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어느 멋진 날 (8)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밤은 드라마 촬영을 간 학연이 없이 보내게 되었음
그래서 멤버들은 종이에 차흑연 공식 이모티콘을 그려 테이블 위에 두고 함께함
그리고 제주도의 마지막을 기념하기 위해 모두가 테이블에 모여 앉아 만찬을 즐김
"이제 우리가 제주도에 묵는 마지막 밤으로써,"
"최후의 만찬입니다."
"엔 형도 함께 하는 제주도의 마지막 밤입니다."
"잘 먹겠습니다~"
짧게 멘트를 마치고 다들 맛있게 음식을 먹기 시작함
음식을 먹으면서도 다음 날에 있을 일정에 관해 얘기를 나눔
"오늘 또 정리해 본다면 남녕고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잖아."
"좋아해 주셔서 진짜 감사했어."
"거기 있는 학생들이 잘 따라와 줘서 재밌었지."
"새삼 쨍이의 위력을 느끼기도 하고?"
"그렇지. 얘 아니었으면 초반에 남학생들 환호는 아예 없었을 걸 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는 오랜만에 고등학교에 가서 이제,"
"- 작년에 갔었잖아."
"그렇죠 ㅋㅋ 오랜만에 한 1년 만에 학교에 가서 학창시절을 떠올리면서 부럽기도 하고…."
"그럼 현직 고등학생 쨍이는 어땠어?"
"말만 고등학생이지 학교는 자주 못 나갔는데 학생들 보니까 부러웠어요."
"레오 형은 어땠어요?"
"진짜 오랜만에 학교에 가서 많은 친구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고 무엇보다도 빅스가 4박 5일 동안 함께할 수 있었던 게 제일 좋았던 것 같아."
"뜻깊은 시간을 보내면서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여행이나 관광을 하러 나오면 아무래도 저는 대전에 있는 우리 가족들!"
"그런 거 있잖아, 약간 나만 뭔가 좋은 걸 많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런 아쉬움이나 슬픔도 우리 일곱 명 다 있을 텐데 너희가 그렇게 느끼는 만큼 나중에 함께 하면 되는 거니까 너무 아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중에 더 잘하면 되는 거잖아."
"부모님께 영상편지나 할까? 괜찮겠냐?"
"레오 형부터."
그렇게 가족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재환이의 진행으로 멤버 한 명씩 각자의 부모님께 영상편지를 보내기로 함
나이순이라는 명목으로 택운이가 먼저 시작했고 택운이답게 짧지만, 진심이 담긴 말을 했음
이어서 재환이, 원식이, 홍빈이, 상혁이가 차례로 영상편지를 남김
마지막 순서인 너쨍은 앞서 멤버들이 말한 거에 많이 공감하며 조심스럽게 운을 띄웠음
"엄마, 아빠, 언니, 민재까지 누구 하나 부족함 없이 응원해주고 지켜봐 줘서 항상 고맙고 많이 보듬어줘서 고마워요. 가족 생각만 하면 매번 울컥하는데 울고 싶지는 않아요. 내가 울면 더 힘들어할 걸 아니까. 그냥, 정말 많이 고맙고 항상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너쨍의 멘트까지 끝이 나자 멤버들 모두 가라앉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아무 말이나 하고 있는데 갑자기 불이 꺼짐
모두 제작진 측의 실수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테이블 앞의 스크린에 빅스의 데뷔 무대가 나옴
다들 먹먹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가 슈퍼히어로-rock ur body가 나오자 못 보겠다며 웃음이 터짐
너쨍도 표정변화 없이 보는 것 같았지만 속으로는 창피해 미칠 것 같음
그렇게 다준돼가 나오고 그제야 좀 진정이 되나 싶더니 바로 이어진 다음 무대는 전설의 130524 춘장빅스였음
꽤 잘 보던 택운이도 여기서 무너지고 말았음
그렇게 아비규환의 무대가 지나가고 대다나다너가 나오자 다들 드디어 좀 흐뭇하게 보기 시작했음
그리고 저주 인형이 나오고 첫 1위 장면이 나옴
학연이가 울면서 수상소감을 말하는 걸 보자 택운이가 눈시울을 붉혔고 그런 택운이를 힐끔 쳐다본 너쨍도 덩달아 그때의 감정이 다시 밀려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음
그렇게 기적, 에러까지의 무대가 나오고 마지막으로 에러 1위 수상소감 장면이 나옴
여전히 별빛을 먼저 말해주는 학연이가 진심 어린 수상소감을 말하는데 전부터 쌓아왔던 감동에 너쨍도 결국엔 눈물이 글썽거림
근데 또 우는 걸 들키고 싶진 않아서 너쨍은 의자를 살짝 뒤로 빼고 홍빈이의 등 뒤에서 몰래 눈물을 닦았음
그렇다고 그걸 눈치 못 챌 멤버들이 아님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자 뒤를 돌아본 홍빈이가 가장 먼저 알아챘음
"아이고, 우리 쨍이가 결국엔 우네, 울어!"
