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세봉& |
nbsp; hi. i'm vernon (안녕 난 버논이야)
i wanna be your friend. (난 너의 친구가 되고 싶어)
if you want to, mail back (너도 그렇다면 답장을 해주길 바래)
안녕:] |
외국인 친구를 사귀겠다며 어제 가입한 펜팔 사이트.
설레는 기분으로 로그인을 하자, 이게 웬걸.
한 외국인 남자아이에게 메일이 와있다.
게다가 마지막 줄엔 귀여운 안녕:] 이라니....
아, 외국애들은 참 젠틀스윗하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가보다.
그럼, 나도.
어디 한번 메일을 보내볼까?
to. venon
thanks for send the message
(메세지 보내줘서 고마워)
i wanna be your friend too!
(나도 너의 친구가 되고싶어!)
um, so. i wanna check something.
(음, 그리고 몇가지 궁금한게 있는데)
can I?
(물어봐도 될까?)
from. 세봉
"전송! 빠라바밤바바~~"
이상한 소리를 내며 전송 버튼을 누르자
옆에서 응팔보던 오빠가 시끄럽다며 소리를 지른다
"아 시끄러워!!! 우리 덕선이 목소리 안들리잖아아!!"
"아 꺼져!! 덕선이 아니라 수연이거든, 멍청아!
너 수연이 대학 안 보낼거냐?"
"수연이든 덕선이든 내가 먹여살리면 돼 멍청아!"
"수연이가 너 좋아한데? 망상증 말기세요 아주."
"야!! 너 죽을래? 지는 펜팔인지 네팔인지 하면서 키득키득대는 주제에 말이 많.."
더이상 참지 못하고 오빠의 머리를 후려쳤다
"아!!! 이게 진짜!"
"뭐!! 뭐!! 쳐봐!! 쳐봐아ㅏㅇ!!!"
"으이ㅏ왕앙아앙아ㅏ!!"
뭐, 이게 남매의 하루니까요.
+++
일요일 아침부터 싸우다 걸려서
손들고 벌 서는 중이다.
진짜 이 새끼 우리 엄마 아들만 아니었어도 벌써 반 죽였을거야.
아, 팔이 아픈데..
"어!! 엄마!!! 김세봉 손 제대로 안 들어어!!!!"
개새끼,
"아...아니야아!!! 나 손 잘들어어!!"
"아!! 다 조용히 해!!!! 아, 세봉아"
"으...응?"
"너 펜팔한테 메세지 왔는데?"
"진짜?? 누구??"
"Vernon..이라는데?"
"나 답장해도 돼?"
"그래"
아, 버논아 얼굴은 모르지만 사랑한다.
"뭐? 버논? 내가 아는?"
오빠 새끼가 게임 캐릭터인지 만화 주인공인지 모를 다른 버논이릉
애타게 찾아대서 엄마에게 시끄럽다며 맞았지만 뭐.
오빠새끼한테 혀를 낼름 내밀어주고 엄마 옆에 쪼르르 가서 앉았다
자, 뭐라고 왔는지 볼까?
to. 세봉& |
nbsp; of course. (당연하지)
you can. (질문 해도 돼)
but first, i'll ask you first. (근데, 첫번째로 내가 물어볼게)
um, how old r u? (음, 몇살이니?) |
몇살...이냐고?
아.........
수능 막 끝낸 고삼인데.......
집에서는 고삼레기라고 불리는데......
엄............
일단, 메일을 보내자.
To. Vernon.
i'm 19 years old. born in 1997.
(난 19살이야. 1997년에 태어났어)
and, now is my turn.
(그럼, 이제 내 차례야)
where are you from?
(어디 나라 사람이야?)
대충 저렇게 보내놓고 노트북을 닫았다.
음, 이름이 vernon 이니까.....아마...........
"띠링"
오, 빠르다.
to. 세봉 |
19살? 나보다 누나네? 그래도 그냥 말 깔게. 나 하프야. 어머니는 미국분이시고 아버지는 한국 분. 니 옆동에 산다 니 오빠랑 같은 버스 타서 친해졌어
|
뭐라고?
갑자기 들어온 한글 공격에 머리가 띵해졌다
이름이 버논인데 우리 옆동에 산다고?
성수 아파트 107동?
엄청난 이질감이구만.
내가 입을 벌리고 노트북만 바라보고 있자
10분째 벌서던 오빠새끼가 물어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세봉 뭔뎈ㅋㅋㅋ 뭐얔ㅋㅋ"
"오빠"
"헐, 니가 나 오빠라고 부르는거 진짜 오랜만이다.
이거 꿈 아니지? 아 엄마 나 볼좀 꼬집어줘"
"오빠 버논이라고 알아?"
