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는 8살
W.킹콩
08
경수를 못 본지 열흘이 흘렀고 백현이 종인에게 짝사랑이라고 단정짓기 뭐한 열흘째가 되었다. 사무실 식구들도 걱정할 만큼 종인은 하루가 다르게 웃는일이 사라졌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백현은 애써 무시하려 했지만 무시할 수 없는 감정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종인이 자신에게 말을 걸때마다 심장이 두근두근거리며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가끔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을땐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그리고 이미 정신을 차렸을땐 나도 모르게 종인을 따라 시선을 옮기고 있었다. 내가 남자를 좋아하게 될 줄이야. 그 동안 그저 남의 시선을 즐겼을 뿐이지 남자를 좋아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울리는 진동에 액정을 보니 '자기♥'라는 이름이 떴다. 누구지? 저장한 기억이 없어 받을 까 말까 하다가 결국엔 받았다.
- 백현씨!! 이제서야 연락 드리게 되네요!!
"네?"
- 제가 연락 드린다고 했는데 늦게 드리게 되서 죄송해요. 기다리셨죠? 하하. 이것 참 백현씨 기다리게 해드리면 안 되는데. 제가 나쁜놈입니다. 하하.
"아, 네... 근데 누구세요?"
- ...네? 아, 저 찬열입니다. 박찬열. 종인이 친구. 접때,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만났던...
"아, 죄송해요. 자기라고 저장 되있길래."
- 아, 저, 죄송해요. 기, 기분 나쁘시면 바꿔도 되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더듬는 말투에 당황하고 있을 찬열의 얼굴이 생각나 괜시리 웃음이 났다. 내일 오프인데 만날래요? 그냥 모든 걸 떨쳐 버리고 싶었다.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싶었다. 짧은 시일내에 아니라고 단정짓고 싶었다. 그에 대한 동정심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저 이틀만 흘렀는데도 같은 공간안에 잇는데도 그가 어딜가든 내가 제일 먼저 보고싶었다. 우와! 그, 그럼 저녁6시 쯤에 만나죠!! 찬열의 들뜬모습이 여기까지 전해져 왔다. 그럼, 그때 뵈요. 전화를 끊고도 뭔가 찝찝한 기분이 었다. 뭐해요? 익숙한 목소리에 정상을 유지하던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백현은 자신도 모르게 말을 할 때 얼머부려 미친듯이 쪽팔렸다. 예전에 내가 아닌걸 들킬것 같아 정신을 차리기 위해 화장실을 가려고 했다. 자신의 손목을 잡는 느낌에 그대로 얼음이 되고 말았다. 어디아프냐는 말과 함께 자신의 이마를 짚어주는데 떨려서 죽을 것만 같았다.
"백현씨?"
"후하.."
"저, 나가봐야 될 것 같은데요."
"아, 예?"
"많이 아프시면 저 혼자 갈께요."
"아, 아니에요!! 같이가."
"괜찮으시겠어요?"
"하하, 네네. 저 말짱해요!!"
걱정마요!! 백현은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며 호탕하게 웃고는 겉옷을 집고 먼저 나가버렸다. 백현이 왜 저러나 라는 생각을 갖다 자신도 서둘러 따라 나갔다.
**
사람들의 우는 소리가 입구에서 부터 울려 퍼졌다. 각자 다른 사연으로 사람들이 울고있었다. 그 중 살인사건에 연루되어있는 피해자 가족을 찾아가 조사를 했다. 물어보아도 계속해서 통곡을 하며 말해오니 도통 무슨소리인지 알아 먹을수가 없었다. 결국 진정을 할 때 까지 기다려 보기로 하고 통로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아드님! 어디가세요!! 저 쪽에서도 소란이 있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토록 보고 싶었던 모습이 지나가자 자신도 모르게 그 모습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종인씨, 어디가!!! 뒤에서 부르는 백현의 부름을 뒤로 하고 무언가에 홀린마냥 미친듯이 발걸음을 옮겼지만 자신의 손목을 잡는 손길에 멈춰지고 말았다.
"종인아, 어디가냐구. 우린 아직 수사할께 남았잖아."
"봤어, 봤다구..."
"어? 누굴?"
"경수, 경수를 봤어요."
"...고작 열흘 안 봤다고 헛게 보여요? 정신차려라. 김종인."
"봤다니까...봤다고 내가!!!!"
종인의 발악에 백현은 화가 났다. 정신을 못차려 공허한 눈빛을 하고있는 종인에게도 화가 났고 수사에 집중 못하고 있는것에 화가 났고....그냥 화가 났다. 가슴 언저리에서 무언가 울컥 하는게 화가 났다. 나비야, 여기서 뭐해? 종인은 그대로 자신의 뒤에 있는 사람을 껴안았다. 경수씨, 여기 왜 있어요? 백현도 적잖이 놀라 경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빠가 아야해서 여기 왔어. 흡..아빠가...흐읍...아야해서,,,흐아아앙. 그러고 보니 삼일장하는 마지막 날인 게 아니라 왜 이제서야 장례식을 하는 거지? 의문을 가진 백현은 경수의 머리를 쓰다듬다 이내 손길을 거두었다. 울지마요. 경수씨. 종인은 손을 들어 경수의 볼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 경수는 종인을 보다 이내 또다시 눈물을 터트리며 종인을 껴안았다.
