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SISTAR '넌 너무 야해'
녹음실에선 무슨 일이 (작곡가김종인X신인가수도경수)
written by. 여내
**
"너 데뷔앨범 프로듀서 정해졌어"
"오, 벌써?"
"응. 카이라고 알아?"
"누군데"
"몰라? 이엑스오알지. 그 그룹 프로듀싱한 사람. 어린데 천재라나봐. 여기저기서 모셔갈려고 난리인 사람 우리 회사로 데려왔어"
이엑스오라면 데뷔하자마자 여기저기서 숨어 은신하던 덕후들을 끌어 모으기 시작하더니 2집만에 대스타로 빵 떠버린 아이돌 그룹이었다.
노래 좋던데.. 귓가에 이엑스오의 노래구절이 맴돈다.
다음주 부터 본격적으로 데뷔 앨범 준비니까 미리 인사를 드리라는 갸륵하신 김준면님의 의견에 따라 나는 어딘가로 끌려가고 있는 중이다.
엘리베이터가 멈춰 서고 나는 준면이 형의 손에 이끌려 잘 닫힌 문 앞에 섰다.
똑똑-
준면이 형이 문을 두 번 노크하더니 열고 들어간다. 우리 회사에 이런 데도 있구나.. 연습실 말고는 가본 데가 없어서
방 안에는 왠 피부가 까맣고 음.. 잘생긴 남자가 있다.
저 사람이 카이인가 카오스인가 그 사람 인가 보네.
나는 내 등을 떠미는 준면이형의 행동에 얼떨결에 그 남자 앞에 섰다.
뒤에서 등을 툭툭 두드리는 암묵적인 의미가 담긴 손길.
먼저 인사를 하는게 도리겠지?
"안녕하세요"
"아, 두씨?"
"네?"
"예?"
"두가 아니라 디오입니다"
"아-"
물고기 입을 크게 벌리고 멍청한 소리를 내더니 갑자기 싱긋 웃는다.
그것도 엄청 음흉하게-
"장난이었어요"
뭐야
**
'나 잠깐 홍보실 좀 갔다 올게'
하고 갑자기 사라진 준면이형 덕분에 작업실에는 나랑 카이인가 하는 사람과 둘이 남게 되었다.
원래 낯을 가려서 처음보는 사람이랑 단 둘이 있는 건 어색한데 안 그래도 계속 날 음흉하게 쳐다보는 저 남자 때문에 더 움츠러든다.
아유, 목 탄다.
"디오씨는 목소리가 되게 좋으시네요"
"아, 감사합니다."
"잘 생기셨어요"
"아, 감사합니다."
"피부도 되게 좋으시네요"
"아, 감사합니다."
"눈이 참 예뻐요"
"아,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요?"
"예?"
"저는 어때요?"
**
준면이형 어디갔어
형, 이 사람 좀 이상한 거 같아...
이상하게 저 쌍커풀 진 두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거 같다는건 내 착각이겠지.
나는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잘생겼어요"
"고마워요. 디오씨는 예뻐요"
"감사하.. 네?"
저기요, 그렇게 음흉하게 웃지 마시라구요
**
나는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의자에 거의 반 누울 듯이 기대 앉아 있는 작곡가를 보았다.
누구는 정좌세로 앉아 있구만. 입을 다시는 폼이 꼭 무슨 말을 할 것 같다.
이번엔 또 무슨 얘기를 하려고. 입 열지마, 열지맛
"전 김종인이에요. 필명은 카이. 그냥 김종인이라고 하세요."
"아, 네"
"음, 어쩌다 보니까 제가 이번 디오씨 앨범을 다 프로듀싱 하게 되었어요"
"준면이형한테 들었어요"
"어 안되는데? 비밀이었는데.."
"..."
"아, 놀래는거 보고 싶었는데- 망했어"
싫어
**
나는 앞에서 재잘거리는 한 깜둥이와 흰둥이를 한 번, 벽에서 째깍거리는 시계를 한 번 보았다.
