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 - 한 남자를 사랑했습니다
“ 요즘 뭐 하길래 그렇게 바빠? ”
ㅡ “ 어, 그냥 좀…. ”
“ 치, 김종인씨 몸 걱정해서 좀 쉬세요. ”
ㅡ “ 오빠한테 김종인씨라니. ”
“ 그럴때만 오빠지? ”
“ 항상 오빠지. ”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종인의 목소리에 슬몃 웃었다. 아 듣기좋다 네 목소리. 멍하니 목소리를 감상하다 내가 대답을 안 하니 “ 뭐하길
래 대답이 없어. ” 라며 걱정하는 목소리에 번뜩 정신을 차리고 대답을 했다. 그냥 잠깐 좀. 어줍잖게 중얼거리는 내 목소리에 웃는 목소리가 들리더니
“ 오빠 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다시 통화해. ” 라며 끊었다. 뭔데 그렇게 바빠. 여자친구랑 통화 할 시간도 없을만큼 바쁘단 거야? 괜스레 투덜대며 침
대에 걸터앉았던 몸을 눕혔다. 아…. 보고싶다 김종인.
* * *
“ 요즘 뭐 하길래 그렇게 바빠? ”
ㅡ “ 어, 그냥 좀…. ”
“ 치, 김종인씨 몸 걱정해서 좀 쉬세요. ”
ㅡ “ 오빠한테 김종인씨라니. ”
“ 그럴때만 오빠지? ”
툴툴대듯 들려오는 목소리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보고싶다고 칭얼대는 ㅇㅇ의 목소리를 들으며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닦았다. 조금만 더 하면 너에게
청혼할 수 있어. 라고 말하고 싶은 걸 참으며 손짓하는 사장님을 보고 급히 전화를 끊었다. 미안해. 너가 조금만 더 나 믿고 참아주면, 참아준 것만큼
열배, 백배로 더 잘해줄게. 오른손에 들고있던 휴대폰을 내린채 바탕화면에 해맑게 웃고있는 너를보고 힘을 얻었다. 네 목소리듣고 네 얼굴을 이렇게
나마 보니까 진짜 힘이난다 ㅇㅇ아. 핸드폰을 바지주머니에 넣고, 왼손에 들려있던 목장갑을 들어 손에 꼈다.
“ 저 사장님, 혹시 월급날을 조금 앞당길 수 있을까요? ”
“ 음, 뭐. 앞당기는 건 상관없지만, 그건 왜? 급한일 있어? ”
“ 아, 여자친구한테 반지 좀 사주려는데…. ”
“ 자식, 청혼하려는 거구만. ”
“ 하하, 네 뭐…. ”
“ 그래, 언제줄까? 오늘은 좀 무리고, 내일이나 모레쯤 줄 수있는데 괜찮겠어? ”
“ 네. ”
그래. 고생해라. 내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며 넉살좋게 웃으시는 사장님께 화답하듯 웃고는 다시 연탄을 나르러 피곤에 절은 몸을 움직였다. 그동안 모아
뒀던 돈을 생각하다 이번에 월급을 받으면 살 수 있을거란 희망을 가지며 더 열심히 일을했다. 기다려 ㅇㅇㅇ. 벌써부터 반지를 끼고 좋아할 ㅇㅇ의 얼굴
에 기분이 좋아졌다. 멀리서 날 부르는 사장님의 목소리에 대답을 하며 나르다만 연탄을 날랐다.
“ 자, 수고했다. 종인아. ”
“ 네, 감사합니다. ”
“ 꼭 이쁜걸로 사서 결혼에 골인해라. ”
“ 네. ”
꼬깃꼬깃 접혀진 종이봉투를 받아 넙죽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수고했다며 웃으시는 사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가게를 나섰다.
들뜬 발걸음을 옮기며 쥬얼리샵으로 들어섰다. “ 어서오세요. ” 기분좋은 웃음으로 맞이하는 직원을 보다 아, 저 청혼할 반지를 사려하는데…. 라며 뜸
을 들이자 직원이 “ 아, 네. 이쪽으로 오세요. ” 라며 날 끌었다. 직원이 이끄는 쪽으로 발을 떼니 반지들 사이로 보이는 작은 알갱이에 침을 꿀꺽 삼켰다.