경수의 엄마는 경수를 데려간 이후로 그대로 집을 나갔다고 한다. 며칠에 한 번씩 오시는 가정부에 의해 혼자있는 경수가 발견이 되었다. 발견 당시 무척 야위어 있었다고 했다. 엄마도 안계시지만 장례식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가정부아주머니 도움으로 미루던 장례식을 겨우겨우 하게 되었고 오늘이 삼일장을 하는 마지막 날이 라고 했다. 그냥 안쓰럽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그때 내가 잡았어야 했다.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달렸어야 했다. 아빠...아야하지 마요.. 잠을 자면서도 아빠를 찾는 모습에 내 자신에게 너무나도 화가 났다. 가족 다음으로 유일하게 아는사람이 나밖에 없었을껀데 종종 찾아가봐 했었어야 했다. 그리고 앞으로 아드님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시설에 맡길지 아님 그냥 집에 둘지 걱정이에요. 걱정이 되는지 가정부는 사진에서 환하게 웃고있는 남자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제가 맡을께요. 갑작스러운 종인의 말에 가정부는 의심쩍은 눈빛을 보내왔다. 걱정 마세요. 그나마 절 많이 따라주고 하니까 제가 맡을께요. 종인의 진심어린 눈빛에 가정부는 고심끝에 허락을 했다.
삼일장을 끝낸 뒤 경수는 조그마한 공간안에 유골함이 담겨 있는 것을 보며 유리벽에 작은 입맞춤을 해주었다. 아빠, 또 올께요. 아야하지말고 다 나아야 되요. 유골함에 있는 사진이 그 어느때보다도 따뜻한 웃음으로 보답해주었다. 나비야, 우리 놀러가자! 아빠의 죽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또다시 순수한 모습으로 돌아와 자신에게 웃으며 조르는 모습을 보자 마음 한 구석에서 짠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 집에 놀러갈래? 종인이 환하게 웃으며 묻자 경수는 그 웃음이 맘에 들었는지 종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가자가자. 빨리 가자. 백현은 종인의 손을 잡고 이끄는 경수를 보니 귀엽다는 기분이 들었다.
**
"요즘 왜 들이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단가? 지금 며칠째 이 중요한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그 따위 정신상태로 뭘 한다는 거야? 후...나가봐."
꾸벅 인사를 하곤 백현이 먼저 나가고 종인이 나갈려고 하자 준면의 부름에 자리를 지켰다. 그, 뭐냐. 요즘 나비인가 뭔가하는 거 때문인건가? 준면의 날카로운 질문에 종인은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부끄러웠다. 고작 한 사람 때문에 내 일을 망치고 있는 기분이 들어 정말 부끄럽고 내 자신이 한심했다. 냉정했었어야 했다. 내 일 만큼은. 아야! 종인의 머리를 때리는 느낌에 고개를 드니 준면이 한심하단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저레 젓고 있었다. 야, 이러면 너의 어머니, 아버지가 뭐라고 생각하시겠냐. 정신차려라, 이 깜종아. 다시한번 자신의 머리를 내리치자 종인은 웃음이 나왔다. 웃어? 이게 죽을라고. 종인의 웃는 모습에 준면도 피식하곤 웃음이 나왔다.
준면이형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존경하고 동경해온 친한 형이다. 가족끼리도 서로 알정도로 친한 형이다. 내가 이 소속팀에 들어온다고 했을때 내색은 안했지만 제일 기뻐해준 형이었다. 밖에 나가면 정말 친한 형이였지만 이 안에만 들어오면 호랑이 뺨칠정도로 무섭고 냉정한 팀장이된다. 하지만 가끔 내 기분을 이해해줄려고 장난도 쳐주는 형이 고맙다. 야, 근데 진짜 그 나비때문인거야? 탁자위에 있는 커피를 마시며 물어오는 준면에게 어떠한 대답도 해줄 수가 없었다. 설마....좋아하냐? 보나마나 대답을 해봤자 자신을 이상하게 생각 할 지도 모ㄹ....뭐? 좋아하냐고? 아냐!!!손사레를 치며 강한 부정을 하는 종인을 보던 준면은 다시 커피를 마시며 좋아하는 걸로 단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아니야아!!! 왜그래!!!"
"조용히해. 밖에 소리 다들려."
"아, 아니라구..."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 했어. 멋지네 멋져. 분명 혼자 좋아하는거겠지? 깜종이 짝사랑을 하다니. 멋지다. 큭큭"
"아,아니야!!!"
"니가 남자를 좋아하든 뭘 좋아하든 아무말 안할테니까 나가봐."
