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공공사]
[지유]
[너로 정한녀]
[서블리]
[누누]
[효과]
-------------------------------------------------
"정말 날 좋아해?"
"응"
그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렸다
"솔직히 많이 고민했어. 니가 날 싫어하면 어쩌지
날 떠나버리면 어쩌지....."
찬이가 떨리는 손으로 내 손을 잡아왔다
고개를 숙인 채, 찬이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때, 널 잃어버렸을때. 모든게 무너지는것 같았어.
이제 내 주위엔 아무도 없고 난 혼자고"
"찬아.."
흐르는 그의 눈물이 마주잡은 손 위로 떨어졌다
"그래서 포털로 갔어. 너랑 거기서 같이 도망가려고 했었잖아. 기억나?"
"그럼, 기억나"
"근데.. 근데 니가 없어져서.. 정말...나는 정말.."
그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채로 소리없이 울기시작했다
눈물이 그의 붉은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LA의 차가운 먼지바람이 우리를 휘감고 지나갔고 달빛만이 우중충한 하늘을 비추고 있었다.
"찬아, 찬아 나봐"
고개를 들지 못하고 계속해서 끅끅대며 우는 찬이의 모습이,
가족을 잃었을때의 내 모습과 겹쳐보였다
그래, 너와 나는 서로에게 그런 존재였던 거다.
마치 쌍둥이 별자리처럼, 한쪽이 없으면 완성되지 못하는.
울고있는 찬이를 조심스레 껴안았다
늘 내가 당하기만 했는데 안아주는. 그러니까 이 아이를 온전히 내 품에 담는건 처음있는 일이었다
이렇게 보니까 내가 늘 의지하기만 하고, 찬이가 참 힘들었겠구나.
머리를 조심스레 감싸안고 살살 쓰다듬었다
"울지마. 울지마 찬아"
" 세봉아"
"음?"
"이젠 어디 가지마. 여기 나랑 있어줘"
"그럼. 그럴게"
"좋아해줘서 고마워. 아니, 너라서 고마워.
조금 오글거릴 수도 있지만, 그냥 너라서 좋아. 너라서."
그의 코가 눈물 때문인지 추운 날씨 탓인지 빨갰다
그리곤 머쓱한듯, 이내 헤헤 웃으며
"후, 이렇게 다 쏟아놓으니까 좋네. 이번 크리스마스는 혼자있지 않아도 되겠어"
"뭐야- 크리스마스가 얼마나 많이 남았는데"
그리고,
"어?"
차가운 무언가가 내 눈두덩이 위에 떨어졌다
"비오나봐-"
"비?"
"응"
"그럼 얼른 들어가자. 너 감기걸리면 안돼잖아"
"아니, 잠시만"
"응?"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아닌 차가운 것.
하얗고 바람에 쉽게 휘날리는
눈
그러니까,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있었다
요즘 날씨가 조금 추워졌다고 느끼곤 있었는데, 벌써 눈이 오는구나.
"첫눈이네?"
"응?"
"첫눈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맞는거랬어. 그게 너라서 좋아 세봉아"
물론, 나도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꼭 너와 함께하는 행복한 새해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