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 민윤기 + 깔따구 박지민 12_레빌
" 제가 정말 놀라운 소식을 들었는데요! "
말을 이어가는 태형
테이블의 모든 아이들이 태형에게 집중했다.
" 우리 학교에 비밀연애를 하고 있는 커플이 있습니다!!! "
" !!!! "
순간 움찔한 윤기.
지민은 태형이 자신의 얘기를 하는 줄은
꿈에도 하지 못하고 궁금하다는
얼굴로 태형을 쳐다보고 있다.
" 에이 "
" 남녀공학인데 없는게 더 이상한거 아니냐 "
" 난또 얼마나 대단한 거라고 "
태형의 대답이 시덥잖았는지 다들
김빠진 얼굴로 다시 자기 할 일들로 바빠졌다.
반응을 보더니 베시시 웃는 태형.
" 그런데! "
다시 한번 큰 소리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 그 커플이 남남커플이라면?! "
" !!!!!!!! "
쿵 심장이 내려앉은 윤기.
지민도 자신과 윤기를 말하는걸
알아챘는지 표정이 미세하게 굳어간다.
" 뭐??!! 진짜??! "
" 존나 대박이네!!!! 누군데??!! "
" 헐 미친...확실해??? "
" 미친거 아니야?!! 진짜??!! "
크게 술렁이는 아이들.
윤기와 지민의 관계를 아는
석진, 호석, 남준도 점점 불안했다.
소란스러운 와중에
표정이 급격하게 굳은 윤기를 쓱 보고
한쪽 입꼬리를 쓱 올리며 미소를 짓는 태형.
그리고 윤기를 지그시 바라보며 말한다.
" 사실 거짓말이에요^^ 그냥 한번 장난쳐보고싶어서^^ "
" 아 씨!!!! "
" 그럴줄 알았다 뭔 남남커플이야 말도 안되는 소리지 "
" 아오 팍 한대 칠까
진짠줄 알았잖아 콱 "
" 야 술이나 먹어라 "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짜증을 무시하고
아직까지도 윤기를 바라보는 태형.
옆사람이 끌어 앉히고서야
시선을 거둬들였다.
한시름 논 윤기.
하지만 태형에게 농락당했다는
더러운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평소 같았으면 실컷 주먹질을 했겠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꾹 참는 윤기다.
" 자! 우리 오늘 첫 합동무대 잘 마쳤으니까!
건배!!! "
" 건배!!! "
그리고 그 이후
11시, 12시, 새벽이 다 되도록 뒷풀이는
끝날 줄을 몰랐고
결국 참다못한 윤기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 먼저간다 "
" 벌ㄹ써?!?! "
" 벌써같은 소리하네
시간안보냐 "
" 몇시일까ㅏ요~ "
" 박지민 가자 "
많이 피곤한듯
눈을 부비적대는 지민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윤기도 조금 취했는지
평소의 걸음보다 더 천천히 걸었다.
" 형, 택시타고 가요
날씨도 춥고 형도 많이 못 걸을거 같은데.."
"...그러던지 "
윤기의 대답에
지민이 택시를 잡았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많이 보이는 택시들 덕분에
빠르게 지민의 집에 도착할수 있었다.
" 형 오늘 집가는 날 아니에요?"
" 아, 맞다, 나 간다 내일봐 "
" 조심히 들어가요! "
지민이 집 안으로 들어가는 걸 확인하고
발길을 돌리는 윤기.
지민의 집에서 걸어가면
40분이 넘게 걸리는 윤기의 집.
택시를 탈까 걸어갈까 망설이던 윤기는
술도 깰 겸 걸어가기로 하고
골목으로 들어갔다.
추운 밤길을 혼자 걷고 걸어
도착한 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려는데
" SG그룹 도련님? "
" ?!!!!!! "
" 어휴, 제가 몰라뵐뻔했네요^^
왜 이렇게 꽁꽁 숨기셨어요~비밀이 많은 분이시네? "
김태형이다
윤기보다 먼저 윤기의 집 골목에
와 있는 태형.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어두운 골목에
삐딱하게 기대있다.
" 무슨 개소리야 "
" 내빼도 소용없어요^^ 이미 조사는 다 끝났으니까 "
" 지랄하네 "
" 박지민은 어떻게 모를까요?