대체 언제 부터 지금 이러고 있는거지
"디오씨 너무 귀여운거 같아"
"그치? 우리 경수가 좀 귀여워"
"아, 디오씨 이름이 경수야?"
"응, 도경수. 도에서 따서 디오라고 지은거야"
"이름도 귀엽다"
"우리 경수 탐내지마"
"이제 경수씨는 날 더 좋아할게 될걸?"
"뭐래, 경수는 내꺼야"
저기요들, 나 여기있는데
**
대체 김준면은 왜 맨날 나랑 이 남자만 두고 어디로 가는 건지 모르겠다.
안면을 터야한다며 억지로 끌고 왔으면서 대체 자기는 어디로 가는거야?
나는 남자가 컨셉을 정한다며 보고 있던 내 사진들을 보았다.
"도경수씨는 웃는게 예쁘네요"
"감사합니다."
"근데 원래 사람이 그래요?"
"뭐가요?"
"되게 딱딱하다"
"원래 무뚝뚝한 성격이에요"
"뭐, 그래도 말티즈는 말티즈지."
"네?"
"못 들었으면 말구"
**
"대충 이런 분위기로 가는 걸로 하고,"
나는 어지럽게 낙서가 된 하얀 A4 종이와 여러가지 늘어놓은 가수들의 사진을 보았다.
"아직 이거 준면이형 한테도 말 안했어요. 도경수씨한테 제일 먼저 말하는거."
사실 아까부터 되게 말을 많이 하긴 했는데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나중에 준면이형 한테 듣지뭐.
"데뷔앨범은 빵 터뜨릴 생각으로 만들면 안되요"
"보여줄락, 말락"
되게 평범한 말인데 저 사람이 말하니까 변태같이 들리는 것 같네.
"신비주의가 예전에 괜히 흥했던게 아니죠."
나는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맞장구를 쳐주려 고개를 끄덕거렸다.
"경수씨는 다 벗고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한테 흥미가 가요, 아니면 경수씨 보면서 눈웃음 치면서 팬티 다 보이는 짧은 치마입고 허리 흔드는 여자한테 흥미가 가요?"
"꼭 예가 그래야 되요?"
"예가 어때서요?"
"변태같아"
"의외로 경수씨 부끄럼이 많네. 자, 솔직히 말하자면 전 다 벗고 누운 침대 위 여자한테 갈꺼에요."
나는 의뭉스럽게 웃으며 비비는 두 손을 보았다.
더불어 왼쪽 네번째 손가락에서 반짝이는 것도.
"그리고 나중에 집에 와서 누웠을 때 생각이 나는건 눈웃음 치던 그 여자겠죠."
그래도 잘생겼네
"도경수씨 마냥"
**
"저기요, 작곡가님"
"네, 디오씨"
"곡 안 만들어요?"
"만드는 중이에요"
아니 그니까 내 말은 왜 곡은 안 만들고 남의 얼굴만 쳐다보냐고오
"음표 하나 안 그렸으면서 무슨"
"나는 지금 도경수씨 한테서 영감을 얻는 중이에요. 영감을 얻어야 곡을 쓰죠"
아무튼 말은 잘한다니까.
나는 괜히 멋쩍은 기분에 머리만 매만졌다.
갑자기 척 하고 내 앞에 내밀어진 손.
"뭐에요"
"빨리 영감 줘요"
".......혹시..."
"우리 영감 어쨌어"
그 전에 당신 먼저 좀 어디 던져 버리고 싶다
**
아침에 일어 나면 하루종일 연습실에서 연습하고, 오후엔 운동하고 남는 시간엔 작곡가 찾아가서 짤랑거리는게 벌써 몇일 짼지 모르겠다.
얼마 전 까진 영감을 얻는답시고 나랑 시덥잖은 잡담이나 떨었는데 요즘은 진짜 작업을 하는건지 뚱땅뚱땅 어지럽고 어려워보이는 기계를 만지는 폼이, 이제서야 작곡가 티가 나네.
