맼썸노이즈- 그 남자애
가장 시끄럽고, 가장 산만한 나이 열여덟
어떻게 보면. 더 시끄러운 그리고 더 산만한 너, 나,우리의 이야기
[일공공사]
[지유]
[안]
[너로 정한녀]
[서블리]
[워누몽]
[누누]
[지후니]
+ 구독료는 받지 않아요!
그 대신 읽고나서 댓글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3
우리 친해져요!!
암호닉 받습니다!! 막 신청해주쎄여!! 막 치대주세요!!
개선점 또는 건의사항, 감상문도 괜찮아욥!
-------------------------------------------
음, 오늘 해줄 얘기는
그 오백원 사건이 있었던 날의 일이야.
수업이 시작되서도
내가 계속 뾰루퉁해서 앉아있으니까
수아쌤이
"세봉아 어디 아파요? 왜 그래-"
이러면서 걱정해주시더라고..
나는 차마 오백원 때문이라고 얘기할 수가 없어서
"그냥요"
이랬는데
망할 최한솔이
"she is sooooo depressed. because just five hundred won."
(얘 지금 와아아안전 우울함요. 달랑 오백원때문에)
저렇게 말하는데
정말 진심으로 솔직하게 때리고 싶더라..
근데 착한 수아쌤은
"아, 그럴 수도 있지. 그래도 내 수업 열심히 들어야돼요 세봉아-"
이러셨어....아 마이에인절..
(사실 마이에인절 리스트에는 한명 더있는데 그 분은 내일 소개해줄게....아 마이 에인절..)
그래서
"그럴게요"
그러고 말았지.
오늘 수업 시간에 한 활동은
동화책 읽기였어
나는 부승관이랑 짝을 했고
최한솔은 이지훈이랑 짝을 했지
그리고 동화책을 받아서 맞는 페이지를 펴고 있는데
최한솔이 나 보란듯이 발음 굴리면서 읽어대는거야..
질 수 없잖아? 나름 원어민이랑 같이 살고 영어로 많이 말 하는데
그래서 부승관 신경안쓰고 최한솔이랑 누가 더 목소리 큰지 대결하듯이 읽어댔지
" long time ago, a pig and an elephant lived in the town.
They were so good friend"
( 옛날 옛적에 돼지랑 코끼리가 마을에 살았어요. 그들은 좋은 친구였어요)
그거 읽고나서 최한솔이 나보더니
"pigㅋㅋㅋㅋㅋ"
이러면서 웃더라..
(부들부들)
그래서 더 열심히 읽었지
"Pig always said 'i'm not fat' and elephant always said 'Bboo BoooBooob!"
(돼지는 항상 자신이 뚱뚱하지 않다 말했고, 코끼리는 뿌뿌뿌뿝뿝! 이라 말했어요)
승관이는 내가 읽는걸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고
최한솔은 나 째려보고 있었고
우지는 나랑 최한솔이랑 싸우는게 흐뭇한지 웃고 있더라
아니 무슨 아빠세요?
근데 이때 사단이 터졌지.
"one day, sqquir..sqq..sqqurrie.."
내가 R발음을 잘 못하거든.
영드를 많이 봐서 발음이 퇴화됐어..
그래서 다람쥐라는 단어를 읽다 막혀버렸지
최한솔은 보란듯이 더 혀를 굴리며 읽어댔고
부승관은,
"세봉아 여기봐. 에스, 큐, 알, 스쿼우뤌. 스쿼우뤌해봐. 할 수있잖아-"
"할 줄 알거든!! 스크..스쿼.."
내가 헤매고 있으니까
최한솔이,
" squirrel. 그것도 못하냐?"
