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후
"I'm sorry. It seems a little late. I have a really bad traffic jam."
(미안해 조금 늦을것 같아. 차가 너무 많이 막혀.)
[I'm okay. Come slowly and carefully. Oh, the game will start. Hurry up!]
(괜찮아. 천천히 조심해서 와. 어! 경기 시작하겠다. 빨리 와!]
축구라면 환장하는 엘리스. 하긴, 축구의 종주국에 살면서 축구에 환장하지 않는게 더 이상하긴 하지만..
엘리스는 영국에 와서 처음 사귄 친구이고 지금 까지 친한 친구이다. 공강이면 쇼핑도 같이 하고 불금에는 클럽도 같이 가는 그런 단짝 친구.
오늘 중요한 경기라더니 경기장으로 가는 버스는 만원이였고 그럼에도 버스기사는 사람들을 꾸역꾸역 태웠다.
사람들로 꽉 찬 버스 안에서는 온갖 프리미어 리거들의 이름이 나왔고 다들 저마다의 평을 하느라 정신이 없어보였다.
그 와중에 혼자 한숨을 쉬며 덜컹거리는 버스에서 위태롭게 손잡이나 붙들고 있는 신세라니.. 축구라면.... 다신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그 아이에 대한건 뭐든지 잊으려 했으니까. 하지만 여기서 난 나름대로 적응해야 했고 그 방법이 그 아이의 일부 정도는 생각해도 괜찮을거라 생각했다.
[Now, the game will start.] (자, 이제 경기가 시작됩니다.)
버스 안, 라디오에서 경기의 생중계가 시작되자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제 머리를 잡고 미치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방금 전까지 시끄러웠던 사람들이 라디오에서 생중계가 시작되자 모두 귀를 기울인다. 어디 나도 좀 들어볼까?
[The players need our attention today ** newly acquired players named KI.
Come up on the list is a starter in the game today.
Players have South Korean nationality, South Korea League FC Seoul player was.
Not received much attention in his youth After South Korea's national team and ** move a month ago, while players received attention.]
(오늘 우리가 주목해야할 선수는 **팀에 새로 영입된 KI라는 선수입니다
오늘 경기의 선발 선수 명단에 올라와 있네요.
한국의 국적을 가지고 있고 한국 리그인 FC서울에서 뛰었었죠.
청소년 시절엔 크게 주목 받지 못한 선수였지만 지금은 대한민국의 국가대표팀에 있고 한 달 전 **팀으로 이적하면서 주목을 받은 선수입니다.)
경기를 시작하면서 주목할 선수에 대해 말하는 캐스터의 말에 내 눈은 커졌고 금방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내 앞에 앉아 있던 노부인이 혀를 끌끌차며 손수건을 건냈고 나는 그걸 받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바보 처럼 눈물만 흘렸다.
사람들이 힐끔거렸지만 지금 그걸 신경 쓸 때가 아니다. 성용이가.... 영국에 있다고? 아니, 어떻게...? 어떻게 성용이가 지금...
"OO! Here! Heard live radio got here?" (여기야 OO! 오면서 라디오 생중계 들었니?)
"Yeah. A little...." (응. 조금....)
"I think really good players who named KI
Make five times already perpetrated create a goal opportunity." (KI라는 선수 정말 잘하는것 같아. 벌써 5번이나 골 기회를 만들어 냈는걸)
앨리스의 말에 나는 대충 얼버무렸다. 난 떨리는 손을 모아 쥐고 눈을 꼭 감았다.
앨리스가 뭐라고 더 말하는것 같았지만 애써 무시했다. 그리고 눈을 살며시 뜨고 전광판을 바라보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뛰고 있는.... 보고 싶던 그 사람.
내 눈은 경기 내내 성용이만 따라다녔고 앨리스는 그런 날 이상하게 생각하다가 이내 전화를 받으러 나갔다.
"기성용...."
나즈막히 그의 이름을 불러보면 어느새 그의 왼발을 떠난 축구공이 골대 안에 들어가 있다.
내 주변에 앉은 사람들이 모두 환호하면서 일어났고 나 혼자만 앉아 세상 슬픔 다 가진 표정으로 전광판만 바라보고 있다.
전광판 가득 비춰진 그의 얼굴. 어쩜... 너는 하나도 안변했어? 니 마음도 혹시 안변했니?
상대편의 골키퍼가 골킥을 차자마자 경기의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경기장에 울렸고 관중들이 기뻐하면서 하나 둘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나가자 깜짝 놀란 엘리스가 급히 전화를 끊고 나에게 달려왔고 급한일이 있다며 황급히 경기장을 떠났다.
그렇게 사람들이 다 빠져나간 경기장. 그 큰 경기장에 나 홀로 관중석에 앉아 꺼진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경기는 해가 어둑어둑 질 때 쯤 끝났는데 청소하시는 분이 날 밖으로 내 보내 나와보니 이미 사방이 컴컴해져 있다.
아까 생각이 자꾸만 나서 다리에 힘이 풀린다. 하필 오늘 힐을 신고 올게 뭐람. 핸드백을 고쳐 매고 다시 걸으려는데 휘청하고 균형을 잃는다.
탁-
"여자애가 칠칠 맞기는-"
내 어깨를 세게 쥔... 그리고 한국말을 하는.... 내 귀가 반응하는.... 그 사람.. 성용이.
