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크리스] 영겁의 시간에서 中 (부제:10번째의 너)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c/0/ec0b36338b6a2ea1b851b3860d1b462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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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얌YO
오늘은, 비가 내렸다.
너는 빗소리를 참 좋아했었는데, 작은 발이 비가 내린 거리를 걸을 때마다 들리는 그 소리가 너무 좋아서, 너와 함께 나갔다가 네가 물벼락을 맞기도 했고 또 감기가 들어서 쩔쩔맸던 날도 있었다. 네가 내 차갑디 차가운 손을 만지려 할 때를 대비해 나는 항상 주머니에 뜨거운 핫팩넣어 다녔다. 여름이고 겨울이고, 너와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싶어서 내 옷자락 안엔 항상 넣어다녔다. 핫팩을 손에 꼭 쥐고있다가 네가 손을 잡고 싶다고 하면 손을 내어주었고 한기가 돌았던 내 몸에 조금이나마 온기가 돌아서 네가 추워하지 않도록, 그렇게 해왔다. 너는 비가 오는 것은 좋아했지만 매번 같은 패턴이였다. 천둥 번개를 무서워했다. 그건 맨 처음 나를 만났을 때의 너가 죽었던 순간이 그 시점이여서 그런걸지도 모른단 생각을 하며 매번 새로 태어나는 너를 안아주곤했다. 괜찮아, 다 괜찮아.
비오는 거리를 걷다가 뭔가에 이끌리듯 카페 안으로 들어가 먹어도 아무 맛도 느낌도 들지 않는, 커피를 시키고 가만히 카페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이번에 내가 온 곳은 프라하. 벌써 9번째의 너가 죽기전 나와 여행했던 마지막 장소였다. 거의.. 한달이였나. 내가 너와 함께 했던 프라하에 돌아와 가만히 너와 함께 걷는 상상을 했다. 그리고 이번엔 마주쳐도 그냥 지나쳐야겠단 생각도 했다. 영원을 하고싶다는 너의 마지막 말에 가슴이 아팠지만 나는 이 기다림이 너무 무섭고 또 힘들었기때문에.. 그리고 매번 너를 만나고 잃는 것에 익숙해지는 내가 너무 싫어서 너를 만나지 않았으면 했다. 그런데...
-...어.
작은 체구의 여자가 들어와 커피를 주문하고 창밖을 바라보는데, 그 모습을 바라보며 알았다. 이번의 너도 같은 너구나. 예쁘다. 너는 항상 빛나. 만나지 말았으면 했던 생각은 날아가버리고 가만히, 그애를 바라보았다. 그래, 만나는 것으로도 행복해. 너를 바라보는 것으로도 행복해. 나는, 행복해. 네 중얼거림에 가만히 귀기울이자 비가 온다며 한숨을 쉬는 너에 귀엽다고 생각하며 커피가 들어있는 컵을 가만히 만지작거렸다. 가만히 컵을 만지작거리다가 마지막으로 너를 한번 보고싶어서 너를 쳐다보자 나를 바라보는 눈에 가만히 너를 눈에 담았다. 그러자 너는 당황해서 뒤를 돌아버렸고..
-..변한게 없네.
작게 중얼거렸다.
너는 카페를 빠져나가 성당쪽으로 향했다. 나는 그런 너를 조심스럽게 따라갔다. 저 성당은 네가 죽기전에, 나랑 영원을 함께하자고 했던 그 성당이였다. 너는 기억하지 못하겠지. 괜히 씁쓸해져 네가 끼고있었던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괜찮아, 나는 괜찮아. 바라만 봐도 괜찮아. 나는 행복해.
네가 나를 지나쳐갔고 나는 가슴이 미어져왔다. 네가 나를 알아보지 못해도 괜찮아. 나는 괜찮아..
가만히 성당을 바라보다가 너의 체취를 따라 너를 찾아갔다. 혹시라도, 다치면 안되니까.. 하는 생각으로. 아홉번째의 너는 아주 약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까 혹시몰라서 위험해지면 구해줄 생각으로 네가 호텔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잠시후 네가 있는 방에 불이 켜졌고 그리고 나는 그 길을 지나 돌아가려 몸을 돌리는데, 천둥이 무섭게 내려앉았다.
-..무서워할텐데.
나는 발만 동동 구르며 네 방쪽을 바라보았다. 안아줘야하는데, 괜찮다고 해줘야하는데 아무것도 해줄수없는 상황에 한탄하며 하염없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너만을 바라보았다. 제발, 무서워하지말기를 바라면서.