내가 겨우 이런 작은 알갱이가 박힌 반지를 사려고 이때까지 뼈가 부서져라 일을 했단 말이야? …실제로 보니 더 작은 알갱이의 크기에 허탈한 듯 웃었다.
“ 여자친구분 반지 사이즈가 몇호인지 아세요? ”
“ 아, 한 12호 정도 될 것 같은데. ”
“ 네. 어떤 걸로 드릴까요. ”
가격별로 볼 수 있을까요? 물어오는 내 말에 직원이 아차, 하더니 진열되있는 반지를 손으로 가르키며 가격을 말해주었다. 28만원, 32만원…. 뭐가 이렇
게 비싸. 내가 생각한대로와 얼추 비슷하게 맞춰들어가는 반지가격을 듣다 손에 잡혀지는 돈뭉치에 고개를 숙여 들어봤다. 하나, 둘, 셋…. 서른아홉. 아
사장님이 더 주셨구나…. 내가 들은 월급과는 다르게 7만원이 더 채워져있는 돈뭉치에 슬쩍 웃었다.
“ 그럼, 이 반지로 주세요. ”
“ 아, 네. 34만 7000원 입니다. ”
“ 현금결제로 할게요. ”
그 가격에 맞춰 돈을 꺼내 직원에게 주었다. 나머지 돈을 받고, 이쁘게 포장된 반지를 보다 수고하세요. 라는 형식적이게 짧은 말을 내뱉고 쥬얼리샵을
나왔다. 비싸긴 비싸네. 비싸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비쌀 줄은 몰랐다. 은반지가 들어있는 반지케이스를 보다 ㅇㅇ에게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 ” 웅얼거리는 말투에 미소가 지어졌다. 잤어? 물어오는 내 말에 “ 종인이야…?, 아 조금 잤어. ” 나보다 더 피곤해보이는 목소리에 그냥 내일 만나서
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기분좋은 설렘을 감출 수가없어. 집앞으로 갈테니 나오라고 말했다. 내 말에 놀라며 “ 집앞? 아, 알았어! 최대한 천천
히와 천천히! ” 허둥지둥 말하는 목소리에 알았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제 결혼하면 민낯도 매일 볼 건데 뭘 그렇게 꾸민다고…. 걷고 있는 도중에 살짝 드
는 졸음에 고개를 설설 저었다. 아 피곤하다.
“ …아. ”
앞에있던 큰 돌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걸어 발이 채였다. 아, 아파. 중얼거리며 발을 들어서 흔들었다. 그리고 조금씩 다시 걸어갔다. 코너를 도니 금방 보
이는 ㅇㅇ의 집에 웃음이 나왔다. 이제 모아둔 돈으로 결혼하면 이쁜 집에서 같이살자. 횡단보도 앞에서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집에서 나
오는 ㅇㅇ를 보고 환하게 웃음지으며 신호가 빨리 바뀌기를 동동 구르며 기다렸다. 금세 초록불로 바뀌는 신호등에 하늘도 나를 돕는구나라며 ㅇㅇ를 향해
뛰어갔다.
빵빵빵ㅡ.
크게 울리는 자동차크락션소리를 듣지 못한 채로.
“ …종인아!!!! ”
“ ……. ”
어렴풋이 들려오는 ㅇㅇ의 목소리에 눈을 슬쩍 떴다. 순식간에 온몸이 붕떴다가 가라앉는 느낌이였다. 손에 들린 반지케이스가 굴러떨어져 안에 있던 반지
가 밖으로 굴러갔다. 아, 잡아야하는데…. 슬쩍 손을 뻗어 반지를 잡으려 오므렸다 폈지만 잡히지 않았다. 곧 시선을 돌려 금세 내 앞으로 와 나를 안고 엉엉
우는 ㅇㅇ에게로 시선을 마주했다. …미안해, 오빠가 멋지게 청혼하려그랬는데. 나오지않는 목소리를 억지로 쥐어짜 나오게 하려 했지만 속으로만 중얼거리
는 내 목소리는 구슬프게 울고있는 ㅇㅇ의 목소리에 묻혀졌다. 울지마…, 울지마 ㅇㅇ아.
