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태형] 연하남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10/29/16/8933fdb96a6aa7523a47c7df70516239.jpg)
[방탄소년단/김태형] 연하남
태형은 제 여자친구를 정말로 사랑했다. 오빠 여자친구 있어? 그러엄, 당연하지! 바람은 안 피운다는 제 철칙아래, 그녀들과 식사하고 영화를 보고 술을 마시면서 제 애인을 숨긴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제 주변에 차고 넘치는 다른 여자들의 손을 놓지 않는 것은 이를테면 그녀들에 대한 예의였으며, 제 여자에게는 알게하지 않게 하는것도 제 나름대로의 예의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바람은 안 피우지만 괜한 변명에 의심, 추궁, 어렵고 불편한 상황은 만나지 않게 행복한 연애를 하는 김태형. 멋지지 않냐? 크으, 손에 쥔 투명한 잔을 넘기며 묻자 마주앉아 함께 잔을 비우던 정국은 병신, 하고 짧은 말만을 남겼지만 저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다. 예쁘고 잘생긴건 공유해야 세계 평화에 이로운거야. 그러니까 너도 같이 가자고, 박지민이 무용과 애들 데려 온댔다니까? 기어이는 앞에 앉아 막잔을 비운 정국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그랬다. 됐어 임마. 그러고 나가버리면 임마 계산은? 어??
아무리 보채고 달래고 어르고 별 노력을 다 해봐도 제 절친은 언제나 그랬듯 공짜로 얻은 제 얼굴을 나눌 줄을 몰랐다. 팍팍한 놈.
"응 누나, 나 지민이 만났어요. 응. 금방 들어갈게. 알았어 이따가 전화할게요~"
누구를 만나러가든 어디에 있다고는 꼭 꼭 그녀에게 알려주었다. 어디인지 찾아온달지 왜 빨리 안 들어가냐고 화를 낸달지 하는 일은 없는 여자가 태형은 좀 편하기도 했다. 다정하고 편한 그녀를 태형은 꼬박꼬박 누나, 누나 하며 존대하기도 했다가, 말을 놓기도 했다가. 어, 지민아 이제와? 늘 말하지만, 바람은 피우지 않았다. 정말로.
그런데, 무언가 느낌이 이상했다. 집에 가고 싶다고 투덜대는 박지민 녀석을 붙잡아 앉혀서 쭉빵 무용과 친구들이랑 술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고 즐거웠는데, 집에 가는길에 전화해 보니 전화도 받지 않고, 카톡을 보내도 대답도 없다가 두어시간 후에 [재밌게 놀았어? 나 자려구, 내일 전화할게] 하는 말만 보내고. 태형은 무언가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누나 어제 나 안 보고 싶었어요?"
응 보고싶었죠. 꽃받침까지 해다바치며 나 잡아잡수-하는데도 그녀는 읽던 책에서 눈을 들어 태형을 흘끗 보고 웃어보일 뿐이었다. 이거 봐, 이거. 이상해. 뭐가 있는게 분명해. 생각하기가 무섭게 태형은 전화를 들어 지민의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녀누나. 어제 우리 누나 뭐했어?
연상은 지금 제 여자친구가 처음이었다. 여느때처럼 지인들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어려서부터 가족끼리 알고지내 막역한 지민의 누나를 통해 그녀를 만났다.
AKA 박마녀인 지민의 누나와는 달리 유난히 착하고 차분한 그녀에게 반해 대시했고, 늘 그랬던 것 처럼 어렵지 않게 커플이 되었다. 그런데.
"존나 잘생겼네."
아니 내가 사진을 봤는데.... 존나 잘생겼어 시바.... 손바닥 반만한 소주잔을 소중히 부여잡고 태형이 소리없이 좌절하는 동안 정국은 아무말도 없이 제 앞에 있던 어묵을 씹었다. 그게 왜. 뭐. 전 남친이 잘 생겨봐야 얼마나 잘생겼다고. 저라고 못생겨서 저러는 것도 아닐테고, 자기애가 흘러넘쳐 세계평화를 위해 세상에 나눈다던게 누군데 지금. 어? 투덜거려 봤자 태형은 손에 쥔 소주잔에 소주를 쪼르르 따라 연거푸 원샷을 하고서는 중얼중얼 그랬다. 야 나는 마녀가 나 놀릴려고 그러는 건 줄 알았지. 근데 사진보고 얘기 듣고 그러니까 자꾸 생각이 많아져. 이런 사람을 만났던 애가 나는 왜 만나나. 나를 진짜 좋아해서 만나는건가? 만날때마다 괜히 핸드폰 신경쓰이고, 자꾸 확인하고 싶고.
