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지옥같던 고3 생활이 끝나고 어느덧 20살이 되었다. 처음 맞는 스무 살, 뭔가 다를것이라는 나의 엄청난 기대를 비웃듯이 여느때와 다름없는 시간들이였다. 아, 하나만 빼고. "저기요,이름이 뭐에요?" 초면인데 꽤나 싹싹하게 말을 걸어오는 아이때문에 내심 깜짝 놀랐다. 보통 내 첫인상때문에 쉽게 말을 걸지 못 한다고 하던데.. 내가 대답을 못하고 쳐다만 보고있자 답답했는지 그 아이는 살짝 인상을 찌뿌린다. "아, 제 이름은 ㅇㅇㅇ가에요." ".. 김태형 인데요." "아 그러셨구나. 이번에 입학하셨죠? 20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만족스럽다는 듯이 씨익 웃으며 핸드폰을 건내는 그 아이, 아니 ㅇㅇㅇ. "번호 좀 알려줘요." "..." "제가 그 쪽한테 들이대는 것 같죠?" "..." "맞아요. 들이대는 거," 앞으로 뭔가 재밌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 말을 놓기로 한 ㅇㅇ와 나는 꽤 오래 알고있던 사이처럼 빠르게 가까워졌다. "야, ㅇㅇㅇ! 점심 같이 먹어. 나 오늘 혼자야." "아! 맨날 지 필요할때만 찾아! 애들아, 나 먼저 간다." 아, 뭐야 ㅇㅇㅇ- 배신이야! 김태형 도둑놈아! 라며 소리지르는 ㅇㅇ의 친구들에게 얄미운 표정을 지으며 놀려주었다. 친구들에게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나에게 오는 ㅇㅇ를 보는데 웃음이 나왔다. 강의실을 나오고 너에게 자연스럽게 어깨동무를 하며 발걸음을 맞춰 걸었다. "오- 오늘은 왠일로 치마 안 입었다냐?" "니가 미리 약속 안했잖아! 전날에 미리 말해줬으면 풀메이크업 하고 왔지." "ㅋㅋㅋㅋㅋㅋㅋ다음엔 미리 말할게" 맞다, ㅇㅇ는 여전히 나에게 쉴틈없이 다가온다. "뭐 먹을래? 스파게티? 여자애들이 좋아한다던데." "스파게티는 개뿔, 태형아 곱창이나 먹자." ..보통 여자애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다가오는 중인거 같다. *** 가을이다. 가을하늘은 높고 구름 한 점 없지만 날씨는 제법 쌀쌀해졌다. 편의점에 들러 간단히 먹을 걸 고르는데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야, 김태형!" "아, ㅇㅇ야." "너 어제 잠 못잤지? 과제때문에? 미쳤다, 진짜. 적당히 하고 자라니깐. 당장 오늘까지 제출도 아닌데. 응?" "어휴, ㅇㅇㅇ 하여간 아침부터 잔소리는." 인상을 찌뿌리며 재잘거리는 너를 보다가 웃음이 터져나왔다. ㅇㅇ의 미간에 손을 가져다 대고 아프지않게 인상을 펴주었다. "..." "오늘 만나는 거 알지? 5시에 그 카페에서 봐." ".. 근데 너 피곤하잖아." "그럼 우리 집 올래? 나 자는거 보려고?" "..야! 미쳤어! 너가 그렇게 나오면 아주 좋지." "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ㅇㅇㅇ" 아까와는 다르게 되살아난 기분이 들어 한껏 몸이 가벼워졌다. "그럼, 나중에 보자!" "그래. 아 ㅇㅇㅇ!" 내 외침에 돌아보는 너에게 새삼 다른 감정을 느꼈다. 너의 샴푸 향이 여기까지 전해지는 듯해서 괜시리 코 끝이 간지러워졌다. 또 나를 만난다고 치마를 입고온건가 걱정스러운 마음이 문득 들었다. "왜?" "이제 나 만날때도 바지 입어." ".." "감기걸려." **** 민윤기랑 강의실에 앉아 핸드폰을 들여다보는데 민윤기가 내 의자를 살짝 차며 물어온다. "야, 너 ㅇㅇㅇ랑 사귀는거 아니였어?" "...아, 아닌데?" "에? 아, 그래?" "왜. 뭔일인데?" "아니, 어제 내가 시내에서 ㅇㅇㅇ를 봤는데 어떤 멀쩡하게 잘생긴 애랑 어깨동무하고 가길래." "..