그나저나 작곡가는 몇 살이지. 그 때 준면이 형이 뭐 혜성같이 나타난 어린 천재 프로듀서인가 막 그랬던 걸로 보면 어린거 같은데
"근데 작곡가님은 몇 살이에요?"
"도경수뱃살"
"으-"
"그렇게 정색칠 필요까지 있어요?"
".."
"도경수씨 나빴다"
아, 알겠으니까 그 입술 좀 집어 넣죠
**
"근데 나 몇 살 처럼 보여요?"
"음.. 스물 다섯..?"
"헐, 너무해"
뭐야, 스물다섯 아니었어?
아무리 봐도 스물 다섯 아래론 안 보이는데..
"몇 살인데요"
"스물 둘"
"미친, 동갑이었어?"
뭐 김종인의 시간은 남들보다 빠르게 가고 그래?
**
"미친? 반응이 왜 그래요"
"아니, 좀 놀래서.."
왜 갑자기 정색을 하고 그래.
급움츠러들었다.
"도경수씨 근데 스물 둘이 었어요? 난 내가 형인줄 알았네"
"그러게."
"말 놓지 마요"
"왜죠"
"왠지 존댓말이 더 설렌달까"
미친
**
되게 생각보다 어리네 근데. 근데 앨범 프로듀싱을 다 하는 거 보면.. 뭐 천재는 맞는 갑네.
나는 작업실을 나오자 마자 쭈쭈빠를 먹으며 내 앞을 지나가는 준면이 형을 붙잡았다.
"형"
"우어ㅓㄱ"
"...미쳤어 형도?"
"놀랬잖아!!"
"김종인씨 스물 둘이더라"
"아아- 응"
"왜 동갑이라고 말 안했어"
"니가 존댓말쓰는 건 너무 귀여운걸"
그냥 가라
**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혼자 놀고 있는데 기계위 까만 손이 눈에 들어오고,
그 다음엔 까만 손 한 쪽에 끼워진 은색 링이 눈에 들어오고, 다음엔 작곡가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작곡가님은 근데 여자친구 안 만나요?"
"응?"
"왜 맨날 작업실에만 있냐구요. 여자친구가 섭섭해 할껀데"
"여자친구? 나한테 여자친구가 있어요?"
"없어요?"
"없는데?"
뭐?
"그럼 그 반지는 뭐야"
"이거? 우정링-"
아 뭔가 그냥 왠지 모르게 패고 싶어
**
"도경수씨"
"예"
"레경수씨"
"..."
"미경수씨"
"..."
"파경.."
"그만하죠"
**
나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집중하려 눈을 감았다.
그래도 곡은 진짜 잘 만드네. 가이드 음원이라고 하더라도 마음이 찡하고 좋은 노래인 게 와 닿는다.
괜히 사람이 달라보이고 그런네
"어때요?"
"좋아요"
"그게 다에요?"
"뭐가 더 필요해요?"
"필요하다고 하면 줄 거에요?"
"내가 그럴 거 같아요?"
"아니요"
"다른 곡이나 마저 듣죠"
**
"녹음 준비 됐죠?"
나는 내 앞에 있는 마이크에 대고 가볍게 목을 풀었다.
"아아-"
"긴장하지 말구. 떨지 말구."
"긴장 안해요. 떨지도 않고."
"왜요?"
"뭐가 왜야요"
"내 앞인데 정말로 하나도 안 떨려요? 헐.."
"녹음이나하죠"
**
"도경수씨 제대로 안합니까? 정신 안차려요?"
"도경수씨 거기는 그렇게 숨 끊지 말고 이어서 하라니까"
"다시 갑니다"
"어디 실수한지 본인이 더 잘 알죠? 다시-"
"도경수씨-"
"도경수씨 이렇게 녹음실에서 감정 없이 부르는 거 대중들 다 모를거 같죠? 다 압니다. 다시,"
"도경수씨 정신 안 차려요?"
