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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아이들 전체글ll조회 379
울망이던 눈이 너무 생생해서, 새벽 별에 잠을 깨었다. 그러쥔 이불이 축축해 펼친 손바닥은 손톱 자국으로 가득했다. 그립다, 권순영. 내가 살아온 날 기억이 전부 너인데, 혼자 없어지면 어떡하냐. 땀에 젖은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창문을 연다.  

 

생채기 그득한 얼굴로 너는 맑게도 웃었다. 괜찮은데, 나. 할 말을 잃어 얼이 빠진 얼굴로 널 마주하자 내 팔을 잡아오며 했던 한 마디. 시야를 흐릿하게 만드는 물기를 애써 우겨넣었던 것도 같다. 내가 무너지면, 네가 정말 깨질 것 같아서. 그래서, 잠든 네 손을 잡았다. 그때도 꼭 이런 새벽이었다. 감싼 네 손 그 위로 옮긴 시선에 잡힌 게 흰 팔 사선으로 주욱 그어진 상처만 아니었다면, 우리가 같이 맞을 새벽이었다.  

 

온통 하얗게 변한 세상을 마주하는 것이 아닌, 하얗게 변해가는 세상을 마주하는 것. 네 세상을 색으로 물들이고 싶었다. 빨갛게 찬 네 세상이 어둡게 찢겨지기 전에, 나는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꼭 너를 닮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온통 하얗고 밝아서, 무엇이라도 어여쁜 손 놀려 채워넣지 않고서는 배기지 못 할 세상을 펼쳐주고 싶었다. 

소복히 담겨가는 눈을 손바닥 펼쳐 마주한다. 살풋 앉았다가도 금방 사그라드는 꼴이, 꼭 누군가와 같다. 순영아. 

 

순영아, 권순영. 나는 부른다고 달라질 것 없는 그 이름을 부르고, 또 부르고. 눈이 와. 네가 내린다. 네가 세상 한가득 내려 내 세상을 채운다. 바람 잘 날마저 너였던 세상을, 굳이 또 너로 채우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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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나니..우리수녕이..ㅜㅜㅜㅜ그여리여리한팔에싱처가나다니ㅜㅜㅜ이리온언니가치료해줄게.. 이석민이하도도른자라서 아련한글몰입이잘안됐는데이제작가님글에서는몰입이너무잘돼여..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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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아이들
이석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행이네여! ^^; 순영이는 가정 폭력의 피해자이고, 손목을 스스로 그어 생을 마감했어요.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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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니 작가님 글 분위기 진짜 대박입니다 뭔가 읽고 계속 여운도 남고요 진짜 석순 영사 작가님도 영사 좋은 글 감사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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