“ 도와주세요!!, 제발…. 누가 119 좀 불러주세요!!! 네?! ”
“ 학생 괜찮아요?! ”
“ 제발…, 살려주세요…. 우리 종인이 좀…. ”
“ 기다려요! 제가 지금 부르고 있어요! ”
주변의 사람들이 웅성웅성 나와 ㅇㅇ에게로 몰려들었다. ㅇㅇ만 보고있던 시선을 돌려 다른 사람을 쳐다보자, 나를 걱정스레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의 얼
굴이 박혔다. 119에 전화를 하는지 급하게 빨리 오라는 목소리의 한 중년아저씨와 ㅇㅇ를 잡고 괜찮을거라며 조금만 기다리라고 말을 건네는 몸이 불편해
보이는 할머니. 저 형이 죽을 것 같다고 엄마의 치마를 붙잡고 엉엉우는 꼬마. 그런 꼬마의 얼굴을 가려 나를 걱정스레 쳐다보는 젊은 여성. 그리고 마지막
으로 나를 부여잡고 흐느끼고 있는 ㅇㅇ. 오빠 괜찮아. 안 아프니까 울지마. 응? 머리를 타고 내려오는 진득한 무언가가의 느낌에 눈을 감았다. 한숨 자고
나면 너가 보일거야. 그렇겠지 ㅇㅇ아…? 아, 열심히 일했더니 피곤하다. 나 조금만 잘게….
* * *
“ 종인아…, 종인아…. ”
눈을 감은채 산소호흡기를 달고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는 종인이를 쳐다보다 나도 눈을 감아버렸다. 제발 살아…. 살아서 날 좀 바라봐줘 종인아…. 나
이렇게 울고 있는데 너가 달래줘야지 응?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종인이의 옆에서 엉엉 울었다. 나한테 왜 이래요 왜…. 나를 버리지말아요…. 내 마지
막 희망인 종인이마저 데려가지말아주세요 제발…. 응급실에 도착해 빠르게 옮겨지는 종인이의 몸을 멍하니 쳐다보고있자 옆에 있던 간호사가 내 어깨
를 잡아끌어서 의자에 앉혔다.
“ 괜찮을거에요. 울지마세요. ”
“ 종인이가…, 종인이가 내 눈앞에서…, 내 눈 앞에서 그렇게 됐어요…. ”
“ …괜찮아요. 진정하세요. ”
“ 사랑하는 사람이 내 눈 앞에서…. ”
멍하니 종인이의 이름만 애타게 부르고있는 나를 보던 젊은 간호사가 깊게 한숨을 쉬며 내 옆자리에 앉아 나를 가만히 토닥여주었다. …언니가 그렇
게 다독여줘도 나는… 전혀 위로가 되지않아요…. 입을 꽉 막고있던 손을 내려 머리를 쓸어넘겼다. 꽉 감았던 눈을 떠 주변을 돌아보았다. 복도를 보니
처절하게 늘여진 빨간피가 날 더 울리는 듯해보였다. 그런 나를 쳐다보던 간호사가 복도에 늘여진 피를 보고 벌떡 일어나 화장실에서 대걸레를 들고
와 닦았다.
“ 이런거 보지마요, 그 환자분 피 아니니까. ”
“ …언니. ”
“ 나는 하루에도 몇번씩 이런거봐요. 볼때마다 마음이 아파서 금방 닦아내려요. ”
“ ……. ”
“ 누가 시키지않았는데, 내가 해요. 이렇게라도 안하면 내가 울어버릴까봐. ”
“ ……. ”
“ 그 마음 충분히 이해가요. 근데 이렇게 무너져내리면 안되잖아요. 환자분을 위해서라도 힘내야죠. ”
나에게 억지로 슬몃 웃어보이던 간호사가 금세 다 닦아진 복도를 보며 대걸레를 들어 화장실로 갔다. 손을 씻고 나온건지 축축하게 젖은 손으로 나
에게 손을 내미는 간호사를 쳐다보다 그 손을 잡았다. “ 가요. 겁내지말고. ” 잡은 내 손을 잡아 종인이가 있을 곳으로 향했다. …언니, 다른곳으로
가는 거 아니죠? 종인이는 그런곳에 있지않겠죠? 속으로 중얼거리는 말을 곱씹으며 간호사가 향하는 곳으로 발걸음을 이끌었다. 수술실 앞. 의자에
날 앉힌 간호사가 조금만 기다리면 사랑하는 사람이 웃으며 나올거라며 웃고는 수술실의 반대편으로 발걸음을 떼 멀어져갔다. 몇시간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수술실이 표시된 곳 색이 변하더니 의사선생님이 나왔다.