아주 대단한분을 옆에 두고도? "
" 이게 니가 말한 시작한다는 거냐? "
" 시작은 무슨요 이제 준비중인데^^ "
" 박지민이 이렇게 한다고 넘어갈꺼 같냐 "
" 그건 나중 일이구요^^
오늘 서프라이즈 어땠어요? "
" ......"
" 별로였나보네~
앞으로는 더 재미있게 해줄께요~ 기대해요"
씩 웃더니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린 태형
잠시 어둠을 응시하던
윤기도 몸을 돌려 집으로 들어갔다.
샤워까지 마치고 침대에 누워
크게 심호흡을 하더니
주먹을 쥔다.
시후가 죽은 이후로
함부로 사람을 때리지 않겠다고
재차 다짐했고, 잘 지켜온 윤기였는데
태형 때문에 다 어긋났다.
그리고 앞으로도
자주 어긋날것 같았다.
- 다음날
" 야ㅑㅑㅑ!!!! 민윤기!!! 일어나봐!!!!! "
" 아...또 뭔데.."
어제 늦게까지 밤잠을 설친 탓에
많이 피곤한 윤기를
아침 댓바람부터 요란하게 깨워대는 석진
" 야!!! 대박이라고!!! 정호석이
뭐 가져왔는지 좀 봐바!!!! "
"....동물 안키워준다.."
눈도 안뜨고
비몽사몽에 대답하는 윤기
" 이게 동물로 보이니?!?! "
윤기의 눈앞에 커다란 판을 들이대는 석진
뭐라고 글씨가 써져있다
눈을 찡그리며 읽어보는 윤기.
"....해외 여행권....? "
" 보았느냐!!! 이 정호석님께서 따 오신거다!!! "
" 어디서 따왔는데 "
" 클럽!!! "
" 니네 설마 어제 집 안가고 클럽갔냐? "
" ㅇㅇ "
" 어떻게 들어갔냐 "
" 한성이형 클럽갔지 "
" 거기서 따온거라고? "
" ㅇㅇ, 게임 이김 "
" 뭔게임 "
" 섹시댄스 "
" 누가 섹시댄스 이겼다고
해외여행권을 줘 클럽 폭삭 망할일 있냐 "
" 어제 한성이형 클럽 1주년이었거든 "
" ....그래서..가자고? "
" 당연하지! "
" 언제 갈껀데 "
" 2달 지나기 전에 써야되니까
다음달에 졸업하고 졸업여행으로 가자 "
".....! "
" 왜, 싫어? "
" ...박지민은 "
" 당연히 가야지 그럼 애기만 냅두고 가라고?
말도안되는소리 "
" ...알겠으니까 이제 꺼져 "
" 빨리 씻고와! "
잠시 후
윤기가 씻고 내려가니
1층에는 석진, 남준, 호석밖에 없었다.
" 뭐야 박지민 안데려왔냐? "
" 애기 엄청 피곤해보여서 그냥 안깨우고 왔어
이제 데리러 가야지 "
" 가자 "
그렇게 도착한 지민의 집
익숙하게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
윤기는 곧장 지민의 방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갔고
나머지는 거실에 널브러졌다.
' 똑똑 '
혹시나 이미 깨어났을까
노크를 해봤지만 아무 반응이 없다.
조심히 문을 열고 들어가는 윤기.
지민이 얼굴만 쏙 빼고 온몸에
이불을 돌돌 싸맨 채
곤히 자고있다.
그 귀여운 모습에
한참을 깨우지 않고
지민의 머리맡에 앉아 조용히 지켜봤다.
지민의 머리 위에 있는 창문으로 들어오는
환한 햋빛이 지민의 얼굴을 비춰
안그래도 하얀 지민의 얼굴이
더 뽀얗게 빛났다.
그런 지민의 머리를 쓸어주며
평소에는 듣기 어려운
다정한 목소리로 말하는 윤기
" 지민아 일어나자 "
한참을 더 쓰다듬고서야 일어나는 지민.
부시시 일어나서는
갑자기 윤기품에 꼭 안긴다.
" ..? "
갑작스러운 스킨쉽에 놀란 윤기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윤기의 가슴팍에 얼굴을 부비더니 하는 말.
" 형 방금 샤워하고 왔죠...
