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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어났다.
지금 몇시지?
눈을 부비며 일어나자
저쪽에서 걸어오는 지훈이 보였다
찬이는 어딨는걸까
"잠은 잘 잤어? 어제 우는 것 같던데"
"....잘 잤어요. 찬이는요?"
"음...찬이 씻으러갔어.
너 일어나면 바로 불러달라고 했는데..
아, 저기 온다"
그의 말에 주위를 둘러 보자 물기어린 머리를 탈탈 털며
들어오는 찬이가 보였다
"잘 잤어 세봉아?"
"그럼. 너는?"
"나도 잘 잤어"
싱그럽게 활짝 웃는 찬이의 모습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럼 너도 얼른 씻고와. 가니까 칫솔 이런거 다 있더라구"
"빨리 다녀올게"
"같이 안 가줘도 되지? 하긴, 씻는거니까 내가 가면 좀 이상하긴 하겠다"
"양치랑 세수만 할거야. 피곤할텐데 좀 쉬고있어"
"알겠어- 빨리 와"
"그럴게"
화장실로 향하는 길
어제의 술기운이 아직도 가시지 않았는지
민규와 석민은 바닥에 드러누워 머리를 잡고 골골대고 있었고
승철은 물을 마셔대고 있었다
저번에도 말했었지만
여기는 꽤 넓은 공간이라 나와 찬이가 잔 공간과 화장실은 많이 떨어져있었다
그래도 뭐 이정도면 나쁘진 않은 환경이다.
화장실 문을 두어번 노크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엇?"
화장실 안에는 양치를 하고 있는 승관과 세수를 하고 있는 한솔,
그리고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있는 정한이 있었다
"안녕 세봉아.. 세봉이 맞지?"
"네."
"여기 칫솔. 워낙 많으니까 뭐로 표시해 두는게 좋을거야.
뭐가 좋을까나.."
심각하게 고민하는 그의 표정과 상반되게
그의 금빛 머리칼이 그의 어깨에서 찰랑거렸다
그는 찬장을 뒤적이더니,
"아, 찾았다. 거기 칫솔 손잡이 부분에 김세봉 이라고 써놔."
"네"
그가 건네준 마카로 정성스레 글씨를 한자한자 썼다
옆에서 세수를 하던 한솔이
얼굴의 물기를 닦으며
"글씨 진짜 못 쓰네-"
"오랜만에 쓰는 거거든. 연필 잡아본게 아마 거의 1년 전일걸"
"하긴, 여튼 빨리 씻고 나와라-"
마카를 건네주고 나간 정한, 세수를 마친 한솔까지 나가고
화장실 안에는 나와 승관이 남았다
어색한 분위기에 바닥만 보며 칫솔질을 하고 있었다
그때, 승관이 말을 걸어왔다
"몇살이야?"
".......열일곱"
"나보다 한살 어리구나? 찬이도 열일곱이지?"
"응"
"그럼 오빠라고 해야지. 세봉아"
".......이..이런 상황에서 오빠라는 말이 듣고 싶어?"
"이야, 다른 형들한테는 존댓말 쓰고 나랑 한솔이한테는 왜 반말하냐? 오빠 해봐"
"싫어. 그리고 너희가 처음 만났을때 부터 반말 했잖아"
"...그건 그렇지"
칫솔질을 마치고 대충 물기어린 얼굴을 수건으로 닦은 다음
"말 끝났으면 나 나가도 되지?"
"아니아니 세봉아 잠시만"
"왜"
"앞으로 잘 부탁해......세봉아.. 포털 기대할게"
"..나도"
대화를 빨리 끝내고 상기된 볼을 쓰다듬으며
찬이에게로 향했다
찬이 말고 다른 남자랑 이렇게 길게 얘기해본거 처음인데.
괜히 쏘아댄것 같다. 조금 미안하네
이불위에 널브러져 있는 찬이 옆에 나도 똑같이 드러누웠다
"양치하니까 상쾌하지?"
"어"
"뭐야, 또 왜그래"
"저 승관이라는 사람이랑 얘기했는데..."
"얘기했는데?"
"이상하게 얼굴이 빨개졌어"
"...왜?"
"몰라, 너말고 다른 남자랑 이렇게 길게 얘기한거 처음이잖아 그래서 그런가봐..
아 진짜 이상하다 기분"
그의 얼굴이 잠시 굳더니
갑자기 그가 벌떡 일어났다
"아이 깜짝이야. 뭐야 왜그래"
"너 이제 나랑 같이 씻어. 밥도 나랑 같이 먹고 다 나랑 같이 해"
"같이 씻는거 싫다매"
"마음이 바뀌었어."
"갑자기 왜-"
"불안해서 안되겠어. 남자들이 다 너만 노리잖아"
"웃기지마- 그냥 오랜만에 남자랑 얘기해서 그런거라니까?"
"나는 남자 아니야?"
"물론 너도 남자지..근데.."
"그러니까 내 옆에 있으라고"
"먼저 가라고 한 사람이 누군데-"
"아이 몰라아!! 그냥 내가 그러라면 그렇게 해. 알겠어 세봉아?"
"우와 우리 찬이 질투한다"
"...그래 나 질투해. 그러니까 옆에 있어. 알겠지? 불안하다고"
"아 걱정하지마!"
"그래"
갑자기 새삼스럽게 화만 내는 찬이덕에 기분이 조금 언짢아졌다
아니, 나는 걱정을 얘기했을 뿐인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