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민이를 보내고 난 뒤 너봉과 승철이는 같이 식당에 갔음.
시내 안 쪽에 위치한 해장국집에 갔는데 이유는 어제 죽어라 술을 퍼마신 승철이 때문이었어.
분명히 아까 전화를 받았을 때 거의 죽어가는 목소리였던 이유는 아침에 푹 자고 있다가 숙취에 쩔어 일어났기 때문이겠지.
안 봐도 뻔한 어젯 밤 최승철의 모습에 너봉은 혀를 쯧쯧차고 승철이는 국물을 한입 떠마시더니 몸을 부르르 떨었음.
"아으, 역시 해장국은 여기가 최고야."
"어제 또 몇 시까지 달렸냐, 바보야."
"기억이 안납니다만."
"웃으면서 말할 일이냐?"
베시시 능글맞게 웃으며 말하는 승철이에 너봉은 헛웃음을 지어. 너봉은 그런 승철이가 괜히 걱정돼서 그냥 더 심술궃게 말하지.
"몸 챙겨가면서 먹어. 한방에 훅 간다. 알코올 농도가 짙으면 신체에 어떤 영향이 끼쳐지는지 알아?"
"누가 의대생 아니랄까봐."
"너도 의대생이거든요."
아. 자각했다는 듯이 웃으며 말하는 승철이를 보며 너봉은 생각해. 아무래도 나한테 혈육은 아니어도 모지리 남동생이 하나 더 있나 봐. 너봉은 승철이를 보고 씩 웃으며 모지리라고 놀려. 모지리는 너봉이 승철이를 부르는 별명이야. 아 물론 승철이는 엄청 싫어함.
"모지리, 관리 좀 하고 살아라. 여후배들이 밥 사달라고 하면 좋다고 같이 가서 카드나 긁고 오지 말고."
"걔네가 먼저 나 좋다고 붙은 거거든? 하긴 네가 내 맘을 어떻게 알겠냐. 이 오빠는 인기남이라고, 그리고 그런 게 다 좋은 선배로서 이미지 관리 하는 거 아니겠냐? 물론 넌 인기 없어서 모르겠지."
"웃기고 자빠졌네, 야 모자란 이 친구야. 여자관리 안 하고 살면 언제 한 번 크게 데인다, 너. 그리고 그거 다 걔네가 네 돈 떼가는 거야."
진심으로 우러나온 말이지만 인기남 승철이는 너봉이 말을 귓등으로 안 듣는 것 같아.
너봉이랑 승철이랑 같이 몇십년동안 똑같은 학교로 진학해오면서 서로 늘 했고 들었던 말이라 둘 다 신경은 별로 안 씀.
근데 늘 그렇게 끝났어야 했던 대화에서 갑자기 승철이가 너봉의 동생을 소환함.
"아 맞어, ㅇㅇㅇ. 네 동생이나 관리 잘해라."
"? 이석민이 왜."
"석민이 그 자식 인기 진짜 많더라. 여자가 막 쫓아다녀. 그 중에서도 요새 누구랑 좀 같이 다니는 것 같던데"
???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석민이 주변에서 여자 얘기 들린 적은 없었는데, 아 물론 남고였지만.
어쨌든 내가 알기론 석민이가 머리털 나고 여자 만난 적은 이번이 처음일 게 분명하다고 생각하는 너봉은 승철이를 보며 진지하게 한마디 함.
"예뻐?"
"음, 예쁨.
오.
들고있던 숟가락을 내려놓고 너봉은 가만히 손으로 턱을 괴고 생각에 잠김.
우리 집 바보가 벌써 여자를 다 만나고......심지어 예쁘다니.
"대체 누가 이석민을..."
"왜 그래. 야. 석민이도 인기 많어."
"걔가?"
"일단 얼굴도 훈훈하게 생겼고 체대생이잖냐. 여자들은 은근히 잔근육 같은 거에 환장하더라."
"......허우대만 그렇지 뭐."
"인정"
너봉은 승철이가 다시 밥을 먹기 시작하자 혼자 생각에 잠김.
이석민, 여자를 만나면서 누나한테 얘기도 안 해?
살짝 섭섭함이 들었지만 그래도 석민이 사생활이니까 너봉은 모른 척 해주기로 함.
"공강 때 이석민 대학에 한 번 다녀와야겠어...누가 우리 바보를 쫓아다니는지 얼굴이나 봐야겠다."
아, 물론 표면적으로.
우리 코흘리개가 여자를 만난다니, 제대로 된 애인지 보고서 놀려야지.
"갑자기 왜 동생 연애 관리를 하겠다고 그러는 거야. 솔직히 너도 만날 사람 다 만나고 다녔잖아."
"안 돼. 이석민은 그냥 불안해."
"ㅎ 확 그냥 나도 네가 만났던 형 얘기나 이석민한테 할까? 석민이는 너 모쏠인 줄 알고 있잖아."
"...말하면 뒤진다."
"왜, 그 때는 아주 그 오빠 좋다고 좋아서 죽을라고 환장하더만."
"그건 내 흑역사야. 내 인생의 오점이니까 더 이상 꺼내지마."
아아, 진짜 떠올리기도 싫다. 나가 죽어버리고 싶다.
너봉은 문득 떠오른 옛날 생각에 치를 떨었음.
무슨 얘기인지 잘 모르겠다고?
그건 나중에 얘기하도록 하겠음.
얼마 안 돼서 바로 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쎄봉
잠수 타서 죄송합니다...ㅎ 전 할 말이 없습니다...앞으로는 적게라도 꾸준히 써서 올릴게요...(하트뿅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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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 3까지 나온 마당에 이나은은 진짜 불쌍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