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기전에 최승철 전원우 최한솔 부승관, 중에 누굴까 를 읽고 와주시면 이해가 편합니다!
수능이 끝났다. 방학은 시작됐다. 도대체 시간이 어디로 그렇게 다 흘러가 버린건지 알 수가 없다...(회피)
지긋지긋하게 만나던 만세반 학우들도 이젠 서로 연락조차 없다. 다들 각자의 일들때문에 바쁠거다.
" 엄마, 나 나갔다 올게! "
전원우 빼고. 전원우는 내가 대학으로부터 합격 전화를 받고 소식이 퍼지자마자 쏜살같이 나한테 연락을 해왔다. 만나자고.
설마...(음흉) 에이, 설마. 전원우가 그러겠어...(한숨)
" 미안, 내가 많이 늦었지! "
" ...아냐, 일찍 왔어. "
" 아냐, 내가 늦었... 진짜 일찍 왔네. "
" ... 일찍 왔다니까. "
약속시간은 12시. 내가 약속장소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56분. 4분이긴 해도 일찍 오긴 일찍 왔다.
그런데 전원우는 왜 당연한 것 마냥 먼저 와서 앉아있냐...(당황)
" 일찍 왔으면 전화하지... 나도 맞춰서 왔을텐데. "
" 아냐, 괜찮아. "
너 기다리는 게 좋아서 일찍 왔어.
정답 : 만세반 우렁신랑 전원우
作 일팔이
" 어? 뭐라고? "
" 좋아서. "
" 아..? "
" 더 먼저 와서 기다린거라고. 네가 너를 기다리는게 좋아서. "
전원우가 나한테 이렇게 말 많이 하는 모습 첨 봐요 세상 사람들...
그보다 지금 전원우가 나한테 한 말이 고백인가...?!(당황) 물론 전원우가 나를 좋아한다는 건 나도 이미 여러번 들은 사실이지만 설마 그게 진짜일 줄 몰랐고, 왜냐면 전원우는 늘 철벽남이었으니까, 설마 진짜더라도 이렇게 돌직구로 고백할 줄은 몰랐다. 보기보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것 같아서 고백받을 기대는 안하고 있었는데...
" 내가 다른 일 있어서 약속 취소하고 안오면 어쩌려고 그랬어..! "
" 너는 안그래. "
" 응?... "
" 너는 나한테 와. "
확신하는 거야, 너도 나와 같다고.
저기...(눈치) 확신한다는 사람이 그렇게 내 눈도 못 쳐다보고 테이블 위에 올려진 바닐라 라떼만 봐도 될 일?... 내가 아니라 바닐라 라떼한테 하는 말인가...
만난 지 5분도 안되서 (현재 시각은 12시 정각이다) 돌직구로 훅 들어오는 전원우의 담담한 고백에 나는 겉으로는 차분해보였겠지만, 속으로는 어쩔 줄을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 전원우가 날 좋아하는 거, 살짝 도끼병 같아 보이지만 그래도 알았어, 알았는데...
나 도대체 왜 전원우가 나한테 고백할 거라고 생각 못한거지...
갑자기 전원우가 고개를 들었다. 진득하게 떨어지는 눈빛에 이번엔 내가 시선을 밑으로 내렸다.
시선을 돌릴 생각은 없었는데, 그렇게 갑자기 쳐다보니까...
" ...아, "
그 손의 미세한 떨림을, 나는 봐버렸다.
" ... "
" ...나한테 와? "
" ...어? "
" 아님 안와? "
전원우는 지금 내 대답도 듣지 않고 혼자 차인 듯 싶었다. 그 손이 점점 더 떨렸다.
나는 전원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금까지 수능 하나만 바라보며 내 마음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외면하고 있었다.
... 그런 나에 비해 전원우는, 지금껏 늘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나를 기다리는 것, 그게 좋아서. 내가 언제 올지도 모르면서. 내가 저한테 갈지 안 갈지 자기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손은 또 저렇게 떨면서.
" 내가 너한테 가면, "
" ... "
" 원우 좋아서 울겠다. "
" ... "
" 오늘 원우 울겠네. "
응답하라.
요즘 핫하다는 그 시리즈로 된 드라마, 수능 준비다 뭐다 바빠서 한 편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드라마를 즐겨 보는 타입이 아니라서 앞으로도 아마 보지 않을 거다.
그런데 내가 그 드라마의 소개 글에서 인상 깊게 본 구절이 있다.
한 사람이 열렬하게 바라면, 다른 사람이 그 바람에 응답하는 그런 이야기라고, 뭐 대강 이랬다.
나 또한 앞으로의 인생을 살면서 열렬하게 바라는 쪽도 될 수 있고 어떤 사람의 열렬한 바람에 응답해주는 쪽도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전원우에게 응답했다.
" 안울어. "
" 에이, 울어도 돼. "
" 근데 그만큼 좋긴 해. "
" .... "
" 밥 먹으러 갈래? 내가 사줄게. "
" ...왜 너가 사! 나도 돈 가져왔거든. "
" 남자친구한테 밥 좀 얻어먹어도 돼. "
" 와, 그새 능글맞아졌어... "
" 나 원래 이래. 그동안은 떨려서 아무 말도 못했어. "
" 지금은 안떨려? "
".... "
나 아직도 손 떨려, 여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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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승철이 글을 너무 열심히 썼어... 승철이한테 넘 멋짐 몰아줬다...
뭔가 잘 표현되지 않아서 만족스럽진 않네여... 나중에 수정할수도...
제가 갠적으로 아끼는 원우 캐릭인데 독자님들은 어떠실지ㅎㅎ...(외면한다)
하지만 원우니까 그냥 올려봅니다 서가대 환청남 화이팅 사랑한다...
늘 말씀드리지만 읽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처음 애들 막 데뷔했을 때 글잡도 그렇고 타 커뮤니티들도 그렇고 읽고 싶은데 지금과 달리 많이 없었잖아요
그래서 자급자족용으로 쓰기 시작한건데 댓글도 달아주시고...ㅠㅠ진짜 너무 감사드립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