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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惜悶]




01





너는 나와 같은 날에 태어났다.

그 날은 비가 왔었기 때문에 내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파란우비를 휘날리며 병원에 뛰어 들어왔고, 

이석민이 태어났을 때에는 아저씨가 노란우비를 휘날리며 들어왔다고 한다.


어린아이가 적은 깡촌에 겹경사라며 어르신들이 참 많이 좋아하셨다고도 한다.


나는 튼튼하고 무난하게 태어났던 반면, 이석민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졸이게 하며 아주 작게 태어났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에 엄마는 말씀하셨다.


“네가 석민이를 잘 챙겨줘야 해, 그 애는 몸이 아주 약하기 때문에 네가 잘 챙겨주렴, 그럴 수 있지? 동동아?”


나는 그 말을 하는 엄마의 손에 들린 누룽지맛 사탕에 정신이 팔려, 무슨 말인지도 모른 채 알겠다고 했다.




집 밖으로 잘 나오지 않아 매번 보려고 해도 볼 수 없었던 이석민은 정말 작았다.

어른들이 말씀하셨던 것 보다도 더 작고 말라서, 친구라는 말을 미리 듣지 못 했더라면 당연히 동생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안녕?”



명랑한 나의 목소리가 뻘쭘해지도록 이석민은 제 엄마 뒤로 숨었다.

이석민의 엄마는 정말 예뻤고 말랐다.

나는 푸짐한 엄마의 배를 생각했다.

아줌마라고 부르기 죄송한-이석민의 엄마는 “석민아 친구한테 인사해야지~”라고 말했고

말을 잘 듣는 이석민은 쭈뼛쭈뼛 다가와서 인사를 건넸다.



“안녕..나는 이석미니야, 이거.”



하고 쥐어준 것은 텐텐이었다.

내가 약국에서 엄마한테 사달라고, 사달라고- 노래를 불러도 절대 사주지 않았던 그 텐텐.

그래서 나는 이석민을 정말 잘 챙겨주었고, 이석민은 이상하게도 자꾸만 나를 누나라고 불렀다.



“누나 아니고오, 김동동-”



“응 뉴나.”



“아니아니아니이!누나 아니야!”



“하핳 누나 얼굴 빨개애”



이석민은 그때 못 알아듣는 척 했던 건지, 정말 바보였던 건지 모르겠다.

사실 후자가 더 일리 있지만.


어쨌던 간에 이석민이 나를 누나라고 부르는 것에 의문을 가지기는 했으나, 싫어했던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건 내 친구가 이석민이 유일했을 때만 해당했다.


이석민이 아닌 다른 친구들은 이석민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작고, 김동동을 누나라고 부르는 바보.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문제는 그 애들이 너무 솔직했다는 것이고, 또 내가 나약했다는 것이다.



6살의 여름이었나, 아무튼 나는 이석민의 손을 잡고 냇가에 놀러갔었다.

냇가에는 먼저 자리잡은 덩치 큰 애들이 있었고, 나와 이석민은 겁도 없이 같이 놀자고 했다.

그 애들은 끼워주는 대신에 높은 바위에서 다이빙을 해야 한다고 했고, 나는 바들바들 떠는 이석민을 데리고 그 바위에 올라섰다.




“누나, 나 모태…”



“이거 한다고 안 죽어~한 개도 안 무서어!”



“누나아..나 집,집갈래…”



“이 겁쟁아! 나 옆에 있짜나, 같이 손 잡고 하는거야!”



“으으...싫어..누나 안해, 싫어!!!!”




이석민은 내 손을 뿌리치고 뛰쳐나갔다.

그 울퉁불퉁한 바위 위를 몇번이고 구르면서도 파르르 떨며 도망쳤다.

당연하게도 덩치 큰 아이들은 이석민을 바보, 멍청이, 겁쟁이 라고 놀렸고,

나는 이석민이 처음으로 부끄러웠다.


커다란 바위 위에 혼자 남겨진 나는 손에 잡히는 땅땅한 돌멩이 하나를 냇가에 던졌고, 그로 인해 커다란 물보라가 일었다.

물 맞은 덩치 큰 아이들은 소리를 빽빽 질러댔다.


나는 그 고함을 뒤로 하고 이석민을 쫒아갔다.

바보 이석민, 이석민 바보, 겁쟁이. 뛰어가는 데 눈가가 뜨거웠다.


멀리도 갔네, 이석민은 냇가에서 한 참떨어진 곳에서 쭈그려 앉아 구슬같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런 이석민을 보자 울컥 화가 나서, 나쁜 말을 하고 말았다.




“너 바보야?! 너가 나보고 자꾸,자꾸 누나라고 하니까 애들이 놀리잖아!!내가 누나,아니라고!!!아니라고 했잖아, 이 바보 천치야!!”



“ㄴ,누나아…”



“누나!!!!!!!!아니라고!!!!!!내, 이름 김동동이라고,김동동!!”



“미앙, 미안해..동동아.”



“미안, 동동아,누나라고 안할게.미안해..”




그 날 이석민은 처음으로 내 이름을 불러주었다.

나는 놀라서 이석민의 까진 손을 움켜쥐고, 내가 더 미안하다고, 멋대로 뛰어내리라고 해서 미안하다고 엉엉 울었다.

그렇게 둘 다 눈이 뚱뚱하게 부어서 집에 들어가자, 엄마는 밥 하다 말고 소매를 걷으며 언놈이냐고, 누가 그랬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나는 엄마의 퉁퉁한 손을 잡고, 한 손에는 이석민의 자그만 손을 잡고 덩치 큰 아이들을 찾아갔다.