내 입에서 버논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마자
오빠가 웃던걸 멈추고 내 옆으로 저벅저벅 걸어온다.
그리고는,
"버논? 내가 아는 그 버논?
니가 버논이를 어떻게 알아? 아니, 왜 알아? 니는 그런애 알면 안돼!!
아, 진짜 버논아....... 내가 안됀다고 했잖아.......아........"
"뭐야!! 뭔데!!! 내 펜팔친구라고!!"
"아 제발......버논아....."
오빠. 아니, 오빠새끼가 갑자기 마른세수를 연거푸 하더니
내 방이랑 지 방에서 패딩을 하나씩 꺼내와서
나에게 입힌다.
"엄마!!! 우리 잠시 어디 좀 다녀올게!!"
"갑자기 왜애!!!"
"아, 그럴일이 있어!! 조심히 다녀올게!! 사랑해!!"
그리곤 끌려나왔다.
아, 오빠 나 지금 폐인이야.
"아!! 놓고 얘기해!! 뭔데!"
"아 뭐어!! 너 잘 되라고 이러는거야 새꺄!"
"아 뭔데!!!"
"조용히 하고 엘리베이터 타라."
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오빠새끼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누구에게 전화를 건다.
"어, 한솔아. 지금 나왔어.
아니, 내가 안된다고 했잖아!! 못생겼다고!!
니 좋다는 애들 많은데 왜 하필 얘야? 어?
아..........진짜....내가 널 이해 할수가 없어
제발........"
"띵동. 1층입니다"
1층에 도착하자마자 오빠가 우악스럽게 내 손목을 잡고 바깥으로 끌고나간다.
아니, 한솔이는 또 누군데
"아아!!! 오빠아아!! 야 이 새꺄!! 놓으라고오!!!"
자유로운 한손으로 오빠의 배를 쳤다
"아아!! 아파!! 아파아ㅏ!!!"
"아니, 뭔데!! 버논이는 뭐고 한솔이는 뭐야"
그리고, 뒤에서 들리는 낮은 목소리.
"hi, it;s me. vernon. 그리고, 내가 한솔이야"
"뭐?"
"내가 한솔이고 버노니라고. 너한테 펜팔 보낸 애"
"야이, 새꺄. 누나야"
"아, 형. 우리 말까기로 했어. 그지 세봉아?"
갑자기 이게 무슨 상황이람.
오빠의 배를 때리고 귀에 조용히 속삭였다
"5초내로 지금 무슨 상황인지 빨리 불어. 안그러면 컴퓨터에 있는 직박구리......"
"버논이야 버논이. 저번에 니 친구들이 옆동에 잘생긴 외국인 이사왔다고
지랄발광하던 걔라고. 나랑 며칠 전에 친구 먹었는데 니가 마음에 든데.
그래서 소개시켜달라고 하길래 내가 안된다고...."
"음, 그러구나. 근데, 버논아"
"음?"
"난 연하는 별로고. 아직 지금 쫌 당황스럽거든. 나중에 얘기하자.
고마워, 안녕"
후다닥 문을 열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아니, 엘리베이터는 왜 17층에 있는건데?
"man- why? 너 나 싫어?"
아, 망했다
"아니......싫은건 아닌데......"
내 친구가 너한테 관심있던거 같아서 버논아.
"야 미친, 니네 옆동에 이사온 외국인 봄?"
"볼시간이 어딨어. 수능 공부나 해"
"나 이미 말아먹었어"
"아, 근데"
"근데 걔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닮았어"
'꺼져. 어디서 우리 레오를 들먹여"
"아!! 진짜라니까? 눈웃음이 닮았어.
아니, 걍 쩔어"
"그럼 사귀어"
"아, 내가 어떻게 사귀냐"
"할 수 있어"
"됐어. 성수 오빠로도 벅차"
"아, 맞다. 너 성수 오빠있잖아. 이게 아주 양다리....."
"아아아ㅏ! 아냐아냐! 다 잊어!! let it go~~ let it go~~"
"싫은건 아닌데 왜 날 거부해?"
"어.........."
아무 말도 못하고 우물쭈물 대자 뒤에서 나타난 오빠새끼. 아니, 오빠
"야- 세봉이가 부담스러워 하잖아!
야, 너 얼른 올라가."
"응?"
"빨리-"
아..어...
마침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
다음 날, 학교 갈 시간이 되어 대충 교복을 껴입고 채비를 했다
친구한테 레오닮은 외국인 찾았다고 얘기해 줘야지.
신발끈을 대충 매고.
"엄마!! 나 다녀올게!"
"어"
그리고 문을 열자 환하게 웃으며 반기는 너,
"hi, it's me again."
아, 친구야. 미안해.
레오 닮았다는 말. 맞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