“ 서, 선생님…. ”
“ 보호자…. 분이신가요? ”
“ …네. ”
“ …지금 환자분은 혼수상태입니다. ”
“ ……. ”
“ 또 다른 것은…. ”
…그리고 나는 간신히 버텨 위태롭게 서있었던 다리가 풀려 무너져내려버렸다.
* * *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눈을 떠보았다. 뿌옇게 흐려지는 시야사이로 보이는 친한 친구들과 부모님의 얼굴에 슬쩍 미소를 지었다. 내가…, 살아있구나.
눈을 뜬 내 모습에 친구들과 부모님은 울거나 기뻐하며 의사선생님을 부르러가겠다며 나갔다. 내 옆에 있던 친구한명이 나를 보더니 왼쪽 다리를 슬
쩍 쓸었다. …아, 느껴져야될 느낌이 느껴지지않자 뭔가 이상한 눈으로 친구를 쳐다보았다.
“ …너 왼쪽다리가 마비됐대. ”
“ …뭐라고? ”
“ ……. ”
“ 지, 진짜야? 정말…, 진짜야? ”
“ …그래. ”
허탈한듯 아직까지 움직이기 어려운 손을 들어 얼굴을 만졌다. 눈을 만지고, 코를 만지고, 입을 만져도 느껴진다. 감촉이. 느낌이. 얼굴을 만지던 손
을 내려 왼쪽다리를 쓸었다.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런 감촉, 아무런 느낌 또한 느껴지지 않는다. 눈물이 비집고 나올 것 같았다. 나를 슬프게 쳐다
보는 사람들 사이로 있어야할 너가 없자,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며 너를 찾았다.
“ 김종인씨 되십니까? ”
“ …네. 누구세요? ”
“ ㅇㅇ의 친한선배입니다. ㅇㅇ가 김종인씨가 깨어나면 이걸 전해주라고하더군요. ”
“ ……. ”
ㅇㅇ의 선배라는 손에 들려있는 편지를 낚아채듯 가져가 봉투를 갈기듯이 찢었다. 하얀편지속에 써있는 까만글씨가 나를 어이없게 만들었다. 뭐?
불구자와 살수없어? 행복하라고? …내가 지금 누구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마지막으로 행복하라고 적혀진 글씨를 읽다 끓는 분노와 배신감에 편지
를 찢어버렸다. 옆에서 그걸 지켜보던 친구들은 조용히 병실을 나갔고, 부모님도 날 안쓰럽게 쳐다보다 눈물을 글썽이시며 나가버렸다. X발. 나를
버리고 다른사람과 결혼을 하겠다고. 나와 함께 살 수 없어 다른사람 곁으로 간다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그래 잘 살아봐.
어디 한 번 잘살아보라고…, 나를 버리고. 이를 악물고 재활치료를 받으리라 결심했다. 비록 한쪽다리가 마비됐지만 누구보다 더 열심히 살아 좋
은 사람을 찾아 살아가려했다. 나를 버린 너에게 …복수를 하려고 한다.
3개월만에 일어나 깨어난 날에 분노와 배신감에 온 몸에 치를 떨고, 나를 버린 그 사람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지옥처럼 보냈다. 그런 나를 옆에
서 보살펴주고, 재활치료를 잘 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하기힘들었던 미술을 다시 할 수 있게 만들어준 사람을 만났다. 그리고 나는 그 사람과 사
랑의 맹세를 하며 결혼을 했다. 제대로 성공한 복수였다. 나는 지금 화가가 되어, 전시장을 열며 그림으로 살아가고 있다.
… 그런데도 나를 버리고 떠난 너가 잊혀지지않았다.
