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2년된 남자친구가 있다. 중3때 부터 사겨 지금까지 살짝의 다툼도 없는 그런 남자친구. 김민규이다. 처음 만나게 된 계기가 뭐였더라 .. ?
2년전 -
난 어렸을때부터 가수를 꿈꾸며 지내왔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나에겐 가수의 끼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5살 때 부터 대회에 나가서 상을 휩쓸고 어른들에게 사랑만 받고 자랐던 아이였다.
그래서인지 당연하게 엄마와 아빠는 내가 가수가 될거라 믿고있었고, 나도 가수가 되어 원더걸스, 소녀시대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16살이 되던 해에 SM공개오디션을 보러 서울에 올라갔다. 엄마가 위험하다고 준 호신용 스프레이를 손에 꼭 쥐고 SM으로 향했다.
SM에 도착했을 때 ' 와 ' 라는 감탄 밖에 안나왔다. ' 어째 저리 클 수있지 건물이 ..? ' 라는 생각을 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언니가 나눠주는 서류 용지를 받았다.
' 키.. 164 몸무게 음.. 아 살쪄서 50 넘을텐데.. 그냥 줄이자 48.. ' 나머지도 작성한 후에 기다렸다. 내 번호는 217번이었다.
" 151번부터 160번 까지 들어오세요 " 아직도 한참 남은 순서를 바라보며 한숨이 나왔다. ' 잠깐 바람 좀 쐴 겸 나갔다오자. ' 라는 생각을 한 후 가방을 챙겨 나왔다.
물론 엄마가 준 호신용 스프레이를 꼭 쥐고.
건물 안에 있을 땐 숨막혀 뒤질 뻔 했는데 나오니까 한층 편안해져서 노래가 더 잘나올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 야 거기 핑크 가디건 일로와봐 "
깜짝 놀라 내 옷을 확인해 봤다. ' 나 말하는건가..? 에이, 핑크색 옷입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ㄷ.. 아무도 없네 ㅋ.. 그래도 난 아니겠지 ' 하고 걸었다.
" 씨발련아 씹냐? 와보라고 하얀색 치마 너."
'ㄴ..난가? 난가? 난가봐 헐 나 어떡해? 일단 씹으면 좆될거 같으니까 대답해보자' "네..?"
" 너말이야 일로 와보라고"
' 하 좆됬다 엄마 살려줘 나 어떡해 ' 걸어가면서 이 생각만 백만번은 되풀이 한것 같다. 가보니까 담배피는 뚱돼지새끼들 3명이랑 돼지새끼랑 안어울리는 잘생긴 남자 한명이 서있었다.
" 네..? 왜그러세요..? "
" 좀 이쁘게 생겼네 돈 좀 있냐? 가방 비싸보이는데 "
" 아 저 오디션 보러와서.. 교통비만 있는데요.." ' 이거 뺏기면 나 집 어떻게 가 엄마..? '
" 그럼 그 돈 주고 집안가면 되겠네 밤에 오빠들이랑 놀자 재밌게 해줄게 "
" 미친놈아 오랜만에?ㅋㅋㅋㅋ" "나야좋지ㅋㅋㅋㅋㅋ 개이득" 그 옆에 뚱돼지새끼들 2명이 거들었다.
" 네..? 저한테 왜그러세요.." 너무 무서워 눈물이 나왔다.
" 울어? 우니까 더이쁘네 ㅋㅋㅋㅋ 개꼴린다" "미친놈ㅋㅋㅋㅋㅋ" "야 그냥 보내줘 오디션보러왔대잖아" 잘생긴 남자가 말했다.
" 미쳤냐? 오랜만에 제대로 된애 걸렸는데 " 돼지새끼가 담배 펴서 까매진 이빨을 보이며 말했다.
갑자기 손에 쥔 스프레이가 생각 나 뿌릴려는데 ,
" 니네 짭새들 뜨면 내 인생 책임질겨?ㅋㅋ 이미 뜬거 같은데 " 잘생긴 남자가 말했다.
" 아 씨발 미리 말하던가 야 핑크색 너 오늘 운 좋은 줄 알아 아 존나 아깝네 개이쁘게생겼는데 그것도 크고 " 하며 두 족발로 힘겹게 뛰더니 손으로 내 가슴을 움켜 잡더니 스치며 내 가방을 낚아채갔다.
소리지를 힘도 없이 수치심과 두려움에 주저 앉아 울기만 했다. 폰이랑 돈, 오디션표도 다 가방에 있는데.. 하며 대충 한시간은 울기만 했던 것 같다. 겨울이라 날도 빨리 어두워져서 어느새 어두컴컴 해졌다. 아직도 가슴에 닿은 그 뚱돼지의 손과 얼굴이 생각나서 소름이 끼쳤다. 그냥 자살하는게 편할 것 같은 만큼 막막했다. 집은 어떻게 가지..? 오디션도 날라갔네 3개월 전부터 준비 한게 물거품이 되고.. 엄마아빠도 연락안되서 지금 걱정하고 계실텐데..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
" 어..! 간줄 알았는데 있었네 괜찮아 ..? " 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