좋은냄새난다 "
곧이어 일어나 화장실로 가는 지민
" 씻고올께요~"
화장실로 들어간 지민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1층으로 내려왔다
바닥에 누워 열심히 핸드폰을 하던
호석이 고개를 들어 묻는다.
" 애기는? "
"...씻고온데 "
" 야근데 우리 오늘 뭐하지
축제도 끝났고 할것도 없네 "
" 겨울이니까 스키장 한번 갈래? "
쇼파에 누워 티비를 보던 석진이
눈을 반짝거리며 물어본다.
" 저번에는 바다,
이번에는 스키장을 가자고?
또 뭔짓을 벌이려고 "
얼마 전 놀러간 바다에서
강제로 바다에 빠진 안좋은 기억이 있는 윤기가
비꼬며 말했다.
" 야 뭔 짓 안할테니까 가자!!!!
나 가고싶어!! 스키장!!! "
석진과 호석이 쌍으로 졸라댄다
" 아 니들 맘대로 해
나는 안타 "
" 뭐냐 민윤기 너 스키 못타냐? "
" 타 "
" 괜찮아 괜찮아 거기 썰매도 있어 "
" 아. 탈줄 안다고 "
" 그럼 가서 보여주든가~ "
호석과 윤기가 티격태격하는 사이
지민이 샤워를 마치고 내려왔다.
" 어! 애기야! 너 스키장 갈래? "
" 스키장이요? "
" 어!! 갑자기 가고싶어졌어! 겨울이니까! "
" 저는 뭐...상관 없는데 "
" 좋아! 가자! 다들 일어나! "
" 하여튼간 쟤는 뭐 하고싶은거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이상한 성격이라니까 "
호석과 석진의 스키장여행 강력추천으로
그때 바다여행처럼 아무 계획도 없이
무작정 가까운 스키장으로 향했다.
" 니들이랑 이제 여행다니면 안되겠다
너무 즉흥적이야 무슨 일주일에 한번씩
여행을 가냐 "
남준은 귀찮았던지 투덜거리며 차에 올랐다.
하지만 차에 오르고 노래를 틀자 돌변하는 남준.
제일 신났다.
무려 3시간을 달려 도착한 스키장
" 도착!!! "
" 자! 자기 짐 챙겨! 차 문 잠근다! "
표를 끊고 두명씩 차례로 리프트를 타고 올라갔다.
호석 남준 석진이 먼저 올라가고
뒤따라가는 윤기와 지민
앞에 먼저 간 호석이 신나서 리프트를 마구
흔들어대자 덕분에 뒤에서 타고 가던
윤기와 지민의 리프트도 덩달아 흔들린다.
" 야!!! 정호석!!! 가만히 있으라고!!!! "
공중에서 흔들리는 리프트에 은근히 무서웠던건지
빽 소리를 지르는 윤기.
호석의 옆에 타고있는 남준과 석진도
한마디씩 하고서야 가만히 있는 호석.
잠시 뒤 도착한 꼭대기.
도착하자마자 각자 개인의 스키, 보드를 타고
내려간 남준 호석 석진.
" 박지민 탈 줄 몰라? "
" 한번 타보긴 했는데....이렇게 높은데는...ㅜ "
" 탈 줄도 모르면서 오자고 했냐,
이리와 알려줄테니까 "
" ^^ "
" 스키랑 보드중에 뭐 타봤는데 "
" 보드요ㅎ "
" 타 봐 알려줄께 "
그렇게 윤기의 개인 강습이 한참을 계속됬고,
한참을 실컷 놀던 세명도 어느새 지민에게 붙어 열심히 코치해주고 있다.
" 몸 기울여!!! 옳지!! "
덕분에 어느정도 혼자 탈 수 있게 된 지민
이제 방향도 잘 틀며 쭉쭉 내려간다.
" 이제 우리도 다시 놀자!! "
본격적으로 놀기 시작한 아이들.
윤기도 오늘은 해맑게 웃으며 눈밭을 누볐다.
그렇게 한참을 놀다가 저녁이 되자
밥을 먹으러 스키장 꼭대기에 있는 식당에 모였다.
하나둘씩 각자 먹고싶은 음식을 사와
스키장이 다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았고
서로 나눠 먹으며 몸을 녹였다
잠시 후
밥을 먼저 다 먹은 호석과 지민이
둘이서 식당 밖으로 뛰쳐 나갔고,
신나게 뛰어놀기 시작했다.