내가 알던 김종인 맞아? 갑자기 180도 변한 모습에 적응도 안되고 서운하기까지 하다.
그렇게 까지 심하게 말할 필요 있어? 아, 진짜 괜히 눈물이 나련다.
한 번 더 들려오는 다시-하는 말에 입술을 깨물었다. 약해지면 안 되는데, 자꾸 눈물이 날 것 같아서
"쉬었다 가죠"
살았다
**
"도경수씨~ 삐졌어?"
파워에이드를 들고 실실 웃으며 오는 폼이 얄미워 죽겠다.
녹음할 땐 무슨 하나도 모르는 쌩판 남 취급 하더니.
"뭘 삐져요. 녹음이나 마저 하죠?"
"도경수씨 엄청 잘했어요. 내가 장담하는데 도경수씨는 정말 사랑받을거에요"
"그렇게 혼 내놓곤.. 무슨 근거로 그래요"
"근거라.. 근거면 이미 충분하지 않나?"
왠지 싱긋 웃는 저 얼굴 뒤로 후광이 나는 거 같은 건 그냥 내 눈이 잘 못 된 거겠지.
"도경수씨가 사랑스러운 사람인데 더 이유가 필요해요?"
**
바쁘던 날이 계속 되었다. 나는 프로필 사진이며 앨범 자켓 사진, 뮤직비디오 등을 찍는다고 이리저리 불러다녔고, 틈틈히 계속해오던 녹음은 어느덧 마지막 6번째 트랙만을 앞두고 있었다.
"우리 마지막 녹음 이네요?"
"오늘은 좀 살살 가죠?"
"뭐, 도경수씨 하는 거 보고"
처음엔 그렇게 적응이 안되더니 어느새 독설이 적응이 되어버린건지 이젠 왠만한건 아무렇지도 않다.
오늘은 정말 살살 할 껀지 별 말 없이 넘어간다.
마지막 구절을 앞두고 나는 숨을 한 번 크게 들이 쉬었다.
"마지막 구절인거 알죠? 한 번에 콜?"
나는 눈짓으로 대답을 하고 귀로 들리는 노랫소리에 맞춰 입을 열었다.
최대한 집중해서 머릿속으로 노래 가사를 떠올리며 가사 하나하나를 마음으로 담으며
짧은 시간이 었다. 귀에 들리던 노랫소리가 멈추고 나는 감았던 눈을 떴다.
들려오는 기분 좋은 낮은 음성.
"끝"
아, 녹음 끝.
**
나는 헤드셋을 걸어놓고 녹음 부스를 나왔다.
이상하게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
들려오는 박수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웃고 있는 작곡가가 보인다.
"도경수씨 진짜 짱이다. 내 고막 다 녹았어- 물려내요 도경수씨가. 물론 따뜻한 밥 한끼면 충분해요"
"누가 사준데요?"
"어? 도경수씨 웃었다"
"내가 뭐가? 보지 마요 내 얼굴"
"뭘 보지 마요. 계속 그렇게 입꼬리 씰룩 거릴래요?"
에라 모르겠다. 어짜피 마지막 날이 잖아.
나는 내게 내밀어진 손을 보았다. 내가 저를 쳐다보니 딴청을 비우면서 어깨를 으쓱한다.
나는 웃으며 내밀어진 손을 마주 잡았다.
무언가 다 가까워 진 기분이다.
"수고했어요"
데뷔도 관계도, 그 모든게 다.
**
뮤직비디오 촬영도 어느덧 마지막이었다. 이렇게 화장이 갑갑해서야 매일 무대 어떻게 서나 모르겠다.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마지막이라니까 진짜 데뷔가 얼마 안 남았구나, 한다.
내가 데뷔를 하긴 하네.
갑갑한 얼굴을 씰룩거리고 있는데 어디서 나타난 우리의 한가한 김종인.
"오, 도경수씨 장난 아니다"
"아, 뭐.."
"진짜 도경수씨가 데뷔하긴 하네요"
"그러게요"
"보고 가야 되는데"
"예?"
