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장, 더위를 피하는 방법
여느 때나 다름없이 일어나기싫은 아침을 맞이하며 씻고 교복으로 갈아입었다. 조용하다가 소란스러운 거실분위기에 엄마가 TV를 켜놓고 나가셨나? 라고
생각하며 방문을 열어 거실로 나왔다. TV소리만큼이나 시끄러운 다섯명이 쇼파에 우르르 앉아있거나 거실바닥에 누워있는 둥, 이상행동을 보이며 집안을
부지런히 탐색하고 있었다. 교복 와이셔츠를 잠구며 또 왔냐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다 부엌으로 들어갔다. 어? 우리 엄마의 뒷태가 아닌 건장한 남자의 뒷
태에 잠시주춤하다가 이내 식탁에 올려져있는 밥상을 보고 한번에 경수란걸 직감했다. 의자를 끌어 식탁앞에 앉는 소리가 들리자 경수가 음식을 하고 있던
몸을 돌려 그 큰눈으로 날 보며 웃었다.
“ 일어났어? ”
“ 응. ”
“ 깨우려 그랬는데, 이제 잘 일어나네. 중학생때는 아침에 알람소리도 못 듣고 자더니. ”
“ 그러게, 그땐 나도 왜 그렇게 못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이제 알람소리만 들어도 벌떡 일어나는데…. ”
젓가락을 입에 물며 발음이 뭉그러진채로 말하는 나를 보다 작게 웃은 경수가 계란말이를 식탁위에 올려놓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거다. 계란이 들어간 음
식은 거의 좋아하는 나를 잘 알고있는 경수가 익숙하게 계란프라이부터 시작해서 계란소세지, 계란말이까지 식탁위에 늘여놓았다. 맛있는 음식냄새에 시끄
럽게 떠들고 놀던 다섯명이 우르르 부엌으로 들어와 익숙한듯 자리에 앉았다.
“ 언제 꺴냐? ”
“ 좀 일찍 깼어. 너네가 하도 시끄러워야지. ”
“ 너 꺠우려고 일부러 그랬지. ”
“ 시끄러워, 밥 먹어. ”
옆에 앉아서 아침부터 헛소리를 하고있는 백현이의 이마를 아프지않게 살짝 치고 숟가락을 들어 국을 떠먹었다. 맛있다. 뜨거운 된장국을 후후 불며 식혀
먹고 있는데 재잘재잘 뭐가 그렇게 할 말이 많은지 밥을 먹는건지 아님 그냥 들고 있기만 하는건지 옆에서 시끄럽게 쫑알대는 찬열이를 보던 종인이가 시
끄럽다며 식탁밑에서 발로 찬열이의 정강이를 깠다. 악! 아파!! 고통에 찬 소리를 내며 다리를 잡던 찬열이 눈을 홉뜨며 복수할거라며 종인이를 노려봤다.
“ 잘 먹었어, 경수야. ”
“ 응. 싱크대에 물 받아 놔. ”
응. 낑낑대는 찬열이를 무시하고 밥을 한 그릇 비웠다. 의자를 뒤로 빼 몸을 일으켜 싱크대에 물을 받아놓고 방으로 들어가 열쇠와 가방을 챙기고 나왔다.
아직도 느릿느릿하게 밥을 먹고있는 찬열이를 보다 열쇠를 교복 주머니에 넣고 가방은 쇼파에 올려둔채 TV를 켰다. 뭐 볼거 없나.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
고있는데 보이는 남아이돌의 뮤직비디오에 리모컨을 내려놓고 멍하니 아침마다 하는 음악프로를 봤다. 헐, 쩐다. 복근도 있네. 두손을 간절히 모아 보고있
는데 어느새 밥을 다 먹고 나온 애들이 무릎까지 꿇을 기세로 뮤직비디오를 보고있는 나를 가짢다는 듯이 쳐다보다 나를 일으켜세웠다.
