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티즈앱 남태현이 빌어먹을 씨씨를 했다. 연경이는 존나 예쁘진 않지만 예쁘장했고, 생글생글 웃는 게 귀여운 여자애였다. 누가 먼저 쫓아다닌 건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그것들은 페이스북 연애중을 띄웠다. 남태현님과 연애중. 그 여덟 글자가 종일 업 돼있던 내 기분을 곤두박질치게 만들었다.
나는 남태현이랑 내가 뭔가 썸씽이 있는 줄 알았다구. 아니 아니면 우리 과에서 존나 예쁜 민영이랑 썸씽이 있는 줄 알았지. 남태현이 솔직히 잘생긴 편은 아닌데…민영이 걔가 존나 좋다고 따라다녔으니까. 민영이는 그날 저녁에 페이스북에 저격 글을 올렸다. 물론 대상은 남태현이 아니라 연경이었다. 개같은 년으로 시작한 저격 글은 우리 민영이 힘내요ㅜ하는 댓글들로 끝났다. 눈치 없는 연경이는 그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남태현만이 그 상황이 웃기지 않냐며 키득키득 거렸다.
연애중을 띄운 지 일 년 쯤 됐을 때 포장마차에서 남태현이 충격적인 고백을 했다. 내가 좋단다. 연경이도 졸라 좋은데 나도 졸라 좋단다. 너도 나 좋아하는 거 아니었냐고 묻는데 한 대 칠 뻔 했다. 솔직히 이새끼가 씨씨하기 전에 우리 사이에 분명 뭔가 있었다고. 먼저 뒤통수 후려친 건 너 아니냐? 속으로 궁싯대다가… 그래. 남태현을 끌고 내 자취방으로 갔다. 송민호가 더 좋지 송민호가 더 좋다니까 말하면서 껴안는 남태현을 떼어내고 내가 말했다. 너 오늘 왜 이러냐. 그러니까 남태현이 말했다. 어제 연경이랑 잤단다! 잤는데 너무너무 좋은데 하는 도중에 내 생각이 너무너무 났단다! 이새끼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쓰레기일지도 모른다. 근데 더 쓰레기 같은 건 섹스하면서 내 생각하는 남태현을 상상하는 나다. 움직일 때마다 흔들리는 앞머리가 섹시할 것 같다.
그러면 그래서 우리 뭐 어쩌자고 어? 어…그니까……. 남태현이 고민하는 척했다. 바람이라도 피우자고? 그런 게 아니라 그러니까 음 한 번만 딱 해보자구. 연애가 아니라 섹스를 하자고? 그래 연애 말고 섹스하자고. 개같은 남태현. 나는 남태현한테 키스했다. 물고 빨고 하다가 갑자기 말한다. 이런 거 말고. 진짜 개같은 남태현이다. 연경이한테 죄책감이 드나보다. 야 시발 자는 게 더 나빠 개새끼야.
섹스 후에 구질구질하게 물었다. 좋았어? 아팠어. 다음엔 더 잘할게. 다음은 없는데 빙신아. 단호하게도 말한다. 남태현 폰에서 카톡이 연달아 왔다. 너 지금 연경이 걔한테 미안하지. 남태현은 대답 않고 답장을 보낸다. 뭐 어쩔까. 내가 연경이를 꼬실까? 바람피자고 할까? 씨발 그럼 디져. 남태현이 폰을 침대 위로 던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연경이가 더 좋은 거 같애. 그놈의 연경이가 사줬다는 향수를 칙칙 뿌리더니 남태현이 내 자취방을 나갔다. 아오 진짜 개같은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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