" 쟤네는 지치치도 않나봐 "
그 모습을 식당 유리로 다 보고 있던 석진이 말했다.
" 정호석은 그렇다 쳐도
애기는 진짜 신나게 논다 "
" 그만 쳐다보고 빨랑 밥이나 먹어 다 식는다 "
다시 식사에 집중한 셋.
밥을 다 먹고 윤기가 빈그릇을
처리하러 갔다.
석진과 남준이 테이블을 치우고 밖을 보자
외투는 어디다 뒀는지 얇은 티셔츠 하나만 입고 덜덜
떨고 있는 지민.
" 뭐야? 애기 옷 어디갔어? "
석진이 말하자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하고 있던
남준도 쳐다봤다.
" 옷? 뭐야, 애기 잠바 없어졌네?! "
그사이 윤기가 정리를 끝내고 다가왔다
" 야 민윤기 빨랑 나가봐 애기 겉옷이 없다 "
" 뭐? "
" 누가 훔쳐갔는지 잃어버렸는지 옷이 없다고 "
윤기가 창밖을 슥 보니
진짜 겉옷도 없이 덜덜 떨며 이쪽을 보고
환하게 웃고있는 지민이 보였다
" 근데 쟤는 뭐가 좋다고 저러고 웃고있냐 "
황급히 식당을 나가 지민에게 다가가는 세명.
호석은 눈밭에서 무언가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 야 박지민 너 옷 어디있어 "
" 애기야! 감기걸리면 어쩌려고 그래! "
" 형 이리와봐요 "
다짜고짜 씩 웃더니 윤기를 끌고가는 지민
"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 박지민 니 옷이 문제라고
멈춰봐, 야 박지민...."
" 쨘! "
지민이 윤기를 데려간 곳에는
사람만한 눈사람이 서 있었다.
흔히 볼수있는 작은 눈사람이 아니라
정말 사람만한 큰 눈사람.
그리고 눈사람의 배에 새겨져있는
윤기의 이름과 하트모양.
눈사람의 어깨에는 지민의 겉옷도 걸쳐져 있었다.
" 윤기형 눈사람인데 추우면 안 되니까 잠깐 입혀줬어요!~
어때요? 엄청 잘 만들었죠! "
뿌듯하다는 듯이 윤기를 쳐다보는 지민.
눈사람은 정말 윤기를 닮았다.
어디서 이 재료들을 다 구해 왔는지
윤기의 검은 머리칼도.
날카로운 눈매도.
매끄러운 입술까지. 전부 만들어낸 지민.
" 잘했네. "
" ㅎㅎ^^ㅎㅎ "
기분 좋은지 씩 웃는 지민
" 근데, 한번만 더 하면 혼난다
감기걸리면 어쩌려고 옷까지 벗어서 저걸 덮어줘 "
" 그래도 형 눈사람이니까...."
" 시끄러, 얼른 옷 입어 "
" 알겠어요..ㅜ "
금새 시무룩해진 지민이 눈사람에게
덮어주었던 자신의 외투를 가져왔다.
손수 지민의 외투를 꽁꽁 잠궈주는 윤기.
" 우와! 이게 뭐야?!! "
따라온 석진과 남준 호석이 눈사람을 보더니
입이 쩍 벌어졌다.
" 와 완전 커!! 대박!! "
" 애기가 만든거야?! "
" 네~! "
" 진짜 잘만들었네, 딱봐도 민윤기다 민윤기
저 싸가지없는 눈좀 봐라 "
" 죽고싶냐 "
" 하여튼간 정호석 저거는 진짜
잘 가다가 딴데로 새는데 뭐 있어요 "
" 야 근데 이거 그냥 냅두기 아깝다
사진이라도 찍을래? "
" 콜! "
" 야 빨랑 삼각대 펴봐 "
급하게 카메라를 꺼내 멀찌감치 세워놓고
모두 큰 눈사람 곁에서 포즈를 취했다.
' 찰칵 '
" 이쁘다!! 됐어!! "
' 에취!! '
모두가 사진을 확인하는데
지민이 재채기를 했다.
" 너 감기걸렸지! "
" 그냥 재채..."