한참 뒤 너는 테라스로 나왔고 잠시 잠잠해진 하늘을 바라보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계속된 마주침에 혹시라도 네가 불편해할까 자리를 피하려 저만치 갔을쯤, 네가 내 옷깃을 잡아왔다. 너는 우산도 없이, 온 몸이 젖어있었고 그런 너에 놀라 얼른 우산을 씌워줬다.
-..저기.
-...
-..아, 여긴 한국이 아닌데.. 그..
-..Excuse m......e....
-저 한국말 알아요.
-...아.
어색하게 영어로 나에게 말해오는 너에 살짝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러다 네가 내 옷깃을 놓으니 그때 생각났다. 한기. 나는 따뜻할리 없으니까. 당황해서 살짝 얼굴이 굳어져 어색하게 웃어보였고 너는 그런 나의 눈치를 보았다.
-..우산도 없이 오시면 어떻게 해요.
-..그.. 제가, 급하게.. 떠오른게.. 있어서.
-...네?
-..우리, 언제.. 한번 본 적 없나요?
솔직히 조금 놀랐다. 그전의 너도, 그 전전의 너도.. 나를 기억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이번엔 놓아줄 생각으로 네가 태어나던 순간만을 보곤 빠져나왔었다. 너를 안다고 하고 싶었지만 자신이 없다. 너는 알더라도 흐릿하게만 날 알 것같다. 나는 '..아니요, 없어요.'하고 웃었다. 그런 나에 너는 짧은 대답을 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착각을 했었나봐요.
-..아니예요.
말해주고싶었지만 참았다. 나는, 멀리서만 너를 바라봐도 괜찮아. 가만히 너를 바라보다가 또 못된 욕심이 생겼다. 저번의 네가.. 영원을 함께하고싶댔으니까, 이번엔, 이번엔..하는 욕심. 어차피 네가 죽을 것이란건 나도 잘 알고있다. 너는 나와 다르니까. 그래도 우리 추억의 장소니까, 너를 마지막으로 본다 생각하고 너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냈다.
-..저기.
-..네?
-..프라하에, 언제까지.. 있어요?
-일주일인데, 그건 왜요?
-..이것도 인연인데 괜찮으시면 가이드가 되어드려도 될까 해서요.
네 눈빛이 조금 흔들렸다. 아마 고민하는 듯했다. 그러다가 너는 긍정의 대답을 해왔고 그런너에 속으로 다행이라 생각했다. 너에게 그저 감사했다. 마지막..이니까. 이제 이 기다림도 마지막이야. 너를 사랑한만큼 이제 보내줄 때가 된 것같아. 이제, 나도 지쳤고.. 너도 다시 날 찾으러 오기 힘들것같으니까.
-..아, 그.. 이름이 뭐예요?
-..크리스, 크리스예요.
-아, 나는 ㅇㅇㅇ이예요.
나는 네 이름을 잊어버리지 않으려 되뇌이고 되뇌였다. 10번째, 너의 이름. 내가 마지막으로 안고갈 너의 이름. 가만히 그렇게 주문을 걸듯 중얼거리다가 늦은 시간에 비도 와서 쌀쌀해진 날씨에 네가 감기라도 걸릴까 걱정되어 너에게 '오늘은 늦었으니까 자고.. 내일 데리러 올께요.'하고 말했다. 솔직히 보내기 싫었지만 일주일..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너를 만날 시간. 일주일.
-..아, 네.
-..우산, 쓰고가요. 옷 여미고. 추워.
-..크리스는요?
-..나는 괜찮아요. 춥지도 않고.. 아픈 것도 몰라요.
이건 모두 사실이니까.
나는 너랑 다른 것을 먹고, 몸은 차갑고.. 영원한 시간을 살고 너를 기다리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으니까.
-..그래도 죄송한데.
-..얼른 가봐요. 내일 만나요.
너는 분명히 거절할꺼고 또 아플것같아 억지로 떠넘기듯 네게 우산을 안겨주곤 비오는 거리를 달렸다. 그리고, 다시 멈췄던 내 시간이 가고 있었다.