“ 빨리 양말신고 가방 메라. 안그럼 집에 두고 간다. ”
“ 아!, …알았어. ”
TV를 끄는 종인이의 행동에 아쉽다는 표정과 뒤섞인 짜증으로 종인이를 보자 뭐, 어쩌라고. 라는 듯한 눈빛을 보이는 종인에 그냥 대답하고 방으로 들어가
양말을 신고 나왔다. 내 가방을 들고 현관문에서 신발을 갈아신은채 나가려는 애들을 보자 쇼파 위에 뒀던 내 휴대폰을 들고 거실에 모든 불을 끈채 마지막
으로 신발을 신고 나와 현관문을 잠궜다.
“ 빨리 와. ”
“ 응. ”
내 가방을 들고 서있던 준면이가 나에게 손짓을 했다. 구겨신었던 운동화를 다시 신고 대문을 나섰다. 준면이에게 가방을 받아들어 메고 휴대폰을 주머니
에 넣은 채 학교로 가는 길을 걸었다. 아 더워. 조금 걸었는데 벌써부터 땀이 삐질나는 이마에 손으로 땀을 닦으며 부채질을 했다. 열심히 손부채질을 하고
있는 나를 보던 경수가 더워? 라며 내 머리를 잡아올려 목에 입바람을 불어줬다. 아 간지러 도경수! 온 몸을 꼬아대며 이리저리 피하자 재미가 들렸는지 점
점 다가와서는 가슴을 조금 넘는 내 긴 머리를 잡아서 뒤로 당겼다. 앞으로 가려고 해도 갈수가 없자 체념한듯 뒷걸음질을 치자 경수가 환하게 웃으며 언제
챙겨왔는지 모를 부채로 내 뒷목에 부쳐줬다. 오 시원하다.
“ 헐. 야 나도 해줘, 나도. ”
“ 저리 가. 나만 할거야. ”
“ 뭐래, 비켜라. 오빠도 좀 하자. ”
“ 오빠는 무슨. 난 긴머리라고. 너는 짧잖아. ”
“ 야 짧으면 안덥냐? 이거 웃기는애네. ”
웃기는 애? 비웃듯 말하는 찬열에 주먹을 쥐어들어 보이며 방어를 하든 말든 때렸다. 이리저리 때리고 나서야 내 주먹이 좀 아려오고 나은 기분에 아파하는
찬열이를 뒤로하고 애들을 앞질러서 앞서갔다. 그때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입술 호선이 저절로 그려져 미소를 머금었다. 아, 좋다.
* * *
“ 준호야, 뒤에 선풍기 좀 틀어줘. ”
반에 들어오자마자 후덥지근한 온도에 뒷문 바로 앞쪽에 앉아있는데 준호에게 부탁을 했다. 그러자 준호가 알았다며 4개의 버튼을 누르자 돌아가는 교실 선
풍기에 절로 나오는 감탄사를 막을 수 없이 자리에 앉아 창문을 열고 선풍기 바람과 살짝씩 불어오는 바깥 바람에 만족해 하고 있었다. 내 앞자리에서 저의 가
방을 걸어두던 백현이가 뒤를 돌아 나를 쳐다봤다.
“ 왜. ”
“ 거울 좀 봐라. 앞머리 다 갈라졌다. ”
“ 헐, 레알? ”
멍하니 있는 나를 우습다는 듯 쳐다보는 백현이를 뒤로하고 손거울을 들어 앞머리를 비추자 정말 쩍쩍 갈라져 삼지창을 넘어 육지창이 되어있었다. 손으로 내
려보아도 여전히 땀에 젖은 앞머리가 자기 멋대로 이마에 이리저리 붙었다. 아씨, 몰라 그냥 냅둬. 귀찮아. 인상을 찡그리며 선풍기의 회전이 빨리 나에게로 왔
으면 해서 고개를 위로 올렸더니 앞에서 시원한 느낌에 다시 고개를 내렸다.
