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애할까? |
".... 000."
팀장님의 입에서 다른 여자의 이름이 나왔다. 팀장님이 술기운에 중얼거려 무슨 이름이었는지는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이란 것 정도는 알 수 있다. 그리고 팀장님은 그리운 듯이 그 여자의 이름을 부른다. 듣는 사람이 서글퍼질 정도로.
두고 갈까 생각했다. 술 먹고 여자친구의 앞에서 다른 여자의 이름을 부르는 남자친구가 뭐가 예쁘다고 데려다 줘야 한단 말인가. 하지만 계속 술을 집어드는 팀장님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취해버리면 곤란하니까.
"팀장님 정신 들어요? 일어나봐요."
"... 붕어?"
"그래요. 나니까 좀 일어나봐요."
"우리 예쁜 붕어다. 아 근데 화나면 무서운 붕어다."
팀장님의 팔을 내 어깨에 두르고 가게를 빠져나오는데 은근 무겁다. 키가 큰 편도 아니고 말랐지만 남자는 남자인가 보다. 휘청휘청 걷는데 도저히 걷는 게 힘들어 팀장님을 올려다보았다. 으악. 팀장님의 얼굴이 코앞에 와있다. 눈도 반쯤 풀려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왜, 왜요?"
"예뻐서."
"아..."
"이제야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것 같아서."
"..."
"... 그런데 미안해서 그 아이한테. 나만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 그 아이요?"
"... 붕어"
"네"
"이리 와"
팀장님이 내 손을 잡고는 근처 벤치에 앉힌다. 내 옆에 앉은 팀장님이 마른 세수를 하며 넥타이를 끌어내린다. 조금씩 술이 깨 가는 것 같다. 그리고는 조금 뜸을 들인 후 얘기를 이어가기 시작한다.
팀장님은 어렸을 때 좋아하던 여자아이가 있었다고 한다. 친한 친구의 동생이었다고. 그때 만났던 그 여자가 친한 친구라고 했다. 오래된 친구라서 집안끼리도 친했고 그 친구의 여동생과도 친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팀장님은 그 여동생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었고 좋아하게 되었다고. 여동생도 팀장님을 좋아하게 되었고 그렇게 그 둘은 연애를 시작했다고 했다. 팀장님이 군대를 가야 할 시기가 왔을 때도 여동생은 팀장님을 기다려 주었고 팀장님은 군대에 다녀와 대학을 졸업해 여동생과 결혼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팀장님의 바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팀장님이 군대에 가 있는 동안 여동생에게서 암이 발견되었고 이미 손쓸 방법이 없을 정도로 암세포가 온몸 구석구석 퍼져있었다고 했다. 할 수 있는 방법은 항암치료를 하면서 조금 더 생명을 연장시키는 것뿐. 팀장님은 그날 생전 처음으로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고 했다. 그렇게 시한부가 된 여동생을 팀장님은 매일매일 곁에서 지켜주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동생은 하늘로 떠났다고 했다. 그 이후로 그 친구와는 연을 끊었다고 했다. 보면 여동생이 다시 생각나서.
팀장님은 낮은 목소리로 얘기를 이어나갔고 이야기를 들은 나는 팀장님의 손을 잡았다. 그 여동생도 분명 팀장님이 행복하시길 바랄 거예요. 나는 그렇게 말했고 팀장님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팀장님의 등을 톡 닥여 주자 나를 꽉 안아오는 팀장님.
"말 못 해서 미안해"
"네?"
한참을 그러고 있었을까 갑자기 팀장님이 내게 말을 건네왔다. 무슨 말을 못했다는 걸까. 팀장님을 마주 보자 내 머리를 쓸어넘겨 준다.
"여자친구라고 말 못 해서 미안해."
"아..."
"미안했어. 그 아이한테도 그리고 친구한테도."
"..."
"붕어"
"네"
"넌 나 두고 어디 가면 안 된다."
"..."
"대답"
"네"
"답례"
내 손을 끌어내린 팀장님은 내게 가까이 다가왔고 입을 맞추었다가 떼었다. 그리고는 부끄러워하는 내게 팀장님은 말했다. 뽀뽀 가지고 부끄러워하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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