엄마는 그 애들이 배꼽에 손을 얹고 사과할 때 까지 놓아주지 않았다.




유년기는 여기 까지

이석민은 나를 이름으로 불러주기는 했지만, 여전히 잘 따랐고, 난 또 이석민을 잘 챙겨주었다.

아이들은 이석민을 많이도 괴롭혔고, 나는 그럴때 마다 나서서 혼내주었다.

그래서 이석민은 모지리로, 나는 드센 조폭 아줌마로 불리었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6년 내내 붙어다니는 우리 둘을 보고 사귄대요-사귄대요-하고 놀림도 많이 받았다.

그럴때 마다 나는 화를 냈고, 그러다가 쥐어터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석민은 진짜 바보인건지 착해 빠진건지, 포실포실 웃기만 했다.

넌 뭘 좋다고 웃어!하고 사납게 굴어도 포실포실.




아, 초등학교 6학년 때에는 그런 일이 있었다.

그 냇가에서 나와 이석민을 놀린 그 덩치도 같은 초등학교였다.

워낙 동네가 작다보니 그렇다.

아무튼 그 덩치는 초등학교에서도 줄기차게 이석민을 놀렸는데, 시간이 흐를 수록 심해졌다.



약한 상대에 대한 과시는 군중속의 과시로 썩어들었다.

그 덩치가 자기 힘을 과시하기 위해서, 애들 앞에서 이석민을 때렸다는 것 이다.



나는 이석민을 챙겨주는 것을 귀찮아 했다.

그래서 6학년때 다른 반으로 갈라진 이석민을 아주 적극적으로 보호해주지는 못했다.

사실 않았다.

 


하지만 내가 보고 싶지 않아했던,덩치가 이석민을 대놓고 괴롭히는 광경을 마주하고 나서, 나는 모른척을 할 수는 없었다.

착해 빠진 이석민, 이가 부득 갈렸다.




"야 이 돼지새끼야!!!"




나는 덩치를 이석민에게서 밀쳐냈다.

이석민은 바닥으로 나동그라졌다.

일어선 덩치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이 컸다.

두려움에 침을 꿀꺽 삼켰지만, 그렇지 않은척 더듬거리며 화를 냈다.




"이석민 좀, 그만 괴롭혀!!"




"야, 니가 이 새끼 부인이라도 되냐? 개 웃기네."




"작작 우려먹어라, 유치한 새끼야. 덩치값 못하는 새끼.

그리고 너 자꾸 얘 괴롭히면, 니 어렸을때 바지에 똥 지린거 다 말해버릴거야."





내 말에 덩치의 얼굴이 붉다못해 검붉게 달아올랐다.

덩치는 뜨거운 숨을 씩씩 내쉬다가 바닥을 쿵쿵 울리며 나에게 뛰어와서, 

내 가슴을 때렸다.



그때 내 나이 열셋.

나의 멍울 진 작은 가슴, 나는 그런 생소한 아픔은 처음이었다.

그간 싸워도 운적이 없었는데, 자존심 상하게도 너무 아파서,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똑똑 흘렸다.

꾹 참으려고 했는데 어딘가 핀트가 나간 것 처럼 눈물이 계속 나왔다.




"그,그러게 왜 까불어!"




놀란 눈치의 덩치가 말같지도 않은 말을 씨부리기가 무섭게 넘어졌다.

아이들은 꺄악-소리를 질러댔다.

후문에 따르면 이석민이 덩치의 코를 때렸다고 한다.



이석민은 나를 일으켜 교실을 빠져나왔다.

가슴을 부여잡고 엉엉 우는 나에게 괜찮냐고 물어왔지만, 나는 계속 울기만 했다.

울다가, 6살 때처럼 소리를 질렀다.

화낼 상대는 이석민이 아니었다, 나도 알았다.




"너 때문이야!"




"네가,네가 바보같이 착하기만 해서 그런거야!!너 때문에,너 때문에 이게 뭐야...으아앙....."




"미안해, 동동아."




"짜증나 이석민...진짜아...!!"




"미안해, 내가 다 미안해. 동동아."





이석민은 아이처럼 우는 나에게 연신 미안하다고만 했다.

이석민이 잘못한건 없었다, 그때의 이석민도 자신이 잘못이 없다는 걸 알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석민은 울 것 같은 얼굴로 미안하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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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5.34
와 재미있어요ㅠㅠ 진흙속의 양귀비부터 쭉 재밌ㄱㅔ 보고있어요!!(댓글은 오늘 처음 쓰는거지만요ㅠㅠ 죄송합니다) 작가님의 글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분위기가 침 좋아여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사랑합니다♥️
8년 전
떡파는청년
와 아닝에요ㅠㅠ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쓸게요!
8년 전
독자1
으아ㅏ글취향저격이네요 신알신하고갑니다!
작가님 혹시 암호닉 받으시나요??

8년 전
떡파는청년
암호닉뭐어떻게쓰는건지 잘모르겠지만 주신다면야...♡
신알신감사해요!

8년 전
독자2
앗!! 그러면 [쎄쎄쎄]로 부탁드려요!!♡
8년 전
떡파는청년
네!
8년 전
독자3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왤캐 마음이 아플까요... 남동생이랑 제가 보이는것같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석민이는 착한건데 왜 저렇게 괴롭히는건지ㅠㅠㅠㅠㅠㅠ
8년 전
떡파는청년
ㅠㅠㅠㅠㅠ착한 석미니...☆읽어주셔서 감사해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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