" 뒤질래 박지민,
그니까 왜 옷을 저거한테 주냐고 "
" 저거? 눈사람? 애기, 눈사람한테 옷입혀준거야? 이 날씨에?
감기 안걸리는게 더 이상하겠네! "
" 저 괜찮은데... "
" 괜찮기는, 야 이제 집 가자
얘 감기도 걸린거 같고 너무 늦었다 벌써 9시야
집가면 12시 넘겠다 "
" 짐 챙겨 "
모두 분주하게 개인 짐을 챙겨
차로 돌아왔다.
그리고 지민은 이곳저곳에서
꼭 덮고 있으라며 던져준 담요들에 파묻힐 지경이었다.
" 됐어, 출발 "
집으로 출발한 차.
집으로 가는 내내 지민은 윤기의 불호령에
얼굴만 담요밖으로 내놓고 있어야 했다.
" 야 오늘은 밤 늦었으니까 애기네 집에서 자고가자 "
" 그러던지 "
" 애기야 괜찮지? "
" 네!~ "
" 자 다 왔습니다!! "
눈길이 미끄러워 천천히 달린 탓에 새벽1시가 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 1층 화장실은 우리 세명이서 씻을 테니까
민윤기하고 애기는 2층 애기방 화장실에서 씻어"
" 어 "
재빠르게 샤워 순서를 정해주는 남준.
덕분에 시간지체 없이 빠르게 씻을 수 있었다.
제일 늦게 씻고 1층으로 내려온 지민.
지민이 계단을 내려오는걸 보자마자
모두 달려들어 이불로 꽁꽁 싸매기 시작했다.
그리고 따뜻한 코코아를 타 온 석진이
금새 이불로 둘러쌓인 지민의 손에 컵을 들려줬다.
" 애기야 이거 다 마시고 자, 감기 쪼금이라도 덜 오게 "
" 감사해요 "
" 오늘은 다같이 1층 거실에서 자는 걸로! "
어느새 이불을 다 끄집어내 거실 바닥에 깔고 있는 호석과 남준.
이불을 다 깔더니 배를 대고 엎드려 티비를 보기 시작한다.
윤기와 지민은 둘만의 세계에 빠져있다.
계속해서 지민의 건강을 걱정하느라 여념이 없는 윤기와
그런 윤기를 괜찮다고 말리느라 정신이 없는 지민.
" 너 진짜 그런짓 한번만 더 해봐 "
" 근데 잘 만들었잖아요! "
" 그래 잘 만들었는데 니가 지금 아프잖아 "
" 아직 안 아파요! "
" 그럼 내일 아프겠지 "
" 내일 안 아프면 어쩔래요!
저 완전 튼튼하거든요! "
" 튼튼같은 소리하네
튼튼해서 막 재채기하냐? "
티격태격 말도 안되는 주제로
말다툼을 하고 있는 윤기와 지민.
" 야 니네 시끄럽다, 조용히 해라 "
남준의 핀잔에 조용해진 둘.
그렇게 거실에 모여 다같이 티비를 보다
새벽 3시가 다 되서야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웠다.
조용하게 숨소리만 들리는 거실의 정적을 깬 건
다름아닌 호석.
" 우리 졸업여행 어디로 갈까? "
피곤한 사람들을 배려해서인지
높은 하이톤의 목소리는 잠시 접어두고
조곤조곤 듣기 편한 목소리로 말한다.
" 해외....해외 어디가 좋지? "
잠이 들려던 남준도 눈을 뜨고
고심하기 시작했다.
" 몰디브 어때 몰디브 "
얘기에 동참하는 석진
" 에? 몰디브는 신혼여행지고! "
" 누가 그렇게 법으로 정해놨냐 "
" 거기 좋아? "
" 좋으니까 신혼여행지중에 탑으로 뽑히겠지 "
" 거기 갈래? "
" 상품권있는 너님이 알아서 하세요 "
" 아 예 "
그리고 잠깐의 정적.
이번엔 남준이 말문을 연다
" 우리가 벌써 졸업여행을 가냐
고등학교 입학한지 얼마나 됬다고 "
" 시간 빠르다~ "
" 근데 니들 다 졸업하면 뭐할거냐 "
" ...글쎄다...."
