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아무런 느낌이 없다. 만약 엄마 뱃속 양수에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하지만 그것보다는 조금 더 뜨겁다.
쵹...츄웁...하아....
내 입술을 부드럽지만, 끊임없이 탐하는 다른이의 입술이 어쩐지 무척이나 편하다.
아마 날 재촉하지 않는 느낌이기 때문일것이다. 두 입술만으로, 내 입술을 지분거리며 제발 자신을 받아달라고 말하는 소리가 가슴으로 들린다. 그 들리지 않는 말에 이끌려, 난 결국 입술을 열어버렸다.
눈앞의 사람이 쑨이라는 것도, 그 무엇도 알 수 없었다. 아마 이 상황에 이런감각을 주는 누구라도, 난 입을 벌려주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내 입에 닿는 매끈한 살덩이.
그건 마치 비단처럼 내 입안으로 미끌어져들어와 내 안의 똑같은 그것과 맞닿았다. 그 순간, 입안에 퍼지는 달콤한 복숭아향. 여태 뜨고있던 눈을 감았다. 무지개가 어지러이 섞인듯한 빛이 눈앞에 나타났다. 내 시야에 마지막으로 담긴것은, 마치 예수님의 발끝에 입을 맞추는듯한, 경건한 남자의 얼굴이었다.
그 두가지가 맞닿아, 새로운 감각을 만든 그 순간, 그 순례자는 용기를 내어, 이젠 욕망으로 탐하기 시작했다.
아까 전과는 비교가 되지않는 속도. 딱딱한 이는 내 모든 살을 깨물고, 씹고 긁어대었고, 그와 대조되는 부드러운 혀는 그 부위를 매끄럽게 스치고 지나가 마치 상처난 맹수를 달래는 느낌이어서, 여태 느껴보지 못해던 새로운 쾌락을 선사했다.
흐응....하아....
급한 키스에 숨이 찬다. 내 입에서는 고양이가 앓는듯한 소리가 난다. 하지만 상대는 그에 더 자극받앗는지, 속도를 ㄷ더욱 높여버렸다. 이제 시작을 완전히 버린 키스는 날 몰아붙였다.
하아...읍..ㅊ..츕..하악..할짝-
쵹..ㅊ...츕...
하아....하아...
내가 경직되어버리자, 잠시의 틈을 준 그는 곧바로 두번째 입맞춤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약간 달랐다. 그의 손이, 내 얼굴이 아닌, 허리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격한 두번째 키스.
손은 점점 움직여 나의 옷 끄트머리에 닿았고, 난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앗기에 제지를 하지 않았다. 아니, 마치 취한듯 이런 분위기에서는 좀더 탐해주었으면..하는 마음도 들었다.
그의 손이 유난히 따뜻하다. 허리를 쓰다듬는 손이 내 배쪽으로 왔고, 그 손길은 점점 올라가, 욕망으로 부풀어올라 이미 옷에 스치고 있던 젖꼭지 쪽으로 올라간다.
흐응...하......츕.......으응........
아......!!!
따갑다. 열기로 가득찬 목소리가 한순간 고통으로 올라가자, 상대는 아주 짧은 단말마의 소리였음에도 무척 놀랐는지, 마치 불에라도 데인듯 나에게서 떨어져나갓다.
있던 온기가 갑자기 떨어져나가자, 추운건 몸인데 이상하게 마음이 허전했다.
태환
눈을 뜨니, 쑨이 무척 당황한 표정으로 날 보고 잇다. 아니, 저건 당황한 표정이 아니다. 그런 단순한 말로 정의할 수 없는 수천가지의 감정이 왔다갔다하는 표정이다.
아무말도없이 날 보던 쑨이 고개를 숙인다. 뭔진몰라도 표정을 볼 수 없으니 더 답답하다. 침묵이 우리사이를 짓누른다.
한참 고개를 숙이고 있던 쑨은, 여전히 날 보지 않은채 내 옷을 정리한다.
흐트러진 옷과 머리를 정리해주는 손길이 느렸다.