아닌데....히힛. 그나마 인정해주는 사람이 형이라는게 너무 고마워 괜시리 웃음이 났다. 웃지마 쨔샤. 토나오니까 어서 나가서 일 봐라. 준면은 썩소를 지으며 나가라는듯 손을 훠이훠이 저어댔다. 근데 진짜 데리고 다니면 안돼? 문을 닫던 종인이 다시 고개를 내밀어 준면에게 묻자 알아서 하라는듯 손을 저어댔다. 땡큐! 고마워, 형! 사랑해!!! 종인은 연신 하트를 발사하며 문을 닫았다. 타자를 치던 준면은 경수가 자신에게 아저씨라고 부르던데 생각나 서랍에서 공주거울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요리조리 관찰을 했다. 내가 그렇게 늙어 보이나? 집에가서 팩이나 해야 겠다. 팩 할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는 준면이었다.
**
찬열에 집에 경수를 맡겨두어서 집에가기 전에 잠시 찬열의 집에 들렀다. 찬열이 현관문을 열자 종인 뒤에서 술이 담겨 있는 봉지를 들고는 찬열에게 웃고있는 백현이 보였다. 드, 들어오세요!! 갑작스헌 백현의 방문에 쇼파에 널부러져 있는 옷가지를 치우시작했다. 하하, 집이 좀 누추하네요. 옷가지를 아무렇게나 세탁기에 넣고는 백현이 들고있는 봉지를 받고 탁자위에 올려 놓았다. 여기 앉으세요.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구경하고있는 백현에게 여기 앉으라며 주위의 물건을 치워주었다. 마실꺼나 먹을 꺼라도 드릴까요? 찬열의 물음에 백현은 됬다며 고개를 저었다. 뭘드릴까 고민하는 찬열에게 누군가 발길질을 하자 위를 보니 종인이 썩은 표정으로 경수가 어디있는지를 물었다. 어디있겠냐. 방에 있겠지.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찬열을 뒤로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방으로 들어가니 침대에서 곤히 자는 경수가 보였다. 이렇게 보면 진짜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같다. 침대에 걸터 앉아 경수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데 종인의 기척에 깨어났는지 경수는 눈을 비벼대며 종인을 쳐다보았다. 일어났어? 종인이 기분좋은 미소를 짓자 경수도 기분좋은 미소를 보여주었다.
"오늘 뭐하고 놀았어?"
"악당놀이!"
"악당놀이?"
"응응. 찬이가 악당이고 나는 나비했어!"
"나비가 악당을 이겼어?"
"아니, 졌어..."
"..왜?"
"너무 피곤해서 잤거든. 히힝."
아오 귀여워♥ 자신이 나비인데 피곤해서 잠을 잤다고 졌단다. 아고 귀여워라. 그랬쪄요? 우쭈쭈♥ 한참 경수에게 우쭈쭈를 해주고 있는데 등 뒤에서 보내는 따가운 시선에 뒤를 돌아봤더니 역시나 썩은 표정으로 찬열이 쳐다보고있었다. 왜. 뭐. 뭐. 불만을 표하자 찬열이 술 먹자며 거실로 나오라고 했다. 거실로 나가니 분면 작은 봉지였는데 그 봉지에서는 끊임없이 술이 나왔다. 야, 내일 오프라고 너무많이 먹는거 아냐? 종인이 걱정스럽게 묻자. 오프니까 이정도는 먹어줘야 한다며 같은 오프끼리 미쳐보자는 식으로 캔따는 소리다 시작을 알렸다. 자자, 건배를 뭘로 하지? 찬열의 주도하의 건배를 하려고 하는데 말을 뭘로 할지 정하느라 김다빠지겠다. 그냥 경수가 우리 식구된거 축하해 주자고. 백현의 말에 모두 동의 한다는 듯 캔이 4개가 들렸다. ...4개? 악, 경수야! 넌 술먹을면 안돼!! 종인이 말릴려고 하자 찬열이 말리지 말라며 얘도 성인이라고 캔이 들려있는 경수의 손을 들어주었다. 나비, 화이팅! 찬열이 말하려는 새에 경수가 가로채 말을 하고 말았다. 그렇게 캔 4개가 서로 부딪혔다. 경수의 순수한 웃음에 모두들 웃고 말았다. 고마워, 우리의 식구가 되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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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오아오아 이야기가 생각나서 쭉쭉 썼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원래 오래쓰는 타입인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암호닉 신청해주신분들 감사해요ㅠㅠㅠㅠㅠ제 글을 봐주신다니까 너무 감사하네요ㅠㅠㅠㅠ정주행 사랑합니닼ㅋㅋㅋㅋㅋㅋ
++ 금보님 비비빅님 링세님 비둘기님 됴경수역님 이불익이니님 킁킁님 밥줘님 구운감자님 얌냠냠님 아이엠벱님 됴짜님 키세스님 김형사님 우왕님 헤헷님 찬백맛나님 비밀번호님
감사드립니다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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