" 어차피 우리 전부 대학은 안 갈 거고 "
" 김남준 너는 왜안가 그 성적에 "
" 대학가서 뭐하라고 하고싶은것도 없는데 "
" 그럼 뭐하려고 "
" 그냥 아빠랑 같이 일이나 할련다~ "
" 그럼 외국간다고? "
남준의 부모는 외국에서 큰 건설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바닥에서부터 시작한 회사가 어느덧 국제적인 회사로 입지를 다져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고
남준은 그 집안의 둘째아들이었다.
" 미쳤냐, 승계는 누나가 할거야 "
" 너는 뭐 부사장? "
" 비슷한거 "
" ㅉ 낙하산이네 "
" 디져 "
" 야 그럼 김석진 너는 뭐 할거냐 "
" 나는 삼촌가게 들어가기로 함 "
" 그 레스토랑? "
" 어, 바로 주방으로 들어가기로 했어 "
" 진쉪이네 진쉪, 쉐프님~ "
" 애기는 뭐 아직 1년 남았으니까 뭐...
야 민윤기 너는 뭐 할거냐? "
"........"
" 야 민윤기 자냐?! "
호석이 고개를 들어 윤기쪽을 보자
제일 끝자리에서 지민을 안고 등돌아 누워있는 윤기.
" 자나보네, 야 이제 우리도 조용히하고 자자 "
잠시 뒤.
숨소리도 크게 들릴 만큼 조용해진 거실.
윤기가 스르륵 눈을 떴다.
" 후......"
나즈막히 내뱉는 한숨.
윤기의 품에 안겨있던
지민의 머리칼이 살짝 흔들린다.
그런 지민의 부드러운 얼굴을
자신의 하얀 손으로 쓱 훑더니
이내 지민의 머리를 조심히 이불에 내려놓고
2층 발코니로 나와 담배에 불을 붙였다.
졸업,그리고 승계.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호석때문에 또 생각나 버렸다.
알리기 싫어 자는척 하며
미동도 없었던 몸과는 달리
머릿속은 심하게 복잡했다.
" 거지같네......"
오늘따라 유난히 더 쓴 담배.
우연히 접한 담배, 이제는 거의 습관처럼 피우고 있지만
지금은 정말 간절히 무언가에 기대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더욱 깊게 빨아들였지만
머릿속은 정리는 커녕 더 복잡해졌고
폐 깊숙히 들어오는 매캐한 연기에
괜히 기분만 더 나빠졌다.
지금 자신이 무엇이 필요한지 안다.
곤히 자고 있을 그 아이의 환한 웃음이 필요했다.
머리를 헤집으며 발코니 문을 닫는데
저 아래 어두운 골목에서 누군가 쑥 사라졌다.
" 뭐야.."
그냥 취객이겠거니 하며
일층으로 내려갔다.
아까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누운 윤기.
이불을 꼭 안고 자던 지민이
윤기의 인기척을 느꼈는지
다가와 꼭 안긴다.
" 너를 어쩌냐....."
안녕하세요오......레빌이에요......
아무말도 없이 일주일만에 오다니.....죄썽해여...
변명아닌 변명을 하자면..저번주 주말에 영화나 봐야지 하고
다운받았던 영화에 바이러스가 있었나봐요....
5일 전, 갑자기 노트북이 먹통이 되서 대리점으로 보내고 수리가 끝난
어제 왔어요오..원래는 하루나 이틀 걸린다고 하셨는데
중간에 차질이 생겨서 무려 일주일이나 걸린.....
일단 노트북이 어제 집에 도착하긴 했는데!
근데 노트북이 겁나 클린..☆...
리셋되서 온 거 있져...ㅜ 그래서 제가 써 둔 글이 다 날아갔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어젯밤에 멘붕에 빠졌답니다~ 하하하하
너무 죄송해요..저도 독자인만큼 흐름 끊기는거 겁나 화나는거 잘 아는데ㅜㅜ
이런일이 생기다니ㅜㅜ
하지만 그동안 직접 손으로 대강 잡아둔 스토리가 있으니
얼른얼른 돌아오겠습니다...ㅜ
오늘 스토리는 별 팩트없이 그냥 내용전개용이에요...
네....죄송해요...ㅜ뀨....
미안해, 사랑해 , 용서해 아ㅣ니쥬...걸...♥
내일봐요...여러분ㅜ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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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석, 소년범 조진웅 옹호 "너희는 잘살았냐"