"넌 참... 경기도 끝났는데 혼자 지금까지 뭐하고 있었어? 내가 너 때문에 미치겠다. 아니 현지인도 아니고 외국인이 이렇게 어둑어둑한데
집에 안들어가고 싸돌아 댕기면 어떤 일이 생기겠어. 아휴 진짜... 너 3년 동안 이랬어? 하여튼 애가 따로 없다니까.
어라? 이거이거 살찐거봐. 이럴 줄 알았어. 갈 때는 눈물 콧물 다 흘리고 가 놓고는 여기와서는 얼마나 잘 살았길래 이렇게..."
"성용아...."
잔소리를 죽- 늘어놓던 성용이가 내 부름에 입을 다물고 내 눈만 바라본다. 꽤나 진지한 표정으로 말이다.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은데 말이 나오지 않아 입만 달싹이는 날 보고 성용이가 피식- 하고 웃는다.
"OOO이 영국 간 그 날 부터 미친듯이 축구 시작. FC서울 입단. 그리고 한 달 전.... **으로 이적."
"야....."
"아니 근데 너는.. 힘들고, 아프고, 짜증나고, 화날 때 없었어? 아니 왜 비상 연락망에 전화 안해? 내가 출동하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줄 알아?"
싱글벙글 웃던 성용이의 표정은 어느새 굳어있었고 난 개의치 않고 성용이에게 와락 안겨버렸다.
그리곤 아무말도 하지 않고 한참을 울었던것 같다. 성용이가 가자고 하지 않았다면 난 계속 그 자리에서 성용이를 끌어안고 울었을지도 모른다.
"너 되게 잘 살았나보다? 진짜 살찐것 같아."
서로 아무 말 없이 외곽을 벗어나 도심 한복판 번화가를 한참이나 걷다가 저 식빵이 먼저 한다는 말이 고작 저 말..
이게 끝까지 진짜... 미워서 성용이 가슴팍을 퍽퍽 치자 아프다며 엄살을 떤다. 진짜 안변했어.
"OO아, 아직도 우리 그냥 친구야?"
".........."
"우리 이제 애인하자."
".........."
내가 망설이자 성용이 표정이 단박에 굳어진다. 아니, 보진 않았지만 확실히 굳어진것 같다.
".....왜? 다른 남자 생겼어....? 아니면 혹시...... 결혼했어?"
이 남자 말하는것 좀 보소. 어허 내가 어딜 봐서 아줌마야. 결혼은 좀 심했다 성용아..
하도 어이가 없어 아무 말 없이 성용이의 눈을 주시하니까 성용이는 더더욱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너 어떻게 날 두고 결혼할 수가 있어? 아이도 있는거야? 아니 그 보다도.. 어떤 남자인데?"
"야!!!! 기성용!!!"
갑자기 냅다 소리를 지르자 성용이는 눈을 크게 뜨고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라는 표정을 짓는다.
"너 내가 그렇게 늙어보이냐? 아이가 있을만큼? 너 진짜 짜증나. 나도 모르게 니 생각에 한국으로 갈까봐 너와 관련된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려 했어.
니 생각 나면 미칠것 같았고 한국 돌아가고 싶어서 죽을것 같았어. 너 하나 때문에! 근데 뭐? 결혼했냐고? 아이 있냐고? 너 지금 그게 할 말이야? 이 나쁜ㄴ.."
나쁜놈이란 소리를 꼭 해야했는데 절묘한 타이밍에 성용이가 날 끌어안아 버렸다.
"나도 그랬어... 너한테 오기 두려웠어.... 니가 혹시 다른 남자 있을까봐...."
"없어 이 나쁜자식아"
애꿎은 성용이 등만 쳤다. 아프다며 엄살 부릴 줄 알았는데 꼭 안아주는 성용이.
"다행이다.. 우리 진짜 애인하자. 난 세상에서 친구란 말이 제일 싫더라"
내 어깨를 잡고 웃으며 말하는데... 3년 만에 보는 그 미소에.. 실명할 지경이다. 성용아 니가 날 좋아하는것 보다 내가 널 더 좋아하는것 같아.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진다고 했는데 난 3년 전부터 진걸까? 그래도 니가 내 남자라서 너무 좋아. 사랑해..
어휴... 드디어 말도 안되는 막장이 끝을 내렸네요ㅠㅠㅠㅠㅠ
참고 읽고, 댓글 남겨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암호닉 해주셨던 애플민트님, 깡통님, 짤랑님, 목캔디님, 크와왕님, 피클로님 감사합니다!!♥ 스릉해요!!ㅎㅎ
처음 연재하는거라서 조금은 말도 안되고 어이없는 전개가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ㅠㅠ 제 눈에도 그래 보여요...
일단 오타가 너무 많았죠?ㅠㅠㅠ 정말 죄송해요! 다음에 연재할 때는 더 노력하겠습니다~
7편의 짧은 단편 연재에 많은 관심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텍파나눔을 하려하는데요.... 아무도 신청 안해주시면 어쩌죠.......헣.....무섭네요ㅠㅠ
신청해주시면 댓글 확인하는데로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이메일과 함께 다음에 연재될 망상 소재 좀 부탁드릴게요ㅠㅠㅠㅠ 박주영 선수로 할까 생각중입니다..
그럼 지금까지 많은 관심 주셨던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면서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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