그리고, 일어서서 술잔과 복숭아가 담긴 접시를 집어든다. 문으로 다가가 다 닫히지 않았던 문을 발로 민다. 그리고 발을 문밖으로 빼기 직전, 날 봤다.
미안해........
그리고 문이 닫혔다.
분명 떨고있었다. 손길도, 눈동자도, 목소리도....그리고 그의 마음까지도.
그가 나가자, 내 머릿속의 열기는 마치 정수박이에 물을 부은듯 씻겨내려갔다.
이성이 돌아오는건 한순간이었다.
이성이 돌아옴으로써 내 머리는 고민이란 것을 했다. 그의 떨리는 눈안에 있던 모든 복잡한것이, 그가 이 공간에서 벗어나고 나에게로 넘어온듯, 복잡하게 얽혀 내안으로 굴러들어왔다.
하아........
뱃속에서 불덩이를 꺼내는 느낌의 괴로운 한숨이 올라온다.
그대로 뒤에있는 침대에 누웟다. 머리가 터질것같다.
도대체....뭐가 미안하단건데..........
술을 꺼내는 것이 아니었다. 아니, 그와 시장을 나가지 말았어야 했다. 그냥 그를 중국으로 부르지 말았어야 했다.
하아.....미친...내가 생각해도 정말 미친놈이다.
그저 몸이 주는 욕망에 이끌려, 그를 탐했다. 그와 온기를 공유한 순간부터 내 이성은 이미 구석으로 가 박혀버렸고, 자제라는 단어는 안중에도 없엇다. 그리고, 그를 손에 담았다.
내가, 그의 상처를 건들였다. 분명 무서웠을 것이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할 그날의 상처를....
난 미친놈인게 분명했다. 그게 어제였는데....!!!
사람은, 몸에 상처가 나면 분명 마음에 상처가 남는다. 그리고 그가 받았을 마음의 상처는 감히 내가 헤아릴 수도 없는 크기의 것일거다.
그가 고통의 신음을 내뱉었을때, 마치 코브라가 목덜미를 문듯, 끔찍한 감각이 내 몸을 건드렸다. 정말 죽고싶었다. 세상에 하나밖에없는, 내 사랑, 내 존재 보다 소중한 그사람에게 상처가 나도록 내버려 둔 나 자신에 대한 자책이 날 절망의 끝으로 잡아당겼다.
눈을 뜨자, 날 바라보고있는 그가 보였다. 그 눈빛이 정말 아무런 원망도, 미움도 없는 순수한 것이어서, 오히려 더 괴로웠다. 날 미워하고 원망했으면 그에게 무릎이라도 꿇엇을텐데. ..
나도 남자다. 그도 남자다. 그리고 그에게 몹쓸짓을 한 것들도...남자였다.
내가 그의 몸을 건드려서는 안되는것이엇다.
그래서 난, 그 상황을 피해, 도망쳐나왔다.
그를 보고있을 수가 없었다. 밖으로 나왔지만 갈곳이 없다.
그냥 걷자. 옛날부터 그랬다. 몸이 괴로우면 아무생각도 들지 않으니, 괴로운일이 있으면 그냥 운동을 했다.
그렇게 베이징시내까지 뛰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도, 그에 대한 생각이 떨어져나가지 않앗다. 그래서 그냥 돌아와버렸다.
시간은 벌써 새벽4시. 태환은 아마 자고있을 것이다. 안심하고 집에 들어서는데, 평소와 같지않게 거실에 불이켜져있다. 왠일이신지, 부모님이 주무시지 않고 앉아계신다. 조심스레 거실을 가로질러가려는데, 어머니의 복소리가 들렸다.
(쑨)
내 발걸음이 멈추었다. 이상하게도, 발이 떨어지지를 않았다. 아버지께서 소파에서 일어서신다.
짝-!!!!!!!!!!!!!
고개가 돌아갔다. 눈앞에는, 실망이란 표정을 가득담고계시는 아버지가 계셨다.