(비속어)
다행히 우리 착한 수아쌤이
"세봉아 발음 잘 안돼면, chipmunk 라고 바꿔서 읽어요. 똑같이 다람쥐니까"
"아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시 열심히 읽었지
최한솔 개자식. 아니 다람쥐자식
그리곤 수업이 끝났어
최한솔은 나 놀려먹은게 좋다고 낄낄거리고 있었고
뿌뿌는 연신 하품만 해대고 있었지
수아쌤이 나가고 나서 나도 가방들고 나갔어
최한솔한테 '나 화났다' 를 어필하고 싶었거든ㅋㅋㅋ
지금 생각하니까 진짜 찌질하닼ㅋㅋ
근데 밖에서 그 남자애를 아직도 천사쌤이 혼내고 계신거야
막,
"아아앙ㅇ아ㅏㅇ!!!살려줘여!!! 쌤 잘못했엉요오!!!"
"그러니까 누가 째래!! 어!!"
이러면서..
게다가 밖은 엄청 어두컴컴하고
혼자 나갔다가는 또 이지훈이랑 권순영이랑 잔소리를 해댈게 뻔했기 때문에
그냥 구석에 있는 소파에 가서 앉았지
천사쌤은 수업이 끝났다는 걸 아셨는지,
"다음에 한번만 더 째봐- 그땐 죽어"
그리곤 그 남자애 머리에 딱밤을 콩 때리곤 교무실로 들어가셨지
그 남자애는 시무룩해선 내 옆에 앉더라
내 사전에 남자라곤 미친 부석순이랑 우지, 한솔이, 찬이, 아빠, 학원 쌤 정도인데 말이야
괜히 심장이 쿵쿵거려서 핸드폰을 보는 척 했어
근데
갑자기 그 남자애가
막 초조한듯이 손 비비고는,
"오랜만이네? 키 좀 컸나?"
이러는거야......
네?
뭐야..
그래서
"네?"
이랬더니
"잘 지냈냐고 세봉아"
"나 알아요?"
내가 계속 못 알아보니까
그 애가 시무룩해져선,
"나 진짜 몰라? 나는 너 생각 많이 했는데.
내가 니 기억에 조금도 없어? 옆집살던 김민규 말야-"
"김민규?"
가만있자, 민규.
민규..
"야아 김세봉-"
"왜"
"너는 나 어때?"
"무슨 소리야?"
"날 보면 어떤 감정이 들어?"
"좋은 친구라는 느낌?"
"그렇구나.."
"왜?"
"아냐, 별거아냐. 얼른 가자 부모님 걱정하시겠다"
그래, 우리 옆집 살던 김민규.
"민규? 우리 옆집?"
"이제서야 기억난거야? 얼마나 빡빡하게 사셨길래-"
"죽어도 니 탓은 안하지- 니가 많이 컸잖아. 또,,,"
"니가 많이 크기도 했고."
"응?"
"예뻐졌다고 너-"
"최한솔이나 너나, 능글거리기는 똑같네"
"최한솔이랑 아직도 친구야?"
"이제는 뭐 가족이지. 같이 사니까"
"같이 산다고?"
"어, 근데..."
"응. 우리 같이 살아."
뭐야, 익숙한 목소리에 민규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앞을 보니 어느새 잔뜩 와글거리고 있는 내 친구들
순영이는 배신당했다는 표정으로 서있었고
이석민은 아무생각없어보였고
부승관은 표정이 어두웠고
이지훈은 또 그 알바생을 보는 표정이었고
최한솔은,
"우리 같이 산다고. 세봉이네 집에"
"니가 왜?"
"유학갔다가 돌아왔거든. 지낼곳이 없어서"
"...그렇구나. 그럼 나중에 한번 놀러가야겠네.... 음,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됬네? 나 먼저 갈게 세봉아.
나중에 보자-"
"..ㅇ..안녕.."
민규가 밖으로 나가고 나한테 남은건
나를 보는 10개의 눈들..
"세봉아 쟤 누구야"
"우와, 김세봉 우리밖에 없다더니-"
"우리로도 모자른거야?"
뭐 이런 실없는 소리를 해대긴 했지만.
그래도
그 남자애 생각에 여간 찜찜한게 아니었는데
오랜만이야 민규야
보고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