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방탄소년단, Butterfly inst.
별 기억이 아닌데도 한 사람의 기억으로 웃음이 날 때가 있다.
돌아보면 그렇게 웃을 일이 아닌데도 배를 잡고 뒹굴면서까지 웃게 되는 적이.
하지만 우리를 붙드는 건 그 웃음의 근원과 크기가 아니라,
그 세세한 기억이 아니라,
아직까지도 차곡차곡 남아 주변을 깊이 채우고 있는 그 평화롭고 화사한 기운이다.
인연의 성분은 그토록 구체적이지도 선명하지도 않은 것으로 묶여 있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가 좋아지면 왜 그러는지도 모르면서 저녁이 되면 어렵고, 밤이 되면 저리고,
그렇게 한 계절을,
한 사람을 앓는 것이다.
_ 이병률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中
너를 위한 일이야. 그래서 너가 다치지 않았으면 해.
시작은 아플지 모르지만, 결국 너도 웃게 될거야.
내가 도와줄께. 나랑 같이 다시 시작하자.
나 박지민이, 너를, 꼭 도와줄께.
정글피쉬 02 : house of cards
정글피쉬 : 강이나 호수에 살다가 회오리 바람에 휩쓸려 정글에 떨어진 물고기
파도가 나를 삼키려 했다. 내가 끝도 없이 가라앉고, 또 가라앉고 보이는 것이라곤 단 하나도 없는 탁한 바다였다.
눈 앞에 윤기가 보였고, 지민이, 정국이, 태형이, 호석이, 남준이, 석진이까지
차례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얘들아 나야, 이름.
나야, 나 좀 꺼내줘. 여기 너무 무서워.
얘들아. 얘들아.
"....헉- 헉.."
삐- 삐- 삐-
시끄러운 그래프 딜리버의 소리가 내 귀를 울렸다. 나는 번쩍 눈커풀을 올렸다.
하얀 천장이 보였고, 코를 찌르는 이 익숙한 향은..
병원이었다. 끔찍하게도 싫은 병원. 언젠가부터 내 집 드나들듯이 자주 드나들던 병원.
그리고 옆에는..
민윤기가 있었다.
"성이름. 야 성이름. 정신이 좀 들어?"
"윤기야, 나 왜 여기.."
"학교에서 쓰러졌었어. 기억, 안 나는 거야?"
"....아."
맞아, 윤기가 날 불렀고 난 그대로 눈을 감아버렸지.
"어머니 오셔서 의사선생님이랑 말씀 나누시고 가셨어. 내가 얼마나 놀랐는 줄 알아?
너, 끼니는 잘 챙겨 먹고 있는 거 맞아? 애가 왜 하루하루 말라가."
"...........민윤기. 혹시 나 쓰러질 때 내 주변에서 뭐 본 거 없지?"
들키고 싶지 않았다. 내 파란 약을. 사물함을 징그럽게도 가득 메우고 있는 그 약 병들을.
그 약들을 보고 민윤기가 나를 징그러워 할까 무서웠다.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멍청하게도
그 약들을 삼키는 나를, 나를 알아버릴까 두려웠다.
"응. 뭐 떨어뜨린 거 있어?"
그래, 맞다. 한 병을 입에 다 털어넣고 병은 사물함에 넣어버렸지.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지.
"아니, 아니야. 그냥."
"근데 요즘 너무 무리하는거 아니냐. 시험 다가오고 있는 건 알겠는데.
쓰러질 정도로 아버지가 스트레스 주시는 거야?"
"우리 집이 그렇지, 뭐."
근데 얘는 학교는 어쩌고 이러고 있지.
"윤기야, 너 학교는."
"...괜찮아, 나 결정했거든."
"너 설마.."
설마 했다. 민윤기가 결국.
"응, 전학. 가기로 했어. 화연고로."
가슴이 덜컹했다. 그럼 난 널 어떻게 봐. 입에서만 맴도는 말.
"결국엔, 가는구나."
"양화고가 좀 숨막혀야지. 넌 진짜 숨 쉴만 하냐. 이 학교에서?"
아니. 라는 대답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전혀, 이 학교에서는 도저히 숨통이 트일 수가 없었다.
"...................."
"가자. 너 수업 빠지면 안되잖아."
민윤기의 말에 나는 대답 없이 일어섰고 일어선 순간, 어지러움이 나를 휘감았다.
탁-
".................."
"괜찮은 거냐, 정말."
민윤기가 나를 팔로 지탱해주었고, 얼어붙을 것 같던,
아리게 시려오던 내 마음은 민윤기에 의해
또 다시 녹고 있었다.
"야, 너 어딜 다녀와. 왜 하루종일 안보여."
"병원."
"민윤기가 너 안고 급하게 뛰어가던데. 병원 간거였어? 왜? 약이 부대끼기라도 했나?"
"그만해. 강시혁."
"박지민은? 알아낸 거 있어? 그래서 우릴 다 벼랑으로 몰 작정이래?"
"지민이, 안 그래."
"너 중학교 때부터 박지민 친구라며. 다같이 죽을 작정이야? 왜 자꾸 시간을 끄는데?"
"정은수."
"민윤기 전학간다며?"
".....야 정은수."
"민윤기 없으면 박지민 막는거 더 수월한거 아니야? 기회잖아. 이름아."
"............................."
나는 숨기고 싶었다. 절대 들춰내고 싶지 않았다.
내가 원했던 일도 아니였고, 그저 아빠가. 아빠가 날 이렇게 몰아세웠다.
사회적 배려대상자. 나를 포함한 강시혁, 정은수.
그리고 돈 좀 있다는 집 아이들. 특별반 아이들의 대다수가 그랬다.
그리고 우리 아빠는 국회의원.
나를 이 학교에, 빌어먹을 이 양화고에 입학시키기 위해.
아빠는 나를 사회적 배려대상자로 둔갑시켰다.
근데 나를 벼랑으로 몰아갈 이 사실을, 너무나도 큰 파장을 일으킬 이 이야기를.
지민이가, 내게 가장 소중한 내 친구 박지민이.
알아버렸다.
"이름아, 나 좀 잠깐 보자."
"....그래."
무서웠다. 이 아이의 입에서 나올 말이 무서웠다. 내가 먼저 말을 꺼내야만 할 것 같았다.
"지민아, 나.. 나는.."
"알아, 너가 원한게 아니라는 거."
너는 여전히 나를, 나 성이름이라는 사람을 온전히 믿어주고 있었다.
"내가 도와줄께. 나랑 같이 다시 시작하자. 다 털어놓고, 처음부터. 나 박지민이, 도와줄께."
놀랍게도 이 아이는. 이 말간 아이는. 나를 위해 울먹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마르살라입니다:)
새벽에 찾아왔는데 다들 좋은 꿈 꾸고 계신가요?
드디어 이름을 옭아매던 비밀의 정체가 밝혀졌어요.
멤버들도 모두 차차 등장할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나저나 학교 이름 너무 웃긴가요ㅋㅋ
화양고, 연화고 하려다가 괜히 섞어보고 싶어서ㅋㅋㅋ..
앞으로는 한 회당 분량도 더 길어질 예정이예요ㅎㅎ!
이제 팬미팅 딱 일주일 남았네요. 너무나도 설레요:)
그럼 좋은 새벽, 따뜻한 새벽 보내세요!
암호닉, 다음 화부터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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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정글피쉬2를 모티브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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