(쑨양, 내가 널 그리 가르쳤더냐)
나보다 이제 키가 작으신 아버지지만, 그 말한마디에 난 다시 아버지의 허리까지밖에 오지 않던 7살로 돌아가버렸다.
(내가 뭐라고 가르치더냐.)
(남자는, 자기행동에 책임을 져야한다. 내가 책임을, 스스로의 상황을 회피하는 것으로 가르치더냐?)
....!!!
(아........아빠....)
(그래, 봤단다, 쑨.)
어쩐지..!!!
분명 문을 닫은 기억이 있는데, 열려있는 것이 이상했다.
(둘이 먹으라고 간식 좀 가지고 올라갔는데, 한창 분위기가 좋길래 그냥 내려오려했지. 하지만, 네 행동을 보고는 우린 그냥 잘 수가 없었어.)
(아, 물론 우리가 동성애에 대해서 뭐라고 하는건 아니다. 세상엔 다양한 사랑이 있고, 모든 사랑이 같지 않듯이 너의 사랑이 대중적인 것과 많이 다르다고 부정하는 건 정말 어리석은 짓이니까.)
(하지만 우린, 너의 그 행동에 실망했어.)
(...네....?)
(박태환선수에겐 미안하지만, 어제 일, 알고있단다.)
어제..일이라면...?
(그걸.....어떻게...)
(어젯밤, 네가 그 선수를 안고 들어오는걸 우연히 봤단다. 이 주변에 그런일이 많이 일어나니, 단번에 짐작했지. 그 선수의 몸상태가 말이 아닌건 당연할테고.)
(네가 어제일에 대해서 책임을 느끼고 자책하고있다는건 알고잇다. 하지만, 넌 너무 이기적이구나. 어째서 스스로의 생각만 하느냐. 네가 그러면 박태환선수의 입장은 어떻게 되는거냐.)
(그 아이는 강했어. 스스로 이겨내고 있었지. 물론, 마음의 상처가 아물진 않았겠지만, 널 탓한적은 한번도 없을거야. 오히려, 그럴수록 네가 버텨줘야지. 그런데 네가 먼저 과거를 회피해 버린다면 그 아이는? 네가 자책하는것보다. 그의 고통은 몇천만배 더 클거라는거, 알고있지 않느냐.)
(그런 상황에서 네가 도망치면, 그 선수는 어떨까. 우린 네가 메달을 몇개를 따든, 세계에서 몇위를 하든, 스스로에게 소중한것을 고중히 여길줄아는 인간이 되길 바랄뿐이야.)
아버지께 맞은 뺨이 뜨거웠다. 그 위를 지나가는것이 눈물이란건, 흘러버린 물방울에 의해 젖어버린 양말을 보고서야 깨달앗다.
(가서 해결하거라. 그리고, 스스로 정말 책임을 질 수 잇을때, 우리에게 정식으로 말해. 지금 네놈 꼬라지를 보면, 그 아이가 너무 아까워서 허락해주지 못할것 같으니.)
(....죄송해요, 엄마, 아빠.)
(그말은 박태환선수에게 해야하지 않겠니, 아들?)
.....어머니께서 웃어주셨다. 눈물이 흘렀지만 닦지 않았다. 그리고 방에 올라왔다. 태환은 이불을 덮어쓰고 자고 있었다. 샤워를 하러 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그의 등을 스치듯 쓸어보앗다.
사랑해, 태환.........
아직 그에게 말하지 못한, 너무 소중해서 함부로 꺼내지 못하는 내 마음.
달칵. 쏴아아-
하지만, 잠들지 않은 태환이 들어버렸다는걸 아는 달님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흐붓하게 방안을 비출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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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에요 독자님들ㅎㅎ
개학하니까 정말 바쁘고 잠오고 피곤하고 아주 미치겠어요ㅠㅠㅠㅠ
그래도 혹시나 제 소설 기다려주시는 은혜로운 독자님이 계실까봐 열심히 썼답니다ㅎㅎ
그럼 이번편도 재밌게 봐주시고, 불토 보내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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