나는 갑자기 날 끌어 당기는 손에 이끌려 너른 품에 안기게 되었다.
화장 다 묻을 건데.. 내 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내 몸을 옆으로 흔들고 난리도 아니다.
깝깝해 이 인간아
"도경수씨 나 잊지 마요"
"..안 잊어요"
"그래, 잊으면 안 되지"
"아까부터 왜 그래요? 꼭 이젠 못 볼 사람처럼 말하네"
"도경수씨-"
"네?"
"나 미국가요"
뭐라? 어딜간다고?
"왜요? 다시 안와요? 거기서 눌러 앉는거야?
"아니, 뉴욕에-"
"뭐? 뉴욕에서 산다고?"
"- 놀러간다고"
"쳐 맞고 싶죠?"
아 진심 짱 싫어. 나는 뾰족한 신발 끝으로 정강이를 한 번 걷어 찬 후 김종인에서 떨어지려고 했다.
분명 그럴려고 했어. 근데 이 인간은 맨날 앉아서 곡만 만드는 줄 알았더니 힘이 장난이 아니다.
에이- 하면서 여전히 껴안은 몸을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흔드는데-
뭐, 이제 끝이니까. 그러니까 봐준다.
*
회식이라며 뮤직비디오 감독님이며 회사 식구들이 모두 모인 덕에 여기저기서 주는 잔을 받느라 늦은 시간은 아닌데 벌써 주량을 넘어설 것 같다.
알딸딸한 정신에 술을 깨려고 밖으로 나왔다. 으, 추워..
찬 바람이 얼굴에 닿으니 술이 확 깨는 기분이다.
나는 가게 옆 골목에 기대어 쭈그려 앉았다.
술 깨면 들어가야지.
"으.. 추워"
춥긴 춥네. 옆에서 익숙한 인기척이 느껴진다. 무거운 머리도.
안 봐도 김종인이지.
"머리 치워요"
"아잉"
"미쳤네"
술이 들어가니 사람이 유해지나 보다. 원래라면 한 대 패줬어야 하는데..
나는 내 어깨에 기댄 무거운 머리에 내 머릴 콩 하고 박은 후 벽에 머리를 기댔다.
오른쪽에서 들려오는 낮고 기분 좋은 음성.
목소리는 좋다니까.
"도경수씨"
"왜요"
"사실은 나 작업할 때 사심 가지면 안 되는데, 그게 내 철칙인데 누구 때문에 어겼어요"
"음.."
"자꾸 도경수씨한텐 사심이 생기더라고"
"근데요?"
"같이 작업 하다가 사심 생기게 만든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책임져-"
"허-"
"-가 아니라 우리 사귀자구요"
**
"나는 작업이 이번이 처음이라서 모르겠는데"
"응"
"처음 작업한 작곡가한테 작업 걸린 기분이에요"
"되게 말 묘하다"
"축하해요, 작업 모두 성공하신거"
**
"데뷔 앞 둔 사람한테 이런 말하니까 참 미안하네요"
"미안하면 왜 했어요"
"도경수씨가 자꾸 내 앞에서 섹시하게 굴어서 참을 수가 있어야지"
"허? 대체 언제?"
"꿈에서"
대체 무슨 꿈을 꾼거여
**
한가로운 주말 오후, 나는 웹서핑을 즐기는 중이었다.
초록창에 친 검색어 디오는 내가 친 거라고 말하긴 부끄럽고.
스크롤을 내리니 올라온 수 많은 기사들.
'신인가수 D.O. 음원차트 재패'
'무서운 신인의 등장 D.O.'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D.O. 아이돌 전성시대 잠재우나?'
'심상치 않다. 신인가수 D.O. 음원차트 휩쓸어'
'전 음원차트 1위. 디오는 누구?'
뭐야.. 기사 제목 다 오글거려.. 뭐 기분은 좋네.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성공적인 데뷔였고 반응도 좋았고 팬들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예능 섭외도 빗발쳤다.