*
생각해보니 너와 나는 시간 약속을 하지 않았다. 괜히 걱정되는 마음에 아침부터 너를 기다렸다. 비는 그쳤고 네생각을 하다가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이걸 끼고있던 네 손은 하얗고 말라있었었다. 그때의 너는 약해서 나와 말을 하는 것조차 힘들어보였으니까. 그토록 사랑했던 아홉번째의 너는 다른 너와 다르게 시간이 얼마 없었다. 그렇게 기다렸는데 우리에게 시간이 없다는게 분해서 하늘을 원망했었다. 그래도 어쩌랴, 나는 하늘이 버린 존재인데.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졌고 그 시선의 끝에는 네가 있었다. 너를 향해 웃어보였다. 너는 아침에 봐도 예쁘다. 그리고 너를 향해 입모양으로 말했다. 좋은 아침이예요.
너는 얼마 안있어 호텔에서 나왔고 그런너에 가까이 다가갔다.
-..언제부터 기다린거예요?
-..얼마 안됐어요.
-거짓말이죠?
-...응. 거짓말.
너는 나를 만난지 얼마 안되었지만 나에 대해서 아는듯 말해왔다. 그런 너에 웃음이났다.
-..당신은 거짓말을 잘 못하는 것같아요.
-벌써 들킨 거예요?
-응.
한참을 너와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너는 차를 보지 못하고 치일뻔 했다. 그런 너의 팔을 끌어당겨 내 품에 안았고 너는 놀란 듯한 표정을 한채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내 몸이 차가운걸 너는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얼른 떨어졌다.
-괜찮아요?
-..응, 괜찮아요.
-..다행이예요.
너를 안았던 손을 뒤로 빼서 꼭 쥐곤 숨겨버렸다. 핫팩을 쥐고있던 손이 아니였기 때문에, 너와 다르다는 생각이 더 커져버려서 그 생각이 싫어져 그래버렸다.
나는 아직도 너를 안아줄 수 없다.
*
길을 걷다 '체리..'하고 읇조리는 네가 귀여워 우리는 하벨 시장으로 갔다. 너는 그냥 시장인데도 눈이 휘둥그레 해져서 이리저리 돌아다녔고 가까운 가판대에서 체리를 사려했다. 나는 그런 너를 잡고 안쪽으로 들어가 더 싸고 맛있는 체리를 구입했고 길거리를 걸어다녔다. 너와 나는 공원에 가서 벤치에 앉아 아까 사두었던 케이크와 체리를 먹었다. 맛있게 먹는 너에 걱정하는 표정을 보기 싫어서 내겐 아무맛도 안나는 체리와 케이크를 억지로 씹다가 포크를 내려놓았다.
-..별로예요?
-아까 아침에 많이 먹어뒀어요. 얼른 먹어요. 먹고 싶었잖아요.
살짝 끄덕이곤 먹는 네가 너무 귀여웠다. 오물오물 잘도 먹는 너를 바라보다 우린 일어났고 프라하를 돌아다녔다. 너와 사진도 찍고 네가 마시고 싶다던 음료수도 사주고.. 밤이 되어서 어제 보지 못했을 아름다운 야경을 보여주려 카를로교로 향했다. 저멀리 성당이 보였고 가만히 그 야경을 지켜보는 너를 보다 나도 풍경으로 눈을 돌렸다. 네가 이 장소를 참 좋아했었는데. 추억에 잠겨 가만히 풍경을 바라보는데 네 시선이 느껴져 너를 돌아봤다.
-..왜, 별로예요?
-..아니예요.
너의 표정은 조금 당황스럽다는 표정이였다. 대체 무엇이 너를 이렇게 만든걸까. 이내 너는 가고싶다고 했고 나는 그런 너를 호텔 로비까지 데려다주었다. 가만히 네가 들어가는 모습을 보다가 나에게서 멀어져가는 너를 차마 볼 수 가없어서 돌아서려는데 너는 내 옷깃을 잡아왔다. 차가울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고 놀라 너를 바라보았다.
-..아, 그...
-...응?
-..내일은 기다리지 말고.. 10시에, 10시에 와요.
-..응, 알았어요. 힘들었을텐데.. 잘자요. 좋은 꿈꾸고.
그리고, 사랑해요.
마지막 한마디를 속으로만 말하곤 너를 보냈다. 우린 지금, 그런 사이가 아니니까. 가는 너를 보고 씁쓸하게 웃곤 나도 반대로 걸어나갔다. 앞으로 일주일, 일주일이다.
-열번째의 네가 프라하를 뜨면, 나는..
너의 기억을 안고, 먼지가 될께.
나는 끝까지 너를 품에 담고 갈꺼야.
이기적이라도 나는 네가 있는 천국에 갈 수 없으니까.. 기억이라도 가져가게 해줘.
달이 구름 사이로 가려졌다. 아마, 내일도 비가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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