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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았다. 바람도 살살 불고 구름한점없이 하늘은 바다처럼 새파랬다. 옆에는 백현이 같이 걷고있었다. 차이나는 키 때문에 저를 올려다보는. 재잘재잘 떠드는 장난기가득한 입술이 보였다. 고백하기 딱 좋은 날이네. 찬열은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백현은 왜 웃냐? 하면서 찬열의 옆구리를 쿡찔렀다. 좋아서. 좋아서 새끼야. 백현의 목을 팔로 꾹감쌌다. 하지마! 웃으며 찬열을 툭툭 치는 백현에게서 바람을 타고 좋은 냄새가 났다. 꼭 모든게 잘될것만 같아서 가슴이 쿵쿵 뛰었다. 바닥에 닿는 발이 날듯이 가벼웠다.  

 

 

 

"뭐가 그렇게 좋은데?" 

 

 

 

백현이 여전히 웃음기를 머금고 물었다. 찬열의 팔을 예쁜 손으로 꾹 잡고 천천히 목에서부터 풀러내면서. 그 웃음이 어린 아이처럼 깨끗하게 해맑아서 찬열은 또 다시 가슴이 쿵쿵 뛰었다. 골목을 돌아서 걷는 거리에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딱 둘밖에 없었다. 찬열은 베시시 웃는 백현을 눈을 내려 바라보다가 소리없이 그 어깨를 두 손으로 잡았다. 손바닥 아래로 티셔츠의 질감이 쓸리며 느껴졌다. 내 마음도 이렇게 부드럽게 느껴지면 좋으련만. 

 

 

 

"뭐가 그렇게 좋냐고?"  

 

 

 

백현은 눈을 크게 떴다. 뭐야. 바람이 휘잉 불었다. 찬열은 백현에게 눈을 맞췄다. 백현이 잡힌 어깨가 따뜻해서 눈을 한번 꿈뻑였다. 간질간질한 느낌이었다. 뭐지. 어색한 감정이었다. 아니, 익숙한 것 같았다. 낯선 마음이 아니었다. 찬열이 숨을 한번 고르더니 결심한듯 입을 열었다. 어디서 달달한 냄새가 났다. 

 

 

 

"난," 

 

 

 

"오 박찬열 드디어 고백했냐? 내가 진작에 하라그랬잖음. 아 커플냄새. 변백 도비한테 잘해줘라. 행쇼." 

 

 

 

찬열과 백현은 얼빠진 표정을 했다. 정확하게는, 찬열은 헐. 오세훈. 미친. 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백현은 저게 무슨소리지? 라는 생각을 하느라고 둘다 어벙한 표정을 짓고있었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지나가던 세훈이 분위기를 존나 깨트린것이었다. 단냄새를 풀풀 풍기며 와서는 행쇼라며 시종일관 똑같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화이팅 제스쳐까지 취했다. 씨발. 찬열은 당장 달려가서 저 여유넘치는 얼굴에 발길질을 날리고 싶었다. 초치는게 어떤건지를 보여주는 세훈의 기가 막힌 타이밍과 발언 때문에 낯간지러울만큼 달달하던 분위기가 훅 죽었다. 마치 연출된것처럼 모든게 완벽하던 순간이었는데. 바람도 눈치를 챘는지 뚝 그쳐버렸다. 저 새끼한테 내가 변백현 좋아한다고 말을 하는게 아니었는데. 백현의 어깨를 잡은 찬열의 손이 민망으로 물들어갔다. 귀도 붉게 물들어갔다. 백현의 귀도 마찬가지였다. 팔랑팔랑 제 갈길을 다시가는 세훈의 뒷모습만 바라보는 찬열과 백현의 사이엔 어색함이 흘렀다. 아까의 따뜻한 기운은 어디가고, 진득한 눈빛은 어디가고. 

 

 

 

 

 

 

 

"....그게 그러니까." 

 

 

 

아 쪽팔려. 오세훈 가다 넘어져라. 아니 내가 밀쳐야지. 그래도 시원찮을 새끼. 

 

 

 

찬열은 눈을 꽉 감았다. 잘되고 있었는데 전개가 왜이렇게 되는거야. 이 다음엔 어떻게 하지? 다시 어떻게 무드를 잡지? 백현의 빨개진 귀를 보자 이 상황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기분 나빴으려나. 어떡하지. 막막해졌다. 

 

 

 

".....진짜 나 좋아하냐?" 

 

 

 

백현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찬열을 똑바로 보면서. 왜인지는 모르지만 그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찬열이 고개를 휙 들어 백현에게 다시 눈을 맞췄다. 또 바람에 섞여서 단 냄새가 나풀나풀 났다. 오세훈이 한번 더 온줄알고 움찔했지만 이번엔 그게 아니었다. 가슴팍에 뭉글뭉글한 따뜻함이 묻어났다. 백현이 찬열을 화악 끌어안은 것이다. 백현에게서 나는 단 냄새였다. 찬열은 아직도 귀가 빨갰다. 백현도 그랬다. 

 

 

 

"오세훈이 진작에 하라그랬다며." 

 

 

 

"..." 

 

 

 

"그럼 진작에 하지그랬어..." 

 

 

 

찬열은 어벙한 표정을 지었다. 헐. 제 품에 안긴 동그란 뒷통수가 꿍얼꿍얼 하는 말이 믿기지가 않아서 숨을 한번 들이켰다. 달달한 냄새가 아직도 났다. 세훈의 아이스크림때문이 아니었다. 끌어안긴 백현에게서 나는것이었다. 바람도 다시 솔솔 불었다. 슬쩍 고개를 내리니 백현의 드러난 목에 입술이 닿았다. 흠칫놀라는 백현의 반응에, 보들보들한 느낌에,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진작에... 진작에 고백할걸... 그대로 입술을 백현의 목에 묻은채로 찬열은 눈을 감았다. 지금 눈을 감는건 어쩔줄을 몰라서가 아니고, 좋아서. 믿기지가않아서. 찬열의 손이 느리적느리적 백현의 등으로 올라갔다. 힘을 주어 꽉 껴안았다. 날씨가 좋았다. 바람도 살살 불고 구름한점없이 하늘은 바다처럼 새파랬다. 품에는 백현이 부끄러운지 고개를 묻고있었다. 가슴이 쿵쿵 뛰었다. 바닥에 닿은 발이 날아갈듯이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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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세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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