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가 마냥 귀여운 팔불출 종인 x 매사에 투덜투덜 다람쥐 경수
"이거 안먹는다니까?"
또 눈을 땡그랗게 뜨고 안먹는다면서 이불속으로 들어가버렸다. 자신은 다람쥐지만 도토리를 안먹는다느니. 밤을 가지고 오라느니 아주 요구하는걸 리스트로 뽑는다면 책 한 권은 거뜬히 나오리라 믿는 종인이다.
"경수야."
"이름 부르지마!"
"디오-"
"...왜."
"나중에 사올게. 오늘만 이거 먹자. 밤인줄 알았는데 도토리였어. 내가 미안해."
"...안미안해도 나쁘지않아."
"먹을거야?"
"이번만이야."
방금까지 그릇을 밀어내던 경수는 그릇을 자기앞으로 가지고와서 도토리를 까 오독오독 씹어먹는다. 그런 경수를 귀엽다는듯 바라보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
환절기라 온도가 오락가락하는데 선풍기를 틀고잔게 실수였던걸까. 종인은 아침에 몸이 축 늘어지는게 감기에 걸렸구나 싶었다. 흐느적거리며 방 밖으로 나가니 경수가 이리뛰고 저리뛰고 부산스럽게 움직이는게 보였다.
"경수야... 뭐해."
"이름 부르지 말라니까?!"
"그래 우리 경수..."
경수의 어깨에 고개를 뭍으며 웅얼거리자 경수가 씩씩대며 한 번 더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 혼쭐을 내주겠다는둥... 자신은 알고보면 키가 굉장히 크다는둥... 그런 경수가 그저 귀여운 종인은 피식 웃으며 주방으로 가서 물을 한 잔 마시고 방으로 들어가 다시 누웠다.
"근데 종인이 왜 계속 누워있어. 나랑 놀기싫어?"
"나 아파."
"어디?"
"감기걸렸나봐."
"감기? 안좋은거야?"
"응... 죽을지도 몰라..."
"......"
한참동안 말이없는 경수를 신경쓰지도 못하고 종인은 그렇게 잠의 늪에 빠져버렸다. 그렇게 몇시간이 흘렀는지 종인은 잠에서 깼다. 몸 자체가 튼튼한 몸이라서 자고 일어나니 감기기운이 조금 가신듯 몸이 가뿐했다. 몸을 일으키니 몸에서 뭔가 후두둑하고 떨어졌다. 그런데 몇몇개가 아니라 몇십개가 침대랑 침대아래까지 놓여있는걸 보고 종인은 침대옆에있는 스탠드를 켰다. 어두웠던 방 안이 밝아지고 종인은 자신의 몸 위에있던 정체모를 뭔가가 무엇인지 알게되었다. 도토리, 밤, 땅콩등등 종인이 경수에게 사줬던 견과류들이 놓여있었다. 방 밖에서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달려온 경수는 울음을 터트리며 종인에게 안겼고 종인은 경수의 눈물에 당황했지만 경수를 끌어안고 뒷목을 쓰다듬었다.
"경수야. 왜 울어."
"이제, 조이니보고, 이름 부르지말라고, 안하께."
"...응?"
"반찬, 투정도, 안하께. 그리고 조이니한테, 화 안내께."
서럽게 울면서 말하는 경수의 행동에 이해가 되지 않는 종인은 경수를 잠시 떼어놨다. 경수가 더 서럽게 울며 떨어지지 않으려고하자 괜찮아괜찮아하며 경수를 달래어 떼어 경수에게 물어봤다. 그러자 경수가 눈물을 퐁퐁쏟으며 조이니, 죽지마. 경수, 조이니 주근거 시러, 라며 엉엉 울었다. 그리고 종인은 자신이 잠자기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경수야."
"미아내, 내가, 밥 머그지말라면 안먹으께."
"내가 왜 경수한테 밥 먹지말라그래."
"조이니, 주그면, 경수 혼자란말이야."
"나 안죽을게 울지마. 뚝."
경수를 안아서 달래며 말하자 경수가 종인의 목을 끌어안고 죽으면 안된다고 확답을 받아낸 후에야 경수의 눈물이 차차 멈췄다. 종인은 그런 경수를 보고 귀여워서 어쩔줄 몰랐다. 항상 반찬투정 밥투정 얼마나 심하면 별명이 투정쟁이였던 경수가 자신에게 울면서 말 잘듣는다고 말하자 정말 감기기운이 남아있던것까지 싹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경수야. 나 죽는거 싫어?"
"응."
"안죽을게. 나 튼튼해."
"알게써."
"경수때문에 나 감동받았어."
"그니까 아프지마..."
"알겠어. 경수랑 오래오래 살게."
"약속."
오밀조밀한 새끼손가락을 내밀며 약속을 받아낸 경수는 또 종인의 품에 안겼다. 너무 울어서 코가 막힌 경수는 발음도 웅얼웅얼거리는대도 종인의 말에 꼬박꼬박 대답을했다. 눈이 빨갛게 부어오른 경수는 종인의 품에 안겨서 잠들었다.
(짧은 번외)
"근데 경수야. 내 침대에 땅콩이랑 밤 왜 올려놓은거야?"
"...그냥."
"버린다?"
"아!!!"
"왜 올려놓은거야?"
"종인이 아프지말라고."
"......"
"먹고 아프지마!"
뽀르르 도망가는 경수를 보고 흐흐거리며 웃던 종인은 생각했다. 경수야. 네가 내 펜잘Q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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