* * *
“ 일어나, 종인아…. ”
더 이상 불러도 눈을 뜨지않는 종인이를 밤새 옆에서 간호했다. …종인아. 너는 나 없이 살 수 있니? 나는 너가 없이 살 수 없지만, 네가 내 것을 가져
간다면 그렇다면 나는 너와 함께 사는 것이니 살 수 있을 것 같아. 깨어나지않는 종인이를 계속 쳐다보았다.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것이 그것이라면
가져가도 좋아 종인아. 너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일테니…. 종인이가 눈이 보이질 않는다고 했다. 왼쪽 다리가 마비가 되었다고 했다. 눈을 감고 산소
호흡기에만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종인이를 보다, 결심했다. 내가 너를 살리리라. 그림을 그릴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웃었던 너에게 내 모든걸
주리라. …나의 눈을 앞이 보이지 않을 너에게 줄 것이다.
“ 정말 할거에요? ”
“ …네. ”
“ 그러지말아요. 종인씨도 ㅇㅇ씨 곁에서 사는게 더 나을거에요. ”
“ 아니요, 그러지않을거에요. 나를 위해 희생했으니, 이제 내가 모든 걸 줄 차례에요. ”
“ …ㅇㅇ씨,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게…. ”
“ 아니요. 줄겁니다. ”
“ …하, 알겠어요. 수술날 잡히면 알려드릴게요. 그때까지 …준비를 하고있으셔야 될거에요. ”
“ 네. ”
나를 말리려는 간호사를 뿌리친채, 굳건한 마음으로 종인이의 옆에 앉았다. 종인아…, 너는 내몫까지 행복해야돼. 알았지? 너에게서 나를 새기는
거니까…. 종인아…, 미안해. 사랑한다는 이야기 자주 못해줘서 미안하고, 나와 결혼할거라고 열심히 돈을 벌어 반지를 산 너를 몰라주고 투덜대
기만해서 미안해…. 하얀종이에 까만글씨를 채워나갔다. 휴대폰을 들어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배. 부탁하나만 할게요. 내 말에 선배는 왠일
로 전화했냐며 툴툴댔다. 미안해요. 전화하자마자 부탁해서. 하나병원에 김종인이라는 환자가 깨어나면 꼭 편지를 전해주세요. 편지는 선배 집으
로 부칠게요. 무슨 일이냐며 묻는 선배에게 아니라며 전화를 끊고 어쩌면 마지막이 될 종인이를 쳐다보았다. 사랑해 종인아.
ㅡ
“ 진짜 다시 생각…. ”
“ 언니. ”
“ ……. ”
“ 종인이가 실려온 날, 내 옆에서 위로해줘서 고마워요. ”
“ ……. ”
“ 나는 죽는게 아니에요. 내 마지막희망에게 숨을 불어넣어주는 거에요. ”
“ ……. ”
“ 잘 부탁드릴게요. 종인이. ”
“ …네. ”
“ 깨어나게되면 아무말도 하지말아주세요. 나를 잊고 살아가달라고…. ”
수술실로 향하는 나는 내 옆에서 같이 이동하는 종인이를 쳐다보다 손을 들어 종인이의 볼을 쓰다듬었다. …미안해. 너를 배신해서. 너에게 거
짓말만 하고 가서. 멋진 사람 만나서 꼭 행복하게 살아야돼. 너가 하고싶었던 미술 하면서 너가 꿨던 꿈을 다시 꾸는거야. 알았지?
“ 사랑해…, 종인아. ”
내 약지손가락에서 반짝거리던 반지를 쳐다보다 시야가 점점 어두워져갔다.
난 아직 너를 잊을수가 없는데
내 가슴속엔 니가 살아 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널 보낼순 없는데
그대로 내 곁에서 살아만 있어줘 함께 있어줘
난 아직 너를 보낼수가 없는데
내 가슴속엔 너의 향기 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널 보낼순 없는데
그대로 내 곁에서 살아만 있어줘 함께 있어줘
널 처음 만나서 함께 추억을 만들고
그래서 너를 사랑했었고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을 우리만의 시간속에서
영원히 함께하리라 나는 다짐 했었고
널 보고 있는것 만으로 나의 가슴
벅차 올랐던 나의 모습
그 무엇도 더이상 필요한건 없어
내겐 오직 너 하나면 난 됐어
그녀에게 난 청혼하기로 마음을
굳게 먹고 네게 다집했어
너만큼은 내가 지키겠다
그래 너 하나만을 위해 살아간다
난 너를 위한 작은 선물을
사기 위해 열심히 일을 했고
나 돈을 벌었고 결국 너를 위한 반지
너의 새끼손가락에 껴줄 나의 작은 반지
너에게 전활걸어 중요한 말이 있다고
너를 집앞으로 너오랬어
설레는 마음으로 너의 집을 향하면서
다시한번 너에게 전화를 걸어 난 말했어
'사랑해. 사랑해' 그렇게
너의 집앞으로 다가가서
저 멀리 보이는 사랑스런 너를 향해
나는 달려가는데….
