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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진짜 좋긴 해."  

  

쪽팔리지도 않는지 툭툭 쉽게 내뱉는 그 부끄러운 사랑 고백에 되려 내가 낯뜨거워져 괜한 주먹을 꾹 쥐었다. 그러나 곧 귓가에 또다시 파고드는 달큰한 목소리에 손아귀에 들어갔던 애꿎은 힘도 빠져나가게 만들었지만.   

  

"근데 네가 날 좋아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몇번 찔러도 봤는데 그게 좋다는 건지 싫다는 건지 알수가 있어야지."  

  

좋다는거지 당연히. 나에게 뭘 바라고 이딴 말을 하는거야 대체. 다 알면서. 내 모든걸 주기를 바라는걸까? 작은 토씨까지도? 원한다면 그럴 순 있지. 웃음기가 서린 박찬열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지금까지 네가 찔러봤다는 것만 보지말고, 내가 찔려줬다는 점도 좀 보라고 멍청아. 입을 다물고 속으로 답답해하며 멀뚱멀뚱 보고만 있는 내 시선조차도 박찬열은 그저 재미있는지 입꼬리를 울렁대고 있었다. 웃음을 참는거겠지. 좋아죽는거겠지. 내가 이렇게 바라보고 있다는게 좋아서 미칠지경이겠지. 내 눈을 보며 이런 말도 한적이 있었다. 사람 혼을 빼놓는 게 있어, 너. 눈이 축 처져가지고는. 내가 그말을 듣고 무슨 생각을 했더라? 너도 내 혼을 쏙 빼놓는다고 생각 했던가.   

  

  

손을 느리게 너에게로 뻗었다. 날 놀려주려는 괘씸한 너에게로. 내가 좋아해마지않는 너에게로. 나와 눈을 맞추고 있는 너에게로. 박찬열은 이런 날 지독히도 사랑한다. 나또한 그렇지. 넌 그걸 알면서도. 나또한 그렇지. 둥글게 목에 자리한 손에 힘을 주어서 조금 더 얼굴을 가까이 했다. 호흡이 가까워지고 이내 장난스러운 입술이 내 입술에 맞닿았다. 윗입술과 아랫입술사이에 가득찬 찬열이의 뜨끈한 체온이 기분을 방방뜨게했다. 이래도 좋다는건지 싫다는건지 모르겠어? 이래도? 뜨거운 네 뒷목에 얹은 내 두손이 말하고 있는데. 할짝이는 입술에선 단맛이났다. 따뜻했다. 혀로도 그랬고 숨으로도 그랬다. 갑자기 맞물려진 두 입에 놀랐는지 박찬열의 고개가 뒤로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나에게 꼭 들어맞는 고갯짓으로 되려 날 눌러오는 것 이었다. 네가 그럼 그렇지. 훅 끼쳐오는 더운 숨소리가 입안에 끈적하게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영원히 그 자리에 눌러앉을듯이. 내 뭉클한 혀를 물어뜯는 네가 조금씩 진해지는 것을 느꼈다. 미약한 웃음도 느꼈다.  

  

  

  

*  

  

  

  

원치않는 탁한 담배연기가 코끝을 놀리는것마냥 스쳐지나고 언제그랬냐는듯 공기중으로 흩어졌다. 맑지가 못하네. 꼭 누구처럼.  

  

"간접흡연이 더 안좋은거 몰라?"  

"그럼 네가 직접흡연하고 나랑 키스를 할래?"  

  

태연하게 던지는 조용한 말 사이사이로 회색빛 담배연기가 뿜어져나왔다. 그 모습이 기분나쁘도록 멋있었다. 퇴폐적이고 닫혀보였다. 실제로 퇴폐적이고 닫혀있니까. 어제 나에게 물어뜯긴 입술로 뻐끔뻐끔 길지도 않은 하얀 담배를 끊지못해 피우고 마는 건 어찌보면 극도로 한심했다. 내 노래를 그렇게도 사랑하고 음악을 그렇게도 사랑하면서 내 몸이나 지 몸 걱정은 하나도 안하고. 저 원초적이고 진득한 냄새가 내 목에 깊숙이 박히면 맑았던 노래가 변하겠지. 헤아리거나 가늠할수없을만큼 사랑으로 그득그득 차있는 눈으로 내 눈치를 살피면서 휘갈겨진 가사를 곱씹는 나른한 나와의 오후가 너에겐 줄어들게 될거야. 두렵지도 않은건지. 모르는건지.  

  

"네 덕에 오늘 목 망해서 연습 못 갈것같다. 고마워 죽겠네."  

"가기싫었잖아 어차피."  

  

내가 네 손목을 기어코 다시 붙잡는건, 네가 그걸 원하기 때문이라는것도 있지만 너의 이런 점 때문이다. 관심도 없는것처럼 쓱 얼굴을 훑기만 해도 내 기분을 알아채는거. 그럴 마음도 없는 빈말인것처럼 물어보기만 해도 내 대답을 글자글자마다 기억하는거. 아무도 하지 못했던 일. 아무도 하려 하지 않았던 일. 네가 나에게 해주는 일.   

  

오늘은 노래가 하고싶지않았다. 그 말에 배부른 소리라며 정신차리라고 화낼 열악한 가수지망생들의 바락바락 악쓰는 의견을 들을 기분은 더더욱 아니었다. 원래 이런 놈이니까 하루는 걸러도 괜찮겠지. 나의 자기합리화는 열악한 가수지망생들의 허세가득한 자기비하 만큼이나 역겹다. 거지같은 언더부심, 또는 없는 실력에 자신감은 만땅으로 갖춘 보기싫은 태도 같은것들. 어찌나 구역질이 나던지 그런새끼들 사이에서 내가 자진해서 음을 내고 감정을 부을만큼 비위가 좋진못해서 언젠가부터 정말 하기 싫은 날이 더러 생겨나기 시작했다. 크리스만 아니었다면 관두게 될지도 모를 일이라고 나는 여겼다. 여기서 내가 집중하려는 건 그걸 박찬열은 느낌으로만 알아차렸다는것이다. 모두에게 그러는것도 아니고, 나에게만. 뻔히 목관리 해야할 사람 앞에서 뻔뻔히 담배를 피워 후 연기를 내뱉는 것도 나에게만. 맘에 들진않았지만 구역질나는 멱따는 소리를 음악이네 소울이네 하면서 지맘대로 왜곡시키는 것들보단 훨씬 괜찮았다. 그리고 괜히 어리광 부리고 싶어서 이러는것 같았기 때문에 또 썩 나쁜것만은 아니었다. 돌려말하면 그렇고, 솔직하게 말하면 좀 귀엽다 그 뜻이고.  

  

"가자."  

"어딜."  

"너네집. 너한테만 노래불러주려고."  

  

그렇게 손목을 꾹 붙들면 그제서야 던지듯 미련없이 담배를 버리고 내 어깨에 팔을 둘러왔다. 꼭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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