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들어요 ㅎㅎ
사실은 이거 전편이 있어요 ㅎㅎ
제목은 '나랑 놀지마' 인데요 그걸 꼭 보고 오셔야 이해가 잘가거등요
꼬옥 보고오셔요 ㅎㅎ
[쑨환]너랑 놀지마?
비가 유난히 많이 오는 날이였다. 아침부터 쏟아지듯이 오는 비때문에 부모님의 차를 타고 학교를 가야만 했다. 전학오는 첫날인데 비가 억수처럼 쏟아져서 나는 왠지 기분이 꿍꿍
해져 그냥 다시 중국으로 건너가고 싶었다. 한국은 좁은곳에 이러저러한 건물을 빽빽히 지어 놓아 더 갑갑하게만 느껴졌다. 자동차의 창문은 창 밖을 볼 수도 없을 정도로 빗줄기가
진득히 갈라져 흐르고 있었다. 그 알수 없는 회색의 창문이 갑자기 살색이 나타나 밖에 사람이 있구나 하고 알 수 있었다.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다.
"엄마 잠깐만 멈춰봐요"
"왜?"
"잠시만요"
나는 창문을 내렸다. 떨어지는 빗방울들이 톡톡거리며 내 얼굴에 튀었다. 쏟아지는 빗줄기 사이로 나는 내 또래의 남자아이를 볼 수 있었다. 나랑 같은 교복을 입은 남자아이는 이미
홀딱 젖어서 색이 진해져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남자아이는 무언가를 부축 하고 있었다. 더 자세히 보니, 술에취해 비오는 도로에 그대로 누워 있는 노인을 낑낑대며 옮기고
있었다. 그 노인은 한쪽 발이 온전치 않은지 절뚝거렸다. 겨우 의자에 앉힌 소년은 우산을 노인에게 쥐어주고. 학교에 늦었는지 비를 그대로 맞으며 뛰어갔다. 같이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엄마는 '아무리 작은 나라라 해도, 이렇게 따뜻한 곳이란걸 잊지마렴.' 이라고 말하셨다.
다시 학교로 가면서 나는 곰곰히 그 소년을 기억해 보았다. 하얀 피부에 얼굴이 참 동글동글했다. 학교에 가면 꼭 저 소년을 찾고 말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인지는 모른다. 어쨌든
그날이 박태환을 처음 만난 날이였다. 그때의 나는 이제 중2학년이였고 벌써 4년 전이였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에 대해선 축하받을 일인건 분명하다. 하지만 경우엔 따라선 달라지기도 한다.
"에이! 그렇게 정상이 아니면은 나라가 망해.. 로마가 왜 망한지 알어? 성이 문란해서 망해버렸다고.. 남자와 남자끼리 그짓하고 말이야"
"선생님 그건 동성애 비하발언인데요"
"시끄러 그런 역겨운 놈들은 다시 태어났어야 해. 다른 나라들도 다 이럴껄? 어때 쑨양? 너희나라도 게이 싫어하지?"
"네?"
모든 시선이 나에게로 모였다. 그중에서는 태환의 동글동글한 눈동자도 있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에이 중국도 그런거 역겨워 하잖아! 아닌가?"
"....맞아요.."
"그것봐봐~"
덕분에 반 내에서 동성애랑 역겹고 다시 태어나야 할 사람들로 인식이 박혀버렸다. 아무 누구도 선생님의 말에 의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냥 암묵적인 거였다. 만약 선생님의 말에
반대하고 동성애를 찬양한다면 자신이 동성애자로 인식될까봐 두려웠었던것 같다. 그 거지같은 수업이 끝나고 나는 태환에게 은근슬쩍 물어보았다.
"태환. 너는 어떻게 생각해?"
"뭐?"
"동..성애.. 말이야"
동그랗고 순한 눈을 굴렸다. 고민하는 듯 싶었다. 심장이 마치 위험한 일을 하기 전 긴장된 상태처럼 쿵쾅거렸다.