난 아직 너를 잊을수가 없는데
내 가슴속엔 니가 살아 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널 보낼순 없는데
그대로 내 곁에서 살아만 있어줘 함께 있어줘
난 아직 너를 보낼수가 없는데
내 가슴속엔 너의 향기 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널 보낼순 없는데
그대로 내 곁에서 살아만 있어줘 함께 있어줘
한순간 눈앞이 어두워졌고
깨어나보니 낯선 하얀 병동
3개월만에 의식이 깨어났다면,
말하는 사람들의 축복속에서 문득 생각나는 너
그런데.. 그런데 한쪽다리가 움직이질 않아
사고로 마비됐다고 (뭐라고?)
상심하고 있던 내게 찾아온 한 사람
그리고 그 사람이 건네준 건 왠지 믿을 수 없는
너의 말도 안되는 편지
난 아직 불구자와 살순 없다며,
단지 행복하라는 한마디만 써있었지
오랜시간 깨어나진 않는 날,
간호하는 것에 지쳤다고 넌
내 다리가 마비됐다는 말에
미련없이 떠나 다른남자와 결혼했다고
믿을수가 없어 그렇게 사랑하던
그녀가 나를 배신했다는 걸
도저히 용서 할 수 없어
그래서 그녀에게 복수하기 위해
재활치료를 시작했어.
죽을 것만 같은 치료의 고통속에서
날 떠난 그녀를 생각하며 견뎌냈어
반드시 복수하리라 꼭.. 복수하리라
그런날들이 계속되고 이윽고 나의 다리는
정상으로 걷게 되던 날 내 눈엔 복수의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너를 원망하는
나의 가슴에는 또 피눈물이 흘러
그렇게 병원을 나와 그녀에게 복수 하듯
나 역시 바로 결혼했고
그렇게 삶을 살아가는데
그래도 잊혀지지 않는 바로 너의 그 얼굴.. 그 얼굴
한 남자를 사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 남자가 저에게 사랑한다며 고백을 했습니다
너무나 기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중요한 얘기가 있으니 집앞으로 나오라고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혹시 청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떨리는 마음으로 그를 기다리는데
멀리서 그가 보였습니다
그런데 정말 한순간이었습니다
그가 내 앞에서 차에 치이던 모습
그는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의사가 혼수상태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슬프지 않았습니다
그가 살아있으니까요
그렇게 매일매일을 그가 깨어나길 기도하면서
그를 위해 간호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의사가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한쪽다리가 마비된 것 같다고
하지만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다음 의사의 말은 나를 절망하게 만들었습니다
눈이 멀게 됐다고
정말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미대생입니다
그런 그에게 눈은 분신이나 마찬가집니다
그 날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그리고 결심했습니다
나의 눈을 그에게 주기로
주위에서 반대했지만 나의
고집은 꺾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곤 친한 선배를 불렀습니다
나중에 그에게 편지를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배신한것처럼
말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은 시작됐습니다
난 마취로 잠이오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의 얼굴을 봤습니다
이젠 이렇게 사랑하는
그를 보는 것도 마지막입니다
하지만 행복했습니다
그에게 내 마지막 사랑을 주고
떠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보이지 않을 훗날에 대한 두려움보다
지금 옆에 누워있는 이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지 못하는게
가장 마음이 아픕니다
난 아직 너를 잊을수가 없는데
내 가슴속엔 니가 살아 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널 보낼순 없는데
그대로 내 곁에서 살아만 있어줘 함께 있어줘
난 아직 너를 보낼수가 없는데
내 가슴속엔 너의 향기 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널 보낼순 없는데
그대로 내 곁에서 살아만 있어줘 함께 있어줘
난 아직 너를 잊을수가 없는데
내 가슴속엔 니가 살아 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널 보낼순 없는데
그대로 내 곁에서 살아만 있어줘 함께 있어줘
난 아직 너를 보낼수가 없는데
내 가슴속엔 너의 향기 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널 보낼순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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