하복을 입은 김민석의 얇은 팔목에 압박붕대 대신 선명한 흉터가 보여, 내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 지 모르겠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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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링...하긴 할건데....반응이 미미할까봐...ㅠㅠㅠㅠㅠ그게 걱정이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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