데뷔앨범이 이렇게 뜨긴 도경수씨가 처음일거라면서 능글거리며 말하던 목소리가 생각난다.
진짜 천재는 맞았나보네.
갑자기 내 얼굴 옆으로 쑥 내밀어진 복슬거리는 머리가 얼굴을 간질인다.
내가 보던 화면을 보는 건지 고개를 끄덕끄덕-
아, 얼굴 간지러워.
"와, 도경수 빵 떴다"
"덕분에"
"애인이 잘난덕?"
"아니 내가 잘난 덕"
"그럼 난???"
"언덕?"
"때려도 되요?"
아니된덕
**
"이게 누구야? 떠오른 신비주의 디오잖아? 꺄아악 팬이에여"
"우와아아악 도경수 짱! 아 싸랑해여!"
"형, 차 좀 세워봐"
준면이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곤 길 한 쪽에 차를 세웠다.
나는 차에서 내려 회사 앞에서 플랜카드를 흔들며 꽥꽥 고함을 지르던 한 사람에게로 다가갔다.
"미쳤어요?"
"헐, 디오가 나보고 미쳤냬 꺄아악"
"아 김종인 너 쫌!"
"김종인이 누구에여? 애인?"
"아니요. 있어요 개새끼하나"
"시발, 내가 개야?
짖어봐 종인아
**
나와 함께 차에 탄 김종인을 본 준면이형이 엄청 띄껍게 우릴 본다.
뭘 봐 저형은? 닳아. 뭘 봐.
나는 준면이형을 뒤에서 남 모르게 째려준 후 고갤 돌려 김종인을 보았다.
어우 몰골 봐..
"설마 그러고 공방 뛸랬어요?"
"도경수 남팬 1호 할랬지"
"어휴-"
김종인을 누가 말려
플랜카드 문구는 더 가관이다
'카이♥디오'
"그냥 내가 카이다-하고 광고를 하고 오지?"
"그럴껄 그랬나"
말을 꺼낸 내가 잘못이지
**
"팬들이 자꾸 나보고 왜 카이랑 붙어 먹냐는데 뭐라고 하지"
"붙어 먹는다고 해"
"먹긴 뭘 먹어"
"뭐긴. 도경수지-"
"저리 안 꺼져?"
"우리 그러고보니 요즘 둘 다 바빠서.."
"짐승새끼"
"난 늑대고 넌 경수"
"넌 늑대 말고 개"
"개랑 하는 것 보다는 늑대가 더 어감이 좋지 않아?"
"음.."
"잘 생각해 봐"
"둘 다랑 안할거야"
"그러지마 도경수씨- 내가 잘 못 했어"
**
"다음 앨범은 무슨 컨셉으로 가지?"
"그걸 왜 김종인씨가 걱정해?"
"그야 다음 앨범도 나랑 내니까"
"뭐? 누가 그래요?"
"그야-"
불안한데
"내가"
매를 벌어요, 매를-
"아-! 그렇다고 때려 날?"
"때려 널"
"때릴 거면 입술로 때려줘요 경수야"
"주둥아리 집어 넣어라"
네
-END-
급한 마무리
이거 무슨 일이 시리즈 뭐 그런거.. 같네여
개학해서 바빠서 그런지 글 쓸 시간이 없네요
집 오면 11시고 음..
Booty Call 이후로 되게 오랜만이에여
짬짬이 쓴 글이라 이건 좀 허접+짧음하네요
저 캠퍼스연애물 vol.2도 아직 못 끝냈고 Booty Call 경수 번외도 손 대놨는데
중편 조직물 비스무리한 것도 손 대놨어요
찔끔찔끔..
언젠가 다 보여드릴.. 수 있겠져
개그물도 쓰고싶다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 되게 독자님들 다 답댓글 달아 드리고 싶은데 제가 폰을 잘 못봐서 너무 늦게 확인을 해서 못 달아 드리는데
늘 감사하게 생각해요 스릉흠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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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 = 걍 신혼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