"울지 마, 네가 왜 울어! 저기서 유일하게 흑역사 없는 게 넌데 ㅋㅋㅋㅋ"
너쨍이 우는 걸 보고 재환이가 일부러 분위기 띄우려 농담을 해주며 너쨍의 눈물을 그치게 했음
그렇게 자리에 없는 학연이를 대신해 택운이가 동생들에게 앞으로의 빅스에 대한 말을 하고 학연이에게 멤버들이 영상편지를 보내기로 했음
이번엔 재환이가 먼저였음
자리에 앉은 순서대로 재환-원식-상혁-홍빈-쨍-택운 순으로 했는데 홍빈이까지 한 후에 너쨍이 말하려는 걸 택운이가 먼저 말을 함
너쨍은 당황스럽긴 하지만 순서가 큰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니니 그냥 택운이가 말을 한 후에 너쨍이 마지막을 장식하기로 했음
근데 여섯 명이 말을 했는데 당연히 너쨍이 생각하고 있던 걸 전부 말해버림
택운이 차례부터 그런 상황이 벌어져서 결국 택운이도 간단하게 말을 함
"앞에서 애들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했으니 앞으로도 잘하자."
가장 시원하고 간단한 한 마디였음
그렇게 택운이가 너쨍에게로 차례를 넘기니 너쨍이 할 말이 없는 건 당연한 사실이었음
다들 너쨍에게로 시선 집중돼서 어떤 말을 할지 기대했는데 모두의 예상을 깨고 너쨍도 한마디를 함
"사랑해요, 오빠."
가장 간단하고 너쨍의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지만 그만큼 너쨍이 공적인 자리에서는 물론, 사적인 곳에서도 단 한 번도 꺼내본 적 없는 한 마디였음
모두 너쨍의 멘트를 듣고 본인의 귀를 의심하며 순간 정적이 찾아왔음
멤버들이 그런 반응을 보이니까 정작 아무렇지 않던 너쨍도 괜히 부끄러워서 고개를 푹 숙임
이어서 나온 다른 멤버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음
"와, 대박"
"방금 사랑한다고 한 거 맞지?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엔 형이 첫 타자일 줄이야…."
"난 쨍이가 뭔 말할까 기다리고 있었는데 사랑한다고 할 줄은 진짜 꿈에도 상상 못 했어, 진짜로."
"와…."
멤버들이 너쨍의 멘트로 인한 흥분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때 멤버들의 영상 편지를 전해 들은 학연이의 인터뷰가 나옴
'저는 이럴 때 사실 '리더하기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냥 제가 애들을 생각해주는 걸 알고 있구나, 할 때 많이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특히나 막내인 쨍이가 그런 말을 해주면 더 뭔가 울컥해요. 사실 멤버들을 포함해서 처음 그런 말을 쨍이에게서 들은 건데 순간 멍해지는 느낌이었어요. 처음으로 빅스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건데 기특하기도 하고 멤버들한테 고마운 감정이 커요.'