"음...나는 별로 상관없어. 사람이 사람을 좋아한다는데 말이야"
"아..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다행이다. 쑨양은 축축해진 손으로 이마를 닦았다.
같은 중학교를 나와 같은 고등학교로 들어가게 되었다. 중학교때의 몽롱한 내 감정은 고등학교때가 되어 확실히 선명해 졌다. 나는 역겨운 놈이였다. 나는 다시 태어났어야 했다.
차라리 다시 태어나서 널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비정상에서 정상이 됬을지도 모른다. 침대에 누워서 입을 막고 눈물을 흘리며 날을 지새운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그때도
파란색의 천장은 태환이 수줍게 웃고 있는 얼굴로 아른거렸다. 너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수영장의 넘실거리는 물을 가르고 너로부터 헤엄쳐 빠져나가고 싶다. 하지만 물들은 너로인해 터져버린 내 심장의 추억들. 열심히 그 추억들을 뿌리치고 헤엄쳐 간다해도 크게 막
혀 있는 수영장의 끝은 마치 너에게 빠져 나갈 수 없는 나인것만 같아서 허무함과 씁쓸함을 안겨다 주었다.
너를 좋아하지 않으려 많이 노력했다. 이따금 가슴이 저리도록 아프긴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익숙해지자. 그러다 보면은 언젠가 너의 얼굴을 보더라도 키스하고 싶어지지 않을꺼
라는 믿음을 가졌다.
그럴려고 했는데. 그럴려고 했는데.
그러고 있는데 왜.
쑨양은 구겨진 종이속 자신을 애달프게 쳐다보았다.
니가 이렇게 나를 붙잡으면 그럴 수가 없잖아. 눈앞은 어느새 눈물이 가득 고여 종이속 얼굴이 아지랑이 마냥 스물스물 흔들렸다. 그동안 어떻게 참아 왔는데. 이제 그만하려 했는데
너는 도데체 왜 이제와서 나를 괴롭히는거야. 쑨양의 얼굴은 어느새 눈물로 범벅이였다. 이렇게 괴로우면서도 마음속에서 환하게 펴지는 감정은 기쁨이였다.
쑨양은 태환이 사라졌던 곳으로 뛰어갔다. 길잃은 아이마냥 태환의 이름을 부르면서 뛰어다녔다. 눈물때문에 미쳐 땅을 보지 못한 쑨양은 넘어지기도 했다. 다시 일어서고 미술실
로 뛰어갔다. 계단을 오르면서 쑨양은 아이처럼 큰소리로 울었다.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이상하게 보았다. 수영복만 입은채로 198cm인 쑨양이 아이처럼 울면서 뛰어간다는 것은 흔
한 일이 아니다. 어느새 다다른 미술실의 문을 거칠게 열었다. 의자에 앉아 울고 있는 태환이 보였다.
"흐..태환..."
"쑨양...! 왜울어"
"난 4년이야... 4년동안 기다려 왔다고.."
"뭐?"
"난 4년부터 널 계속 기다려 왔다고.. 4년동안 정말 괴로웠단 말이야.. 이제 접으려는데 나한테 왜이러는 건데.."
태환은 눈물을 뚝 그쳤다.
그리고 입구에 주저앉아 울고있는 쑨양에게 조심히 다가갔다. 방금 한 말을 이해하면서.
"4년..?"
태환은 쑨양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삐져나온 뒷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4년이나 기다려온 쑨양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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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편은 생각도 안해봤어요!!! 그런데 안쓰면 여러분들이 때릴것만 같아서 ㅠㅜ
저 칭찬해줘요.......
참고로 위에 선생님이 말한 동성애 비하발언..
그거 진짜 우리학교 국어쌤이 하신말 그대로 적은거에요 ^^ㅋ
씁쓸하더라구요 우리반에 동성애자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하여튼... 여러분 내일 학교 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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