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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ession 

w.여신 / 로망스



이승현, 벗어. 지용의 목소리가 잔뜩 들떠 있었다. 그 들뜸이 흥분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분노인지, 또 아니면 배신감인지는 그도 알 수 없었다. 그저 저도 모를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어, 승현의 옷을 우악스럽게 잡아 끌었을 뿐이다. 마음을 먹고 행동한 짓이 결코 아니였다. 그저 머리에 박히는 생각이라고는, 이승현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종류뿐이였다. 소름이 끼칠 정도의 지독한 소유욕이였다. 지용은 자신과 닮아있는 꿈틀거리는 본능대로 움직였다.



“이승현.”

“….”

“대답 해라.”

“…오해야.”

“오해고 뭐고 듣기 싫으니깐, 나 살인 내는 꼴 보기 싫으면 시키는 짓 잘 해라. 어?”



승현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살인 낸다는 말은 꽤나 협박처럼 들려 왔지만, 승현은 결코 그 상대가 자신은 아닐 것임을 확신했다. 지용은 그럴 짓을 할 만한 위인이 아니였다. 아닌 척 하면서 저를 과분하게 걱정해주고 맞춰준다는 것을, 승현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벗으라고.”

“일단 씻고.”

“씻고? 지랄 하고 자빠졌네, 미친년.”



코웃음 치며 제 옷을 찢기듯 벗기는 지용의 행동에 승현은 절로 한숨이 새어 나왔다. 승현은 빗물에 젖어 달라 붙은 제 옷을 힘으로 벗긴 지용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음을 느꼈다. 늘상 그래 왔다. 만나서 하는 거라고는 섹스밖에 없는 사이인 주제에,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꼴만 보면 애인처럼 참견을 하고 괜한 질투심에 타올라 저를 못살게 구는 지용이, 승현은 이제는 지독히도 익숙했다.



“화 내지 마. 알아서 벗을테니깐.”

“너는 씨발, 내가 화 안 내게 생겼어?”

“오해라고.”

“오해? 호텔에서 둘이 나온는 걸 직접 봤는데, 그게 오해라고? 장난하냐, 지금?”

“형이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라고, 진짜!! 왜 사람 말을 못 믿는데.”

“막 짓껄여라, 아주? 니가 지금 잘했다고 대들어?”

“잘못한건 또 뭔데? 막말로 형이랑 나랑 각별한 사이라도 되? 솔직히 아니잖아!”

“아 씨발, 안 될건 뭔데!”



지용은 손에 잡히는 물건을 확인하지도 않고는 승현 쪽으로 던져버렸다. 바닥에 부딪혀 유리가 와장창- 하고 깨지는 큰 소리가 났다. 승현은 제 얼굴 옆으로 아슬하게 스쳤던 유리의 감각에 흠칫 몸을 떨었다. 씨발년아, 내가 최승현 만나지 말라고 했어, 안했어. 지용의 악소리에 승현은 눈을 질끔 감았다. 생각보다 지용은 훨씬 흥분해 있었다. 직감적으로 예삿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 승현이 고개를 떨궜다. 



“야, 고개 들어.”

“…….”

“야. 고개 들으라고.”



말 없이 답답하게 구는 승현에, 지용은 뒷통수가 뻐근해졌다. 무엇보다도 제 눈을 안본다는 사실이 그를 화나게 만들었다. 고집스럽게 꺽인 승현의 머릿채를 잡아 올리며 억지로 제 눈을 보게 만든 지용이, 승현의 눈빛이 불안감과 공포로 휩싸였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옅게 웃음지었다.



“잤냐. 최승현이랑?”

“그런 사이 아니야.”

“그런 사이가 아닌데, 호텔에서 만나냐? 어?”

“…….”

“각별한 사이가 아니라서 말 못해주냐?”



돌이킬 수 없었다. 지용의 눈은 사람의 것을 닮아있지 않았다. 승현은 싸한 등에 뜨거운 땀이 흐르는 기묘한 체험을 경험하고 있었다. 



“변명이라도 해 보라고, 씨발.”

“최승현한테…먼저 연락왔었어. 얼굴만 보자고, 밥 한번만 사주겠다고. 혹한건 사실이야. 애정이 고팠으니깐. 근데 형이 생각하는 그런 사이는 아니야. 아무 일도 없었어.”

“아주 쌍지랄을 하세요.”

“지겨웠어. 애정 없는 섹스. 더 이상은 나도 견디기 힘들어.”

“애정이 없다고?”

“…….”

“얼마나 더 줘야 애정이라고 할껀데. 내 영혼까지 팔아서 줄까?”

“그런뜻이 아니야.”

“너가 해 달라는 건 다 해줬어! 영혼까지 팔아서 달라고 하면 줄 수 있어. 근데 너가 그런 걸 바래? 그것도 아니잖아.”

“….”

“애정이 없던건, 내가 아니라 너겠지.”