그렇게 저녁 식사가 끝나고 마트에서 함께 사 왔던 탁구 채로 탁구를 하기 시작했음
먼저 이홍빈 이재환 / 한상혁 김원식 으로 나뉘어서 시합을 진행함
자칭 한상혁의 탁구 교실을 운영한다는 상혁이가 거의 게임을 리드했고 그때 택운이와 너쨍이 꼬물꼬물 등장함
애초에 너쨍은 구경만 할 생각으로 내려오자마자 바로 옆에 있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는데 택운이는 홍빈이를 대신해서 탁구를 하려고 함
택운이에게 탁구 채를 넘겨 준 홍빈이는 세상 가장 후리한 복장으로 너쨍 옆 주방 식탁에 아빠 다리를 하고 앉음
웬 백수가 따로 없는 모양새에 너쨍은 살짝 헛웃음까지 지음
그렇게 정택운 이재환 / 한상혁 김원식으로 탁구경기를 재개했는데 택운이의 실책으로 결국 재환이네 팀이 딱밤을 맞게 됨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는 택운이는 상혁이에게 일대일 대결을 신청하고 상혁이는 그걸 받아들였음
결과는 역시나 승률 암전의 택운이의 완패였음 (한숨)
그렇게 택운이가 딱밤을 맞는 사이 많이 피곤한 건지 의자에 앉아서 구경하던 너쨍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함
하지만 이미 게임에 빠진 택운이와 상혁이는 서로 탁구를 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었음
결국 탁구 경기를 정리하러 다시 부엌으로 돌아온 원식이가 너쨍을 너쨍의 방으로 보내고 나서야 제주도의 마지막 밤이 마무리되었음
다음 날 아침엔 서울에 갔던 학연이가 다시 제주도로 돌아왔음
품에 온갖 요리재료들을 싸 들고 온 학연이는 오자마자 숙소 곳곳을 돌아다니며 멤버들이 잘 자고 있나 확인을 했음
너쨍이 자는 방으로 들어가서는 베개로 꼭 안고서 어린 아이 같은 자세로 자는 너쨍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기도 함
그 손길에 살짝 뒤척인 너쨍을 다시 푹 재우려 이불을 끌어 올려주는 다정함을 보여주었음
멤버들 확인을 모두 마친 학연이는 멤버들을 위한 아침 식사를 준비함
정성스레 준비하긴 했지만 멤버들의 반응은 별로였음
하지만 내색않고 맛있게 먹었다며 인사를 하고 돌고래를 만나기 위해 돌고래 체험관으로 향함
모두가 웃으며 돌고래 체험을 하고 마지막 체험을 즐겁게 마침
그렇게 모든 체험을 마치고서 마지막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해변가로 나섬
근데 빅스가 나가자마자 비바람이 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또 비와!"
"엔 형이 근처에 있나 봐…."
내리는 비에 재빨리 코트에 달린 모자를 쓰고 마이웨이로 바다를 구경하고 있었음
근데 그런 너쨍을 가만둘 학연이가 아니지.. 조금 늦게 바다로 내려온 학연이는 오자마자 한적하게 걷고 있던 너쨍을 쫓아 뛰며 '나 잡아봐라'를 함
너쨍은 잘 구경하고 있다가 봉변 당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무섭게 소리 지르며 쫓아오니까 도망가긴 해야겠고 바다는 더 보고 싶고 그런 고민을 하는데,
점점 가까이 오는 학연이를 일단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서 뒷걸음질 치더니 결국 너쨍도 달리기 시작함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너쨍과 학연이를 보며 다들 웃었고 너쨍은 가장 가까이 보이는 원식이에게로 냅다 달려가서 원식이 뒤에 딱 붙음
그렇게 학연이의 일방적인 잡기 놀이가 끝이 났고 빅스의 어느 멋진 날도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음
[암호닉]
*. 이제부터 댓글의 답글은 암호닉 분들에게만 달아드립니다.
리플 안 달려도 모두 하나하나 감사히 읽고 있어요
54분의 사랑과 함께 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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