“ 헐, 너 이거 어디있었어? ”
“ 내 책상서랍. ”
“ 쩐다. 개시원해. ”
미니선풍기를 들고 내 얼굴 앞가까이 대주는 백현이에 감동하여 눈을 감고 바람을 만끽했다. 오 진짜 유용하네 이거. 시원하다. 한참을 그러고 있었는데 갑작
스레 바람이 사라지는 느낌에 인상을 찡그리고 눈을 떴더니 나에게 왔었던 미니선풍기가 어느새 찬열이의 손에 들려있었다. 아, 진짜. 시원했는데 왜…. 짜증
내려다가 더워서 그럴 기운도 없이 엎드렸다. 기력도 없다. 손목시계를 들어 시간을 보자 종치기 아직 20분이나 남았다. 20분동안 잠이나 자야지. 볼살을 베개
삼아 창가쪽으로 얼굴을 돌려 자려고 눈을 감았다. 순간순간 느껴지는 시원한 교실 선풍기 바람과, 자연바람을 맞으며 고르게 숨을 쉬었다.
“ 일어나, 선생님 오셨어. ”
“ …응? ”
몇분이나 잤을까 나를 깨우는 손길에 풀린 눈으로 몸을 일으켜 손으로 눈가를 비볐다. 아, 잘잤다. 기지개를 펴보이며 팔을 책상에 올려뒀는데 뭔가 툭 하고
눕혀지는 물건에 고개를 숙여 눈을 깔았다. 어쩐지 잘때 너무 시원하다 헀더니. 눕혀진 물건을 세우고 활짝 웃었다. 귀여운것들. 내가 자는사이에 사서 왔는
지 원래 있던 건지 모르겠지만 어디서 난 미니선풍기 4대가 각각 책상의 모시리 끝에서 엎드려있던 나를 향해 바람을 타고 있었다. 아 시원하다. 4대를 똑바
로 세워서 책상 앞쪽에 나란히 세워놓고 고개를 숙여 바람을 맞았다.
“ 미니선풍기 4대까지 갖고 있네. 돈 많은 가봐? ”
“ 제가 산거 아니에요. ”
“ 아니면 남자친구가 사줬냐? ”
“ 네. 정확히 말하면 남자친구들이. ”
슬쩍 백현이를 보다가 선생님을 바라보니 미니선풍기 4대를 맞으며 혼자 시원해하고 있는 나를 보며 얄밉다는 듯이 물으셨다. 반 아이들이 개구지게 웃으며
네다리녀라고 놀렸다. 다시 백현이를 보니 아예 몸을 틀어 내 쪽을 보며 바람순이라며 저까지 놀려댔다. 그래, 바람순이 하지 뭐. 수업을 시작하기전에 웃었
더니 잠이 확 달아난 기분이였다.
“ 오늘 너무 더워도 미치지는 말고, 열심히 수업들어라. ”
“ 네. ”
담임선생님의 말씀에 아이들이 웃으며 대답을 했다. 선생님이 나가시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저마다 친구들이 있는 자리로 가서 이야기하느라 바빠 보이는
아이들을 보다 엎드렸다. 그러자 뒷문에서 시끌벅적 떠드는 소리가 들리고 내 앞에 앉은 백현이의 웃음소리가 들리자 안보고도 눈치를 챘다. 오셨구만. 나
머지 비글같은 인간들. 온 걸 알면서도 내가 고개를 들지않고 엎드려있자 익숙하게 내 앞, 뒤, 옆으로 자리를 앉은 애들이 내 볼을 콕콕 쑤셨다.
