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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4.우리 가족을 소개합니다4
/장래희망이 아빠라고 써진 자기소개서를 보던 정한이 픽하니 웃는다.이 일지니를 데려갈 미래의 부인이 누구려나..하고 셀프 자기소개 시전한다.열걸음 후 교무실에서 전달완료까지 한 후 다시 교실로 들어간다.고3이라 첫날부터 단축도 없다.2006년에는 단축했을지도 모르지만 내 기준과 내 경험으로 불쌍하지만 정상수업 받으셈
시간은 흐르라고 있는거다.어느새 정상수업에 야자까지 마친 정한은 자신의 본거지가 아닌 독서실로 행한다.와 나 인생에서 독서실 한번도 안 가봤다.나는 학원다녔었다.독서실에서 새벽1시까지 자습하는 윤정한이다.최승철의 새벽1시는 2006년도면 아직 스타크래프트 달릴 때다.아무튼 이렇게나 상극인 둘이 가까워지는 계기로 넘어가겠다.
동복으로 꽁꽁 싸매던 봄이라 쓰고 겨울이라 읽던 계절에서 여름이라 쓰고 여름이라 읽는 계절에서 하복을 입은 윤정한과 최승철은 짝꿍이 된다.담임이 고3은 재미없는 나날의 일상이라며,사소한거에도 재미를 느끼는 고3들에게 특별한 자리뽑기를 제안한다.그런데 안 특별하다.쪽지를 뽑는데 쪽지 단어가 있는데 그 단어와 짝을 찾는거다.예를 들면 영희-철수,우지-지훈,세븐틴-세봉 같은거다.그래서 윤정한이 뽑은 쪽지는
'엄마'
윤정한의 머리가 말해준다.아빠를 찾아라,서로 짝을 찾느라 시끌시끌한 교실에서 윤정한은 일단 자신이랑 제일 친한 친구들 무리에게로 가봤다.친구들이 고른 단어란
'백설공주'
'인어공주'
'자스민'
디즈니 천국이였다.아무리 억지로 이어보려고 해도 불가능했다.백설공주가 나중에 엄마가 되지 않았나,난쟁이의 엄마가 백설공주 아님?이라고 우겨보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백설공주를 읽어봐도 그런 내용은 없다.백설공주의 엔딩은 왕자의 키스로 깨어난거다.그러면 인어공주가 나중에 엄마가 되지 않았나,인어공주는 나중에 거품이 된다.마지막으로 자스민은 알고보니 디즈니 공주가 아니라 자스민 차였다.자스민의 짝꿍은 민트였다.그렇다면 정한은 다시 레이더를 살펴 친하지는 않지만 착하고 결정적으로 일지니들이 아닌 애들한테 가봤다.
'난쟁이'
'마녀'
'민트'
자기 친구들 짝을 찾아줬다.그렇다면 결국 일지니 무리들 중에 자신의 짝이 있다는 애긴데,그냥 한달동안 혼자 앉으면 안돼나 싶다.그러던 와중에 한명이 큰 소리로 말한다.
"엄마 누구야"
엄마,엄마,엄마 이름만 불러도 왜 이렇게 눈물이 나죠.정한은 손을 든다.난데
"나 아빠야"
최승철이 아빠다.아빠,아빠,아빠 지 장래희망을 뽑았다.결국 7월 한달동안 정한과 최승철이 짝꿍이 되었다.아빠 최승철 엄마 윤정한 처음 자신의 뽑힌 종이를 말할 때 반 애들은 부부가 탄생했다며 축하했다.원래 그럴 때 제일 목소리 큰건 일지니들이다.부인이 예쁘다며,형수님이 아깝다며 있는 사실만을 애기했다.
"다들 새로운 짝꿍이랑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어,고3돼서 싸워봤자 니네만 손해고,중학생처럼 니들끼리 자리바꾸지마,유치해"
선생님의 짝꿍뽑는 방식이 더 유치하다는 것을 선생님만 모른다.알려고도 안한다.그렇게 서로 짝꿍이 돼서 자리에 앉았는데 망할 고3 7월에 정한의 자리는 1분단 맨 뒷자리였다.안경을 껴서 칠판이 안 보이는 것은 아니다.그런데 느낌이라는게 있지 않는가,앞자리가 공부하기 더 좋은 예감
"자리 꿀이다."
최승철에게는 뒷자리가 잠자기 더 좋은 예감이다.
"야 번호 좀"
자리에 앉고 은혜로운 음악쌤의 자습명령에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공부하는 애들만 있는게 아니라 노는 애들도 있다.그래도 양심있게 조용하게 논다.그렇게 열심히 놀던 최승철은 그렇게 열심히 영어풀던 윤정한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번호를 물어봤다.그런데 안경을 한번 올린 정한의 답은 가히 충격적이였다.
"나 핸드폰이 없는데.."
점 두개 찍은 이유가 소심함을 나타내기 위해서다.솔직히 별로 안 친한 일지니가 번호 물어보면 기쁜게 아니라 조금 무섭다.그러나 최승철에게는 윤정한의 답이 무섭다.핸드폰이 없댄다.19살인데
"진짜?"
"응"
"니 나 주기 싫어서 구라치는게 아니고?"
"진짜 없어 미안"
미안한 일이 아닌데 미안하다.정한의 대답에 잠시 고민하던 최승철이 다시 조용한 목소리로 물어본다.
"그럼 니 이메일 주소 좀"
이메일 주소 헌팅을 19년 인생 처음으로 따본 윤정한 되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