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uto.
![[방탄소년단/김남준] Pluto. (下)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12/07/0/fd25d172878ca080f3d94add9349a652.jpg)
문이 열리는 소리가 소름 끼치게 공기를 가르고 들려오면 저 멀리서 그가 걸어온다.
'Pluto’
마을의 사람들은 그를 pluto, 저승의 신이라 불렀다.
그가 실제로 신(神)이나 영(靈)의 존재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들보다 약한 존재도 아니었다.
그는 그 누구보다 악한 사람이었다.
-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 지 모를 식사가 끝나고 그가 서재에 들어갔을 때 저는 그를 따라 들어가지 않고 다시 제 방으로 향했다. 방을 둘러보았다. 방안가득 그의 손을 타지 않은 것이 없었다. 벽에 걸린 겉옷, 책상위의 책, 종이, 잉크, 커튼 모든 것이 그를 걸쳐왔다. 그에게서 떠날 준비를 하려 식사를 마치자마자 들어왔음에도 도저히 정리를 할 수가 없었다. 침대 옆에서 꺼내든 상자의 먼저를 털어내고 처음 그의 집에 왔을 때 입었던 옷을 담았다. 담고 보니 이 옷을 들고 다시 그 집으로 가는 저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등줄기를 타고 소름끼치는 술병 깨지는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상자를 다시 채웠다.
그 옷을 빼곤 그의 손이 탄 물건들을 가득 채워나갔다.
그가 나가도 좋다고 했던 그 밤이 지나고 그와는 단 한마디도 나눌 수 없었다. 그는 혼자서 책방에 갔고 혼자 식사를 했고 혼자 책을 읽었고 저 역시 혼자 식사를 하고 책을 읽고 떠날 준비를 했다.
최대한 늦게 이 집과 그를 떠나고 싶었지만 이 겨울이 끝나기 전에는 그의 집을 떠나야했다. 그가 정해준 것도 아니었지만 왠지 봄이 오면 제가 떠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상자를 다시 점검하고 방을 청소했다. 제가 있었던 흔적은 그에게도 별로 좋지 않을 것이니 제가 오기 전과 똑같이 사람의 흔적이 없도록 깨끗하게 치워놓았다.
그리고 밤, 밖에 부는 무서운 바람의 소리가 제가 떠나는 소리를 가려줄 것 같아 조용한 발걸음으로 상자를 들고 집을 나서려고 했다. 그런데 그의 방문 앞에서 발이 굳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나가야하는데 바람이 멈추고 아침이 되기 전에 나가야하는데 지금이 아니면 그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게 내 손이 그의 방문을 열게 만들었다.
땀이 차버린 손으로 그의 방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바람소리가 문소리를 덮었다. 그의 침대를 바라보았다.
그의 방에는
그가 없었다.
문고리에서 저의 손이 떨어지고 참았던 숨을 뱉어냈다.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그가 이 밤에 나갈 리가 없었다. 책방은 문을 닫을 시간이었고 밖에는 눈바람이 불고 있고 무엇보다 이 집은 그의 집이였으니 그가 있어야했다. 정신을 차리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방안 그 어디에도 그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이 쯤 있어야할 그의 옷가지도 저기 책장에 꽂혀 있어야 할 그의 책들도 모두 보이지 않았다.
이 방에 언제 그가 있었냐는 듯 나를 비웃고 있는 듯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혹시 서재에 있을 까 하고 그의 방을 열고 나오려는데 방문 뒤쪽에 그의 글씨가 써진 종이가 붙혀 있었다.
그의 집에 온 뒤로 두 번째. 눈물이 왈칵 터져 나왔다.
레아.
내가 언제까지 너의 옆에 있을 순 없다고 했지.
그게 언제까지 네가 내 옆에 있을 순 없다는 말은 아니었어.
하염없이 터져나오는 눈물에 주저앉자 발에 툭하고 무언가가 닿았다. 아랫입술을 막아도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새로 생긴 찻집의 찻 가루가 담긴 종이봉투였다.
-
그의 집이 그와 저의 집이 되고 이젠 저의 집이 되었다.
그는 찻 가루와 글씨가 담긴 종이 말고는 아무것도 없던 방안처럼 아무도 모르게 바람소리에 자신을 숨기고 저를 떠났다. 그는 제가 그 시궁창을 얼마나 싫어하고 무서워하는지를 너무나도 잘 안 나머지 그에게서 저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저에게서 그가 떠나갔다.
그리고 찾아온 봄은 내게 겨울보다 더 시린 계절이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 아가씨 오늘은 왜 시커먼 아저씨는 안보여?”
“오늘은 저 혼자 왔어요. 늘 사던 종이와 잉크 좀 가져다주시겠어요?”
“어이구 그래. 여기서 조금만 기다리고 있게.”
그가 떠나고 한동안 찾아갈 수 없었던 책방에 왔다. 그의 흔적은 사라졌지만 집안 곳곳 그의 모습이 눈앞에 일렁거려 도저히 집안에만 있을 수 없어 나온 책방이었다. 여기서도 그를 잊을 수 없다니...쓴 웃음을 지었다.
머릿속에서 그를 떨궈내려 한쪽 벽에 채워진 새로 들어온 책들을 살펴보았다. 다 거기서 거기 같은 책들 사이에 표지도 제목도 저의 마음에 쏙 드는 책이 눈길을 끌었다. 머리가 지시하기도 전에 손이 먼저 그 책을 꺼내들었다. 눈을 감고 책을 주욱 펼쳐보았다. 펼쳐지는 바람을 타고 나는 종이의 향이 좋았다. 마지막장에서 종이가 더 이상 넘어가지 않자 눈을 떠 책을 바라보았다.
탄소, 나의 레아에게.
익숙한 글씨체가 눈에 띄었다.
-
Pluto 는 저승의 신을 나타내는 단어죠.
레아는 그의 아내 이름입니다.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플루토와 레아는 그래요.
제 글에 나오는 플루토와 레아는 부부의 관계가 아닌
키다리아저씨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레아는 남준이를 통해서 홀로 설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비록 한 평생 남준이를 마음 속에 담고 살 거지만요.
글 처음에 나오는 고정글에 나오죠.
그 누구보다 악한 사람이라구요.
여러가지로 해석해주세요.
남준이는 누구에게 악한 사람이였는지.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는
사랑하는 독자님들께 맡길게요.
:-)
안녕하세요
너의 온기입니다.
바로바로 들고왔어요 ㅎㅎ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제가 의도한 것입니다.
레아와 플루토
남준이와 탄소의 이야기가
완전히 끝나는 것이 아닌
서로의 마음 한 켠에 늘 존재하는 것처럼
그렇게 플루토를 보내고 싶었던 작가의 바램입니다.
아직도 여전히 글이 안써져요 엉엉
쓰고 있긴 한데 다 반틈씩이네요.
분량 채워서 빠른 시일내로 다시 올게요
늘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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