“ 시원하냐? ”
“ 응. 완전 시원해. ”
“ 줘. ”
“ 뭘? ”
“ 돈. ”
뭐?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며 벌떡 엎드렸던 몸을 일으켜 내 옆에 앉은 종인이를 보자 태연하게 손가락으로 미니선풍기 한대를 가르키더니 손을 내밀었다. 와
치사한 김종인. 나에게 내민 손바닥을 위에서 내리쳐 하이파이브를 하자 어이없단 듯이 웃다가 이내 그 손으로 다시 내 머리를 눌러 엎드리게했다. 너 혼자 바
람 다 맞아라. 킥킥거리며 웃는 애들의 목소리를 듣다가 나도 웃음이 나와 웃었다. 내가 더위를 피하는 방법이 있다면 단 한가지다. 미니선풍기 4대. 그것도 그
누군가가 아닌 비글들이 사준 것으로. 또 있다면 다른 것은 이 시끄러운 비글들과 같이 있을 때 나오는 웃음으로. 아 시원해. 마음까지 느껴지는 시원함에 눈을
감았다.
연재를 할까 에피소드형식으로 갈까 라고 생각을 하다가 결국은 에피소드로 선정을 했어요.
연재를 한다고 치면 제한된 것이 있을 것 같아서 그떄그떄 마다 다른 내용과 다른 느낌으로
독자님들께 선보이고 싶어서ㅎ.ㅎ! 암호닉 신청해주신분들, 읽어주신 독자분들 다 감사드려
요!
만됴님 : 저도 스아실.. 바라고 쓴거에욬ㅋㅋ.. 남매는 사랑이 금단적이니까.. 소소한 일로 이야기를 나누는 EXO를 보고싶은 마음에 6명 사이에 슬쩍 끼어들었죠ㅎ.ㅎ 바나나우유님 : 우왘ㅋㅋ 남매시절때 같이 있어주셨군요! 으흥.. ㅋㅋ 기대에 부응하도록 열심히 또 이쁘게 쓸게요~ 감사합니다ㅎ.ㅎ! 언노니머스님 : 안녕하세요! 언노니머스님은 처음뵙는것 같네요ㅋ.ㅋ! 저도 EXO의 성격을 가진 친구들이 있 었으면 좋겠어요ㅠ.ㅠ 현실은.. 네.. 그저 웁니다.. 흥민이님 : ㅋㅋㅋ저도 기억이 날랑말랑 하네요ㅋ.ㅋ 나중에 확인해볼게요~ 이번에도 좋다는 말씀은 흥민님 께 인정을 받았군뇨!! 손흥ㅇ민씨!!! 도라에몽님 : 내새끼 우쭈쭈 내새끼.. 경수의 사람을 듬뿍 받고있는 우리..겠죠? ㅋㅋㅋㅋ 빙의는 너님의 몫!! 그러므로 내새끼 = 도라에몽님ㅋㅋㅋㅋㅋㅋ 우와 공식성립ㅋㅋㅋ 스튜님 : 왠지 할리우드배우느낌이 나는 암호닉이네욬ㅋㅋ 글 내용도 중요하지만 글 분위기도 중요하게 생각 하는 저에게는 행복한 칭찬이네요ㅠ.ㅠ 감사드려요~ 펜잘큐떙큐님 : ㅋㅋㅋㅋㅋㅋ제가 좋아하는 광고네옄ㅋㅋㅋㅋㅋㅋㅋ 특히 아, 머리아파.. 라고 하시는 여자분 ㅋㅋㅋㅋ비회원이라 아쉽기는 하지만, 꼭 들려서 재밌게 보고 가셨으면 좋겠네요~ 귤선생님 : 안녕하세요~ 귤님은 처음뵙는 것 같네요ㅎ.ㅎ 경수의 내새끼타령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예정이니 많이많이 빙의하세욬ㅋㅋ! 키스틱님 : 오 키스틱님! 저 봤어요! 下편에서 신청해주셨잖아요! 일일히 댓글 다 써드리고 싶었는데 바로 다음 꺼 구상한다고 못 써드렸네요ㅠ.ㅠ; 이번에 만나게 되서 되게 반가워요~ 앞으로도 자주 뵈요! ㅎ.ㅎ!짧은 땡스투
혹시 제 망손 때문에 이해 못 하실까봐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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