제 잘생긴 손을 부드러운 제 여자의 손과 다정하게 잡고 길을 걷던 중 이었다. 한 손이 제게 잡혀 있으면 나머지 손은 자연히 제 팔을 잡는달지 그랬는데 갑자기 나머지 한 손에 핸드폰이 잡혀있질 않나, 잠깐 자리라도 비웠다 돌아올라치면 여지없이 통화중이고. 카톡 같은걸 보내고 있을때 뒤에 있는 기미라도 나면 금새 제 전화를 감추고 그랬다. 누나. 솔직히 말해봐. 남자생겼어? 뭐어? 누구랑 그렇게 자꾸 연락을 하냐구. 연락은 무슨.
* * *
태형은 머리속에 이어지는 이 생각들을 좀체 놓을 수가 없었다. 그러느라 박지민을 3일이나 괴롭혀서 마련한 자리에서 만난 무용과 세연이 전화를 못 받은건 물론, 청순 글래머로 구로 신세경이라고 그랬던 지은이 카톡에 대답을 못한것도 이틀 뒤에나 깨달았다. 아 지금 그딴게 중요한게 아니고. 제 방 제 눈앞에 앉아 오늘도 태연하게 책을 들여다 보고 있는 이 여자를 어떻게든 해야했다.
누나. 응. 그 남자랑 연락해? 그 남자? 누구. 내가 너 말고 연락하는 남자가 어딨어. 마녀누나가 그러던데, 전 남친 만났었다고. 아아. 석진이? 그냥, 잠깐 얼굴 보고 말았는데 그 날. 아직 책장을 팔랑이고 있는 모습을 태형이 대답없이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 여자는 결국 읽던 책을 덮고 태형과 눈을 마주했다. 그럼 요즘 연락하느라 바쁜 사람은 누군데. 여자도 가만히 태형을 들여다보았다. 이제 우리 이런거 서로 신경 쓰기로 하는거야? 난 내가 이런걸로 바가지 안 긁어서 우리가 만나는 건 줄 알았는데. 태형은 자세를 고쳐앉았다. 사실 박지민 전정국 만난다고 그랬던 날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지은이 세연이 혜주 은미 하영이 은아 다 만나고 다니면서 정말 속아주는걸까 의구심이 생겼던 적도 많았는데, 마냥 모를거라고 생각한 것도 바보같았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한거였구나. 미안하게. 태형이 곧 귀가 축 쳐진 강아지 같아지자 여자는 밭은 한숨을 쉬었다. 알아, 너 바람은 안피운다며. 그... 그런 말은 누구한테 들었어? 누구긴. 아아아악! 태형은 말끔하게 정돈된 머리를 급하게 헝클었다. 괜히 마녀 마녀 그렇게 부르는게 아니었다. 그 여자가 내 연애에 끼어들게 놔 두면 안됐어!!!!!!!!!!!!!!!!!!
태형은 제 손을 잡은 여자의 손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다 다시 여자와 눈을 맞췄다. 으이그, 웃어보인 여자는 제 주머니 속 핸드폰을 꺼내 태형의 다른 손에 쥐어주었다. 여기. 카톡도 보고 전화도 확인하고 니 마음대로 하세요. 태형은 입술을 한번 삐쭉이고 받아든 핸드폰을 제 주머니에 넣었다. 안 해. 나도 이제 다른 여자랑 만나지도 않고 연락도 안할거야. 응 그래. 뭐, 그렇게 쉽게 대답하냐? 내심 좋아서 입꼬리가 올라가고 있으면서 태형은 아직 입을 삐죽이는 모양을 냈다. 믿는다구. 잡은 손을 꼭 한번 더 쥐어보인 여자가 나머지 한 손으로 읽고 있던 책을 다시 집어들려고 하자 태형은 잽싸게 그 손을 낚아챘다. 왜애, 나 이거 오늘 읽어야 된단 말이야. 안돼, 오늘은 오빠랑 놀자 애기야. 여자는 오글거린다는 표정으로 태형을 바라보고는 물었다. 뭐 하고 노는데요 오빠. 결국은 태형의 손에 들었던 책이 툭 바닥으로 떨어져 버리고, 태형은 여자에게 길게 입을 맞췄다. 이런거요, 이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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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글능글 애기같고 오빠같고 귀여운 태형이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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