애정이라는 부분에서, 지용은 꽤나 화가 난 듯 보였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손에 잡힐건데. 말 없는 승현의 어깨를 꾹 잡고 지용이 물었다. 용기내어 들여다 본 지용의 눈은, 지독히도 까맸다. 불안함과 소유욕과 집착이 뒤섞여 있었다. 승현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지용의 말도 영 틀린 말은 아니였다. 어찌 되었건, 저에겐 끔찍했던 지용이였으니깐. 승현은 다시 고개를 떨궜다. 


“나한테 뭐 어쩌라는건데. 마음을 달라고 했어 내가? 그런 건 바라지도 않아. 너는 달라고 구걸해도 안 줄 새끼니깐.”

“형은 시도도 안 해봤잖아. 내 마음 얻으려는 노력도, 시도도 한번 없었잖아. 틀려?”

“내가 노력하면 줄 거야? 아니면서 그딴식으로 말 하지마. 희망고문이라면 이젠 신물나.”

“형이 애정을 줄 틈이라도 줬어?”


우리가 만나서 한게 뭔데? 섹스밖에 더 있어? 섹스할려고 만나는 주제에, 애정이니 노력이니 합리화 시키지마. 손목을 꽉 움켜지는 지용이 느껴졌지만, 승현은 아랑곳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단호하게 말하는 승현의 얼굴에 지용은 아랫도리가 빠릿해짐을 느꼈다. 분노는 진작에 끝난 후였다. 본성이 단순했던 탓도 있지만, 상대가 승현이라면 치밀어오르던 화도 가라앉곤 했다. 결국 남은 감정이라고는, 소유욕과 집착. 그리고 욕정이였다. 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승현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지용은, 제 자신이 우스워서 못 견딜 지경이였다. 아랫도리가 아릴 정도로 달아올라 있었지만 지금 밀어 붙일 수도 없는 일이였다. 인내심 테스트에는 취미가 없는 지용이였지만, 입술을 앙 다문 얼굴로 제법 화나 있는 승현을 위해 빳빳하게 당겨오는 뒷머리를 쓸어내렸다.


“애정보다 욕정이 앞섰던 건 사실이야. 그리고 잘 몰라. 애정, 어떻게 주는지. 어떻게 받는지.”

“…….”

“질투랑 집착은 들끓는데, 못 배운 놈이라서 섹스면 다 되는 줄 알았다. 미안해.”

“자책하지마.”

“자책이 아니라, 사실이야. 방법을 몰라서 그랬어. 그런데도 너한테는 주고 싶더라. 애정 받아본 적도, 줘 본 적도 없어서 방법은 모르겠는데, 모든 다 주고 싶었어.

“형은 진짜…. 내가 그렇게 말하면 미안해서 어떻게 견디라고.” 


묘하게 일그러져있는 표정에 지용은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다. 잘못했어. 그러니깐 다른 사람 만나지마. 어떻게 다뤄야할 지 모르겠으니깐. 지용의 말은 꾸며진 것이 아닌, 무서울 정도의 진심이였다. 다만 그 ‘진심’ 속의 진심은 누구와 비교할 수도 없는, 집착과 욕정이였고 결국엔 마음 약한 승현의 전투력을 잃게 만들었다.


“내 애정…. 배워서라도, 훔쳐서라도 너한테 다 줄게.”

“…알겠어.”

“그러니깐 너도 나한테 줘.”

“알겠어. 그렇게 할테니깐, 그만 눈물나게 해.”

“애정도 주고.”


욕정도 줘. 지용의 지독하고 무서울 정도의 ‘진심’이였다.



-


평소에도 약간 러블리한? 소유 집착 떡글을 써보고 싶었는데 ^^.. 오늘에서야 쓰네요..

불마크는 반드시 다음 편에 나오는 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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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좋네요 좋아요 제가 이런걸 너무 좋아해서 그런지 스토리가 너무 마음에 들어요!! 집착하는거라거나 .. 들어올땐 미처 못봤던 저 단어가 갑자기 눈에 들어오네요ㅋㅋㅋ 아무튼 다음편 기대되요!
11년 전
독자2
제가 완전 좋아하는 느낌이예요ㅠㅠㅠㅠㅠㅠㅠ집착 소유욕 헤헤헤헤헤 자까님 완전 금손이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담편 기대하고있을게요~~~ㅎㅎㅎ
11년 전
독자3
오메 여신님 오랜만에왔는데 완전좋은글에 좋은 브금 ㅠㅠㅠㅠㅠㅠㅠㅠ 흑흑 스토리 너무 좋아요 제목도 이수욱 하고? 설마 이게 악몽가사같은 스토리가 되는건아닌지 약간의 걱정과 함께... 느므 잘읽었어요 소설에서 지용이의 말이 맞는거 같아요 승리가 하는 행동이나 말투 묘사에선 그저 지용을 귀찮아하는 느낌이 팍팍나서 왠지 전 지용이가 불쌍하네요ㅜㅜ애정을 주고싶은데 주는 방법을 모르는것 같음요 흑흑..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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