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구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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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랑 작성
정이 넘치던 예전의 모습이 점점 사라지고 사람들은 지친 자신을 어떤 상황에도 반겨 줄 존재를 찾기 시작했다. 강아지,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반려동물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한 무언가를 찾았다.
사람. 사람이 필요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주고 자신을 감싸줄 수 있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감정이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들은 그런 사람의 속에 자신을 향한 복종 또한 담겨있길 바랐다. 이런 이기적인 사람들의 심리를 읽은 많은 연구소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사람과 동물의 모습을 모두 넣은, 흔한 말로 반인반수라 불리는 생명을 만들기 위해 연구했다. 그리고 마침내 인간들은 해냈다.
사람. 사람이 필요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주고 자신을 감싸줄 수 있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감정이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들은 그런 사람의 속에 자신을 향한 복종 또한 담겨있길 바랐다. 이런 이기적인 사람들의 심리를 읽은 많은 연구소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사람과 동물의 모습을 모두 넣은, 흔한 말로 반인반수라 불리는 생명을 만들기 위해 연구했다. 그리고 마침내 인간들은 해냈다.
처음 동물과 사람이 섞인 생명체가 만들어졌을 때 아주 큰 주목을 받았다.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고 긍정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아무튼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돈이 꽤 있다는 사람들은 호기심과 과시욕으로 그 생명체를 사기 시작했다.
그런 사람들에게 팔린 생명체들의 수명은 보통 스무 살이 끝이었다. 스무 살이 지나면 사람들은 생명체를 여기저기에 팔았다. 보통은 숨길 수 있지만 때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튀어나오는 귀나 꼬리 등은 그들을 값비싸게 만들었지만 그들의 삶은 값싸게 만들었다. 그렇게 자신이 데려온 생명체를 판 인간들은 다시 어린 생명체를 사들였다. 참으로 냉정하고 잔인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생명체들에게 이는 운명 같은 일이었다.
팔리고 팔리는 이런 상황이 세상 밖으로 모습을 보이고 결국 정부에서는 생명체 만들어내는 것을 금지했다. 하지만 돈에 눈이 먼 사람들은 여전히도 생명체를 만들어내고 더 비싼 값에 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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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빠른 발소리가 들리고 얼마 안 가 무거운 발소리 여러 개가 그 뒤를 따라 울렸다. 아직 어려 보이는 소년은 숨이 턱 끝까지 올라왔지만 달리는 걸 멈출 수는 없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다.
소년의 머리 위로 올라온 귀와 땅에 닿을 듯한 꼬리가 소년이 평범하게 인간의 피만 흐르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줬다. 소년은 생명체였다. 사람들 욕심에 만들어지고 사람들 욕심에 버려지는 생명체. 다만 소년은 다른 생명체와는 다르게 자존심이 강했다. 자신의 주인에게서 조금이라도 늦게 버려지기 위해 주인의 하대하는 말투와 행동을 참고 주인에게 맞추려는 다른 생명체들과는 달랐다. 자신이 버려질까 두려워하면서도 소년은 자존심을 굽히지 못해 주인이 자신을 무시하려 하면 대들고 또 대들었다. 그 결과 돌아오는 건 매질뿐이었지만 자신이 최소한 주인을 화나게 할 위치에는 있는구나 생각이 들어 차라리 소년은 그 매질을 당하는 것이 편했다. 뭐, 그 끝은 결국 자신을 어둠의 세계로 보내는 주인이었지만.
소년은 자신이 어둠으로 들어간다면 자신의 모든 것이 끝날 거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렇게 달리고 또 달리는 것이다. 그 속에서 사라지고 싶지 않아서. 빛을 받으며 더 살고 싶어서.
소년은 자신이 어둠으로 들어간다면 자신의 모든 것이 끝날 거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렇게 달리고 또 달리는 것이다. 그 속에서 사라지고 싶지 않아서. 빛을 받으며 더 살고 싶어서.
숨 가쁘게 달렸지만, 소년은 너무 작았다. 무거운 소리가 점점 더 크게 다가왔다. 소년의 마음은 급했고 결국 근처에 있던 한 단독주택의 문을 두드렸다. 뒤따라오는 남자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한 작지만 큰 구조 요청이었다.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
"문 열어주세요. 제발 열어주세요."
소년의 목소리는 떨렸고 다급했다. 그런 소년의 마음이 닿았는지 잠시 뒤 덜컥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소년의 발은 빠르게 움직였다.
소년도 자신의 정신이 어디 있는지 몰랐다. 그저 본능적으로 현관문을 열었고 본능적으로 들어왔다. 현관문이 닫히며 안전이라는 것이 소년의 머릿속에 들어오자 소년은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저 눈물을 흘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는 것이 할 수 있는 것의 전부였다. 소년에게 지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여자는 관심 밖이었다. 설사 저 여자가 전 주인처럼 성격이 난폭한 사람이어도 상관없었다. 우선 살았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소년은 죽지 않아도 됐다.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
"문 열어주세요. 제발 열어주세요."
소년의 목소리는 떨렸고 다급했다. 그런 소년의 마음이 닿았는지 잠시 뒤 덜컥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소년의 발은 빠르게 움직였다.
소년도 자신의 정신이 어디 있는지 몰랐다. 그저 본능적으로 현관문을 열었고 본능적으로 들어왔다. 현관문이 닫히며 안전이라는 것이 소년의 머릿속에 들어오자 소년은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저 눈물을 흘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는 것이 할 수 있는 것의 전부였다. 소년에게 지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여자는 관심 밖이었다. 설사 저 여자가 전 주인처럼 성격이 난폭한 사람이어도 상관없었다. 우선 살았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소년은 죽지 않아도 됐다.
"..누구한테 쫓기고 있어요?"
소년의 울음소리와 거친 숨소리 사이로 여자의 조심스러운 질문이 떨어졌다. 여자의 목소리에는 경계가 담겨있지만 한 편으로는 놀람과 걱정이 담겨있었다.
"살려주세요. 저를 거둬주세요."
"……."
"절 구원해주세요."
소년은 눈물이 담긴 말을 던졌다.
"절 구원해주세요."
소년은 눈물이 담긴 말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