친구인가 보지." "그런가, 그건그렇고 오늘 옆학교 무용과애들이랑 소개팅있는거 알지? 갈꺼지?" "..야, 나 먼저 간다." "야!!! 김태형 !!!" 뭔가 잘못되었다. 아까부터 심장이 지구의 내핵까지 떨어진 기분이고, 벌렁벌렁 한다. 아무래도 지금 당장 너를 만나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아 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태형아! 아직 5시 아닌ㄷ.." "ㅇㅇ야, 지금 어디야?" "나? 지금 학교 정문인데?" "거기 있어." 내 마음이 지금 무슨 마음인지 잘 모르겠다. 그냥, 너가 보고싶었다. "태형아!" 멀리서 나를 보며 변함없는 웃음으로 손을 흔드는 ㅇㅇ를 보며 나도 모르게 달려갔다. 그리고 "..." 너를 꽉 안았던 것 같다. **** 살짝 어색해진 우리 둘의 분위기에 괜히 헛기침을 했다. 진동벨이 울리고 우리는 동시에 "내가 갔다올게!" 를 외쳤다. "앉아있어, 갔다올게." 바쁘게 일어나 진동벨을 챙기고 카운터로 갔다. 주문한 코코아와 카푸치노를 받아들고 너가 앉아있는 자리로 가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다. 미쳤다고 너를 안았지, 아직 고백할 준비도 못했는데. 그건 그렇고 민윤기가 본 그 남자는 누구.. 아니야, 너무 찌질이 같아. 고개를 저으며 테이블을 바라봤을때 턱을 괴고 멍하니 창문 밖을 쳐다보는 너의 옆모습을 보고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너에게 깊이 빠졌다고 느꼈다. 아까 너를 안았던게 후회가 되지 않았다. ㅇㅇ의 앞에 코코아를 두고 맞은편에 앉아 카푸치노를 한 모금 마셨다. "아, ㅇㅇ야. 너 주말에 민윤기 봤었어?" 망할, 결국 물어보는구나. "주말에? 아.. 그런거 같다. 왜?" "..아, 다른게 아니고. 그때 같이 있던 남자는 누구... 이거, 민윤기가 말해줘서 안거야! 하도 물어보길래" 염병, 민윤기 미안. 내 정신없는 물음에 너는 흘려내려오는 머리카락을 귀 뒤에 꽂으며 약하게 한숨을 쉰다. "..너는" ".." "넌 안 궁금해? 내 옆에 있던게 누군지."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해서 벙쪄있다가 정신을 가다듬었다. 지금 말 잘못하면 얘랑 평생 못 볼지도 모른다는 기분이 든다. "넌 나한테 이 만큼의 마음도 없어? 너한테 내가 몇 달을 들이댄지 알아? 난, 난 자존심 없어?" "..난 안 궁금했어" "..뭐?" "그냥 나는 나한테 화났고, 그래서 너한테 전화했고, 널 빨리 보려고 달렸고," ".." "안았어" 입술이 바싹바싹 마르는 것만 같다. 혀로 입술을 축이고 너와 눈을 마주쳤다. "좋아해" ".." "꽤 오래전부터" "..그럼 나랑 만나자 태형아" 너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다. 손을 뻗어 흐르려는 눈물을 닦아주고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와중에 너가 먼저 고백하기냐." "김태형 나쁜새끼.." "늦어서 미안해. 나랑 만나자 ㅇㅇ야." 너의 손을 잡았다. 매일 그대와 아침햇살 받으며 매일 그대와 눈을 뜨고파 --------------------------------------------------------------- 안녕하세요! 번외로 돌아왔습니다! 흠많은 제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댓글은 저에게 커다란 힘이 된답니다ㅠ▽ㅠ...♥♥ 다음에 또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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