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끙끙 앓던 OO이는 정말 감쪽 같이 나았다. 해열제가 효과가 있던걸까? 어제의 그 기분 나쁘던 기류도 더 이상 내 곁을 맴돌지 않았다.
덕분에 난 홀가분한 마음으로 훈련에 나갈 채비를 할 수 있었다.
"이제 진짜 괜찮나"
"정말 정말 괜찮다니까 그러네-"
"걱정이되가 어제 한 숨도 못잤다. 그래도 얼굴 보니까 괜찮아 진것 같긴 하네"
"뭐 빠뜨린거 없죠?"
평소와 다름이 없는데 오늘 따라 왜 이리 예뻐보이는 건지.. 쪽- 하고 입술에 뽀뽀를 했다.
부끄러워하며 손가락만 꼼지락대는데 그게 또 귀여워서 한번 더 쪽- 하고 입을 맞췄다.
"오늘 따라 와이리 예쁘노"
"평소엔 미웠나봐요"
"평소에도 예뻤는데 오늘은 더 예쁘다"
늦겠다며 내 등을 떠미는데 정말 가기가 싫다. 휴가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훈련 빼먹기도 그렇고..
신발을 신고 뒤를 돌아 OO이를 한번 안아봤다. 조그마한 체구가 한 품에 안겨오는데 기분이 좋다.
"오늘은 일찍 올기다"
"빨리 와야해요!!"
쾅-하고 대문이 닫히는 틈새로 활짝 웃는 OO이 얼굴이 선명이 보인다.
기분이 이상하리만큼 좋은데 훈련 만큼은 정말 가기가 싫다. 정말 이상해.. 방방 들뜬것 같은데 또 다시 생각해보면 그렇지도 않단말이지.
오랜만에 다같이 모였으니 회식 한번 하자는 감독님의 말에 오늘은 일찍 들어가봐야할것 같다며 회식자리를 슬쩍 빠져나왔다.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빨리했다. 아침 만큼 기분이 좋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나쁘진 않았다.
헤드폰 속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의 비트는 점점 빨라져 갔고 그에 따라 내 발걸음도 빨라졌다.
항상 다니던 길인데 이상하리만큼 낯설다. 다른 세상에 와 있는 기분이랄까.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서도 낯선 기분은 떨쳐낼 수 없었다.
대문 앞. 도어락의 덮개를 열고 엄지 손가락을 가져다 대는데 기분이 이상하다. 뭔가가 빠진 기분. 뭔가.. 잘못되고 있는듯한 기분.
인간에게는 직감이라는게 있다. 어떤 물리적인, 그리고 증명된게 없지만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 온다. 직감이.
삐리릭- 하고 보안 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평소보다 더 큰소리로 복도에 울리는것 같다.
부드럽게 열리는 대문. 집 안으로 들어가면 어제 저녁 보다 더 쎄- 한 기류가 날 반긴다.
날 반기러 나와야 할 OO이가 나오지 않는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아니야. 갑자기 다시 아파서 누워있는걸 수도 있잖아.
떨리는 두 손을 맞잡고 신발을 벗었다. 한 발 내딛어 바닥은 딛는데 차가운 바닥의 기운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느릿한 발걸음으로 한 걸음, 두 걸음 걷는다. 몇 초면 걷는 그 조그만한 방바닥을..
불이 켜져 있는 거실. 하지만 거실엔 아무도 없었다. 주방에 있을거야. 주방에도 없다.
안방에서 자고 있나? 안방에도 없다. 화장실? 없다. 욕실? 없다. 다른 방에도.... 없다.
다시 와본 거실. 없다 없어. 어떤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그냥 철썩 주저 앉았다. 이게... 이게 뭐야..
현관에 있는 신발도 그대로, 주방의 컵도 수저도 그대로, 안방 옷걸이 한켠에 걸려있는 옷들도 그대로, 욕실의 칫솔도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 있는 그 머리카락도 그대로..
나도 그대로 인데. 왜... 왜 넌... 왜 너만 없어?
쇼파에 놓여진 니가 항상 입던 앞치마. 거기에선 니 향기가 날까? 앞치마를 끌어당겨 코 가까이에 대 보았다. 없어 없어 없어 니 향기가.
벽에 기대어 멍하니 앉아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나도 알수가 없다. 그냥.. 그냥 생각 없이 앉아있었다.
날이 밝고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는 머리가 무거웠다. 시끌벅적한 일이 한바탕 지나간 후의 느낌이랄까...
넌... 너는... 갑자기 나타난것 처럼 갑자기 사라진거야. 정말 천사 처럼 말이지. 왜 하필 나였을까. 왜 하필이면 나였을까..
한 여름 밤의 꿈 마냥 넌 사라졌다. 내 기억엔 지워지지 않았는데..
Thanks to.
목캔디님, 카르페디엠님, 짤랑이님, 쿠키님, 드마님
Notice
안녕하세요! 초고추장입니다~ 박츄선수 망상인 한 여름 밤의 꿈이 막을 내렸네요ㅠㅠㅠ
부족한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다음 후속은 아까 올렸던 구선수 망상인 'Tuberose (튜베로즈 : 위험한 사랑)'입니다!
2편은 내일 올라올거구요~ 이번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한 여름 밤의 꿈이 달달한 글이였다면 이번 글은 화끈한 일이 될것 같네요~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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